He became the greatest Russian crown prince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7)
#017
멘시코프를 실각시키기 위해 내가 혹은 나와 연결된 이들이 그의 비리나 잘못을 대제에게 이야기한다?
그건 1차원적이고, 성공가능성도 매우 낮은 방법이었다.
실제 멘시코프는 욕심이 아주 많은 이였고, 각종 비리에 한두 번 연관된 것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비리사건에 연루되었고, 그때마다 벌을 받았지만 늘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귀할 수 있었다.
단순히 예카테리나 황후가 그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라기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남은 건, 대제가 그를 필요로 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대제가 그의 비리를 덮어두고서라도 멘시코프를 데려다 쓰려는 이유를 없애는 거다.
‘내가 그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지.’
단순히 쫓아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절대 돌아올 수 없도록 만들어야 했다.
두 번째는 멘시코프에 대한 대제의 감정적인 연대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과연 멘시코프가 대제에게 인정받은 그 능력의 핵심이 무엇일까?’
키킨처럼 조선업 전문가?
아니면 골로빈처럼 끝내주는 무력?
톨스토이처럼 대체할 수 없는 외교능력?
전부 틀렸다. 멘시코프는 무능력한 인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체 불가능한 능력자도 아니었다. 딱, 한 분야만 빼놓고.
다름 아닌 대제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능력이었다.
이번 승전식만 해도 ‘임페라토르’라는 명칭을 생각해내서 대제를 띄운 것이 바로 그였다.
대제는 뛰어난 능력자였지만, 동시에 수많은 비난에 시달리는 이였다.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이들도 많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욕하는 이들도 많았다.
오죽하면 그를 ‘적그리스도’라고 부리는 이들까지 있겠는가.
그러니 대제의 앞에서 멘시코프를 직접적으로 욕하고 탄핵하는 것은 하수나 하는 짓. 대제 스스로의 마음에서 멘시코프에게 거부감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멘시코프를 칭찬하신다고요?”
“그래. 본인이 아끼는 신료에 대한 비판은 결국은 부황께 던지는 간접적인 비난처럼 들릴 거라고.”
“그거야 틀린 말은 아닌데 굳이 칭찬까지···.”
골로빈 대령을 비롯한 젊은 장교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에 비해 키킨과 톨스토이는 설명 없이도 나의 계획을 알아차린 듯했다.
“대령을 비롯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겠군요.”
“그대들이 그랬잖나. 내가 전방에서 공을 세우진 못했으나, 후방에서의 보급은 잘했다고 하지 않았나?”
“네, 그렇죠. 사실 전하께서 보급 책임자이셨을 땐 걱정이 하나도 없었죠.”
“그런데···. 하아.”
내가 빙의하기 전 이 몸의 원주인도 그리 영 맹탕은 아니었다. 사실 전쟁에서 용맹한 장수만 있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군대가 현대화될수록 병참은 더 중요했다.
칼 12세가 결국 패배한 이유도 보급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당시 알렉세이는 그 공로를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이유는···.”
“멘시코프 그놈이 깎아내렸겠죠.”
“아!”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고 나자 젊은 장교들도 이제 이해가 간다는 듯 눈을 빛냈다.
“알겠습니다. 저희들은 그저 전하의 진면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된다 이거군요.”
“그래. 멘시코프 이야기는 입도 벙긋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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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멘시코프는 예카테리나 황후의 시녀가 가져온 서신을 보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 하. 폐하의 얼굴빛이 변하셨다 이거지?”
“네, 황후 폐하께서 이제 딱 때가 무르익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좋아. 알겠네. 오늘 당장 폐하를 알현하고 이야기를 할 것이니 황후께서도 준비를 잘하고 계시라 전하시게.”
“네, 알겠습니다.”
시녀가 저택을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멘시코프도 입궁을 서둘렀다.
황제를 알현한 멘시코프는 그의 표정이 좋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찌 이 좋은 시기에 얼굴이 어두우십니까?”
“아, 아닐세.”
“혹시 황태자 전하때문에 그러십니까?”
슬쩍 황제를 떠보자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을 크게 뜨는 것이 아닌가.
‘역시 황후의 말이 맞았군.’
황제의 반응에 멘시코프는 제 좋을 대로 해석하며 쾌재를 불렀다.
“안 그래도 저 또한 황태자 전하와 관련하여 올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무슨 말을 할 것이기에 서두가 이리 긴가?”
“그···. 요 근래 들어 황태자 전하의 움직임이···.”
“왜?”
“하아···.”
멘시코프의 말에 황제는 얼른 말을 하라며 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에 잠시 뜸을 들이며 황제를 애태운 멘시코프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황태자 전하를 경계하셔야 할 듯합니다. 젊은 장교들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보야르들과의 회동도 잦다고 합니다. 이러다 혹시 지난번처럼···.”
퍽.
황태자를 경계하는 것이 옳지 않겠냐는 진언을 올리기 무섭게 멘시코프를 향해 날아온 것은 대제의 책상 위에 놓여있던 장식품이었다.
“폐, 폐하.”
