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131)
옛날, 그러니까 내가 한창 분탕을 평정하고 유일한 카페 마스터로서 카페를 관리할 때의 이야기다.
나는 친목질의 끝에 호감으로 분탕들에게 호감 고닉으로 저격 당하기 싫었기 때문에, 친목을 극히 꺼렸으나, 그래도 최소한의 대화는 나눴다.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것이, D/Z SAGA를 애니메이션화 하면 누구 루트에 어떤 스토리로 할 것인가. 였다.
당연히 서로 다른 입장이 있었다.
이브단과 개 또라이 정신 이상자 레지나단. 필티아단과 이졸데단이 서로 싸우며 피로 피를 씻는 전투를 벌였다.
-이브님호위무사 : 국민루트인 이브님루트 아니겠음? 괜히 타이틀 히로인이겠음?
-천사의날개를끌어안고 : 응 느그 히로인 인기투표3위.
-이브님호위무사 : 완장!!!!!!!!!!!!!!!!!분탕 처리 하라고!!!!!!!!!!!!!!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솔직히 이브 루트 모르는 사람이 어딨음 ㅋㅋ 할거면 이졸데루트 각이지. 빛과 어둠 양면을 오가는 루트의 무게감 모름?
-느그들은시엘라양이라고불러라 : 빛과 어둠을 논할거면 레지나님이 한 살이라도 더 어리니까 레지나님 루트로 하는게 맞지않나?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너 어디사냐? ㅅㅂ새기야
-느그들은시엘라양이라고불러라 : 아니 걍 그렇다고 ㅎ; 뭘 또 빠는 히로인마냥 급발진을 박으시는지 ㅋㅋ;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지금 번호 깔테니까 전화해라 아님 넌 진짜 죽는다.
-필티아의용아병 : 우리는 메인은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OVA로 나와주면 좋겠군. 한 번 변질했기에 더더욱, 빛의 무대에 설 자격은 없다.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필티아단 새끼들 환승충주제에 이유 붙이면서 컨셉 ㅈ같이 잡는데 완장 저새끼들 싸그리 영차 안됨?
-필티아의용아병 : 우리의 죄는 우리가 안고간다. 그저 필티아의 미래에, 빛이 있기를 바랄 뿐.
아무튼, 그렇게 신나게 싸워대던 애들이 어느 순간, 어떤 히로인 루트에 어떤 에피가 있어야 한다느니, 같은 대화로 떠들기 시작했다.
-느그들은시엘라양이라고불러라 : 글고보면 바다 에피에는 머 나오면 좋을거같음? 천혜맵도 있고 수중신전도 있고, 머 많지않나?
-필티아의용아병 : 필티아에게도 바다를 보여주고 싶군. 그 아이는 기뻐하겠지.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진짜 컨셉 ㅈ같네 완장 일 안함?
-이브님호위무사 : 수영복 입고 막 【바다다!】 【수영복 숨기면 의미 없잖아!】 【엣 부끄러워!】 【후후. 이얍!】 같은거 하면서 꺄꺄 우후후 떠드는거 솔찍히 ···개조음. ㄹㅇ 이거 각이다. ㅇㅈ? ㅇㅈ ㄱ?
-이졸데님의아메지스트 : ㄱ
-느그들은시엘라양이라고불러라 : ㄱ
-천사의날개를끌어안고 : ㄱ
-필티아의용아병 : 네놈들 ㄱ그런 욕망 가득한 눈으로 그 아이들을 보고 있던 것이냐!!!
아무튼, 그렇게 나는 카페 완리를 한다는 이유로 저런 등신같은 싸움을 지켜봐야만 했고, 원하지도 않던 바다 에피소드가 머리에 각인되었다.
물론.
-슈퍼 영진 : 다섯분 떡밥 너무 과열돼서 일단 6시간 정지 드렸습니다. 머리 좀 식히고 오세요.
정의는 지켜졌다.
***
며칠 후. 바다를 향하는 날이 밝았다.
흑왕호 위에 짐을 잔뜩 적재한 뒤. 기다리고 있자니, 하나 둘 속속 도착했다.
“왔나.”
“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이브였다.
그 날. 이브가 돌아간 이후, 생각에 잠겼다.
‘사실 이브가 나를 황제의 길을 걸어가는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거였다면?’
라는 작은 의문을 던졌다.
아니 사실 그럴리가 없다. 이브는 바다에 가고 싶었던 것 뿐이야. 하하.
내가 이렇게 의심하는데에 이유 하나. 그 의심을 부정하는데 이유가 하나 있다.
