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427)
426. 인간폭탄이다
보옥의 숲.
원작 기준으로 말하자면, 꽤 괜찮은 ···아니. 엄청 괜찮은 파밍처였다.
여기도 어느 의미 하나의 종결지점이다.
음?
린에 대한 완전한 해방이냐고?
이 보석을 팔아다가 떼돈을 벌 수 있냐고?
안타깝지만 그건 아니다.
애당초 보석이란 희소품이라, 시장에 넘쳐나다보면 그냥 평범한 돌덩이 아니겠나.
옥장판의 옥과 다이아몬드 반지가 같을 수 없듯. 여기에 있는 보석을 시장에 내다 팔아도 떼돈을 챙기긴 힘들다.
물론 큼지막한거 한 두개 팔면 팔린다. 꽤 짭짤하기도 하다.
허나 그 순간 이 세계에서 쌓아온 호감도가 떡락한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보석은 ‘가공’을 통해 다른 아이템으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어차피 극후반가면 돈이야 썩어 넘치는게 이 게임이다.
돈은 천천히 벌자고.
너무 급하게 벌어버리면 그만큼 목표 하나가 줄어버리는 거니까.
“그래서 울프람. 이 보석들은 뭔가요? 가져다가 팔 생각인가요? 서부에서 매입하면 되나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대륙의 경제를 박살 낼 생각이에요?”
“와하! 보석이다! 돈이다!”
왕! 왕!
난리 난 세명과 한 마리.
그리고
“동생은 이 보석들로 뭘 할 생각이야?”
“일단 수확해야겠지. 그냥 관광하러 온 건 아니니 말이다.”
“동생은 이것들이 일반 보석이 아닌거 알고 있지?”
“물론 알고 있다. 자. 지금부터 진짜 작전을 이야기 할 때로군. 거기 멍청한 이브. 그리고 아일라. 라니안 이쪽으로 와라. 그리고 네프티···.”
“와하! 저택! 보석!”
“······【네프티. 정신 차리지 않으면 나는 너에게 실망할지도 모르겠구나.】”
“언제든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한 번의 기회만 더 주신다면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저의 충의는 오직 울프람 폰 로엔그린님만을 향할것이며, 당신께서는 제게 실망하지 않으시라는 것을 이 몸과 마음을 바쳐 증명···. 어라?”
네프티는 내 황실혈통 으로 인한 압박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한 쪽 무릎을 굽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정신이 드나?”
“네? 아 ···네. 제가 뭐 했었나요. 선배님?”
“보석에 취해 저택이니 뭐니 떠들고 있었다.”
“보석? ······아, 저택. 그렇군요.”
네프티는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떠올리지 못한 듯 연거푸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방금 전 그 말은 뭐지? 충의가 ···뭐라고 하던데.”
“아, 그거 말씀이십니까? 선배님께서 저에게 실망한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한 쪽 무릎을 부복하고 충성을 증명하라고 가르쳐주신 교수님이 계셔서요. 언제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새벽에 한 시간씩 연습하고 있어요. 꽤 멋지지 않나요?”
“실망 안 했다. 그리고 실망 시킬 짓을 안 하면 되지 않나.”
“에헤.”
네프티의 머리를 슥 쓰다듬고 픽 웃어버렸다.
녀석 하고는.
실망을 전제로 로열가드를 하면 어떻게 하냐.
“아무튼. 이 보석들은 안타깝게도 현금화 할 수 없다. 이 물건의 쓰임새는 전혀 별개다.”
“아, 그렇습니까.”
그리 말하자마자 네프티의 눈 속에 욕망이 꺼졌다.
이런 부분에서는 또 확실하구만 그래.
“그럼 다들 모여봐라. 지금부터 보석 채집에 들어간다.”
“울프람. 울프람. 보석을 채집이라고 해도 되나요?”
음.
글쎄?
***
내 말에 하나 둘 파티원들은 숲 여기저기로 퍼져서 보석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나도 슥, 재주를 살려 보석을 가볍게 파냈다.
우웅. 거리는 보석이 손아귀로 슥 들어온다. 루비인가.
“괜찮은 루비로군. 그럼 여기는 이제 그만 채집하도록 하고.”
“어머 울프람. 그 근처에도 보석들이 잔뜩 있지 않나요? 왜 그것만 채집하죠?”
쪼그려 있는 내게 아일라가 슥 하고 다가와 말을 걸었다.
뒷짐을 쥐고 상체를 살짝 숙이고, 궁금하다는 듯 눈을 빛내며 물어보는 모습.
“다른 보석들은 너무 어리다. 더 자라면 채집하도록 하지.”
“······예?”
“왜 그러지.”
“울프람 ···보석은 그, 미안한데요. 시간이 지난다고 자라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산타가 없다고 알려주던 원장님 마냥 아일라는 우물쭈물하면서도 천천히 냉혹한 진실을 입에 담았다.
“아니. 여기는 자란다.”
“아니 그러니까요. 울프람···.”
“정말로 자란다.”
“흑. ···저는, 더 이상 울프람의 마음을 부술 수 없어요. 예. 자라요. 저도 믿고 있어요.”