“네가 바로 원흉이었구나. 그래, 그런 것이었어. 하.”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납작 엎드려 눈알을 굴리는 멘시코프를 보며 표트르 대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느냐? 알렉세이 그놈은 그래도 네놈이 스승이라고, 그간 네가 잘 가르쳐준 덕에 자신이 잘 컸다고 그러더라. 그러니 네게도 상을 주어야 한다고. 헌데···. 스승이라는 놈은 제자를···. 하.”
흥분으로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는 대제를 보면서도 멘시코프는 작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에 비해 대제는 황태자인 알렉세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자신이 바보 같았다는 죄책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며칠 전 대제는 젊은 장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본래도 그는 젊은 장교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는 것을 즐겼었다.
“저는 황태자 전하께서 이리 성공하실 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요.”
“하, 지금 내 앞에서 아부를 하는 것이냐? 지금이야 쓸 만해지기는 했지만, 과거엔 영 어리숙했던 것을 내 익히 잘 안다.”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손을 내저으면서 얼굴 가득 미소를 띤 대제의 모습에 몇몇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아닙니다. 전쟁에선 병참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네, 전하께서 보급을 맡으셨을 땐···.”
황태자의 완벽한 보급이 있었기에 걱정 없이 싸울 수 있었고, 그래서 승리도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에 대제의 눈빛이 이채를 띠었다.
‘분명 당시에 보급을 형편없이 해서 일선부대의 항의가 엄청 났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때만 해도 젊은 장교들이 그저 좋은 쪽으로 이야기를 했구나 정도로 넘기고 말았다.
그러나 며칠 뒤인 어젯밤.
“힘든 일은 젊고 능력 있는 황태자에게 맡기시고 황제께선 편히 쉬시면 안 되옵니까?”
예카테리나 황후의 그 말에 뒷목이 싸했다.
‘설마?’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으로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멘시코프의 모습에 대제는 처음엔 그도 저와 같은 줄 알았다.
‘그래, 저놈도 이제야 알렉세이 고것이 오해받고 있었다는 걸 알고···.’
차마 아비인 자신에게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 저리 분위기를 잡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거였군. 하.’
그간 알렉세이가 외치던 말이 무엇인지 순식간에 이해가 온 것이다.
‘억울하옵니다. 저는···.’
‘어째서 부황께선 제 말은 들어보려 하시지도···.’
자신의 호통에 억울하다고 말하는 아들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이며, 사실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네, 그렇겠지요. 모두 제 잘못입니다.’
로 변해간 것이 이해가 된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주변 사람에게 떠미는 것이라고만 여겼다. 늘 눈에 차지 않던 아들이었기에, 괜스레 이리저리 설명을 늘어놓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사내답지 못한 것 같으니라고.’
헌데 그것이 자신의 실수였다면? 그와 아들을 갈라놓기 위해 못된 것들이 수작질을 부린 것이었다면?
그리고 그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준 것이 바로 지금 그의 앞에 엎드린 멘시코프였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욕하는 대제의 모습에 멘시코프는 영문도 모른 채 엎드려 빌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전에 한번 아들을 반역죄로 몰아 죽이려던 일이 떠오르자 더더욱 죄책감에 가슴이 아픈 대제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제의 생각은 눈앞의 멘시코프로 이어졌다.
‘이 모든 고통의 원흉이 바로 저놈이렷다!’
그에 대제는 사나운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장 저놈을 끌고 가 여죄를 캐물어라! 저놈이야말로 이 제국의 반역도로다!”
그렇게 표트르 1세의 아래에서 권세를 누리고, 그의 사후 예카테리나 1세를 황제로 세우고 뒤에서 러시아를 휘둘렀던 권신 멘시코프가 원 역사보다 십수 년 빠르게 몰락하였다.
##
“세상에. 정말 속이 다 시원합니다.”
멘시코프의 일을 전해 듣고 가장 기뻐한 것은 역시나 키킨이었다.
“훗, 그리 좋은가?”
“네, 앓던 이가 쑥 빠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이 더 조심해야할 시기인 것은 알고 있지?”
“그럼요, 전하. 그럼 이제 쟁기를 내놓으려고 하십니까?”
“어, 그걸 내놓고 철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지. 아, 그리고 농노제도.”
“알겠습니다. 저도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황궁에 입궁해 대제를 알현한 난 그가 내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냥 미안하다 한마디 하면 될 것을.’
하기사, 그런 말을 쉽게 하면 불곰국의 상남자가 아니지.
난 모르는 척하곤 준비해온 쟁기를 꺼내 보였다.
“이것이 네가 만들었다는 그 신식 쟁기인 게냐?”
“흐음.”
이리저리 살피는 대제를 향해 난 슬쩍 입을 열었다.
“이리 보는 것보다 실제로 한번 써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래? 그것도 좋겠군.”
그럴 줄 알고 준비를 해두었다. 아직 곳곳이 공사 중이며, 여기저기 빈 공터가 많은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황궁에서 멀리 가지 않고 쟁기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호오, 정말로 이리 비교해보니 이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군.”