이브는 본인 루트에서 황제가 되는것에 꽤. 아니 많이 진심이다.
본인에게 엮인 사연을 생각하면, 그게 어디 보통 각오겠는가.
이게 ‘의심하는 이유’
둘째로. 이브는 강하다.
저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대책 방법이라도 있지, 이브는 아예 방법이 없다.
그냥 창에 배 찔리면 그대로 죽는다. 마력 22는 눈빛만으로 나를 죽일 수 있다.
그런데 나를 라이벌로 생각한다고?
이브가?
왜?
‘이게 이브의 의심을 무시했던 이유.’
마지막으로 나 자신마저도 거기서 최대한 티를 안 드러낸 것은
하지만 거기서 맞다. 나는 황제가 될 것이다. 라는 티를 내기라도 하면 즉 나는 반역을 인정하는 셈이 되지 않나.
배때지에 창을 맞다 못해 그대로 매장당할거다.
아직 이 제프린 십만의 권세는 이브에게 있다.
죽고 싶지 않아.
“울프람.”
“뭐지.”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음.”
이 묘한분위기.
숨막힐 거 같다.
하하.
이러다 진짜 죽고 바다에 던져지는거 아니겠지?
진짜?
***
“아. 이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일라는 이브가 왔음에 고개를 갸웃하다 이내 방긋 웃고는 손을 내밀었다.
“어서 와요. 바다에 가려고 온 건가요?”
“아뇨. 저는 감시 ···아니 바다에 가려고 온 거에요.”
“그렇군요.”
이후 모두가 도착했다.
아일라. 밀푀유. 네프티. 루디카 이브. 그리고 나.
“아, 다들 그건 준비 했나요? 삐약이는 어때요?”
“네에. 준비 했습니다···.”
“루디카와 네프티는 문제 없다. 그렇지 네프티?”
“문제 없습니다! 이브 회장님은 어떠십니까?”
“뭐, 저도 일단은···.”
우리 여섯. 평생 기억에 남을 바다 여행의 시작이었다.
***
빠르게 천혜의 고도에 도착한 우리는 숲지형을 뚫고, 이전에 봐뒀던 해안가에 도착했다.
물론 가는 길에 몬스터도 만났다. 생각보다 강한 녀석이었고, 드랍하는 아이템도 괜찮은 놈이었다.
내가 회귀 전 즐겨 읽던 웹소설로 치면 약 삼 천 자는 될 듯 한 분량이었지만, 피로 피를 씻는 이 장절한 전투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아 머릿속에서 삭제했다.
아무튼 그렇게 큰 싸움이 끝나고 바다를 처음 보는 신입 셋과 이미 봐 뒀던 경험자 셋의 반응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후. 무뎌지진 않았군.”
“루디카 선배님은 왜 저러십니까?”
“전투의 열기가 식지 않은 것이겠지. 내버려 둬라.”
저런 전투 중독자 녀석 같으니.
아무튼 바다 3회차의 반응은 대충 이랬고.
“···바다네요. 세상을 혼자 담은 듯 한 이 거대함. 가슴이 웅장해져요. 언젠가 반역하겠어요.”
“와아···. 소설에서만 읽던 바다. 후후. 정말 로맨틱해요.”
“제프린에 이런 곳이 있었다고요···? 나는 학생회장인데, 왜 하나도 몰랐지···?”
뉴비 셋의 반응은 대충 이랬다.
음. 역시 바다는 좋다.
“그, 그럼 슬슬 수영복으로 갈아입어야···.”
“아 ···아 그렇죠. 【흑수정:방벽:이중발동】”
“와. 안에서 밖이 안보인다. 밖에서도 안이 안 보이나?”
“루디카가 안보인다면 그렇겠죠?”
“그렇네요. 안 보여요.”
“후후. 그럼요. 그러고보니 네프티는 안 갈아 입나요?”
“저는, 우선 할 일이 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갈아입겠습니다.”
음. 뒤쪽에서는 옷을 갈아입느니 이야기를 하고 있군.
그렇다면 이 울프람은 신사답게 떠나도록 하지.
“파트라슈. 따라오도록.”
“···정말 그걸 할 셈인가?”
“음. 잔말말고 따라와라.”
***
슈퍼 이영진. 모든 호감고닉들 속에서도 살아남아 끝까지 팬 카페를 유지했던 그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카페에는 항상 비슷한 떡밥이 돌았고, 나는 그 덕분에 본 적도 없는 애니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했다.
