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137)
136. 당신만을 위한 꽃
울프람 선배와의 약속.
이번에도 학년 수석을 따낸다면 단 둘이서 데이트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말에, 바닐라는 먹던 고기를 툭 하고 떨어트렸고, 요거트는 읽던 연애소설을 덮었다.
“진짜? ···선배님께 데이트 해달라고 했다고?”
“밀푀유···?”
“으, 응···. 했어. 제대로 말 했어.”
“저 늦되고 어리숙한 밀푀유가,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 했다니. 이제 우리는 졸업해도 좋아. 아니 졸업 시켜줘. 시험 공부는 이제 싫어···.”
“제프린 사상 최초의 조기졸업이겠네. 대단한 꿈이구나. 바닐라.”
“바, 바닐라!? ···응. 고마워.”
바닐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밀푀유를 끌어안았고, 요거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둘의 대화는 격려라기에는 너무나 기묘한 것이었지만, 밀푀유는 분위기를 읽고 그 격려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
“그래서. 언제 할 거야?”
“종업식 전이라고 확실히 일정을 정했어.”
“음 그래서, 뭘 준비할건지 고민하고 있는 거구나?”
“···응.”
“밀푀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걸 해야지.”
“응. 밀푀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거!”
“······그, 그렇구나! 그래서 내 장점이 뭘까?”
그 말에, 바닐라와 요거트는 시선을 피했다.
필사적으로 시선을 피하고 입을 우물쭈물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기 얘들아? 내 장점이·········.”
“그, 음. 아냐 밀푀유는 착하지.”
“좋은 애야···.”
“아, 아니 그거 말고, 데이트에서 쓸 수 있는···.”
밀푀유의 살짝 절박한 모습에도 두 사람은 우물쭈물하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해도 되는 말과 아닌 말이 있는 법.
사람이 착하다는 것은 결코 칭찬이 아님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얘들아······.”
“밀푀유는 착해. 응···.”
“착하지···. 착해···.”
밀푀유는 울먹였다.
하지만, 끝까지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그렇게, 내 좋은 점이 없을까?”
“그건 좀···.”
“음. 아니 있긴 한데 말이야.”
“그럼 뭐라도 말해줘. 얘들아!”
밀푀유의 처절한 부탁에, 바닐라와 요거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친구를 위한 잔혹한 말을 내뱉었다.
“밀푀유. 연애라는 건 말이야. 연애 대상으로 보여야 시작이 되는 법이거든.”
“즉 자기 자신만이 특별하게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지.”
“그런데 밀푀유는 상대가 너무 강하잖아.”
“후배나 연하를 어필하자니 네프테리안 선배님이 계시잖아?”
“거기에 약혼녀는 대륙 최고 가문인 트라이스타 가문의 선배님이시지.”
“그 뿐만이 아니라 작고 귀여운건 루디카 핫산 샤도우 선배님이시지.”
“으음···. 꼭 작은걸 어필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볼륨감을 어필하자면, 최근 이브 선배님 근처에서 모습을 보인다는 4학년 선배님도 계시지? 그 푸른색의 선배님.”
“혈통도 안 되고. 후배로도 부족하고.”
“작은 것도 큰 것도 밀리고···.”
“······히잉”
친구들의 강력한 연격에 밀푀유는 그대로 무릎에 얼굴을 묻고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언제나 진실이 가장 아픈 법이었다.
***
그 뒤로, 밀푀유 폰 사브레는 자기 자신의 강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허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음.
자기 자신이 얼마나 스펙에서 밀리는지 처절하게 깨달을 뿐이었다.
그리고 해답을 찾지 못 한 채로, 데이트 날이 다가왔다.
“선배님?”
“···음.”
그리고 데이트를 하는 날.
편의점을 찾아간 밀푀유는 울프람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분명 저건 무리를 한 상태.
평소 울프람도 연약하지만, 지금 저 상태의 선배님이라면 밀푀유는 건틀릿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른손만으로 제압할 수 있다.
자신과의 약속을 잊은 걸까? 그렇다면 너무 슬프다.
“혹시 잊으신 건가요?”
“···잊었다. 미안하다.”
“······아.”
“내일이 종업식이라는걸 잊었다. 분명 며칠 더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네?”
그 말에 반대로 밀푀유가 당황했다.잊은게 자신과의 데이트가 아니라 종업식이라고?
···그건 그것대로 좀 그렇긴 한데, 아무튼 자신과의 데이트는 아니었구나, 그리 생각하니 휴우. 하고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나가지. 약속은 지킨다.”
“······.”
자리에서 일어난 울프람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얼굴은 평온한 척 하지만, 몸이 버텨주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뇨. 안 나갈래요.”