그리 말하며 아일라는 내 손을 꼭 쥐었다.
돌겠네 진짜.
아니 애당초 네가 모르는게 더 이상한데 말이다.
“잘 들어라. 이 보옥의 숲은 마력의 샘 중 하나다.”
“마력의 샘이요?”
“그래. 지나칠 정도로 마력이 잘 모이는 장소지. 보통 마법사들의 거점도 이런 곳에 설치하는데 알고 있나?”
“예에. 하지만 그건 꽤 옛날 이야기 아닌가요?”
아일라의 되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최근에는 그런 마력 효율성을 따지기 보다는 귀족가의 지원을 받아 마정석을 쓰는게 낫다. 라는 평가가 주류지. 거기에 마나의 샘을 찾아서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위험에 처할 상황도 많아진다. 하지만 원시 고대 마법사들은 꼭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저런 마나의 샘을 찾고 연구했지. 그리고 그 샘 자체에 주문을 걸어 하나의 방향을 유도했다.”
“아···.”
그제야 아일라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깨달은 듯 하다.
원체 똑똑한 아이니까 말이야.
“즉 여기는 그렇게 모인 마력들이 스스로 보석이 되어가는 숲이다.”
“와아···.”
“즉 보석이 자란다는 것은 허튼 소리가 아니다. 알겠나?”
“네!”
아일라는 양 손을 꽉 쥐고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음.
상황을 보니 진짜 모르나보네.
“그리고 여기는 ···트라이스타 가문의 초기 원류중 하나기도 하다.”
“네?”
“잘 봐라. 마력을 보석으로 만들어 현현한다. 보석은 마력을 내재하고 있으며 그것으로 하나의 힘이 된다. 어디서 많이 본 것 아닌가?”
“···아. 그건.”
트라이스타가 전부 흑수정을 쓰는건 아니다.
오랜 역사동안 광물이라면 대다수가 발현했으며, 방계는 다른 식으로 발현하기도 한다.
직계가 특히 흑수정일 확률이 높고, 자매 둘 다 흑수정으로 발현했을 뿐이다.
게임이라면 여기는 스피카가 와서 ···가문의 원류를 찾았다며 눈물 흘리는 이벤트가 발생하는 곳이다.
사실 가문을 사랑하고 있었다며, 예전의 밝은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기점.
하지만, 지금의 스피카가 더 밝아지면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일단 아일라를 데리고 왔다.
“그렇군요. 여기가 트라이스타의 원류···. 아하. 그렇네요. 굉장히 닮았어요.”
“음.”
“지금처럼 세련되진 않았지만, 서툴러도 ···음. 마법식이 의도하는 방향이 같다고 할까요. 다른 부분도 많지만, 군데군데 보여요.”
아일라는 흑수정을 보석 사이즈로 가공해 손아귀에 쥐고 이곳의 보석과 한참을 비교했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없죠. 지금 와서 가계도를 따져보면 이 마법식은 두 가문의 합작인걸요.”
“어, 어라? 그래요?”
이브가 슬쩍 다가와 설명을 덧붙였다.
이쯤 오니 오히려 이브가 당황해 아일라를 빤히 바라봤다.
“가문의 원류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건가요?”
“아하하, 제가 더 위대한 기점이 되면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잖아요?”
“···그런 사고방식은 부럽네요. 음 ···그런가. 내가 위대한 선조님을 넘어서··· 아니. 아니야.”
“그래서, 원류가 뭔가요?”
이브는 핫, 하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아일라는 계속 이야기 해달라는 듯 이브를 바라봤다. 이래서야 채집도 느려지겠네.
이 부분은 내가 깔끔하게 정리해야겠지.
“초대 황제님과 함께 했던 보석 마법사는 둘이었고, 또한 자매였다. 언니 쪽은 총천연색의 모든 보석을 자유자재로 다루었던 보석검사. 그리고 동생 쪽은 파쇄의 수정창이라 불렸던 사람이었지. 여기서 동생은 스스로의 가문을 트라이스타라 짓고 서부를 거점으로 가문을 세웠다.”
“···그, 그렇군요. 그 분께서 저의 선조. 그럼 ···언니 분은요?”
“언니 쪽은 중앙에 자리를 잡고, 보석상을 차렸다. 그 이름이 바로 크루엘.”
“네?”
“그래. 원류를 쫓아가면 크루엘과 트라이스타는 한 가문이었다. 거리가 멀어지니 관계가 소원해지고 결국 남이 된 거지.”
“그, 그렇군요. 크루엘과 트라이스타는 한 가문···. 그렇군요. 여기가 우리 가문의 원류이면서 ···역사의 시작.”
가문의 진실을 알게 된 아일라는 감회가 새롭다는 듯 이 숲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핫. 하고는 눈을 반짝였다.
“그럼 울프람!”
“뭐지.”
“이졸데 크루엘은 먼 옛날에 헤어진 제 언니라는 이야기인가요?!”
···.
······.
아니.
그렇게 표현하면···.
아니 그러니까 맞긴 한데 그게···.
***
멍하니 아일라는 숲을 바라봤다.