물론 보면서도 상당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보자.
일단 애들이 모인다. 그리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다로 달려가다 점프한댄다.
【바다다!】
그건 누가 봐도 안다. 전원 모여서 소리 칠 이유가 있나? 왜 뛰어? 모래사장이라고 해도 넘어지면 아파요. 안에 잘못해서 유리 조각 같은거에 긁히면 어쩌려고, 모이자마자 대참사야.
【잠깐 그렇게 당기지 마!】
【에엣. 기껏 입었는데 안 보여주면 아깝잖아?】
그건 개인의 자유다. 침해하지 마라.
【저기 저기, 수박 깨기 하자. 응?】
그 바닷가에서 수박을 깨면 수박 단면에 모래 묻어서 먹을게 못 되지 않나? 물로 흘려 내리는거야? 그럼 그냥 곱게 썰어서 먹으면 안 되나? 바다까지 와서 굳이 생수를 낭비해야 해?
【아. 바다의 집이다. 뭐 먹고갈래?】
【에에? 하지만 밤에 바베큐가···.】
【그건 또 먹으면 되는거야!】
거기에 바다의 집이라는 매점에는 대체 왜 가서 평소보다 두 배 비싼 가격으로 국수를 먹는거지? 그냥 조용히 밤에 고기나 구워 먹어라.
【비치 발리볼 하자!】
주변 사람들한테 민폐다. 왜 거기서 공놀이를 하는거냐.
아냐. 바다의 낭만은 그렇지 않아.
특히 이 D/Z SAGA에서 바다의 낭만이란 더더욱 그렇지 않다.
이번 바다 담합 대회를 기념하며, 나는 충분한 물자를 비축했고, 땡긴 급전으로 재미를 좀 볼 각오를 다졌다.
돌과 돌 사이. 바로 앞은 깊은 수심을 자랑하는 진짜 바다.
애송이들이 하하호호 뛰노는 해안가가 아니란 말이다.
여기가 바로 【포인트】
그래. 나는 지금 한국사람 답게, 바다에 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출조】를 하러 온 것이다.
“자. 파트라슈. 낚싯대를 설치하고 고정하고 떡밥을 뿌리고 미끼를 물린 채 바다에 던진 다음 입질이 오면 끌어라.”
“···그럼 주인은 뭘 하지?”
“나는 내 낚시 의자를 설치할 것이다.”
“나가 죽어라. 주인.”
칭찬 고맙고.
물론 나도 손맛 느끼고 싶지. 입질 느끼고 싶지. 근데 내 체력으로는 금붕어랑 싸워도 이길 자신이 없어요.
아무튼 그렇게 낚싯대를 설치하고, 나는 느긋하게 낚시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본디 ···이렇게 낚시를 나가는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지.”
“그런가. 그렇군. 주인의 체력을 생각하면 그렇기도 하겠다.”
“아니···. 뭐. 그런가.”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에서 출조를 나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바닷가 근처 사는 사람이 아니고, 일에 치여 산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TV로만 보던 출조 힐링이 아니라, 진짜 첫 출조인 셈.
물론 100만 낚시 유튜버 구독자인 나 이영진은 모든걸 마스터했다. 나의 낚시는 무적이다.
더군다나 D/Z SAGA의 낚시는 물고기만 낚이는게 아니다.
낚시 스킬이 올라가면 마법 부여 아이템이나 심지어 몬스터도 가끔 낚인다.
“춥군. 파트라슈. 허공에 불좀 소환하도록.”
“······.”
파트라슈가 쓰레기를 보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개의치 않았다.
음.
따듯하니 좋네.
이후. 낚싯대 하나가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입질이 온 것 아닌가?”
“음. 꽤 크군.”
파트라슈는 바로 염동력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아 올렸고, 찌에 물려 펄떡거리던 그것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올랐다.
“······어?”
“······어?”
그리고 우리 둘은 탄성을 합창했다.
***
이브 폰 로엔그린의 수영복은 화려했다.
순백의 수영복 위에 금색 실이 흐르듯 지나가는 고귀한 자태.
아니. 고귀해도 너무 고귀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문제는, 이게 이브 폰 로엔그린의 취향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물건이라는 사실.
‘······.’
무려, 학생회장만 착용 할 수 있는 ‘군주의 망토’와 같이 제프린 아카데미 설립 당시 만들어진 학생회장 전용 수영복이라고 한다.
당연히 자동 청결과 영구 보존 자동 회복의 세 가지 옵션이 달려 있다. 아 추가로 체온 유지도 달려 있다. 말 그대로 ‘로엔그린의 보물’이라 부를 만 하다.
