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40)
아일라가 섭외한 것이 네프티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애당초 아일라는 마법학부에 악역이고, 네프티는 기사학부에 ···선역.
선역?
뭐 아무튼, 잠시 생각에 잠겼으나 이내 괜찮은 조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일라는 돈이 많고, 그렇다면 네프티의 영혼까지 부려먹을 수 있을 터. 대 상인 가문인 아일라가 쓰기에는 좋은 패가 아닌가.
“음 그렇군요. 켈터스 후배님과의 일전을 하신다고요.”
“네, 네에.”
“아주 잘 찾으셨어요. 켈터스 후배님의 스테이터스와 스킬은 전부 외우고 있습니다.”
“예?”
“정확히는 기사학부에 진학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들의 스킬과 스테이터스는 외우고 있는 편이에요. 그래야 나중에 기사학부에 들어왔을 때 제대로 된 지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제프린에서 스킬과 스테이터스는 반년 주기로 검사해 대부분 오픈이 된다고 하지만, 네프티가 그걸 다 외우고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원작에서 네프티가 켈터스를 이끌어주는 좋은 선배 역할이라는 것을 감안해봤을 때. 저 정도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이제 켈터스 군의 스테이터스와 스킬 배분을 생각해서 모의 대련을 해보죠.”
“······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밀푀유의 기세 가득 담긴 대답이 편의점 안에 울린다.
그렇게 네프티와 밀푀유가 대련을 하러 편의점에서 나가고 그 뒤를 아일라가 졸래졸래 따라갔다.
나가기 전 아일라는 나를 보면서 싱긋 웃고는 엄치를 척 하고 치켜들었다.
“무슨 의도지.”
“저 귀여운 병아리를 빼앗겨도 화내지 말라는 의도에요.”
아 그러세요.
아일라는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편의점을 나갔고, 레서피를 정리하며, 믹스 위트를 발동시키고 있을 무렵. 편의점 문이 열렸다.
“울프람 있나요?”
“······없다. 적어도 남의 일을 방해하는 사람을 응대할 생각은 없다.”
“천객만래 다다익선. 접객업의 표어 아닌가요?”
“선자불래 내자불선. 울프람의 표어다.”
호적 아랫줄에 이름이 적혀있는 핏줄 공유자. 이브 폰 로엔그린의 내방이었다.
***
이브는 가게 안으로 들어와 테이블 위에 있는 간식들을 보며 눈을 빛냈다.
“울프람 이 간식의 산은···.”
“음? 아아.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서 그렇다.”
“준비? 이게 준비인가요?”
“그래. ···큰 준비지.”
그 말에 이브는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환한 미소를 짓고, 그 뒤에 은은 한 미소로 나를 마주했다.
엿 같네 진짜.
왜 쪼개고 있지.
그래서 물어봤다.
“뭘 히죽거리는 것이지.”
“아뇨 드디어 울프람도 사람이 되었군요.”
“···뭐라?”
“같지도 않은 편의점을 한다느니 매직 크래프트에 출품한다느니 헛소리를 하길 래 진심으로 퇴학을 생각해봐야하나 싶었는데, 드디어 적성을 찾았군요!”
“······.”
“네. 울프람. 당신은 다른 건 몰라도 미묘하게 높은 손재주와 더불어 간식을 만드는 재주는 있으니까요. 드디어 자신의 적성을 찾고 그 길을 걸어가는 거 같아서, 울프람도 사람이구나. 그래 사람이면 저렇게 살아야지. 언제까지 말도 안되는 헛짓거리로 주변 모두한테 민폐 끼치면서 살까. 진짜 고민과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이에요.”
“······.”
“이제 아카데미를 나가서 황실로 돌아가 직속 과자 요리인이 되세요. 그러면
천국에 계신···.”
“이브.”
