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265)
264. STAND BY READY
성천화가 쓰는 삼원권은 성장의 여지에 따라 1티어. 그것도 최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원이란 현실의 동아시아에서 하늘을 보고 추측한 하늘의 흐름이며, 정수다.
제일 밖에 있는 것이 바로 천시. 하늘의 시장을 뜻하며, 하늘에 사는 평민들이 노니는 시장이라는 이름이다. 그리고 지금의 성천화가 쓰는 삼원권의 천시권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그 위로 태미권 자미권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
물론 천시는 강해봐야 7T에 위치한다. 허나 콤보를 넣을수록 딜량이 늘어가는 연계형 권술이 삼원권의 특성상 최종연환격이라고 불리는 ···그러니까 리듬게임으로 치면 피버 타임의 딜량은 어마어마하다.
뭐라고 해야할까···. 혼자서 팰 수 있으면 참 강한 스킬이다. 벽 보고 때릴 수 있으면 이만한게 없다.
하지만 반격 안하는 몬스터는 없고, 상태이상 안 거는 보스는 없으니, 삼원권은 아무리 키워도 결국 훈련장 허수아비 패면서 딜 체크하는 스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방패술을 중심으로 우직하게 버티는 네프티와는 상성이 안 좋다.
뭐. 강화한 합금 방패라고 해도 버틴게 용하다고 해야지.
아마 내가 등 뒤에 없으니까 스펙이 떨어졌을거고,
카운터를 노려야지 했다가 공격을 전부 막고, 결과적으로 최종 연환격에 당했다. 라고 보면 되겠군.
허나 그 연환격 끝에 힘의 작용을 이용해 방패로 후려쳤고, 그 결과 이번에도 성천화는 맞고 날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결과 네프티의 방패도 우그러지고, 주먹만한 구멍이 났으니···.
“제······. 제 방패가···.”
네프티는 그 자리에 쪼그려앉아 울먹이며 방패를 내려봤다.
“무얼 그리 시무룩해있지? 새로운 방패를 구해준다 하지 않았나.”
“······네.”
***
네프티의 멘탈 케어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방패를 우선해야 한다.
이 녀석에게 맞을 법한 방패라.
슬슬 스토리 기점으로는 4막의 중반이다.
아이템도 슬슬 길게 보고 맞춰야 한다는 의미.
튼튼하고, 속성내성 좋고, 성장세 좋고, 중반부까지 쓸만한 방패가 있을까.
“림드의 마도장갑. 피에론의 성채. 위그드라실의 성역···.”
하나같이 괜찮은 방패들이다. 마법방어. 물리방어. 그 외의 축복이나 저주를 막아주는 방패.
하지만 지금 구하기엔 동시에 무리수가 있다.
내 체력이 15만 되었어도 백스탭 평캔 무적판정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하나는 구해왔을텐데 아쉬운 일이다.
거기에 ···사실 저건 이 게임의 성향에 걸맞게 한 점에 집중된 방패다. 마도장갑은 마방만 높고 성채는 물방만 높고, 어차피 방패라는게 스위칭하면서 들고다니는 거니까.
그러고보니 게임에서는 인벤토리 무게로 퉁쳤는데, 방패를 여러개 들고 스위칭이 되나.
그 부분을 네프티에게 물으니.
‘네프티.’
‘···네. 선배님.’
‘방패를 여러개 들고다니면서, 전장에 맞게끔 전환하면서 싸울 수 있겠나?’
‘······저, 그, 선배님이 명령하시면 최, 최선을 다 하겠는데요···. 그, 그게···. 몇개까지요?’
‘세 개 정도면 충분하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왜 사과하지?’
‘제, 제가 잘못한게 있어서 기합을 주려고 하신 거 아닌가요···?’
‘······쯧. 아니다.’
‘그, 그럼 진심으로? 그··· 그게요.’
‘······아니 됐다.’
처음으로 네프티가 진땀을 빼며 시선을 돌렸다.
그야 생각해보면 ···방패 스위칭은 말이 안되긴 하네.
그럼 어디보자.
원정지에 맞춰서 방패를 구해야 하고 ···이번에 첫 레이드의 보스로 삼은 놈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물리 방어. 속성 방어. 상태이상 저항. 마법 방어.”
음.
안 중요한 스테이터스가 없군.
그럼 이제 쓸만한 방패를 찾아 떠나야 하는데···.
“완제품 방패는 보통 던전 보상방에 있지.”
그리고 보상을 얻으려면 보스를 쓰러트려야 하니 본말전도다.
그럼 재료를 가공해서 방패를 만들면 되는데···.
“···재료는 그렇다고 쳐도.”
글래스 백작에게 부탁해서 재료를 얻어낸다고 치고, 문제는 대장장이다.
내 주위에 유능한 대장장이라고 하면 바닐라 정도가 있는데, 걔도 재능이 뛰어난거지 위대한 재료를 가공할 수 있는건 아니다.
마도금강석이나 철황석 이런거 가져다주면 울면서 살려달라고 할게 뻔하다.
그럼 태생부터 가공이 필요 없는 방패 모양으로 쓸만한 금속이 있을까.
