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104)
새벽.
편의점 실내에는 모포가 아니라 담요와 이불을 깔아줬고, 루디카는 잠이 들었다.
【울프! 나는 잠깐 설원에 다녀오겠다! 눈덩이 보충을 해야 한다!】
“그래.”
그리 말하며 릴리아는 잠시 자리를 비웠고, 파트라슈는 건물 밖에서 자고 있다.
그러니까, 편의점에는 지금 루디카와 나뿐이다.
귀를 기울이면, 아주 일정한 호흡이 들려온다.
두근거린다. 가슴이 미칠 정도로 뛴다.
하지만 황실 혈통은 내가 추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미칠듯이 두근거리는 이유. 그것은···.
그 전설의 암살자가 자기 집에서 자고 있는데 안 무섭고 배기겠냐고!
“······으응···.”
루디카는 잠들어 있다. 쿨쿨 자고 있다.
허나 나는 속지 않는다.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잠들지 않는다.
원작에서도 그녀에게는 타지에서 잠든다. 라는 지시를 내릴 수 없다.
그러니까 자기가 집이라고 인정 한 곳 외에는 잠들지 않는다. 그녀가 잠들 때는 수면 상태이상 하나뿐이다.
스스로는 잠들지 않는 암살기계. 그게 바로 루디카 핫산 샤도우인 것이다.
무섭다. 두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잠이 든다면 그녀는 언제든지 내 목을 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물론 루디카는 나를 죽이지 않겠지만, 사자가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그 옆에서 잠들 수 있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루디카는 잠들지 않는다.
루디카는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
봐라. 저 조용한 숨소리, 그에 맞춰 위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얇은 이불.
하지만 저건 암살 호흡이다.
“···우으···. 움.”
저 잠꼬대도 무언가의 암살 기도문임이 틀림 없다!
“······으긍.”
훽! 하고 루디카가 이불을 걷어찬다.
암살신호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냥 순수하게 이불을 걷어 찬 것뿐인가.
다가가면 살해 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어···.”
자기가 차 놓고 춥다고 하네. 좀 어지럽다.
“쯧. 감기 든다.”
나도 모르게 다가가 이불을 제대로 덮어줬다.
고등학교 졸업 전. 고아원에서 원장님의 보조를 해드렸던 때의 기억.
동생들을 돌봤던 기억 때문에, 애들이 저러고 있으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뭐 사실 잠이 들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으히. 울프람······.”
잠 안든 거 맞지?
그렇지?
***
······.
저질렀다.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멍한 머리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원래 새벽에는 일을 하러 갔어야 했다. 샤도우 가문의 핫산으로서 이런 추태가 또 없다.
“아니···. 고민해도 어쩔 수 없나. 응. 어쩔 수 없는 거야.”
뭐 일 한 두 번 쨀 수 있는 법이다. 핫산의 의뢰는 언제나 정밀하고 정확해야 했고, 핫산이 일을 실수하면 장로들이 화를 내지만 상관 없다.
꼬우면 맞짱 뜨러 오면 된다.
참고로 이전 핫산은 일곱 살 때 자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샤도우 가문의 장로들 따위 자신의 적수가 아니다.
샤도우 가문은 그 누구도 루디카 핫산 샤도우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암살자로서 몸에 밴 습관이, 자기 자신이 무슨 추태를 저질렀는지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믿고 있는 상대라고는 하지만, 정말 푹 자버리다니···.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도 이만큼 잠들었던 적은 없다.
“······으아.”
발을 동동 구른다.
아침에 일어나 세실의 보조를 받으면서 정신을 차리고, 핫산으로서의 자신을 가다듬는 루틴이 아니면 생각보다 무방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루디카는 그런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고찰 따위보단 지금 이 순간이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리 생각하고 있자니 이 편의점 사무실이라 불리는 곳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만 부끄러움에 아는 척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천하의 암살자. 그것도 당대의 핫산이 정신을 놓을 정도로 푹 잤다는게 말이나 되나!
됐다는게 문제다!
“푹 잤는가.”
“···윽. 울프람. 음. 나는 ···아니 루디카는 잘 잤다.”
“그런가. 아침은 들겠나.”
루디카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남자의 발걸음 소리, 심장 소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소리까지 말 그대로 ‘일상’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게 분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면서 동시에 안심이 됐다.
