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441)
440. 난봉꾼
그렇게.
우리 둘의 작은 모험은 결말을 맞이했다.
원래라면 사흘에서 나흘 정도 더 걸릴 거라 생각했고, 그에 맞는 준비도 해왔다.
저 던전 내부에서는 불도 피울 수 있고, 나름 널찍하니 생활하자면 또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이, 스테이터스는 조정했고 스킬도 쓸 수 있지만 저 안에서 퀵 크리에이트는 또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패치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버그가 없으면 게임이 아니죠.
추측컨데 퀵크가 1.07b에서 추가된 스킬인 만큼, 스킬 사용불가 제한을 거는걸 깜빡하지 않았을까 싶다. 자세한 내막은 나도 알 바가 아니다.
아무튼.
우리는 해냈고 남은 것은 보상 뿐.
나와 아일라는 손을 맞잡았고, 나는 시선을 돌려 이내 들려올 시스템 보이스를 기다렸다.
【축하합니다.】
【두 사람의 하나 된 마음이 시련을 이겨냈습니다.】
【클리어 랭크를 계산합니다】
【랭크 SS】
【이 이상 클리어 시간을 단축하여도 추가 보상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첫 번째 보상으로 파티원의 파트너 격상을 지급합니다.】
【파티 리더 울프람 폰 로엔그린과 파티원 아일라 트라이스타가 파트너 관계로 묶였습니다.】
【기본 기능】
【파트너끼리는 상호간의 스테이터스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끼리는 상호간에 무제한으로 메세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파트너끼리는 상호간에 무제한으로 음성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추가 보상을 계산합니다.】
【상호 소환의 기능이 생깁니다. 재사용 대기시간으로 24시간을 가집니다.】
【함께 한 시간 이상 같은 장소에 있을 경우 이로운 효과를 얻습니다.】
【현재 파트너 레벨은 3입니다. 더욱 더 친애도를 쌓아 레벨을 올립시다.】
음.
나쁘지 않다.
요약하면 아일라와 나는 이제 파트너로 묶였다는 것이고, 서로 스탯도 보고 무제한 요금제로 문자랑 음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더군다나 추가 보상으로 얻은 것 중 제일 큰 것이 바로 저 상호 소환 기능이다.
하루에 한 번 밖에 할 수 없지만, 거리를 무시하고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은 파티 플레이에 엄청난 이점이다.
“으르릉···.”
“뭘 그리 화내고 있는건지 참.”
아일라는 여전히 이 자리에 없는 그랑펠리시에에게 화내고 있었고, 녀석의 머리를 스윽 쓰다듬자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번 파트너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니 놀라는 눈치였다.
특히 서로간에 얼마든지 메세지를 보낼 수 있고, 거리가 떨어져있어도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자, 잠깐만요. 언제나요? 스물 네 시간?”
“그렇다만?”
“그럼 잠꼬대도 듣나요···? 그건 조금 많이 부끄러운데요.”
“그건 얼마든지 끌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도록. 소환도 상호 동의가 필요하다.”
“그럼 괜찮아요.”
아일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꽤나 쉽게 납득하네.
아무튼, 스윽 하고 아일라의 스테이터스를 살폈다.
음.
으음?
“아일라. 성장했었나.”
“네? ···아. 키는 그대로인데요? 매일 아침 재거든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일라의 스테이터스보다 조금 더 올랐다.
지금까지 파티원의 스테이터스는 내 기억을 기반으로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원정을 다니고 훈련을 했는데 스테이터스가 안 오를리가 없지.
재미있는 것은, 오른 스테이터스가 체력과 재주라는 점.
재주 18. 체력 17. 마력 20이라.
체력만 하나 더 올리면 스테이터스 세 개가 인간을 넘어선다.
“슬슬 네 장비도 전부 다 바꿔야겠구나.”
“네, 네? 지팡이를요?”
“그것 말고도 목걸이도 ···으음. 옷도 새로 맞춰야겠군. 다른 악세서리를 바라는게 있나?”
“우, 울프람이 준 것이라 버리고 싶지는 않은데.”
“버리라고 하지 않았다. 더 좋은걸 패용하고 다니라는 이야기였다.”
