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416)
415. 종말의 카운트다운
아일라 트라이스타의 태생은 서부다.
고위 귀족이라고는 하지만 그거야 영토가 지나치게 넓고, 제국 전체에 광물을 공급한다. 라는 엄청난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이지 서부가 그렇게 발전이 되어 있냐 물으면. 글쎄.
즉 고급 문화나 아일라가 흔히 말하는 ‘더럽게 재미없는 제국식 테이블 매너’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물론 아일라는 스스로 그 테이블 매너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자신하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그건 글래스 백작과 백작 부인의 피나는 교육 덕분이지, 본류를 따지면 천방지축에 가깝다.
그야 철도 들지 않던 어린 시절.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다며 광산 개발에 참여, 흑수정을 이용해 갱도를 파고 고위 광물을 찾아내 가문에 팔아버린다. 라는 것은 아일라급의 인간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서부의 삶은 험난하고 강렬해야 한다.
당장 갱도가 무너졌을 때, 그 안에 인부가 갇혔을 때 백성들은 트라이스타를 의지한다.
흑수정 마법이라면 산을 들어낼 수 있고, 사람을 구할 수 있다. 우리가 무너진 갱도에 갇혔다 해도 영주님은 반드시 구하러 온다. 그 믿음이 있기에 오늘도 인부들은 광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어린 아일라도 몇 번이나 그런 훈련에 참여하고, 실제로 몇 번이고 사람을 구해보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서부는 언제나 중앙에서 견제하려고 하고, 기를 죽여놓으려고 하는 가문이다.
그야 그 광활한 대지를 생각하면 당연하다. 조금이라도 계급이 높아지만 당연히 트라이스타에 붙으려는 사람이 생길거고, 십이장로는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즉. 트라이스타는 정치적으로는 불안하며, 철저한 아웃사이더다.
때문에 서부의 트라이스타는 능숙한 임기응변. 과감한 행동력. 실패하지 않는 계산을 요구받는다.
아일라는 본질은 바보처럼 보여도 자신의 패를 전부 계산하고 있으며, 승산이 있을 때만 승부에 나서는 타입이다.
“울프람! 따냈어요! 이브가 사인해줬어요!”
“그런가.”
놀이공원을 학습원으로 개조한다는 방침.
처음에 강하게 치고 회유하는 방식.
실물을 보게 해주고 빠져들게 만드는 방식.
“자아. 이제 십 만의 제프린 학생들은 이 마법 8학구를 놀이공원의 시초라 생각하겠죠. 주변 왕국. 제국 중앙 귀족까지 이 제프린에 오는 모든 이들은 졸업 이후 놀이공원을 그리워 할 거에요!”
“그런가.”
“네에. 자. 그리고 모두 모이겠죠. 그 모두를 수용할 곳은 오직 제국 서부의 놀이공원 아일라 랜드. 통칭 아일랜드뿐! 아아! 이제 시대는 중앙에서 서부로 옮겨오는거에요! 실로 반역적!”
“그런가. 그런가.”
“네에! 네에!”
몇 번 아일라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실로 훌륭한 계산과 판단 아닌가.
실로 오래간만에, 악역 시절의 아일라의 편린을 본 것 같다.
그러고보면, 당시 작중에서 아일라는 제프린을 엎어버릴 힘이 있었냐 라고 물으면···.
없지는 않았을 거 같다.
켈터스만 아니었어도 어느정도 할 수 있었겠지.
물론 제프린에는 루디카 교수님도 계시고 하니 결국 그 끝은 끔살이었을거다.
아니다. 루디카도 잡을 수 있었으려나.
그야.
“아일라.”
“네?”
“혹시 저주에 대해 알고있는게 있나?”
“없는데요?”
고개를 갸웃하는 아일라.
그 때의 아일라는, 분명 저주를 썼다.
검은 깃발의 힘을 빌렸으며, 스스로의 군세를 키웠다.
대체 어디서, 검은깃발과 인연이 생긴 걸까.
“아일라. 모르는 사람이 과자준다고 따라오라고 해도 따라가선 안 된다. 알겠나?”
“과자는 울프람이 주는게 제일 맛있는데요?”
그래.
착한아이네.
***
아무튼 이브는 스피카를 불러서 땅 고르기와 다지기에 들어가기로 했다.
저기서 골렘이 우드득 하고 나무를 뽑아내고 바위를 흡수하고 아무튼 지반공사부터 난리가 났다.
“동생 안녕. 아침부터 소란스럽구나.”
“저게 들리나?”
“누나는 드래곤이니까 귀도 좋단다?”
드래곤이 귀가 좋은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거지.
“오늘은 첫 강의날인데 애들도 참 기운도 좋지.”