“···하지만, 그러면 내일은 종업식이다.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만.”
“약속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
“편의점도 제프린. 오늘 영업을 안 한다면 선배님과 제가 단 둘이 있는거 맞죠?”
“그건, 그렇다만.”
“그럼 오늘은 이렇게 편의점에서, 선배님 곁에 있게 해주세요.”
“······네가 그걸 바란다면, 뭐 어렵지 않다.”
“네.”
밀푀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잔뜩 알아본 레스토랑도 무용지물. 같이 보고자 한 장소도 부질 없어졌다.
하지만, 고작 그런 것 보다는 이 사람을 무리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꽤 중증이구나, 그리 생각하면서도 그런 자기 자신을 기특하게 받아들였다.
***
와.
엄청나게 죄책감 들어. 장난 아니야.
후배가 선물로 같이 놀러가자는 약속을 이렇게 후려친다고?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게 말도 안 되는 쓰레기 짓이라는 사실은 안다.
나가서 놀아야 한다. 이 아이의 소중한 미소를 부술 수 없어.
아이들이 미소짓고 놀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어른이 할 일 아니겠나.
“밀푀유 역시 나가서···.”
“선배님? 후후. 저는 괜찮다니까요?”
밀푀유는 미소짓고 있었다.
그런데 왜 미소가 그렇게 무서울까.
이 이상 우기면, 진짜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정말 괜찮나?”
“네!”
“알겠다. 허나 그저 편의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보는 것 만이라면 재미 없지 않나?”
“아뇨. 특등석인걸요.”
“그런가.”
정말 착한 아이다.그럼 뭐, 그냥 가만히 있기도 뭐하니, 오늘은 최대한 밀푀유를 배려하면서 편의점에 있자.
그리 생각하며 의자에 앉아 있으니 밀푀유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것도 안 하시나요?”
“음?”
“장사는 안 하지만, 뭔가 다른 업무가 있으신 거 아닌가요?”
“나 스스로 뭔가 할 생각은 없다.”
“···아.”
“오늘은 밀푀유가 하고 싶은 걸 말해라. 내가 최대한 맞춰주도록 하지.”
“······읏. 치사해요. 선배님. 그러면, 정말 부탁드려도 될까요?”
“음.”
“선배님이 뭔가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안 될까요?”
“어렵지 않다. 그렇군. 그럼 너에게만 특별히 처음으로 선보여주도록 할까.”
【마법의 재봉사를 발동합니다.】
【악세서리 제작을 발동합니다.】
【핸디 워커를 발동합니다.】
【만들던 마법부여 천 악세서리가 있습니다. 제작을 계속하시겠습니까?】
【제작을 계속합니다!】
“와아···. 정말 화려해요. 재봉만으로 이렇게 되나요?”
“일반적인 재봉 따위가 아니지.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내가 만들려는 것은, 마법이 부여된 머리장식이다.
분명 천으로 만들었음에도, 아니 오히려 천으로 만들었기에 실물의 꽃 이상으로 아름다운 머리핀이었다. 푸른색 보석을 박아 넣고, 붉은색 꽃잎이 아름답게 핀 이 머리핀은 내가 디자인했지만 아름답다. 라는 말 외에는 할 수 없었다.
“와아···.”
재주15와 골무가 합쳐지면 이 정도의 효율을 내는구나.
내가 만들지만 정말 잘 만들어지고 있다.
자, 머리장식은 거의 끝이 나 간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된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제작 완료가 그냥 뜨겠지만···.
【완성 직전입니다!】
【사용 할 수 있는 스킬이 있습니다. 발동 하시겠습니까?】
마법 골무를 사용하면, 반드시 성공에 더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완성품에 은은한 마력이 깃듭니다!】
【초월적 대성공!】
“완성이군.”
“···와아.”【수호의 마력이 깃든 아름다운 머리핀.】
【7T】
【여성 전용】
【착용시 귀속】
【수호의 마력이 깃든 아름다운 꽃 모양 머리핀입니다.
들어간 천과 보석 그리고 제작자의 능력이 전부 ‘중급’판정을 받습니다.】
【1. 착용자의 체력 회복이 소량 빨라집니다.
2. 착용자의 마력 1.3배 한도 내에서 5소절 이하의 마법을 하루 1회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3. 특수 스킬 【성장의 가호】가 붙습니다.】
나는 내가 만든 머리핀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뭐요?
이런게 만들어졌다고? 진짜? 미쳤어?
이전 아일라에게 줬던 악세서리는 마공증. 마회증. 마속증 트리플이 붙은 스탯계열 옵션이었다.
하지만, 이건 그것보다 엄연하게 한 단계 위에 있는, 스킬 정착 악세서리다.
