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Opened a Matchmaking Agency in 18th Century London RAW novel - Chapter (50)
18세기 런던에 결혼정보회사를 차렸다-50화(50/217)
50화 해소된 감정
태오가 크리스핀의 이마를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
톡톡.
“자, 이제 프랑스로 떠나는 형과 마지막 인사를 하셔야지요. 형이 마음 편하게 쉬고 있는데 계속 귀찮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이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형을 자유롭게 놓아주는 겁니다. 하나, 둘, 셋.”
딱-.
방금까지 혼잣말로 크게 웃고 떠들던 크리스핀이 순간 입을 다물고 침울한 얼굴로 변했다.
하지만 상처 입은 감정이 해소되고 있는 그의 얼굴은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었지, 이전과 같은 죄책감이나 우울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형이··· 형이 이제 자기를 놓아달래요. 마음 편하니까 걱정 말라고. 솔직히··· 거기가 더 편하대요. 몸도 마음도 자유롭다고요···”
벅찬 미소를 짓고 있는 크리스핀의 뺨을 타고 한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자라지 못하고 억눌려 크리스핀을 고통스럽게 했던 감정의 해소였다.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백작 부부 역시 소리 없이 눈물을 삼켰다.
그런데,
그때였다.
“엄마··· 엄마··· 형이 엄마 아빠한테 할 말이 있대요.”
형이 할 말이 있다는 소리에 눈물을 훔치고 있던 백작 부인과 백작이 어리둥절해했다.
무슨 소리인가 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크리스핀의 목에서 전혀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정말 고마웠습니다··· 살아있을 때 몸은 힘들었지만, 어머니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마음만큼은 너무 즐거웠어요··· 저 때문에 고달팠던 20여 년, 정말 미안하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크리스핀, 케일리, 메리, 제인··· 모두 모두 사랑하고··· 이제는 저를 찾지 마세요··· 전 너무 행복하니까···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되면··· 우리 전부··· 꼭 다시 만나요··· 안녕···”
너무 놀란 백작 부부는 턱이 덜덜 떨리고, 두 눈이 부릅떠졌다.
“다···다니엘···?”
백작 부인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누워있는 크리스핀 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큰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크리스핀의 몸을 보듬고 얼굴을 마구 비벼댔다.
맥스웰 백작은 울음을 참으려 고개를 위로 치켜들었다.
임상에서 최면을 통해 무의식 속의 감정을 건드릴 때, 간혹 이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저 환자의 무의식 속 감정을 건드렸을 뿐인데,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진 목소리가 전달되고 그 대상이 등장할 때가 있다.
크리스핀의 목을 통해 전달되는 다니엘의 목소리의 감정은 방금까지 태오가 느꼈던 크리스핀의 감정과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부모가 깜짝 놀랄 정도로 죽은 다니엘의 목소리와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은 형을 너무나 그리워한 나머지, 크리스핀이 무의식중에 형의 목소리를 따라 한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어떤 영적인 힘의 존재로 형이 크리스핀의 육체를 통해 그 정체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이런 치유 과정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것만큼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태오는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보였었다.
“자, 이제 제가 셋을 세면 최면 상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동안 형에 대한 죄책감, 그리움, 원망의 감정이 모두 사라지고··· 가볍고 깨끗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 겁니다. 하나, 둘, 셋!”
딱-.
태오의 힘찬 스냅핑거 소리와 함께 크리스핀의 두 눈이 스르르 떠졌다.
“······.”
크리스핀은 울고 있는 백작 부부를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태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하신 거죠?”
“······.”
“분명 전 의식이 완전히 깨어 있었는데··· 진짜 형이 나타났고 제 손까지 잡았어요···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었고요. 제가··· 제가 본건 허상인 건가요··· 꿈같은? 도대체 이게 뭐죠?”
태오는 미소와 함께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닙니다. 허상이 아니라 실제 형의 모습입니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오간 환자들은 최면이 끝나고 나면 자신이 했던 말이나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크리스핀에게서 보듯이 스스로 굉장히 놀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소에 한 번도 말하지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무의식 속의 얘기를 자기 입을 통해 뱉어내고 그걸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최면이 끝나고 의식의 세계로 돌아오면 너무나 신기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크리스핀은 자라지 못하고 상처받았던 가장 큰 감정이 깨끗이 해소되면서 형에 대한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졌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
이날 이후에도, 며칠에 걸쳐 집중적인 보강 치료가 진행됐다.
그리고 결혼식을 이틀 앞둔 저녁, 크리스핀은 태오로부터 최종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 런던의 한 예배당
열흘밖에 남지 않아 걱정했던 크리스핀 맥스웰의 결혼식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예배당에서 올린 아름다운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환한 미소로 보는 사람들마저 행복하게 만들었다.
태오가 잠깐 만나 얘기 나눠본 신부 데이지 양의 성향은 크리스핀과 무척 잘 맞아 보였다.
무엇보다 크리스핀을 향한 데이지의 사랑은 태오도 깜짝 놀랄 정도로 컸다.
