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81
“꼭 지켜!”
“알겠다고. 빨리 말하라고.”
“하아···. 그게···.”
말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지 뜸을 들이는 래미를,
래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기다려주었다.
“재윤 오빠가 이나 언니 좋아해.”
“···? 뭐어?”
래원은 래미의 표정을 살폈다.
이재윤과 짜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진심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오빠, 이거 진짜 진짜 비밀이야! 소문나면 우리 브잇걸 끝인 거 알지? 이제 잘 되기 시작했는데, 우리 이대로 쭉 달려야 한다고!”
래미는 분명히 진심이었다.
래원은 래미를 조금 더 떠보기로 했다.
“내가 둘 사이에서 큐피트 역할 하느라고 얼마나 애를 먹고 있는지···. 하아···.”
“··· 이나는? 이나도 재윤이 좋아해?”
“잘 모르겠어. 관심이 아예 없는 거 같지는 않은데···. 재윤 오빠만 애태우고 있지 뭐. 나도 고생이고. 내가 두 사람 만나게 해주려고 나까지 끼어서 셋이 밥 먹고, 영화 보고···.”
래미는 이재윤을 이성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 같지는 않았고, 정말로 자신이 큐피트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믿는 듯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2가지였다.
래미의 말대로 이재윤은 이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뿐인데 오늘 래원이 오해한 것이거나,
아니면 이재윤이 진짜 마음에 둔 것은 래미지만 이나를 핑계로 래미와 더 친해지려고 하는 것이거나.
이러한 결론에, 래원은 쉬는 시간에 보았던 이재윤의 모습과 래미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을 다시금 떠올렸다.
‘래미야, 어쩌면 큐피트는 네가 아니라, 이나 같은데···?’
래원은 턱 끝까지 차오른 물음을 차마 래미에게 묻지는 못하고 속으로 삭이며 이재윤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우리 래미가 괜찮긴 하지. 이쁘고 성격도 좋고 나이에 비해 철도 들었고.’
남자는 남자가 더 잘 본다.
오늘 촬영장에서의 일들을 떠올리면, 래원의 판단이 오해일 리가 없었다.
래미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재윤은 분명 래미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게 확실했다.
‘이재윤, 내가 조금 더 지켜보겠어···. 혹여 내 동생 귀찮게 하거나 눈물 나게 하면, 넌 내 손에 죽는다.’
래원은 이재윤을 좋은 배우라고 여기고 있었다.
싹수도 괜찮고, 연기력도 마음에 들었으며, 전생의 정보에 따르면 앞으로 더 잘 될 놈이기도 했다.
허나 래미가 관련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괜스레 마음이 복잡해진 래원은 애꿎은 액셀 페달만 눌러 밟았다.
* * *
유찬의 미니시리즈 입봉작이 종영하자마자,
래원과 지혜영이 그의 집 앞으로 달려왔다.
세 사람은 호프집에서 한 손에는 맥주, 다른 손에는 닭 다리를 들고서 수다 삼매경을 벌였다.
지난 몇 주간, 월화 편성을 받은 유찬의 드라마는 TBN의 하인혁 연출작과 경합을 했더랬다.
“우씨···. 하인혁이 내가 확실하게 눌러버릴 수 있었는데···. 아까비!”
술주정인지 진심인지 모를 유찬의 투덜거림에 지혜영이 그의 등짝을 쫙! 소리 나게 갈기며 한마디 했다.
“야, 말은 바로 해. 시청률 5% 차이가 우습냐? 넌 이번에 하인혁한테 확실하게 진 거야.”
“와···. 팩폭 지리네···. 동기끼리 이러기야, 누나?”
“동기니까 바른 소리 해주는 거지! 네가 거의 다 따라잡은 거라고, 아깝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뜻이야. 다음번에는 더 열심히 해서, 이딴 소리 지껄일 필요 없이 확실하게 눌러주라고! 하인혁 새끼 따위···.”
“와···. 입사했을 때 그 얼굴도 말투도 이뻤던 동기 누나는 어디 갔음? 웬 터프한 누님 한 분이 계시네···. SBC 드라마국이 우리 누나를 다 버려놨다. 그렇지 형?”
지혜영과 티격태격하던 유찬이, 래원에게 지원군을 요청했다.
