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68)
“제5 사도님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1 사도님과 제2 사도님께서는 현재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그래.”
“제5 사도님께서 편안히 쉬실 수 있도록 침실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제가 감히 안내를 자처하고자 합니다만…….”
“상관없다. 안내하도록.”
“영광입니다. 그럼, 이쪽으로…….”
지상에 지어진 단층 건물은 너무나도 협소해 보였다. 침실 2~3개만으로도 벅차 보이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건물 내부에는 비밀공간이 존재했다. 교인은 건물로 들어가 거실 바닥에 펼쳐진 결계를 해제한 뒤, 곧장 지하실 문을 열어 주었다.
이내, 모습을 드러낸 계단. 케이네스는 그의 뒤를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저벅저벅.
“지상의 건물은 민가처럼 보이기 위해 만들어 둔 위장입니다. 제93 거점은 지하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략 30여 개의 계단을 내려오자, 철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교인은 열쇠로 잠금을 해제하고, 천천히 문을 열어 케이네스를 거점 내부로 들였다.
“호오?”
거점에 들어선 순간, 곧바로 삼거리가 보였다.
좌우 벽면에 1~2m 간격으로 랜턴이 설치된 복도. 그리고 바닥과 천장을 비롯해 내벽 전체가 새하얗게 도색된 덕분일까? 거점 내부는 여러모로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교인은 좌측 복도를 가리키면서 케이네스를 안내했다.
복도의 양쪽에는 수많은 문들이 있었는데.
“이곳은 대부분 교인들의 침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출입구에서 우측으로 가시면, 무기와 물자가 보관된 창고들이, 전방으로는 각 집무실과 통신실 및 회의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 참고로 내일은 제가 아닌 다른 교인이 제5 사도님을 회의실까지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그래.”
케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좌우를 둘러보았다.
“이곳입니다.”
교인이 문을 열어 주자, 대략 30평 정도로 추정되는 침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불편하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테이블 위에 비치된 호출벨을 눌러주십시오. 그러면 대기하고 있는 교인이 찾아와 불편한 부분을 최대한 처리해 드릴 것입니다.”
“그러지.”
“그러면 저는 이만…….”
문을 닫고 자리를 떠나는 교인.
케이네스는 침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딱히 춥지는 않네. 게다가 이불도 완전 새 거잖아?”
가구들 역시 사용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케이네스는 바닥에 깔린 고급스러운 카펫을 슬쩍 들춰보았다. 그러자 무언가가 끌린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곳은 다수의 교인들이 취침하던 침실이었던 모양이다.
“사도들의 방문을 위해 개인 침실로 만든 건가.”
교주가 부재중인 현재, 교단의 우두머리를 맡고 있는 다섯 명의 사도. 이 정도 귀빈 대접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분이 더럽네.’
거점 내부는 마기로 가득했다. 지금 당장 이 일대를 날려 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케이네스는 구역질이 나오는 것을 꾹 참아낸 뒤, 침대에 걸터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호화로운 식사와 편안한 휴식을 즐기던 그는 갑작스러운 노크 음에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크흠, 들어와라.”
덜컥.
케이네스의 허락과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사내.
그를 본 순간, 케이네스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현재 교단의 임시수장을 담당하고 있는 제1 사도, 브리튼 T 아르페일이 방문해 온 것이다.
아니, 지금은 마계로부터 백작위를 받았으니, 브리튼 H 아르페일이라고 해야 하나?
“제1 사도께 실례를……. 오랜만에 뵙습니다.”
“허허, 너무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네. 같은 사도이니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쩌신 일로…….”
“자네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찾아왔네.”
케이네스는 브리튼과 얼굴을 마주하면서 살짝 식은땀을 흘렸다.
마나량은 마도구를 사용해 제5 서클 정도로 조절하고 있으니, 정체를 들키진 않겠지. 하지만 조마조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이쪽의 자리에……. 아, 교인들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아니, 그렇게 오랫동안 앉아 있을 생각은 없네. 그보다 자네도 앉게.”
“예, 알겠습니다.”
아랫사람을 대하는 듯한 브리튼과 상사를 모시는 듯한 케이네스. 두 사람의 태도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케이네스가 자리에 앉자, 브리튼은 작게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라도 묻고 싶은 마음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브리튼은 테이블 위에 마도구를 올려 사일런스라는 마법을 펼쳤다.
그렇게 방 안의 소음이 차단된 순간, 케이네스의 심장이 크게 두근거렸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고, 사일런스까지 펼치는 걸까?
그가 침을 꿀꺽 삼키던 때, 브리튼은 마도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자네에겐 미리 알리지 않았지만, 일전에 마계와의 게이트가 파괴된 적이 있었네.”
“예? 설마, 다크니스에서…….”
케이네스의 추측에 브리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교단 본부와 게이트의 위치는 일부 교인들에게만 알려진 사실이었지.”
“역시 배신자가…….”
“그 당시 나는 자네의 부친인 그란스를 의심했었네. 그러나 일전의 사건으로 그 의심을 거둘 수밖에 없었지. 게다가 자네에겐 교단 본부와 게이트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으니, 의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을 테고. 그렇기에 이렇게 자네를 찾아온 것이네.”
케이네스는 그의 신뢰에 눈빛을 굳혔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십시오.”
브리튼이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역시 말이 빠르군. 이번 회의에는 마계로부터 중급악마를 참석시켰네.”
“악마……입니까?”
미간을 좁힌 채 고개를 갸웃거린 케이네스.
