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grave’s Bastard Son was The Emperor RAW novel - Chapter 705
제705화. 산산조각
베릭의 시야가 천천히 돌아갔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하늘은 땅이 되고, 땅은 하늘로 변해 빙글빙글 움직였다. 나뭇잎처럼 흩날리는… 저건 뭐지?
‘아. 내 몸이네.’
베릭의 눈동자가 커졌다.
몸통과 사지가 힘을 잃고 흩어지는 것이 제 눈으로 똑똑히 보였다. 지금 머리가 댕강 잘린 채로 허공을 도는 건가? 어라, 시발? 이게 뭔 일?
“우매한 것-”
라주 신관은 눈매를 가늘게 하며 웃었다. 그의 음성이 시간과 함께 늘어지며 베릭의 귓가에 맴돌았다.
고작 딱밤 한 대에 몸이 작살 나? 말도 안 돼.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저 몸은? 내 거 맞는데?
‘죽음?’
이런 게 죽음인가? 생각보다 조용하고 따분하군. 재미없게.
베릭은 라주 신관이 자신에게 손 뻗는 것을 지켜보며 힘을 주었다.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자신의 몸체는 머리를 잃은 채 엎어져 있으니 방도가 없다.
뭐랄까. 제 몸에 딱 맞는 어항에 갇힌 기분이다. 존재하긴 하나, 움직임이 허용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
‘하, 시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