······아.
“있긴 하군. 있긴 한데···.”
음.
그걸 내어주려나 모르겠네.
***
이 제프린에서 교수가 되고 나서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지만, 필티아 블루브리즈에게도 썩 나쁘지 않은 일은 하나 있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그래. 너희들도 맛있게 들렴.”
“네! 교수님!”
대학원생들의 각잡힌 인사를 들으며 필티아는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교수가 되고 나서 가장 괜찮다고 느낀 것. 그것은 바로 교수 전용 식당에서 나오는 식사들이다.
제프린은 기사학부. 마법학부. 그리고 교수. 전부 식당이 다르게 포진되어 있다.
그 안에서는 드물게나마 자신의 도시락을 싸 다니는 학생, 사설 식당에 다니는 학생도 있지만 품질만큼은 이 교수 식당을 따라잡기 쉽지 않으리라.
필티아는 오늘의 식단을 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기도 풍족하고 야채도 많다. 소스도 나쁘지 않다.
물론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는 동생의 요리만은 못하지만, 돈이 부족한 것 또한 아니지만 공짜라는 사실은 대부분 용서하게 해준다.
애당초 탐욕의 종족인 드래곤인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
뷔페형 식당에서 자신 몫의 식사를 덜어 창가 자리에 앉은 필티아.
처음에는 자신의 역사를 보고 어떻게든 연줄을 대려는 늙은 교수.
그도 아니면 자신을 잘 모른 채로 외모만 보고 말 걸어온 젊은 교수.
하물며 신참 대학원생인줄 안 대학원생들까지 난리도 아니었다.
허나 그녀는 드래곤이고, 무려 하르크 폰 로엔그린의 수양딸이며, 이 제국의 역사에 있어서 ···단언컨데 그녀보다 역사적인 존재는 없다. 결국 모두가 그녀 곁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필티아 블루브리즈는 그것을 실로 당연하다 생각했다. 건방지게 감히 누가 드래곤의 곁에 함부로 오는가. 아주 작은 공포심을 피워오르게 하는 것 만으로도 날파리를 쳐내듯 가벼이 쳐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느긋한 점심시간이 좋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이 고독은 꽤 마음에 들었다.
어느 정도로 좋냐면, 동생과 ···동생들과 함께 있는 시간 다음으로 좋았다.
허나, 그 날은 방해꾼이 있었다.
“앞에 자리 비었으면 앉아도 되겠나?”
“무례하구나 거절하겠어.”
이런 멍청이가 아직도 남아있을 줄이야.
시야에 담을 가치도 없다. 적어도 자신의 남동생이 아니라면 ···이런 고독에 합석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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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식사에 집중하며 눈 앞에 있는 방해꾼을 보지도 않고 슥 치워내려 했다.
시야에 담을 가치도 없다. 적어도 자신의 남동생이 아니라면 ···이런 고독에 합석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흠···.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나중에 찾아오도록 하겠다.”
“···찾아오지 말렴. 나는 식사중인게 안 보이니?”
“······매정하군. 그 정도로 사이가 나쁘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만. 눈도 마주치지 않다니 말이야.”
···끈질기네. 누구지? 자신과 아는 사이인가?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살펴보니.
“······동생?”
“음. 다음번에 다시 찾아오도록 ···아니 찾아오지 말라고 했나. 이것 참. 곤란하게 되었군.”
“아, 아냐. 누, 누나는 동생인지 모, 몰랐단다 자, 자 앉아.”
“아니 내가 불편하다면 괜찮다.”
“아냐. 자 앞에 앉을래? 아, 아니다. 자 누나 옆에 자리 비니까. 여기 앉으렴. 자!”
“······뭐. 그러도록 하지.”
***
음.
아무래도 오늘은 필티아의 기분이 영 안 좋은 듯 하다.
무슨 일 있었나 싶지만, 그걸 물어봐선 안 될 정도로 기분이 안 좋은 날인가.
내 얼굴을 보더니 그제야 괜찮다며 강제로 옆에 앉게 했지만, 묘한 정적이 흘렀다.
“미안···. 누나는 정말 동생인지 몰랐단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기분이 안 좋은 필티아에게 뜯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미안. 정말 누나가 몰랐어. 사죄의 의미로 누나가 동생이 바라는 건 뭐든 하나 해줄게.”
“······호오. 그 말을 지킬 수 있겠나?”
“···응?”
“뭐든 하나라 했다. 뭐든 하나···. 그 말의 무게를 아나? 내가 무엇을 요구할지 알고 있나?”
“······뭐, 뭘 요구할거니?”
필티아는 묘하게 거리를 살짝 벌리며, 이쪽을 바라봤다.
“어떻게 보면 누나의 수치일수도 있겠군.”
“···그, 그런걸 벌써!?”
“뭐든 주겠다고 한 건 누나 아닌가. 드래곤의 말을 어찌 용언이라 하겠나. 그 무게를 감당해야지.”
필티아는 나를 빤히 보고, 한숨을 들이쉬고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단다. 누나도 드래곤이니 내뱉은 말에는 책임을 질 생각이란다.”