“그러게나 말이다.”
“으음. 그럼 ···동생 나중에 또 봐.”
그리 말하며 스피카가 지은 편의점 앞 기숙사에서 휘청거리면서 나온 필티아는 그대로 휙 하고 아카데미 쪽으로 날아갔다.
비행 마법을 쓰다가 그대로 넘어지면 비행 교통 사고인가. 플라잉 교통 경찰이 필요하겠군.
그런 쓰잘데기라고는 없는 생각을 정리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른 강의는 웬만하면 빼먹을 생각이지만 ···오늘 강의는 빼먹기 애매하다.
그야 필티아의 마법강의 첫 날이니까.
“아일라. 스피카. 늦으면 필티아가 화낼테니 적당히 하고 오도록.”
그렇게 두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들을 건 들어야지.
***
마법 제1학부로 향하던 중 나는 파티원들과 마주했다.
“앗! 선배님! 오래간만입니다! 격조하셨습니다!”
“음. 격조의 사용법이 이상하구나, 다시 사전을 꼼꼼히 읽어보도록.”
“앗! 네!”
네프티는 헤헤 웃으며 내 바로 옆에 붙었고 걷다보니 하나 둘 파티원이 모여들었다.
“···울프람. 오래간만이구나.”
“루디카. 꽤 피곤해보인다만.”
“으음. 새벽까지 벌레들을 짓밟고 오느라 조금 피곤하구나.”
“그것 참. 고생이 많구나.”
“마족 소환술을 쓰려는 흑마술사들은 당장이라도 찢어 죽여 놔야하니 말이다.”
“······그런가”
루디카는 내 쪽을 향해 비틀거렸고, 아앗! 선배님! 이라는 소리가 들리며 옆에서 네프티가 슬쩍 루디카를 잡아채서 부축했다.
“칫. ······네프티.”
“아하하 ···안 된다구요? 정당하게 가자구요.”
두 사람이 살짝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 다음에는 눈 아래가 퀭한 레지나가 합류했다. 얘는 진짜 시체네.
“마셔라. 힘을 얻어라.”
“···감사합니다.”
물약 제작을 하다 나온 퍼센티지 회복 포션을 몇개 던져주고, 등 뒤에서 아앗 힘이, 힘이 넘쳐흘러요! 같은 소리를 하던 레지나를 무시하고, 밀푀유도 합류했다.
“후후. 좋은아침이에요. 선배님.”
“음. 좋은 아침이구나.”
저 뒤에서 아일라와 스피카가 달려오는 소리를 듣고 끝으로 이브와 만났다.
평범하게 아침 인사를 나누려는 그 순간.
“울프람. 끝나고 잠시 얼굴 좀 비춰요. 진지한 이야기가 있어요.”
“뭐지?”
울프람은 바빠서 싫은데.
“···보라색 마녀의 이야기에요.”
음.
그건 참여할 수 밖에 없군.
***
하여. 그렇게 전원이 모여 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필티아의 강의는 학부 관계없는 추천형 특수 강의. 심지어 전공 학점으로 인정해준다는 말도 안되는 혜택을 받고 있다.
뭐. 혜택 안줄거면 어쩔건데. 꼬우면 라이트닝 브레스를 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강의실에 앉았고, 모두가 강단 앞을 보는 와중 필티아가 들어왔다.
“여러분들에게 마법에 대해 강의할 필티아 블루브리즈입니다. 종족은 블루 드래곤. 팔른 산맥 태생이고 나이는 올해로 삼백 조금 넘었네요. 전공은 마법. 전 속성입니다. 잘 부탁해요.”
그리 말하고 필티아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와아···.”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중에서도 필티아의 정체는 소문 정도로만 들은 사람이 있었기에 눈에 놀람이 가득 찬 녀석도 있었지만 전원이 박수로 환영해줬다.
“자. 그럼 오늘 강의에 앞어서 강의를 도와줄 조교를 소개할게요.”
그리 말하며 필티아는 박수를 쳤다.
필티아의 조교? 그런 애가 있었나?
얘는 친구 없는 기간 이콜 인생 전체기 때문에 그런 녀석은 없을텐데 ···누구?
필티아는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음. 왜 나를 보는거지.
“어서 나와서 자기소개 해주세요.”
“······.”
그러니까. 그 조교가 ···나?
얼떨떨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가서 의문을 던지자, 필티아가 마력으로 속삭였다.
【동생이 누나를 해방시켜주려면 저 아이들을 강하게 만들어야 하니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니?】
“······그렇게 안 해도 올해 내로 해결한다.”
【만약 못 하면 내년부터는 대학원생이 되어서 누나랑 같이 랩에서 사는거다?】
“······.”
그렇게나 무서운 협박을?