“왜, 질질 짜던 지혜영보다 지금이 훨씬 더 보기 좋은데?”
유찬은 래원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음에 입을 댓 발 내밀었고,
지혜영은 기분좋게 웃으며 맥주 잔을 래원의 잔에 부딪혔다.
짠—!
세 사람의 테이블 위에 경쾌한 울림이 퍼졌다.
“아아, 우리 아무 것도 모르던 신입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들 미니 입봉도 하고···. 시간 참 빠르다.”
“그러게.”
래원도 맥주를 들이켜며 흡족하게 웃었다.
지난 생과 이번 생의 판도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으니까.
당시 지혜영은 하인혁에게 당하고는 일찍이 퇴사를 해버려 능력을 꽃피우지 못했고, 유찬도 지금보다 더 늦게 미니시리즈를 찍었더랬다.
이번에 지혜영은 입봉작으로 백상 예술대상 연출상을 타는 쾌거를 이뤘으며, 유찬은 더 이른 입봉에다가 성적도 꽤나 좋았다.
“찬아, 입봉에 그 정도면 엄청 잘한 거야. 하인혁은 우리 선배잖냐. 너보다 드라마 몇 개를 했는데···. 5% 차이는 대단한 거 맞아.”
래원은 여전히 뾰로통해 있는 유찬을 달래주었다. 지혜영도 거들었다.
“그래. 이 누님이 너 자만하지 말라고 조금 놀린 거 가지고 쪼잔하게···.”
“뭐어?!! 쪼잔?!!”
“아아···. 아냐 아냐, 그만 그만. 누나가 잘못했어. 그래, 쪼잔은 취소!”
지혜영이 유찬을 달래며 어쩔 수 없다는 투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래원을 향해 빙긋 웃었고, 래원도 취한 찬이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맞다. 혜영아, 문철 선배 드라마는? 잘 끝났나?”
“끝나기야 끝났는데···. 잘 끝났는지는 모르겠다. 문철 선배, 살도 쏙 빠지고 머리숱도 줄어든 거 같던데?”
래원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남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는 타입은 아니었으나,
가만히 있는 래원을 먼저 건드린 이에게는 사정이 달랐으니까.
‘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겁니다, 선배.’
몇 달 후면 SBC를 퇴사한 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래원이지만, SBC 드라마국 안에서 래원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했다.
“4분기 분위기는 어때?”
“4분기? 아무래도 윤지협 선배 월화랑, 임장호 선배 금토가 제일 이슈지?”
지혜영은 어느새 곯아떨어진 유찬을 멀찍이 치워버리고, 래원의 물음에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두 팀 분위기 어떤데?”
“몇 달 전이랑 비교해서 완전 역전됐지.”
“역전?”
“어휴, 말도 마. 윤지협 선배는 원래 하던 드라마 촬영 들어가자마자 작가가 감옥 가서 엎어졌잖아. 어? 오빠도 이건 알지?”
“어. 김윤하 작가 내가 소개해줬거든.”
“아아, 맞다. 오빠가 더 잘 알겠네. 그거 요즘 부장님들 반응이 좋더라고. 대본 자체가 잘 빠진 데다가 촬영장 분위기도 괜찮대.”
“다행이네. 윤지협 선배도 이번에는 잘 돼야지.”
“그러게···.”
“···임장호 선배 건?”
“그 팀은 반대로 지금 엄청 예민해. 프리 프러덕션 때는 분위기 대박 좋고, SBC 4분기 최고의 기대작이네 어쩌네 했는데···.”
“그랬는데?”
“그거 판타지 웹소설 원작이잖아. 아직 반도 못 찍었는데 벌써 예산 오버 되고, 토요일에 신석영 신작 예능이랑 붙을 거라 2화부터 묻히는 거 빼박 예약에다가···. 어휴, 내가 그 팀이었으면 정말 끔찍했을 거 같더라.”
래원이 예상했던 바였다.
하지만 앞선 문철 선배의 소식을 들었을 때와는 달리 왠지 모를 씁쓸함이 래원의 안에 감돌았다.
“임장호 선배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치, 혜영아?”
“오빠, 세상에 완전히 나쁜 사람은 없어. 나한테 피해를 주면 그게 나쁜 사람인 거야.”