그에 브리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실과 거짓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 어차피 사도들 전원 서로를 의심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다른 사도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네. 다크니스에서 그 ‘괴물’을 불러들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사도들이 일망타진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재 거점의 외부에는 결계를 펼칠 준비를 해 두었네.”
브리튼의 대답에 케이네스는 여러모로 놀라고 말았다. 설마, 이런 계획을 준비해 두었다니.
하지만 그는 알고 있을까? 본인이 말하는 그 ‘괴물’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자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전투를 준비해 주게. 악마가 사도들의 발언에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때, 누군가가 저항하려고 한다면…… 자네와 내가 그 배신자를 처리하는 것으로 하지.”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사도들 중 배신자가 없다면…… 그땐 게이트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던 1급 교인들을 모두 소집한 뒤, 악마를 통해 배신자를 가려낸다.”
고개를 주억이던 케이네스는 서둘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런 지하에서 무턱대고 제8 서클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나조차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제6~7 서클도 마찬가지겠지. 그렇다면…… 놈들이 회의실에 모였을 때 거점을 빠져나가 바깥에서 공격한다.’
순간, 케이네스는 브리튼의 발언을 잠시 의심했다.
정말로 진실과 거짓을 간파하는 악마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자신을 꾀어내려는 작전은 아니겠지?
브리튼이 침실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 케이네스는 경계의 끈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만약 브리튼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결계를 빠져나간 다음, 상공에서 제8 서클 마법을 시전하면 돼.’
용인(龍人)이 되었음에 다시 한번 안도하는 케이네스.
그는 침실의 문을 잠근 뒤, 곧바로 얕은 잠에 빠져들었다.
* * *
12월 7일 오후 5시 30분경.
정기회의를 위해 다섯 사도가 제93 거점의 대회의실에 모였다.
지름 5m에 달하는 원탁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다섯 방향으로 좌석이 비치된 회의실.
케이네스는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사도들과 한 마디씩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어디서…… 만난 적이 있지 않나?”
크라베이의 물음에 케이네스는 속으로 살짝 움찔하고 말았다.
‘설마, 목소리를 기억하는 건…… 아니겠지?’
하트론 던전에서 마주했던 크라베이.
물론, 그 당시에 전신을 망토로 가리고 있어 얼굴까진 모를 것이다. 게다가 목소리 역시 상당히 높게 띄웠을 터.
그럼에도 크라베이의 미심쩍은 눈초리에 케이네스는 심장박동을 쉬이 멈출 수 없었다.
잠시 뒤, 그의 옆에 서 있던 바르반 왕국의 여왕, 크리스티나가 케이네스를 와락 껴안았다.
“순수한 마나가 살짝 거슬리지만, 얼굴은 상당히 괜찮은걸? 아직 15살이라면서?”
케이네스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화들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침착하게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제3 사도님.”
“어머, 긴장한 거니? 귀엽네.”
케이네스의 뺨을 쓰다듬는 크리스티나.
이내, 그녀는 케이네스로부터 느껴지는 기운에 작게 탄사를 터트렸다.
“정말 15살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마나량이야. 게다가 벌써 다섯 개의 서클을 만들었으니……. 재능이랑 성격은 엘런보다 훨씬 낫겠어.”
그녀의 발언에 크라베이를 포함한 사도 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옳은 말이군. 그 건방진 애송이에게 사도라는 자리는 어울리지 않는다.”
“본인이 이루어낸 것은 하나도 없는 주제에 그란스의 것을 마치 본인의 것인 것처럼 떠드는 모습은 참으로 불쾌했다.”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한 마디씩 던지는 사도들.
케이네스는 쓰게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형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죄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격도 참 마음에 드네. 게다가 얼굴도 내 취향인데?”
케이네스의 턱을 붙잡는 크리스티나의 행동에 크라베이가 미간을 찡그렸다.
“아직 어린애다. 자리로 돌아가.”
“흥!”
콧바람을 차면서 본인의 좌석으로 걸어가는 그녀.
잠시 뒤, 수많은 서류들이 테이블에 놓이면서 브리튼이 회의를 준비했고, 케이네스는 화장실을 다녀온다는 한 마디와 함께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브리튼과 크라베이는 확실하다. 그렇다면 크리스티나와 도미니크 역시…….’
케이네스는 주변을 살피면서 곧장 지상으로 뛰쳐나갔다.
그래, 지금이 기회다. 사도들을 일제히 박살 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케이네스가 지상으로 뛰쳐나간 시각.
회의실에서 서류를 정리하던 교인이 슬그머니 복도로 빠져나가 출입구를 확인했다.
“……제5 사도가 배신자였군.”
그는 대회의실로 돌아가 곧장 브리튼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 순간, 브리튼이 서류를 정리하던 손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제2 사도의 추측이 맞아떨어진 모양이군. 그에겐 교단을 적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브리튼의 발언에 찻물을 홀짝이던 크리스티나는 미간을 좁힌 채 턱을 괴었다.
“설마, 그란스도 살아 있는 거 아니야? 시체가 전부 가짜였다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륵-
크라베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준비는 해 두었겠지?”
“그래, 예정대로 바깥에 대기하고 있을 테니, 지금쯤 제5 사도도 당황하고 있겠군.”
“제5 사도는 무슨……. 그놈은 교단의 배신자다. 라바디안 제국의 사건 역시 그놈과 연관되어 있겠지.”
도미니크가 이를 갈면서 말하자, 브리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어드 황자와 자주 접촉했었던 이유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보다도…….”
그가 말끝을 흐린 순간…….
투콰아앙-!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전투가 시작된 모양이군. 우리도 한 번 나가 보지. 교단의 협력자인 그를 쉽게 죽일 순 없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