제대로 움직이는 것도 힘든 무거운 쟁기와 달리 쉽게 조정이 되는 로더햄 쟁기에게 대제는 한눈에 반한 것 같았다.
“루테니아에서 써보니 무엇보다 인력을 줄이는 데 효과가 탁월했습니다.”
“그래?”
무거운 쟁기를 쓸 때는 20가구가 간신히 경작하던 땅을, 10가구가 능히 경작했다는 말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세상에.”
“그럼 사람이 절반만 있어도···.”
탐욕스러운 눈길로 쟁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난 씨익 웃으며 다음 단계로 나갔다.
“거기에 무거운 쟁기보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 이게 더 싸단 말입니까?”
“어째서요?”
숫제 날 사기꾼 보듯 보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닌가.
“재료가 적게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이유요, 두 번째는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해서 그러네.”
“하지만, 이리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만드는 데 시일이 오래 걸리는 것 아닙니까?”
“네, 그러면 결국 장인들에게 줄 공임이···.”
“공장에서 만든다고 하지 않았소?”
“그, 그렇지만···.”
대제와 사람들에게 나와 니콜라이가 만든 분업시스템과 수력을 활용한 기계들에 대해 설명하자···.
‘파리 들어가겠군.’
다들 입을 쩍 벌리고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장하다, 정말 장해.”
내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하는 대제를 향해 난 민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디 저 혼자 이룬 것이겠습니까? 모두 아버님이 계셔서···.”
그때였다. 갑자기 날 꼭 끌어안는 대제의 행동에 난 말을 하다 멈칫 얼어붙고 말았다.
‘이,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주변을 보니 얼어붙은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쟁기를 보겠다며 모여든 신료들도 갑작스러운 대제의 행동에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 뭐야? 본인 행동에 왜 본인이···.’
자기가 끌어안아 놓고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대제의 모습에 난 순간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하핫, 그리 좋으십니까? 역시 임페라토르십니다. 이 러시아를 부강하게 만들 생각이 잠 못 이루시는 아버님다우십니다.”
터진 웃음도 수습하고, 민망해하는 대제도 도울 겸 뱉은 내말에 그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 그렇구나. 이 쟁기만 있으면 앞으로 우리 러시아 제국민들이 더 이상 굶주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구나. 이 기쁜 날을 어찌 그냥 넘기겠느냐.”
그렇게 밤새 이어진 만찬에서 난 다시 한 번 상남자다운 면모를 만방에 과시했다.
그리고 며칠 뒤.
“철강의 생산이 부족하다 이거냐?”
“네, 양도 질도 모두 부족합니다.”
지난번 솔다르의 소금광산에 사용했던 각종 장치들이 주변의 광산에 알음알음 퍼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철광석의 생산이야 늘어나고 있지만, 질 좋은 철강의 생산은 다른 문제이옵니다.”
신료 중 하나가 슬쩍 끼어들어 현실을 일깨웠다.
“압니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다들 보시지 않았습니까? 좋은 기술이 가져오는 효과를요.”
쟁기와 쟁기 공장을 언급하자 대제는 물론이고 신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다른 안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이냐?”
대제는 물론이고 신료들도 기대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게 환하게 웃어 보인 난, 그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폭탄을 떨어뜨렸다.
“농노제에 대한 법률 개정을 건의하옵니다.”
“응?”
“제가 듣기로 꽤 오래전부터 보야르들과 지주들이 농노제를 법률로 정해달라고 청해온 것으로 압니다.”
내 말에 몇몇 아니 대부분의 신료들이 당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아마 러시아에선 원역사와 같은 농노제가 실시될 가능성은 적을 터였다.
루테니아만 해도 내 농지나, 나와 가까운 카자크 지주들의 농지에서 농노들을 빼앗아 가려는 경쟁이 아주 치열했다.
모르긴 몰라도 며칠 전 쟁기를 보고, 다음 해부터 감자와 콩 농사를 하겠다며 종자를 구해간 이들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황태자의 땅을 경작한 이들을 구해야 해.’
그런 터에 내가 농노제를 꺼내니 아차 싶은 것이지.
‘저, 저렇게 되면···.’
‘안되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하오.’
‘맞소.’
‘그렇지만, 정말 그래도···.’
괜찮은 것 아니냐는 소수의 의견은 무시당했다. 당장 바로 앞에 닥친 미래가 그들의 눈을 가려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건 과거의 무지한 이들의 주장일 뿐, 지금은 다르옵니다.”
“맞습니다. 듣기론 서유럽에선 농노제가 폐지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합니다.”
“네, 저희도 앞선 서유럽의···.”
핏대를 올리며 반대하는 이들을 보며 난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렇지.’
이렇게 저들 스스로 반대해서 그 빌어먹을 법률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바였다.
그렇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시작은 더없이 상쾌했다.
이어진 해군과의 일 또한 그러했다.
“정말 이렇게 생긴 배가 있단 말입니까?”
“아니,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가? 이걸 응용하면···.”
“적들의 전열을 효과적으로 뭉개버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별거 아니었다. 한국인이라면 다 아는 그 배를 슬쩍 소개시켜주었을 뿐이었다.
동상이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