“푸하하. 인정.”
지혜영이 말한 논리에 따르면,
임장호는 나쁜 사람이 맞았다.
래원과 지혜영 둘 다에게 말이다.
“어휴, 나 첫 조연출할 때 생각나네···.”
고개를 세차게 젓는 지혜영을 보며,
래원 역시 임장호의 B팀 감독을 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반면교사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임장호가 싼 똥을 치우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 덕에 내 실력도 많이 늘었지. 옥영임 작가님이랑도 그때 인연을 쌓아서, 페르소나 대박 터트렸으니까···.’
오랜만에 옥영임 작가 생각이 난 래원은 휴대폰을 꺼내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작가님, 잘 지내시죠?”
– 어머머머, 이게 누구야! 래원 감독니임! 나야 잘 지내지! 자기도 잘 지내지?
“그럼요.”
– 근데 왜? 무슨 일 있어?
“일은요. 그냥 안부차 연락드렸습니다.”
– 에이, 자기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왜? 뭔데?
“하하하. 정말로 간만에 인사차 전화 드린 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용건을 만들어내야 할 것만 같네요.”
– 왜? 다음 작품 나랑 하자고?
옥영임은 여전했다.
“하하. 좋죠, 좋은데···. 다음 작품은 이미 계약이 돼 있어서요.”
– 아아, 맞다! 뉴스 봤어. 해외 진출한다며? 자기 이제 노는 물 달라졌다고 나 쌩까고 그러면 안 된다. 알지?
“그럼요. 솔직히 이렇게 된 거의 8할은 작가님이랑 했던 페르소나 덕분이잖습니까. 작가님께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 그러면 말로만 그러지 말고 작업실에 한 번 놀러 오고 그래!
“넵. 놀러 갈게요.”
– 그냥 노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 빈말은···.
“진짜로 한 번 갈게요.”
– 그래, 그럼 일거리 가지고 와. 자기는 내가 용서해줄게.
옥영임 작가의 말에 래원은 각색 작업을 떠올렸다.
그녀와의 첫 만남은 서로 비호감이었으나,
그때 이후로 래원에게는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푸는 그녀였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네, 작가님. 불쑥 전화드렸는데···. 좋은 밤 되시고, 쉬세요.”
래원이 전화를 끊자,
그간 맞은 편에서 닭다리를 뜯고 있던 지혜영이 물었다.
“옥영임 작가님?”
“어어.”
“오빠는 참 신기해···.”
“뭐가?”
“작가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내잖아. PD한테 그거 정말 쉽지 않은 건데···. 비법이 뭐야?”
“비법? 글쎄···. 내가 원하는 걸 요구하기 전에 상대방이 원하는 걸 먼저 이뤄준다?”
사실이었다.
물론 그러려면 상대방의 결핍을 알아야 하고, 상대의 과거와 미래를 꿰뚫고 있으면 훨씬 수월했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 이 세상에 래원 뿐이지만 말이다.
“말은 쉽지···. 나도 작가님들이 원하는 거 해드리고, 내가 원하는 것도 끌어내고 싶은데 그게 어디 쉽나···.”
지혜영이 한숨을 내쉬며 잔을 들이밀었고, 래원은 건배에 응한 후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래원의 혀끝에 감도는 맥주 맛이 유난히 달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그때,
지이이이이잉——
지이이이이잉——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요란하게 래원을 불렀다.
꺼내 보니 요상한 번호로 전화가 오고 있었다.
“이게 뭐지?”
지혜영이 래원의 휴대폰 액정을 확인하더니,
“국제 전화 같은데?”
“국제 전화?”
래원은 머릿 속에 물음표를 한가득 띄우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도 감독님, 저 스미스 입니다.
발신자는 스튜디오 까날 쁠뤼의 통역 직원 스미스였다.
무슨 일인가 싶었다.
보통은 메일을 보내거나 안정원 실장 통해서 용건을 전하던 게 일반적이었으니까.
옆에서 다리오의 불어 목소리가 들렸고,
이를 스미스가 전화 너머 래원에게 전하는 중이었다.
– 감독님, 다리오 본부장님께서 다름이 아니라 도래미 배우 관련 일 때문에 연락을 드린 건데요.