거기에 성장의 가호까지 붙었다.
미미하지만, 진짜 미미하지만 사용자의 스테이터스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얼마나 미미하냐면, 8T 선택권을 받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스킬일 정도다.
허나 그럼에도, 체력 회복에, 마법방어에, 성장까지 붙은 악세서리를 만들어내다니.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쾌거.
하지만 착용 제한이 좀 걸린다.
음.
“···마, 마법적 물건인가요? 뭔가 반짝 반짝 하는데···”
“그렇다. 체력 회복과 마법 저항. 그리고 작은 스킬이 붙어 있군.”
“······네?”
밀푀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쪽을 바라봤다.
그런게 말이나 되냐는 눈이다.
이브도 그렇고 네프티도 그렇고, 이 세계의 매직 아이템 기준이 너무 낮다니까.
하지만, 이 정도 아이템은 2막쯤 얻으면 개꿀이라고 해서 쓸 거 같긴 하다.
착용 제한만 없다면 말이야!
“그, 그렇군요. ···역시 선배님은 대단하세요. 그런것도 뚝딱 만들어내시고···. 그래서 선배님. 그 브로치는 ···선배님이 착용하시나요?”
밀푀유는 고개를 갸웃했고,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이걸 차긴 좀 그렇지 않니?
“착용자는 여성 한정이다. 거기에 착용자의 마력 패턴을 기억해서, 타인은 찰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다.”
“아, 아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색 배합을 생각하면 네프티 선배님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후후.”그런가?
오히려 그 녀석은 머리핀보다는 작은 이어링 같은게 커마하기 딱일 것 같은데 말이야.
음.
그건 나중에 네프티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그나저나. 참 재미있는 악세서리다.
대성공이 터졌음에도 모든 옵션이 정옵으로 붙었음에도 그 티어가 낮다.
즉 나는 나중 가면 【폭발적인 성장】 【절대 마법 방어】 【화신】등의 옵션을 붙일 수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붉은색 꽃과 푸른 보석이 깃은 이 물건.
음. 어울리는 사람이 있군.
아니 그 사람 외에는 상상을 못하겠다.
“아니. 이건 주인이 따로 있다.”
“아, 아. 그렇군요. 역시 트라이스타 선배님···.”
“아니. 아일라는 이미 목걸이가 있다.”
“그, 그러면 루디카 선배님···.”
“암살자가 화려해서 어쩌겠다는 거지?”
“······그, 그러면. 그러면요. 진짜 불가능한 말이고 외람된 상상이지만 혹시···.”
“불가능한 말도 아니고, 상상도 아니고 몽상은 더욱 아니다. 그 혹시가 맞다.”
“······아.”
“밀푀유. 이건 네가 쓰면 어울리겠군.”
그래. 이 악세서리는 말 그대로 의사를 표명하는 듯 하지 않은가.
길은 틀리지 않았다.
모든 게 어중간하지만, 그럼에도 올바르게 발전해 나아갈 수 있다.
내가 브로치를 건네려고 하자, 밀푀유는 반걸음 물러섰다.
“왜 물러나지?”
“서, 선배님의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별 대단할 거 없는 제가, 그런 걸 받아도 될까요?”
“별 대단할게 없다?”
“네, 네에. 저는 네프티 선배님처럼 방패가 되어드릴수도 없고, 루디카 선배님처럼 은밀한 기동도 못 하고, 아일라 선배님처럼 마법도 못 쓰는데···. 그런 제가 이런 보물을 받을 자격 따위···.”
“하.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욘석이. 어른 앞에서 땅을 파?
반 걸음 물러선 밀푀유에게, 나는 한 걸음 다가갔다.
“···선배님?”
“그 날. 나는 너희와 함께 이 제프린의 비경을 찾고 싶다고 했다. 기억하나?”
“네. 기억해요.”
“그리고 그 안에는 밀푀유 폰 사브레. 너도 분명 들어가 있다.”
“······.”“네가 자기 자신을 깎아 내린다는 것은, 내가 사람 보는 눈을 깎아내리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네가 싫다고 해도 ···나는 너를 동료로 삼기로 했다.
“······윽. 읏.”
“받아라. 이건 네 거다.”
나는, 이영진은
2만 시간의 플레이동안, 단 한 번도 동료를 버린 적이 없다.
죽게 내버려 둔 적이 없다.
그만큼 독종이거든, 순순히 받는 게 좋을거다. 욘석아.
“저, 저 그럼 선배님! 무, 무례하지만 한 가지 더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무례한 부탁인데···.”
“허락하마. 동료지 않은가.”
“······선배님께서, 직접 달아주세요.”
뭐.
그 정도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