‘샤도우’가 아님에도 핫산을 옆에 두고서 두려워하지 않는 자.
과연 황실 혈통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루디카의 어둠과 전혀 관계없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놀랍다.
그나저나. 아침은 들겠냐고 물었지.
음.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먹고 가야지. 어쩔 수 없다.
생각보다 루디카는 자신이 기분파임을 깨닫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도록 할게.”
“음.”
자기도 모르게 나온 ‘본래 목소리’
정말 아침은 여러모로 무방비하구나.
그리고 오늘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 꽤 많구나.
***
며칠 후.
루디카가 무언가를 들고서 다시 찾아왔다.
“울프람. 루디카의 선물이다.”
“···?”
“받아다오. 사실 뭐가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지만, 가장 괜찮다 싶은 걸 가져왔다.”
그리 말하며 루디카가 나에게 건낸 것은 카펫이었다.
남부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패턴의 자수가 놓여 있었고 바닥에 깔기보다는 벽에 거는 용도였다.
“어째서 이런 것을?”
“지난 번 일 박의 비용이다. 지불한다고 하지 않았나.”
“허나 이건 꽤 비싸지 않나.”
더군다나 내가 알기로 이런 장식품은 구매, 판매 불가다.
왜냐하면 이런 아이템이 들어오는 경위 자체가 하우징 컨텐츠···.
잠깐.
“황손에게 주는 것 아닌가. 비싼 게 좋지.”
“그런가. 감사히 받겠다.”
“응!”
“그리고 루디카. 앞으로는 이렇게 비싼 물건이 아니어도 된다.”
“······음? 무슨 의미인가.”
“친구 사이에는 하루 묵으러 오는데 치르는 삯이 비쌀 이유가 없다.”
“······친구. 응. 그렇구나. 알겠다.”
그리 말하며 루디카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작에서 암살교수님으로 쓸 때는 이런 표정의 변화가 없었는데 말이지.
뭐 아무튼, 루디카는 이쪽을 멀뚱거리다가 ‘아니.’ ‘하지만’ ‘울프람에게는’ ‘으음’ 같은 소리를 내뱉다가 돌아갔고, 나는 루디카가 선물한 카펫. 즉 벽걸이 양탄자를 파트라슈를 시켜 사무실 벽에 설치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스템 멘트에 고개를 끄덕였다.
【동료에게서 받은 선물을 장식합니다!】
【하우징 효과가 적용됩니다!】
【남부 최고급 양탄자】
【룸 아이템】
【장식할 경우 주변 인식율이 조금 더 올라갑니다. 재주를 사용하는 스킬의 성공 보정치가 3% 붙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이거, 하우징 아이템이다.
***
게임을 조금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그런 거 있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시스템이며, 캐릭터를 꾸미는 게임이라면 대부분 빼놓을 수 없는 게 커스터마이징이다.
하지만 D/Z SAGA의 커스터마이징. 통칭 커마는 당연하게도 캐릭터 외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룸이나 의상은 커마가 가능하고, 특히 룸 아이템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알기로 룸 커마용 룩딸 아이템만 수 천 종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나도 전부 파악하지 못 했다.
그리고 이게 열리는건 2막 보스를 처리하고 히로인이나 동료의 우정을 굳혀 선물을 받기 시작하는 3막 초입부 부터다.
“성공율 3%면 ···상급이군. 좋은 물건이야.”
첫 아이템부터 수준이 장난이 아니다. 보통 1%를 하급으로 치고 3%를 상급으로 친다.
물론 최상급도 있긴 하고, 에픽급 선물로 가면 효과가 우주까지 날아가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 양탄자가 어마어마한 선물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내 사무실은 좁다. 방을 새로 구하던가, 아니면 신중하게 세팅해야 한다.”
방을 새로 구하는건 힘들다.
그러면 편의점에 출퇴근 해야 한다는 이야기고, 아무리 파트라슈를 쓴다고 해도 그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편의점을 텅 비우고 거기를 커마용으로 쓰자니, 내 미학과 맞지 않는다.
그러니 내 사무실에 세팅한다는 기준으로, 정말 좋은 것만 받아야 한다.