“···뭔가요. 사람이 오래간만에 칭찬 거리를 찾아서 칭찬 해 주려고 하는데 신통좀 깨지 마세요. 아무튼 당신도 사람답게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칭찬?
칭차아아안? 저게 칭찬?
아니 지금은 그 점을 따지기 전에 해야 오해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헛소리 하지 마라. 이브. 나는 아카데미를 나갈 생각도 없고, 파티시에로 취직할 생각도 없다. 그리고 매직 크래프트 대회는 나간다.”
“···네?”
“지금 네 눈 앞에 있는 디저트의 산이 바로, 매직크래프트에 나갈 마법 도구다.”
“······드디어 돌아버린건가요?”
말 하는 꼬라지 봐 진짜. 다정하게 울먹이면서 그러기 있기냐?
***
이브와 이 이상 말로 떠드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입을 막을 겸 해서 만들던 디저트 하나를 넘겨줬다.
“이런 뇌물을···.”
“그 입 다물고 먹거나, 아니면 나가라.”
“냠.”
이브는 그 자리에서 포크로 케이크를 집어 먹고는, 잠시 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이거.”
“버프형 간···. 아니 매지컬 스위트다.”
“귀여운 이름이네요. 아니 그게 아니고, 이거 ···강화 효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저항계열···. 아니야. 즉발형이야. 그러니까···. 추측하자면 ···모든 화염마법에 대한 감지 강화?”
이브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직후 과자에 무슨 마법이 걸려있는지 확실하게 알아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잘 아는군. 그게 바로 매지컬 스위트. 먹는 이로 하여금 이로운 마법 효과를 얻게 하는 보조 음식이다.”
“그렇다면 설마 이게···.”
“그래. 내가 매직 크래프트에 출품할 물건이지.”
이브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오른손을 옆으로 슥 뻗었다.
“【백광:결계:단절】”
차폐 결계?
어째서?
의아한 눈으로 이브를 보자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내가 만든 과자와 나를 번갈아 노려봤다.
“울프람. 이거 정말, 당신의 손으로 만든건가요?”
“그렇다. 매지컬 파티시에라는 스킬을 손에 넣어서 말이지.”
“어떤 전장에서든 먹는 순간 즉발형 효과를 가져다주는 간식을 만들었다는 거죠?”
“그래.”
“그 효과는 몇 티어까지에요? 9티어가 끝인가요?”
“아니. 현재로서는 8티어 상위까지다.”
그 말에 인상을 더 찌푸린다.
갑자기 왜 그러지
존나 무섭게.
“그래서 이걸 매직 크래프트에 출품하겠다는 건가요?”
“그래.”
그 말에 이브는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울프람. 학생회장으로서 권고입니다. 아뇨 경고라고 하죠. 그만두세요.”
“···뭐라?”
“이걸 출품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니 이건···. 하. 왜 하필 지금? 아니, 그래요. 꼭 하고 싶다면 저의 성장세를 생각하면 내년···. 쯧. 아냐. 그것도 위험해. 아무튼 그만두세요.”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당신 자칫 잘못하면 죽어요?”
“뭐?”
내 되물음에 이브는 한숨을 내쉬었다.
“울프람. 제프린의 총원이 십만이라는 사실은 알죠?”
“그야 당연히 알고 있지.”
“그중 일 학년에 입학해서 사 학 년 까지 무사히 졸업하는 게 많을 때는 칠할 남짓이라는 사실도 알죠?”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물건이 시장에 돌면 꽤 피곤해질 거에요.”
“흠.”
“단적으로 말해서, 이 버프가 있으면, 시험 결과가 바뀌어요. 탈락해야 할 이가 살아남고, 살아남아야 할 이가 탈락당하고 ···물론 아티팩트는 모두가 공공연하게 취급하지만, 이건 그 취급이 금지된 시험마저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어요.”
“즉 부정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건가?”
“아뇨? 모두가 부정을 저지르려고 할 거에요. 십만 명에게 목숨이 노려지다 못해 8구역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어요?”