【끔찍한 협박에 심리적 공포심을 느낍니다.】
【황실 혈통 발동!】
【무효가 됩니다!】
어쩔 수 없지.
올해 내로 무조건 끝낸다.
***
그렇게 필티아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마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 개론부터 시작했다.
“간단해요. 마력이라는 무형의 원재료를 가지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빚어내는 결과물을 말하는 거에요. 어느 의미 창작과 같죠.”
그리 말하며 필티아는 손가락을 휙 하고 마력을 ‘가시화’ 시켰다.
마법사들은 와아, 하고 작게 박수쳤다.
대기중에 떠다니는 마력을 속성으로 빚은게 아니라 육안으로 눈으로 보이게 한다는 ···미쳐버린 레벨의 마법이다.
간단하게 어떤 의미냐면 사람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공기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게 했다고 보면 된다.
역시 마법의 종주 드래곤은 다르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인간들은 평생 따라잡을 수 없는 마력 장악력이다.
“이렇게 마력에 자신에게 주어진 속성을 섞으면 자신의 속성의 마법으로 만들어낼 수 있죠. 이걸 가장 기본적인 마법 상태라고 합니다.”
이윽고 마력은 형태를 바꿔서 번개줄기가 됐다.
필티아의 마력 속성 ···전기속성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마법에 부가 스펠을 거는 것으로 그 형태를 바꿔갑니다. 마법의 시작은 마력. 완성은 부가 스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건 어마어마한 연산 능력을 원하죠.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중 멍청한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그리 말하며 씩 웃은 필티아는 위력은 조금 떨어지나 동시에 다섯 속성의 마법을 사용했고 그 위에 보조 스펠을 얹었다.
“즉. 똑똑한 여러분들의 상상력이 마법의 방향을 정하게 될 거에요. 성공을 빌어요.”
필티아는 씩 웃었다.
【파티원들이 최상위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파티원 전체의 마법 이해도가 올라갑니다.】
【융합 마법. 강화 마법. 폭주 마법. 궁극 마법의 개념이 해방됩니다.】
직후 눈 앞에 펼쳐진 시스템 메세지.
그런가.
그렇게 된 것인가.
원작 기준으로는 2학년때부터 듣는 상위 강의. 최상위 강의를 몽땅 묶어서, 여기서 수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빠질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그럼 어디보자. 어떤 방법으로 마법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아이디어 있는 사람?”
“두 사람의 마력패턴을 완전히 일치시킨 상태에서 속성을 융합시키는 융합마법.”
“정답. 아주 좋은 예시예요. 하지만 ···그건 300년전에 실전된 마법인데, 동생 ···이 아니라 조교는 잘 알고 있네요?”
“음. 난해하긴 하니 말이 ···말입니다.”
“예에.실전된 것은 이유가 있지요. 전쟁이 끝났으니 사용법이 어려운 무기부터 처분했는데, 융합 마법은 그 최첨단에 섰답니다.”
그리 말하며 필티아는 융합 마법에 대해 설명해 나아갔다.
원래라면 괴짜 교수 하나가 재발굴하겠다고 난리치면서 익히는 파티 기술인데, 이렇게 익히니 개이득이다.
융합 마법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이브의 메인 속성인 빛과 아일라의 서브 속성인 불꽃을 최대한 낮은 상태에서 융합하면 광선 마법이 나가는 식이다.
아일라는 스스로 미티어를 만들어냈지만, 이건 합치면 합칠수록 말도 안 되게 강해지니까 말이야.
하나씩 해 나가자.
내 대학원 결말은 피해야지.
***
그렇게 필티아의 강의가 끝나고, 텅 빈 강의실에 남은 것은 나와 이브였다.
“단 둘이서 보자고 했으니 찾아왔다만 ···그래서 그 여자는 어디에 있지?”
“그 여자를 직접적으로 찾았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 여자가 했다는 상황증거가 있는 장소가 있는거죠.”
“···또 누구 한 명이 미쳐 날뛴 건가. 누구지?”
“당신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누구지.”
“보라색 마녀의 능력은 마음 속 아주 작은 망설임을 증폭시켜서 폭주시키거나, 욕망을 극대화시키죠.”
“그러니까, 번거롭게 설명할 거 없다. 누가 미쳐서 날뛰었다는 이야기냐. 그것부터 이야기해라.”
“···이졸데 크루얼.”
이브는 심호흡을 하고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어제, 랩실에서 대학원을 때려치우고 싶다고 난리를 쳤다고 해요. 무섭고도 무서운 보라색 마녀의 수작임이 틀림 없어요.”
“······.”
그건······.
놀라운 일이긴 한데······.
보라색 마녀의 짓 ···맞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