자신의 원류를 알았다. 라는 감동 보다는 ···자신도 모르고 있던 원류를 울프람이 알려줬다는게 조금 더 신기하고 즐거웠다.
이졸데 크루엘은 먼 옛날 헤어진 ···어떻게 보면 사촌 언니라고 부르지 못할것도 없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하지만 그런 것 보다.
“이 원류를 울프람과 함께 봤다는게 중요한거죠.”
이것저것 격식을 많이 차리는 귀족가의 예습에 있어서, 그 원전을 찾아서 서로 다녀왔습니다. 라는 것은 이후 엄청나게 큰 무기가 된다.
어떻게 보면 양가 부모님이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 보다 더더욱 큰 자산.
약혼과 파혼이 흔하디흔한 귀족계에서도 이 정도의 일을 벌였으면 이야기가 무척이나 커진다.
특히 남자쪽에서 여자쪽 가문의 성지에 찾아가 인사를 올린다는 것은, 적어도 다른 귀족들의 입을 강제로 다물게 만들 정도의 힘이 있다.
“뭐, 울프람이 그런 것 까지 생각하고 한 건 아니겠죠.”
거기에, 자신도 고작 그런 관습으로 묶일 생각은 없다.
아까 이브에게 한 말은 거짓이 아니다.
자신이 가장 위대해지면, 가문의 역사는 과거가 된다.
관습도 없이, 대륙 전체를 떠돌며 세계를 잇는 여행을 해야 하는 몸.
낡은 귀족의 관습은 흥미 없다.
“누군가가, 위협하려 하지 않는 이상 쓸 일이야 있겠어요?”
그리 말하며 아일라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괜찮은 무기는 얻었으나, 쓸 일은 없다.
아니.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보석의 숲을 바라봤다.
***
그렇게 한참 보석을 채집한 결과, 우리의 앞에는 보석의 산이라 불러 부족하지 않은 양이 쌓였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지.”
“뭘 말씀이십니까?”
“뭘 들은거냐. 이 보석을 사용한다고 하지 않았나.”
“······으, 음. 선배님. 저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가?
······생각해보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음. 미안하군. 아무튼 그럼 제대로 설명하겠다. 이 보석은 ···광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마력이 형태를 빚은 것이다. 즉 보석주제에 자라기도 하고 변하기도 한다. 보석의 형태를 한 마력 덩어리라고 보면 된다.”
“그럼 마정석이라는 이야기입니까?”
“그보다는 마동석에 가깝다.”
마정석은 그저 마력을 함유하고 있는 원료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면, 마동석은 그 위에 엔진을 새길 수 있는 한 단계 위의 광물이다.
“···이 정도의 양이면 그냥 마동석으로 팔아도 되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매력적이지만, 그래선 안 된다. 이건 마계의 문 공략의 필수 요소니 말이다.”
“그렇군요. 그러면 어떻게 쓰는 겁니까?”
“음. 이건 나보다는 마법사들이 설명해주는게 낫겠군. 이브. 아일라. 마동석을 이용한 가장 직관적인 공격 수단이 뭐지?”
내 말에 아일라와 이브는 잠시 생각하더니, 동시에 답했다.
“폭탄이네요.”
“폭탄이죠.”
그래.
맞다.
“그 말 그대로, 마동석의 마력을 역회전시켜서 폭발시키는 것이 가장 깔끔한 공격 수단이다.”
“아하. 그렇군요. 그럼 이게 전부···.”
“맞다. 이 보석들은 전부 쥬얼리 밤이 될 것이다. 보석 폭탄이지.”
“호오. 엄청난 화력이겠네요.”
“그래. 그리고 첫 마계의 문에는 그 정도의 화력이 필요하다. 상대측은 불침의 철벽이라는 이명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렇습니까···.”
뭐, 우리들은 그냥 든든맨이라고 부르긴 했다만, 아무튼 첫 마계의 문 보스는 그런 느낌이다.
그럼 그 철벽을 부수는 법은 뭘까.
“바로 화력. 오직 더 큰 화력만이 그 철벽을 부술 수 있지.”
“······그래서 이 마력 폭탄이군요.”
“그렇다. 그리고 그걸 돌격해서 지근거리에서 터트릴 녀석이 필요하다.”
“아하. 그렇군요. ············돌격? 지근거리?”
“네프티.”
“네, 네?”
“왜 마력이 없는 너를 이 곳에 데리고 왔는지 알겠나? 그것도 라니안까지 함께?”
“잠시만요. 선배님? 농담···이시죠?”
왕?!
에이.
농담은 무슨.
내가 공략으로 농담하는 거 봤니?
“작전은 간단하다. 마력의 방패를 두른 네프티와 라니안이. 적진 한가운데를 랜스로 돌파해 자폭한다.”
“자폭이라고 하셨어요 지금?!”
“···아니다. 폭파시키고 귀환한다.”
“지 진짜 ···아하하. 노, 농담이시죠?”
네프티는 황망하게 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봤지만, 내 고개가 가로로 저어지는 일은 없었다.
마력 방패는 충분하게 깔아줄게.
한 번만 터트리고 오면 영웅이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