그리고 에픽까지 가면 가장 좋은 룸 커마용 아이템을 주는 사람은 바로···.
“뭔가요. 사람을 빤히 보고.”
“아니 그냥 못 생겼다고 생각했다.”
“당신보단 괜찮은 거 같은데, 거울 보고 다니죠?”
서로 중지를 치켜 올리며 하하호호하는 사이.
바로 내 호적복붙아랫줄짭퉁 이브 폰 로엔그린이었다.
***
이브가 주는 아이템은 짜증나게도 대부분이 옵션이 좋다.
황손에 마력 22의 캐릭터가 애용하던 아이템은, 절망적인 용돈으로 생활한다고 한들 다른 히로인이나 캐릭터가 주는 선물들과는 궤가 다른 법이다.
거기에 대부분이 【마법적 행동 성공율 증가】라는 옵션을 달고 있어서 엄청난 꿀옵이다.
말했다시피 D/Z SAGA에서 마력치는 다른 능력치랑 궤를 달리하기 때문에 입수하기가 엄청 까다롭다.
“뭘 바라봐요?”
“네가 먼저 시선을 돌려라.”
“흥.”
“하.”
물론 내가 이브에게 호감도 작을 할 일은 죽어도 없다.
우리가 서로에게 건네는 호감은 중지 외에 있을 수 없다.
얘 호감도가 올라서 ‘오라버니’ 같은 소리를 듣느니 파트라슈에게 흑염탄을 쏘라고 해서 죽고 만다.
그러니까 호감도작이 아니라 거래.
나는 순수한 거래를 통해 이브 폰 로엔그린에게서 선물을 뜯어내겠다.
“들었어요.”
“뭘 말이지.”
“금지구역 제한을 풀자마자 이번에 북부 설원에 다녀왔다면서요? 거기가 어딘지 알고서 간 거에요?”
흥.
그렇게 말해도 나는 이 학교의 규칙을 다 꿰고 있다.
“규정상 동부 숲을 제외하면 다 금지구역이다. 잠든 산맥도 다녀 온 이상 포영의 설원이 새로울 건 없다.”
“잠든 산맥은 검은 깃발 소탕을 위해서 잠시 금지구역에서 풀렸어요.”
“그랬나?”
뭐 아니면 말고.
“금지 구역중 북부 설원은 상당히 많은 실종자를 자랑하는 곳이에요, 대체 뭘 믿고 간 거에요?”
“알 거 없다. 무사히 돌아왔고, 원정도 성공했다.”
“······으윽. 진짜 한 마디도 안 지네!”
“너에게 져야 할 이유는 없다.”
“사람이 얼마나 속이 시큰거리는지 알아요? 하필이면 가도 북부를···!”
벌떡 일어난 이브가 휘청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왜 그러지. 휘청거리고 있지 않나.”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 하는, 거예요.”
글쎄 나 때문은 아닌 거 같은데.
요새 빈혈이 심한가?
“요새 평소에 몇 시간 자고 있지?”
“···왜 그걸 물어요?”
“대답해라.”
“···음. 두 시간 정도?”
······
아니 왜 그렇게 자는데?
“수면량이 너무 적지 않은가.”
“음. 울프람이 전에 준 과자가 있으니까, 이상하게도 지치질 않아서 좀 덜 자긴 하네요.”
이 멍청이가.
대성공한 포츈 쿠키는 마력을 뚫고 축복을 가져다 줘서, 항상 심리적 안정감을 안겨주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지만 그게 육체의 한계를 극복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축복도 과하면 마약이 되는 법이다. 조금 더 자도록.”
“윽. 이제 와서 손 윗 형제처럼 굴지 마세요.”
“이제 와서고 뭐고, 너의 손 윗 형제다.”
“······.”
인정하긴 싫지만, 이브는 내 호적아랫줄컨트롤씨브이짭퉁복붙혈통메이트에 지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얘의 능력은 확실하다.
얘가 쓰러지만 제프린 전체가 멈춰버린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제프린의 유일 권력자에, 집권 초기라 뭐든 자기가 책임지려고 하는 습성 때문에 한 번 넘어간다.
······.
아 진짜.
“기다려라. 쯧.”
“······?”
가장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가져 오긴 했다만 진짜 쓸 줄은 몰랐네.