그 말에 아일라는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제게 가장 어울리는 걸로 울프람이 해주세요.”
“음. 알겠다.”
아무튼. 얼추 정리 된 것 같고 이제 돌아가볼까.
[울프람. 울프람 들려요?] [들린다만. ···지금 이건 음성 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인가?] [네! 재밌네요. 이거 재밌어요!] [···바로 옆에 있는데 이걸 쓸 이유가 있나?] [하지만 재미있는 걸요! 후후. 그럼 가요!]······.
뭐 네가 재밌다면 그걸로 됐다.
녀석은 그 후 헤어져서 기숙사에 도착해, 잠들기 전까지 때로는 나를 불러내고, 때로는 혼잣말하며 때로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거 참.
핸드폰 처음 산 어린애도 아니고 말이다.
나 밖에 연락 할 곳이 없는데도 그리 재밌을까.
***
다음 날.
파티원들에게 대충 메세지를 보냈다.
내용은 대충 두 번째 마계의 문은 다음 달에 공략을 시작할 것이다. 라는 내용.
그 사이 각 파티원들이 준비해야 할 것을 가르쳐 줄 테니 하나도 빠짐없이 준비하라는 이야기였다.
“정말로 하나하나 공략하고 다닐 생각이군요?”
“그래. 올해 전부 끝내고 내년에는 필티아 누나를 해방시킨 후···. 뭣하면 대륙 유람이라도 다니도록 할까.”
“어머. 멋진 꿈이네요.후후. 저도 함께 해도 될까요?”
“상관 없다. 대신 내가 부탁한 육성을 늦추면 함께 갈 수 없을 것임을 알도록.”
“어머나···. 저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하나요?”
엘피라네는 방긋 웃으며 편의점 앞마당을 바라봤고, 나도 그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 곳에는 어깨로 숨을 들썩이며 하늘을 보고 쓰러져 있는 밀푀유.
“밀푀유의 성장은 어떻지?”
“재능은 평범. 지능은 제 참모로 두고 싶을 정도 잘도 저런 기형적인 천재를 구했다 싶어요.”
“어떤 의미지?”
“강해지는 방법을 설명해주면, 일단 표면적인 이유를 이해해요. 그 다음 그 말의 본질을 깨닫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짧아요. 말 그대로 이해력의 천재라는 거죠. 다만 ···육체의 재능이 한계가 명확해요. 그냥 참모나 작전쪽으로 돌리는걸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요.”
“밀푀유가 그러길 바라던가?”
“아뇨. 끝까지 주먹을 쥐더군요.”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겠지. 저 아이가 직접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그 진로를 강제로 수정하고 싶지 않다.”
내 말에 엘 피라네는 방긋 웃고는 날개를 파닥거리며 날아올라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훌륭한 군주가 되겠군요. 자상한 왕이 되고 싶은건가요?”
“황제를 목표하고 있지는 않다. 그건 이브에게 줘야겠지.”
“예에. 그렇다고 치죠. 그거 아나요? 하르크도 처음에는 황위에 그렇게 오르기 싫어했답니다? 본인이 권좌에 오를 생각은 없었죠.”
“······.”
“후후. 농담이에요. 그런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마세요. 자 그럼 저는 친애하는 평범한 천재 제자나 더 키우러 가 볼까요.”
그렇게 말한 뒤 엘피라네는 파닥거리며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편의점 문이 끼익 열리며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
밀푀유나 엘피라네일까. 아니면 아일라?
그리 생각하며 정문을 보니···.
“강녕하셨습니까. 울프람 폰 로엔그린 황자 전하.”
“레지나 시엘라?”
평소에는 리더로 칭하더니, 갑자기 황자 전하를 붙이네.
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레지나와의 거리감을 잘 못 잡겠다.
정식 파티원에 들이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함께 했던 파티원들과 같냐면 그건 또 아니다.
틱틱거리지만 서로 합은 그럭저럭 잘 맞는 이브나, 신뢰할 수 있는 네프티랑은 또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무슨 일이지. 레지나 시엘라.”
