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302)
301화 짜고 달고 기름진 것
우선 판매 물품을 정한 후. 어떤 판매전략을 세울지. 그 다음 홍보는 어떻게 할지.
일반인 대상으로 파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귀족들이나 각 상회와는 어떤 식으로 연계를 취할지.
생각해야 할 일은 한 두개가 아니었고, 그에 따라 우리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간이 찾아왔다.
각자 맡은바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기로 했고, 적은 인원임에도, 그 훌륭한 재능을 살려, 소수정예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다.
이 안에서도, 당장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두 사람은 내 감독 하에 철저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실피아. 그런 움직임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모르겠나. 아직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윽”
실피아 에버그린 그로브.
숙명의 라이벌. 이졸데 크루엘과의 마지막 대련을 앞에 둔 그녀는, 나, 그리고 루디카와 함께 필사적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루디카. 피곤하진 않은가? 괜한 일에 말려들게 한거 아닌가 싶군.”
“아니. 괜찮다. 이 정도는 루디카도 꽤 즐겁다.”
“그렇다면 다행이다만.”
“거기에 실피아 선배는 함께 그 골렘을 쓰러트린 사이 아닌가. 루디카는 즐겁기 그지 없다만… 문제는 실피아 선배의 체력 아닌가 싶다.”
루디카는 그리 말하며 단검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실피아는 이를 악 물고, 다시 검을 정자세로 들었다.
“아직 괜찮다. 아직 할 수 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오도록.”
“알겠다!”
“그러니까 기합성을 넣지 마라. 너는 그 전투에 한해서 기사가 아니라 암살자의 전투를 해야 한다. 아직도 모르겠나!”
“……알겠다.”
후우.
얘네는 일단 이정도로 한다고 치고…. 다른 녀석들은 잘 하고 있을런지 모르겠네.
* * *
이브 폰 로엔그린은 울프람의 신청서를 받아들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점포는 세 개 다 할 생각이네요. 일손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딱히 울프람의 편의점이 잘 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울프람의 파티는 리더를 제외하면 다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보니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울프람이 내민 출품서를 분석하고 고려한 결과, 머리를 짚을 수 밖에 없었다.
“2호점이라면 지금의 인원으로도 층분히 돌아갔겠지만…. 아무리 유능하다고 해도 숫자가 부족해요.”
그렇다.
소수정예라는 것은, 결국 반드시 숫자가 필요한 일을 할 때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을 만난다는 것과 동일.
그 점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파티원을 믿은 것인지.
“제가 돕는다면….”
아니. 울프람은 자신에게 노점 일을 도우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그의 지시를 따를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 해도….
“어떻게 할까요.”
“…이, 이브 회장님.”
그리 생각하며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며 고민에 빠진 이브는, 이내 눈 앞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머…. 기사학부의 코튼 양이었죠?”
“저, 저를 기억하시나요?”
“물론이죠. 학생회 멤버들은 전원 기억하고 있답니다.”
“…여, 영광입니다.”
“그래서 코튼 양. 무슨 일이죠?”
“저……다른게 아니라, 이번 대축제에서 학생회 소속은……겸직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죠?”
“물론이죠. 본인이 출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생회의 업무와 겸할 수 있답니다. 학생회는 구속용 도구가 아니에요.”
“그, 그럼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겸직허가 신청서인데요.”
“……후후. 그럼 어디 볼까요? ……어머.”
코튼이 내민 신청서를 받아들고, 이브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안 될까요?”
“아뇨. 안 될거 없답니다. 좋아요. 코튼양이 신청한 울프람 폰 로엔그린의 점포 도움역 지원 신청서를 받았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그리 말하며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돌아갔다.
말 그대로 소원이 이루어진 어린아이 마냥 밝은 표정을 남기고 갔기에, 이브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아이는 대체 언제 꼬신거죠? 정말….”
하지만.
코튼 한 명으로는 부족하다.
울프람은 결코 감당할 수 없다.
그리 생각하며 연이어 들어온 겸직 허가서를 검토하던 도증.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1학년의 바닐라. 요거트. 어머…. 2학년의 셀레이나도 겸직 허가 신청서를? 그 뿐만이 아니네요. 남부 출신 학생들에…. 아니, ………필티아 언니까지?”
정말.
언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낸건지.
이브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면서도, 동시에 입가에 작은 미소를 피워 올렸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미소였다.
* * *
제프린 대축제. 신화제.
일 년에 한 번.
가을에 열리는 축제로서 제프린 십만 모두의 축제다.