반년 전 감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크리스핀이 데이지와 사귀면서 어느 정도 호전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의아했는데, 만나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데이지 양의 지극한 사랑이 상처 입은 감정으로 고생하던 크리스핀의 마음을 위로하고 많이 아물게 해준 것이리라.
만약 그때 크리스핀이 데이지를 만나지 못했다면 감정의 상태는 심하게 악화했을 것이고, 그렇게 진행된 감정은 태오라도 이렇게 빨리 치료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진실한 감정이 담긴 사랑은 때때로 기적을 만들어낸다.
결혼식이 끝나자 맥스웰 백작 부부는 제일 먼저 태오에게 달려와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인사 도중 백작 부인이 또 눈물을 흘렸다.
맥스웰 백작이 그런 아내를 타박했다.
“어허, 당신은 왜 샌더슨 씨 앞에서 이 좋은 날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거요.”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해요. 하지만 너무 기뻐서요. 다시 예전의 건강한 우리 아들로 돌아오게 해주셔서, 그리고 이렇게 결혼식도 잘 치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을 거예요.”
“네. 저도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드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그런데, 백작님··· 마차는 너무 과하셨습니다. 전 안타까운 마음에서 치료해드린 건데···. 정말 아침에 마차를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오늘 아침 태오의 집 앞으로 고가의 고급 마차가 배달됐다. 맥스웰 백작이 아무런 언질도 없이 치료의 보답으로 보낸 것이다.
“과하다니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세요. 마차보다 더한 선물을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사코 치료비를 받지 않으셔서 제 마음대로 보내드린 건데, 마음에 드셨기를 바랍니다.”
“너무 죄송스러웠지만, 그렇게 좋은 마차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덕분에 정말 여기까지 편하게 왔네요.”
“하하,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맥스웰 백작이 한 가지 소식을 더 전했다.
“참, 샌더슨 씨. 신기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신기한 일이라니요?”
“그때 아들이 최면 치료 중에 말했던, 목각 인형 안에 넣어두었다는 다니엘의 선물 기억하세요?”
크리스핀이 프랑스로 떠나는 형에게 부탁했다던 그 선물인 듯했다.
“아, 네. 기억납니다. 4년 만에 사 왔다는 그 구슬 선물이요.”
백작이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네, 맞습니다. 제가 그 얘기를 듣고서 혹시나 해 창고 안에서 그 목각 말 인형을 온종일 찾아봤어요. 아주 깊은 곳에 버려진 채로 있더군요.
그리고 목각 말 뒷부분에 달린 보관함을 열어보니, 정말 예전 프랑스에서 다니엘이 선물로 사 온 유리구슬이 들어 있지 뭡니까? 그것도 프랑스에서 포장된 그대로 있더군요. 크리스핀에게 그걸 전해주니 어찌나 기뻐하던지요, 하하.”
“······.”
“크리스핀은 자긴 정말 받은 기억도 그곳에 넣은 적도 없다고 했지만, 아마도 당시에는 화가 나서 받았던 것을 까먹고 잊고 있었던 거겠죠?”
“······.”
백작의 말대로 받았던 선물을 넣어둔 채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크리스핀의 의식 속으로 다니엘이 들어와 그 숨겨진 선물을 가르쳐 준 것일 수도 있다.
사실이야 어떻든 간에, 그런 과정은 크리스핀의 남은 감정을 해소하는데 아주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제 더는 재발의 우려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
따그닥. 따그닥.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태오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런던의 화창한 날씨였다.
결혼식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늘이 눈부셨다.
그리고 문득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크리스핀의 형 다니엘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그도 저 맑은 하늘에서 사랑하는 동생의 결혼을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르리라.
◈ 며칠 후, 윈저성(Windsor Castle).
따각. 따각. 따가닥.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 태오의 번쩍이는 새 마차가 저 멀리 보이는 윈저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제 늦은 저녁, 왕실에서 갑자기 사람이 찾아왔다.
다음날 정찬 모임에 참석해달라는 조지 왕의 긴급한 전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초대장을 받은 태오는 조지 왕의 상태가 호전됐음을 직감했다.
만약 이전보다 몸이 나빠졌다면, 정찬 모임이 아닌 감옥으로 불려갔을지 모를 일이었다.
‘조금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잠깐의 효과로 머물 가능성이 커. 계속 관리가 필요하다. 오늘 가서 설명을 잘해야겠어.’
지난번 조지 왕을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면, 며칠 노력한다고 나아질 수준은 아니었다.
완치까지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다만 마음을 누르는 심한 불안과 걱정이 어느 정도 조절되면서 이전보다는 훨씬 가벼워진 느낌을 받고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얼마나 좋아지셨나 궁금하네.’
태오가 마차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아름다운 윈저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
윈저성(Windsor Castle).
30여 명의 귀족과 고위 관리들이 접객실에 모여 있었다.
왕실에서 준비한 정찬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기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주변의 많은 이들이 태오를 힐끔거리며 속닥거리기 바빴다.
어떤 귀족들은 노골적으로 태오의 위아래를 훑으며 유심히 살폈다.
‘지체 높은 귀족님들께서 고결한 기준에서 나를 평가해 보시겠다는 거군.’