와 그건 진짜 쫄리게 무서운데.
그런데 전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 에너지 드링크 건.
분명 함부로 풀지 말라고 했었지.
“제가 완벽하게 아카데미를 장악해서 전권을 휘두르려면 앞으로 2년 정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 때라면 저도 공개하는 걸 말리지 않을게요. 하지만 ···지금 이걸 대중 앞에 공개하는 건 너무 부담이 커요.”
“······.”
“그때 제가 물량을 조절하고 판매 루트를 정해드릴 테니까. 차라리 그때 가서 판매하세요. 울프람.”
이브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걸 공개하는 것은 내 생명이 위험하다. 라는 의미인가.
“하지만···.”
내가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결계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뇨. 그럴 걱정 할 거 없답니다. 울프람은 안전해요.”
그리고는, 스킬을 영창하는 소리가 뒤이었다.
“【흑수정:단발:최강화:파괴】”
평소보다 하나 더 많은 효과의 흑수정은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이브가 만들어놓은 결계에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
파앗.
3소절로 만들어진 마력 22의 결계는, 4소절의 흑수정의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고, 부서진 결계 안으로, 또각. 하고 발걸음 소리를 내며 아일라가 걸어 들어왔다.
“병아리와 네프티가 훈련에 집중하길래 울프람의 모습을 보러 왔더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네요.”
“···아일라 트라이스타. 지금은 울프람 폰 로엔그린의 거취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나중에 대화를 나누도록 하죠.”
“그건 곤란해요.”
“······뭐라고요?”
“울프람의 저 스위트들의 유통과 판권은 저 아일라 트라이스타가 우선 교섭권을 가졌거든요.”
음.
생각해보면 그렇긴 하다.
마나포션 네 박스로 그걸 거래했지.
아일라의 말에 이브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손으로 쓸고는 한숨으로 답했다.
“아일라 트라이스타. 당신의 상재(商材)가 뛰어나서 좋은 물건을 우선 독점하는 건 알겠는데. 이건 진짜 위험해요.”
“괜찮아요. 울프람은 앞으로 더 위험한 걸 잔뜩 만들어낼 거고, 그리고 ···그 울프람은 제가 지킬거니까요. 저라고 이 위험성을 모를 거 같나요?”
“알면서도 팔겠다고요?”
“네. 뭣하면 제가 화살받이를 하면 그만이랍니다.”
“뭐라고요?”
“보세요. 울프람이 이런 걸 만들 수 있다고 믿는 학생이 많겠어요. 아니면 제가 울프람을 바지사장으로 두고 만들어서 판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겠어요?”
그 말에 이브는 설득당해서 나를 쓱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울프람이 이걸 만들었다고 누가 믿겠어. 마력치 3이라는 건 제프린 십만 명
이 다 아는데.”
그러지 마라. 상처 받는다 진짜. 그리고 이거 재주 스킬이거든? 팍 씨.
“그러니까 회장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진짜! 마음대로 해요 그럼!”
이브가 성을 낸다.
그러니까, 정리해보자.
이 디저트는 진짜 완전 위험한 녀석이고, 내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브는 이걸 유통하려면 자기가 제프린 내의 권력이 더욱 더 강해질때 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아일라는, 전부 염두에 두고도 자신이 먼저 점찍었으니 건드리지 말라고 했고.
그러니까. 즉.
“···이브.”
“뭔데요!”
“걱정해줘서 고맙다.”
“···누, 누가요? 누가 걱정을? 내가? 울프람으, 을? 하? 하하? 누, 내? 걱? 하! 웃기지도 않 않는, 않···!! 이이익!! 진짜아아!!”
그리 말하며 이브는 편의점 밖으로 달려 나갔다.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브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느꼈고 순수하게 감사인사를 한 것뿐인데
저렇게 화낼 거 까진 없지 않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