외부 손님들도 자유로이 출입이 가능하며, 이때는 초대 황제가 제프린 거주구에 걸었던 수호 결계가 최대치로 작동하여 내부에서는 지정된 장소 이외의 마법 사용이 금지된다.
거기에 워프 포털도 열려서, 기존에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의 만남이나 각 가문들의 화합, 친목의 장이 되기도 한다.
즉. 말 그대로 ‘어느정도 이상’ 선택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
겉으로는 학생들만의 축제.
뒤로는 수 없이 많은 사업이 검토되거나 계략이 오가는 등. 숨쉴 수 없는 정치나 상업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기존 십만. 현재 수십만의 인파 앞에 우뚝 선 소녀는, 현 학생회장 이브 폰 로엔그린.
그녀는 단상 앞에 서서, 마법 확성기로 모두의 귀에 똑똑히 들릴 만한 크기로,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누구나가 알고 있는 자신을 넘어서서.
누구나가 어림 짐작만 했던 포부를 입에 담았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준 수 십 만의 학생.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로엔그린 황실의 정당한 황위 계승 후보이자, 현 제프린의 학생회장. 이브 폰 로엔그린입니다.”
그 말에, 모두가 숨을 죽였고, 오직 울프람을 위시한 몇 명……그러니까 이브 폰 로엔그린의 야심을 알고 있던 사람만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수십만에게, 자신이 황위에 뜻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거 참.
저지를 때는 화끈하게 저지르는군 그래.
누가 이브 아니랄까봐.
객석에는 없지만, 이브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리는 자리에서 어깨를 으쓱한 울프람.
자. 여기까지만 하면 헛소리지만……너는 여기서 끝이 아니지.
그리고 수십만 중 오직 그만이……이브가 이 다음에 할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여기까지만 하면 그저 어린 소녀의 허언이며 객쩍은 야심으로 끝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브는 실력 행사를 했다.
자신의 야심이, 허언이 아니라는 듯.
“이번 신화제의 테마는 빛입니다.”
백주대낮임에도 태양이 환히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건 제가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는 작은 재주입니다. 눈이 즐거우셨으면 좋겠네요.”
그리 말하며 이브는 손을 들어 하늘을 향했고, 터질 것 같은 빛이 손 끝에서부터 타고 올라가 하늘을 수놓았다.
펑! 퍼펑! 퍼어엉!
공간 전체를 지배하는 듯 한, 빛의 폭사.
그리고 이어지는 빛의 비.
수 십 만 명이 너나 할 것 없이 빤히 하늘을 올려봤다.
마력에 조예가 있는 이들은 소름 돋는 팔을 억지로 가라앉혀야 했고, 마력이 없는 이라고 하더라도, 이 대마법이 가져다 준 시각적 효과에 감탄했다.
얼마나 많은 마력이 있어야, 이런 기교가 가능한가.
그리고, 동시에 느꼈다.
만일 저 마력의 폭발이 공격 마법이라면, 혹은 치유 마법이라면.
이브 폰 로엔그린이라는 인물은 그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큰 중간계의 축복인가.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이제 이브 폰 로엔그린을 빼놓고 이 제국의 미래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저 마법에 사로잡혔다.
“제 300회 빛의 신화제 개막을 선언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환호했다.
축제의 개막과 동시에 이 대륙에 새로운 희망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음에 열광했다.
* * *
선수 대기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나는 방금 이브가 저지른 만행을 보며 절로 나오는 한숨을 감추느라 애써야 했다.
“이브님도 무리하시는군 아직 저 정도의 마력을 투사하실 정도의 힘은 없으실텐데.”
“……너도 알고 있었나.”
“물론이다. 나는 그 분의 신하니 말이다.”
실피아마저 그렇게 말 할 정도로, 방금 전 이브의 마법은 한도를 넘은 것이다.
고작 잠시간의 브라이트 레인으로도 허덕이는 녀석이, 마력을 폭발시켜 폭죽을 만들고, 그걸 비로 내리게 한다?
지금의 마력 운용으로는 택도 없다.
“녀석. 저거 하고서 뒤에서는 쓰러져 있겠군.”
“후우. 당장이라도 가서 부축해드리고 싶을 정도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내 눈 앞에 있는 녀석 실피아 에버그린 그로브는 이 자리를 벗어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브가 단상에서 내려가고, 무대 준비가 끝나면……바로 실피아가 등장할 차례기 때문이다.
졸업 예정자 겸. 학년 수석과 차석이 벌이는 개막전.
그 장절한 전투로 저 수십만의 참가객들에게 제프린의 멋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녀의 의무니까.
하지만……그 이상으로 실피아 에버그린 그로브에게 이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싸움이었다.