“좋다. 그렇다면 요구하도록 하지.”
그래. 내가 지금부터 요구하려는 것을 듣고, 필티아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정말, 그걸 바라니?”
“음.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이니 말이다.”
“······.”
필티아는 결국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단다. 방과 후에···. 누나의 둥지로 오렴.”
“음.”
***
그렇게 필티아의 둥지로 갔다.
향한 곳은 ···창고라기 보다는 개인실. 필티아의 수 없이 많은 방 중 하나로 보이는 장소.
그 곳에서, 필티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여전히 의심 어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정말 그걸 원하냐는 듯 한 말.
“···정말, 그걸 바라니?”
“······.”
“후우. 알겠단다. ···저, 정말 부끄러운걸 달라고 하는구나···.”
그리 말하며 방 구석까지 간 필티아는, 이내 포기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자!”
나는 그것을 손에 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유아기)의 비늘】
【6T】
【이제 갓 브레스를 뿜을 수 있게 된 어린 드래곤의 비늘입니다.】
“잘 받았다.”
“···으아, 지, 진짜 부끄럽구나. 그게···. 그게 대체 왜 필요한거니? 진짜, 진짜 부끄러운거거든. 누나에겐?”
“그리고 부끄러운가?”
“가장 약했던 시절의 잔향이잖니!”
“······.”
그리 말한다고 해서 알아 듣겠나.
약한 것은 수치. 그래서 부끄러운 건가?
드래곤의 감성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걸 어디에 쓰려고 하니?”
어디라니.
그야.
“방패로 쓸 생각이다.”
“···방패?”
“음. 내 로열 가드의 방패가 부서져서 말이지.”
나는 그렇게 이 비늘을 어디에 쓸 것인지 말했다.
앞으로 원정을 간다는 것. 거기에 우리 탱커의 방패가 약하기 그지 없다는 것.
내 말에 필티아는 볼을 부풀렸다.
“그렇다면 차라리 누나의 지금 비늘을 주면 되잖니!”
“가공하기 어렵다. 그리고 비늘은 누나의 본체가 아닌가.”
“그렇지. 그런데 왜?”
“강대한 드래곤의 마력에 상시 노출되어서 좋을리가 없다. 인간형이면 제어가 가능하지만 ···괜히 용혈을 머금고 용의 무구를 쓴 이들이 광화되는게 아니지. ···그런 점에서 이 비늘은 최적 아닌가.”
“······으, 으으. 그, 그건 그런데···.”
필티아는 눈물을 그렁거리다 이내 내 쪽으로 비늘을 내밀다 못해 꾸욱 밀었다
“···주는 건가?”
“야, 약속이니까···.”
“음. 감사히 받지. 장담하마 이 비늘은 ···언젠가 누나에게 큰 도움이 될 초석이다.”
“···무슨 소리니?”
“이 비늘을 방패로 쓴 우리 탱커가 점차 강해지면 ···언젠가 마계의 문을 완전히 닫을 때 선봉장에 서지 않겠나.”
내 말에 필티아는 눈을 깜빡거리다가, 붉어진 얼굴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 잊고 있었구나?”
“어찌 잊겠나.”
“···말해두지만 마계의 문은 위험하단다?”
“알고 있다.”
어찌 그걸 모를까.
울프람이 아니라 이영진.
그것도 최종 테크를 탄 켈터스를 플레이 하는 이영진도 정식 공략법으로는 한 걸음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필드다.
“그걸 우리끼리 도전하다니 ···지금 들어가봐야 목숨을 버리는 꼴이다.”
“···그렇지?”
“그러니 차근차근 걸어서,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반드시 마계의 문 앞에 도달하도록 하지. 약속하마. 용언이 무겁다면, 황손의 말 또한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
“······.”
“쓸모 없는 걱정이랑 말고 기다리고 있도록. 반드시 누나를 이 곳에서 꺼내주지.”
“정말. 그러면 누나가 할 말이 없잖니. 자 가져가렴.”
“······음. 감사히 받도록 하지. ···헌데.”
“또 뭐가 있니?”
“이 비늘에 ···손잡이를 달아주지 않겠나? 방패로 써야 하니 말이다.”
“동생!?”
아니 기왕 주는거,
애프터 서비스좀 해주면 안 될까.
***
아무튼 그렇게 필티아에게 드래곤 스케일 실드를 받아내고, 편의점으로 돌아와 손으로 세었다.
아일라와 이브의 각성은 타이밍이 맞지 않으니까. 이 이상의 강화는 없다고 치자.
밀푀유는 티어템을 몇개 더 갖추면 바로 실전에서 쓸 수 있다.
루디카는 언제나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다. 항상 그렇듯.
네프티는 이로서 완전한 속성 저항력과 훌륭한 물리, 마법 저항력을 가진 방패를 손에 넣게 되었다.
탱커. 서브 딜러. 중거리 메이지. 원거리 메이지.
그리고 버프형 오더까지.
겨우, 전원이 구색을 갖췄다.
“···이제. 슬슬 움직여야겠군.”
D/Z SAGA의 진면목.
레이드를 시작할 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