나는 미니 마동석 아이스 박스에서 디저트를 꺼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연유 샤베트】
【7T】
샤이닝 파티시엘을 대성공 시켜 나온 셔벗은, 정말 놀라운 효능이 붙어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그리고 7T 상급에서야 처음 만날 수 있는 효과.
【사용자의 체력 자체 회복을 돕습니다.】
【사용자의 컨디션 회복을 돕습니다.】
회복계 듀얼옵션.
싸구려 체력 회복 포션과는 급이 다르다.
그건 컨디션이 낮을 때 써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지만, 이건 자체적으로 컨디션 회복과 체력 회복이 같이 붙어있다.
말 그대로 엄청 귀한 거다.
“···이건.”
“먹어라.”
그리 말하며 샤베트와 스푼을 건네고 이브는 나와 샤베트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다가 이내 작게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호오아아아아······.”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군.”
눈을 번쩍 빛내며 볼이 느슨해진 이브는, 내 말에 잠시 나를 찌릿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샤베트에 집중했다.
먹을 때 마다 ‘호아아아’ ‘흐우우우’ ‘으에에에’ 같은 기분 나쁜 소리를 내긴 하지만, 그래도 이브의 몸에 생기가 돌아오는게 눈으로 보일 정도다.
“아···.”
완식 한 이브는 텅 빈 그릇을 아쉬운 듯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이쪽을 올려봤다.
“더 없다.”
“······으윽.”
“충분히 회복 됐나보군.”
“예에. 솔직히 인정할게요. 당신은 황실 디저트 전속이 되어도 평생 굶어 죽을 일은 없을거에요.”
“칭찬인가?”
“극찬이에요.”
나중에 아카데미 졸업 못 하면 황실에서 백수생활 하지 말고 디저트나 만드세요. 로 들리는 건 귀의 착각인가?
“이건 뭐에요. 그래서?”
“말 그대로 간식이다. 마법적 효과가 붙어있지.”
“마법 방어를 뚫고 회복하는데요? 제 마력치보다 높은 걸 만든건 아닐 거 아니에요?”
“회복 효과만 간직한 음식물은 마법 저항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 연구가 있었어요? 들어 본 적도 없는데···.”
“그야 회복 효과가 있는 요리를 대체 어디서 구하겠나.”
이 세계는 그게 불편하기도 하고 말이야.
“···그것도 황실 서고에서 본 건가요?”
“그렇다.”
“······후우. 아무튼 잘 먹었어요.”
이브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황실 서고에서 봤다고 하면 네가 어쩔 건데 어?
“공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네?”
“이 정도의 물건을 대체 어디서 구하겠나.”
“······윽. 으음. 음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예산이···.”
어허. 얘가 아직도 모르네.
“누가 돈을 달라고 했지.”
“그, 그럼 설마···.”
“그래 그 설마다.”
“학생회장 자리를···?”
“그건 너나 가져라.”
그런 쓰레기 같은 자리를 주겠다고? 필요 없어!
“그럼 뭔데요.”
“편의점 사무실이 살풍경해서 말이다. 쓸모 있는 장식품은 없나?”
“······아하.”
이브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어디를 다녀오겠다며 휭 날아갔다.
그리고는 돌아왔을 때. 그녀의 손에는 한 권의 책이 들려 있었다.
꽤 두꺼운 책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알고 있다.
“제프린 교칙 전서?”
“네. 당신은 항상 교칙을 빠져나가려고 하니까, 자. 가져가서 읽으세요.”
아니 진짜.
머릿속에 다 들어가 있는 교칙을 왜 주고 난리야.
“이게 전부인가?”
“뭘 더 바래요? 그럼 이만.”
그리 말하며 이브는 등을 돌렸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전서를 내려봤다.
뭐 그래도, 그 이브가 준 아이템이다. 효과가 따로 붙어있을지도 모른다.
【이브 폰 로엔그린의 교칙 전서】
【룸 아이템】
【자신의 혈육을 원망하고 한심해 하면서도, 마음 속 어디선가 걱정하는 마음에 중요 부분마다 밑줄을 치고 표시하여 건네준 룸 아이템입니다. 마력 회복량이 미량 상승합니다.】
“그렇군. 나를 걱정.”
응···?
······으으으응?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