18세기로 들어와 상업과 무역을 바탕으로 한 신흥 자본가가 대거 등장하면서, 사회 계층 간 경제력의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신흥 자산가들의 지갑이 두둑해지면서 그들이 소유하는 부동산과 현금은 자꾸만 커지는 데 비해, 기존 귀족들의 토지와 재산은 상대적으로 줄어갔다.
예전에는 옷차림이나 타고 다니는 마차만 봐도 귀족인지 아닌지 바로 구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옷이나 마차 등의 외형만 보고서는 구별할 수 없어진 시대이다.
오히려 귀족보다 더 귀족 같은 자본가들이 자꾸만 늘어갔다.
이렇게 재산으로는 신분의 차별을 둘 수 없게 된 귀족들은 그들과의 구별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바로 이런 때에 등장한 것이 ‘매너’, 즉 예의범절이었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몸에 밴 ‘매너’는 돈이 많다고 해서 금방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착안해 ‘매너’를 귀족들만의 무형의 재산으로 삼기 시작했다.
귀족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복잡한 예절 법도를 만들어 자체적인 귀족 판별 수단으로 써먹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yth man).
(** makyth는 고대 영어 문법상 make의 3인칭 복수형태의 동사임)
극히 신사적이고 품격 있어 보이는 이 유명한 말속에는 생각보다 무서운 계급사회의 이면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태오는 18세기 말의 이러한 사회상을 역사책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귀족들의 매너를 반드시 익혀야 한다는 사실도 인식했다.
태오는 런던으로 입성해 수많은 귀족을 만나는 동안, 상류층 귀족들만의 독특한 태도와 어투, 행동양식 등을 꼼꼼히 눈여겨보고 특이점은 바로바로 기록해 두고 열심히 익혔다.
귀족들은 오랜 시간 몸에 배야만 예절과 품위가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그들의 착각이었다.
예절의 카테고리를 정하고 세부적으로 분류한 후, 집중적으로 반복 학습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고급 매너를 익힐 수가 있었다.
분석과 연구라는 것이 익숙한 심리학 박사 출신 태오에게 있어, 18세기 상류층의 매너를 분류하고 정리해 학습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덕분에 태오는 예절 교육을 제대로 받은 공작 집안의 맏아들처럼 능숙한 매너를 선보였다.
태오의 행동이 얼마나 매너 있고 품위 있었는지, 귀족들 사이에서는 그의 먼 조상 누군가가 지체 높은 귀족 신분이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저 테오 샌더슨 이란 사람, 정말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 맞아요? 품행을 보면 영락없는 귀족인데요?”
“그냥 귀족도 아니에요. 말투나 행동을 보면 아주 높은 노빌리티(Nobility : 고귀한 가문 출신)인 것 같으니, 거 참···.”
이 시대 사람들이 갖는 신분에 대한 환상은 참으로 어리석었다.
상류층 귀족은 선대에서부터 몸에 흐르는 피가 다르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고, 고귀한 피는 그 사람의 ‘매너’로 드러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손끝의 움직임 하나까지도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태오는 귀족과 고위 관료가 즐비한 곳에서도 단연 품위 넘치는 행동으로 돋보였고, 그의 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니 이거, 혹시 테오 샌더슨 씨 아니십니까?”
태오가 고개를 돌려보니 루나 소사이어티에서 만났던 이래즈머스 다윈 경이 서 있었다.
그는 훗날 찰스 다윈의 친할아버지이기도 하다.
“아, 다윈 경 맞으시죠? 하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가온 그가 태오의 손을 덥석 잡았다.
“허허, 제 이름을 다 기억하고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반가워. 그나저나 그때 그렇게 모임을 휘젓고 그냥 훌쩍 가버리시면 어떡합니까? 다들 지금 그 결과가 어떨지 얼마나 궁금해하는지 모릅니다. 허허허.”
이래즈머스 다윈 경은 루나 소사이어티 내기 장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하하. 멤버분들이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계시나 보군요?”
“그럼요. 기억하다 뿐이겠습니까? 다들 너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샌더슨 씨가 아직도 그 예측을 확신하고 계시는지 말이죠. 이제 약조한 시간이 한 3개월 정도 남았나요?
요즘 그랜틀리 경은 아주 신이 났습니다. 내기 장부에서 받을 돈으로 마차를 새로 구매하겠다고 말이죠, 허허.”
태오가 웃으며 다윈 경에게 물었다.
“다윈 경께서는 그때 어느 쪽에 거셨지요?”
“허허. 저는 그날 샌더슨 씨에게 걸었던 몇 안 되는 멤버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그럼, 올가을에 마차는 다윈 경께서 바꾸시면 될 것 같네요.”
“···네? 허허허. 그럼 아직도 그때 말씀하신 확신은 변함이 없으시다는 거네요?”
태오가 미소로 답을 대신하자 다윈 경이 크게 웃어 보였다.
“하하하. 샌더슨 씨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시는군요.”
덜컹-
그때 국왕 시종무관이 문을 밀고 들어오면서 외쳤다.
“국왕 폐하와 왕비님이십니다. 예를 갖춰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