“래미 일이요?”
– 첫째로, 래미 씨 매니지먼트 연락처를 여쭤보려고 연락 드린 거고요.
“아, 네. 래미 담당 매니저 연락처랑 회사 정보는 제가 지금 메일로 드릴 수 있긴 한데요···. 무슨 일로 그러시죠?
– 둘째로, 본부장님께서 래미 씨를 캐스팅하고 싶으시답니다. 도 감독님께 먼저 여쭙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 연락드린 겁니다.
“··· 캐스팅이요?”
래원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조금 전에 올랐던 취기가 싹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 네. 내년 1월에 크랭크인하는 영국, 스페인 합작 영화에 한국인 역할로요. 꽤 비중 있는 조연입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75화 – 리디북스
– ··· 도래원 감독님?
래원이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전화 너머로 스미스가 래원의 이름을 불렀다.
“아, 그러니까···. 영국, 스페인 합작 영화에 비중 있는 조연..이요? 우리 래미가요..?”
– 네, 전에 감독님께서 랑 같이 각색 고민하셨던 스페인 소설 기억하시죠?
“그럼요. 루시아 작가님도 뵈었는데 당연히 기억하죠.”
– 그 소설을 영화화하기로 했거든요. 우리 까넬 쁠뤼와 다른 제작사 합작으로요.
래원은 루시아의 소설 를 꼼꼼하게 읽었었기에, 스미스가 말한 소설 속 한국인 캐릭터를 금방 떠올릴 수 있었다.
“아아, 맞아요. 거기 남주 친구 역할이 한국인 여자였죠.”
– 네, ‘사라 킴’ 역에 다들 도래미 배우님을 원하고 계세요.
사라 킴.
불륜 관계에 빠진 여주와 남주의 후반부 이야기에서, 욕정과 사랑 사이의 불씨를 지펴주는 인물이다.
사라는 남주의 오랜 친구지만 사실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을 고백하며 주요 인물로 부상한다.
관능적인 여자 주인공과는 다르게 청순한 매력을 지닌 20대 중반의 순정파 여인이다.
‘래미 외모랑 사라 킴 이미지가 잘 맞기는 하지. 서양 놈들 눈에도 우리 래미가 이쁘긴 한가 보네.’
이 같은 생각에 잠겨있는데,
문득 전화 너머 스미스의 옆에서 다리오가 불어로 뭐라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스미스가 그것을 래원에게 전했다.
– 도 감독님, 다리오 본부장님 말씀이··· 소설 속에서 ‘사라 킴’ 에 대한 묘사로 ‘귀여운 보조개가 인상적인 여인’이라는 말이 등장한다고 하네요. 그걸 보고 바로 래미 배우님을 떠올리셨다고요.
래원도 잘 알고 있었다. 래미의 인디언 보조개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특히 까르르 웃을 때 양쪽 볼에 보조개가 깊게 패이면서 눈웃음과 조화를 이루는 게 래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까날 쁠뤼랑 계약할 때 래미를 데리고 갔었구나. 그때 눈여겨 봤나?’
– 다리오 본부장님뿐만 아니라 루시아 작가님도 도래미 배우님을 적극 밀고 계십니다.
“작가님도요?”
– 루시아 작가님 말씀으로는, 래미 배우님이 소설 속 여자 캐릭터 심리에 관심을 보이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래원은 래미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루시아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소설을 다 읽어온 래미가 루시아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했었더랬다.
래원 역시 그때 래미의 표정을 기억하고 있었다.
‘(저는 남녀 관계에 ‘사랑’이라는 고차원적인 감정은 없다고 봐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이랄까요? 가족애, 모성애, 부성애 같은 지속적이면서 변치 않는 감정이요.)’
를 비롯한 루시아 작가의 여러 로맨스 소설을 관통하는 그녀의 작의이자 사랑에 관한 철학.
루시아가 이 말을 했을 때 래미는 물음표 가득한 얼굴과 순수한 눈빛으로 골똘히 머리를 굴렸더랬다.
그럴 만했다. 갓 20대가 된 래미가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주제였으니까.
그러한 래미의 표정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을 잇던 루시아 작가의 얼굴 역시, 래원은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