위그드라실 외주는 늦을 거 같아 궁리하던 중. 학생회장 전용 지급품에 이런게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내고는, 여차저차해서 가지고 왔지만 ···대체 왜 이런게 존재하는 걸까.
“자. 삐약이! 수영복을 보여줘요!”
“···부, 부끄러워요. 선배님.”
“우후후. 기껏 입었는데 안 보여주면 아깝잖아요?”
옆에서 울프람의 약혼자와 차기 학생회 임원 후보가 떠드는 것을 무시하고, 이브는 가볍게 흑수정 방벽을 날아 올랐다. 부유 마법을 배운 적은 없지만 마력 22면 몸을 날리는 건 간단하다.
“···역시.”
주먹을 꽉 쥐었다.
울프람 폰 로엔그린과 그의 수하 늑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무슨 흉계를 또 꾸미는 걸까.
이전에는 따라갈 수 조차 없었지만, 지금 이 곳은 바다.
우선 울프람을 찾아내서, 이번만큼은 ···처음부터 무슨 짓을 하는지 전부 알아내고야 말겠다.
이브는 그대로 마력 감지를 펼치며 울프람의 마력 패턴을 찾아냈다.
“···마력 3은 너무 미약하잖아요!”
근처만 해도 마력 19의 아일라가 있다. 그 파장이 너무나 강하고, 숲 안쪽을 보면 그와 비등한 마력도 느껴진다. 여기는 진짜 ‘외부’ 그 안에 마력 3의 울프람을 찾아내는 건 지난한 일.
“윽···!”
소울 체인지를 끄고 마력을 증폭시킨다. 당연히 피로가 덮쳐왔다.
허나 이제야 적어도 마력21은 쓸 수 있다. 최대 출력을 못 쓰는 것은 아쉽지만, 감지는 마력 21로도 충분하다.
마력의 흐름을 얇고 넓게 펼쳤다. 끝 없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마력 파장들 속에서 우선 강자부터 지워간다. 뒤에 있는 네 명의 사람을 감지에서 지우고, 숲에 있는 수 백. 아니 수 천을 가볍게 넘는 몬스터를 지워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울프람은, 수 천 마리의 몬스터가 있는 곳에서 홀로 모습을 감춘 건가?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진짜 어쩌려고 멍청한 울프람···!”
이브는 스스로 내뱉는 말이 질책 안에 분명히 걱정이 들어가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것보다는 이 필드에서 혼자 떨어져 나간 울프람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감지망에 미약하디 미약한 마력3이 포착되었다.
그 옆에 있는 불꽃같은 마력. 아마도 17에서 19 사이. 틀림없이 울프람의 요정인 파트라슈다.
그리고···.
“둘이 아냐?”
그 앞에, 또 다른 마력이 감지되었다.
결코 적지 않은 마력.
소울 체인지를 다시 켜고, 이브는 재빠르게 달려갔다. 스스로가 퓨어 메이지인 탓에 이동 속도는 빠르지 않고, 모래사장은 뛰기는 커녕 걷기도 힘들었지만 발을 채찍질했다.
울프람이 향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수심이 깊은 바다를 앞에 둔 바위들 사이임이 틀림 없다.
다가갈수록 느껴지는 마력은 더욱 명확하다. 둘이 아니다. 셋이다. 무척이나 붙어있다.
울프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늑대 모습도 보인다. 둘 다 돌처럼 굳어 있다.
“울프람! 또 혼자서. 일단 거기서 물러서요!”
이브는 그렇게 울프람의 바로 앞에 가서, 세 번째 마력을 가진 이를 확인했다.
보이는 것은, 인간 여성의 상체.
“이 짐승이···!”
이런 곳에서, 밀회를 즐기기 위해 혼자 나온 건가? 사람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긴 하나?
대체 ‘또’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이브는 울프람의 배때지에 광창을 꽂아 넣는 것을 멈추고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기로 했다.
필티아 언니 같은 역사의 산 증인 같은 사람. 아니 드래곤이면, 또 추태를 보여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음.
인간의 상체. 틀림 없다.
짙은 곤색의 장발. 인간의 머리카락이다.
입에는 한 줄기 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실은 주우우욱 이어져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낚싯대···.
“?”
낚싯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어?
물고기.
“······.”
“······.”
입에 찌가 물려 펄떡거리는 그것. 상체는 인간이나 하체는 틀림 없는 물고기.
그러니까.
인어가 낚여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