졸업 전 이졸데 크루엘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 말이다.
“……너는 안 가도 되나? 점포를 3개나 돌려야 하니 이 곳에 있을 여유는 없을텐데.”
“그야. 여유는 없다.”
“……그럼 가는 게 맞지 않나?”
그러게.
그게 맞는데.
“친구의 학창시절 마지막 싸움을, 출전 직전까지 격려 할 정도의 여유는 된다.”
“……하. 이것 참.”
내 말에 실피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친구라는 말이 웃긴 건지. 그도 아니면 뻔뻔한 내 말이 웃긴 건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두 가지 전부 진심이었다.
“손이 떨리고 있군. 두렵나?”
“두렵다.”
“그런가.”
“그러니 울프람. 손을 잡아줄 수 있겠나?”
“…….”
“아니. 아니다. 파렴치한 부탁….”
뭐 그게 대수라고.
나는 잠시 실피아의 손을 붙잡았고,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바라봤다.
“조금 진정이 되나?”
“……아니. 더 안될지도 모르겠군.”
뭐?
어째서?
“그런 표정 짓지 마라…. 하. 하하……아하하!”
내가 갸웃하자 실피아는 뭐가 그리 웃긴지 한참을 웃었다.
결국 긴장이 풀린 것인지, 얼마 후 실피아의 손떨림은 멈춰 있었다.
[잠시후 개막전으로 현 기사학부 4학년 수석과 차석. 이졸데 크루엘과 실피아 에버그린 그로브의 대련이 있겠습니다!]사회의 음성이 대기실까지 울리고, 실피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피아.”
“뭐지. 슬슬 움직여야 한다만.”
“너는 이길수 있다.”
“격려 고맙다.”
“아니. 격려가 아니다. 냉정한 분석이다.”
“…….”
“너는 내가 인정한 파티원이다.”
“그게 냉정한 분석인가? 사심이 잔뜩 들어가지 않았나.”
“흥.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내 파티가 현 시점에서 제프린 최강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그러니……너는 질 수 없다. 알겠나.”
내 말에 실피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다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 한 번 웃고 걸어 나갔다.
눈의 착각이 아니라면, 그 발걸음에 이제 망설임은 없어 보였다.
* * *
아무튼, 실피아를 그렇게 보내놓고 나는 잽싸게 1 호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곳에는 나를 지원해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서 있었다.
“울프람. 준비는 끝났어요.”
“고맙다 아일라……그리고.”
“선배님 준비 끝났습니다!”
“코튼. 지원 고맙다. 다른 이들에게도 감사인사를 표하지.”
“저희 기사학부생은 학생회 멤버라고 해도 가난하니까, 나중에 시급 잘 쳐주셔야 해요?”
“물론이다.”
“아! 그리고 나중에 우리 귀여운 코튼이랑 식사도 해주세요!”
“자, 잠깐만…!”
“어렵지 않은 일이다.”
코튼과 그녀의 친구들은 마치 1 학기 초의 네프티를 보는 것 마냥 이쪽을 보면서 마냥 웃고 있었다.
이 아이들의 겸직 요청서를 들었을때 감사의 마음을 금치 못했다.
덧붙여 밀푀유와 바닐라. 요거트. 루디카와 남부 출신인들은 2호점. 네프티와 필티아. 셀레이나는 3호점을 맡았다.
다들 잘 해주길 바라며.
나는 지휘봉을 들었다.
지금 당장은 가족들과의 회포를 풀고 있겠지만, 이내 출출해진 나머지 이 식당 거리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당장 식사가 아니라 요깃거리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요기는 언제나 정해져 있다.
“잘 들어라. 맛있는 것에 대한 절대적 진리를 너희에게 말해주마.”
내 말에 이들은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봤다.
“짜고. 달고. 기름지면 무조건 맛있다.”
“…네?”
“즉 밀가루에 계란과우유를 섞어 튀겨서 설탕을 입히면, 그게 바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간식이 된다.”
“어…. 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숨을 들이키고, 냉엄하게 선언했다.
“튀겨라. 빵을 튀기고, 튀기고 또 튀겨서 손님들이 방 튀기는 냄새에 혼절해 망자처럼 찾아 올 때까지 튀겨내라. 최고로 달콤한 음료와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활력이 도는 음료를 제공한다.”
그래. 고칼로리. 영양이 아니라 열량. 뇌를 터트릴 정도의 달콤한 맛.
그게 바로 편의점이 취급하는 상품들의 본질 아니겠나.
자.
오늘 온 손님들의 혈관이 살려달라고 빌 때까지 신나게 팔아보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