“오, 오늘 아침에 ···아일라 트라이스타가 말 했습니다. 화, 황자님께서 그녀와 한 걸음 또 신뢰의 계단을 오르셨다고 말입니다.”
“음?”
아. 파트너가 된 일 말인가.
“사, 사실이온지. 그 말이 정녕···. 두 분께서 계단을 오르셔서, 저는 그저 계단 아래에서 비참하게 ···화려한 순백의 그 길에 꽃잎을 뿌리며 뒤에서 지켜 볼 뿐인 존재인지···. 그, 그렇다면 저는 이제···.”
퀭하니 죽은 눈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한 레지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 아일라와 파트너가 되었다.”
“역시···. 저, 저는 어떻게 해야···.”
“네 순번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 말도록.”
“네에?!”
내 말에 레지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뭐지.
“무얼. 아일라가 시작일 뿐. 남은 녀석들도 전부 해야 할 일이다.”
“···아, 아아. 어, 어찌 그런 폭군의, 폭군의 길을 걸으시려 하시, 하시는지요.”
“?”
이제 레지나 시엘라는 새빨개지다 못해 말조차 이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건강이 안 좋은가?
어쩔 수 없지.
파티원의 건강은 가장 기본적인 복지다.
손가락을 튕겨 퀵 크리에이트로 활력 포션을 하나 만들어 레지나에게 건냈다.
그녀는 그것을 한 번 보고, 나를 한 번 보고.
“···혹여 이 물약은.”
“건강해지는 물약이다.”
“어, 어찌 이런 백주 대낮에···. 아, 아니오. 저를 시험하시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레지나 시엘라는 퐁. 하고 병을 따서 그대로 포션을 쭉 들이켰다.
하아. 하고 작게 한숨을 내쉰 레지나는 병을 옆으로 치우고, 눈을 감은 채 몸을 살짝 떨았다.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한없이 떨리는 목소리면서 괜찮기는 개뿔.
“그래. 그렇다면 돌아가라. 오늘은 많이 피로해 보이는구나.”
“······네?”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하도록 하지.”
“아, 음. 아···. 황자님? 정말 이대로 돌아가면 될런지···요?”
“그렇다만. 무언가 문제라도 있는가? 포션으로 어느정도 활력을 되찾았다면, 돌아가는 길 정도는 혼자 돌아갈 수 있겠지. 힘들다면 흑왕호를 타고 가도록.”
레지나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황자님 그러고보니 여쭈는 것을 잠시 잊었습니다. 하여 ···파트너란 무엇인지요?”
“음? ···아. 그 설명을 안 했나.”
나는 잠시. 파트너에 대해 설명했다.
어떤 미션을 깨야 하는지. 그로 인해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말이다.
레지나는내 이야기를 듣던 도중 처음에는 새빨개진 얼굴로, 그 뒤에는 창백해진 얼굴로, 그 다음에는 울먹이는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 그런 ···파렴치한 것은 오히려 제 쪽. 아니 ···하지만, 아일라가 전부 다 그런 식으로 자랑하니까, 저는 잘못이 없는데···.”
“······무슨 소리지? 아일라가 무어라 했는가?”
“아니옵니다. 그저 ···아닙니다. 날을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시,실례했습니다.”
그리 말하며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편의점을 떠나는 레지나의 뒷모습을 봤다.
음.
앞뒤가 잘 이해가 안 되니까.
이럴 때는 편한 기능이 있지.
[아일라. 시간 좀 있나.] [네! 항상 시간이 있답니다!]아무리 그래도 졸업이 1년도 안 남은 4학년인데 시간이 좀 없을 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오늘 레지나 시엘라가 편의점을 왔다 갔다만···.] [왜요?] [모르겠군. 파트너 이야기를 대뜸 꺼내서, 설명해준 참이었다.] [아하.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저도 아침에 파트너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 점이 걸리는군. 무슨 이야기를 했지?] [저와 울프람은 손을 잡고,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그렇기에 믿을 수 있는 신뢰의 계단을 올랐다고요!] [······그런가.]딱히 틀린 말은 안 했는데 말이야.
그럼 저 녀석은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그래서 레지나가 뭐라고 했나요?] [언젠가 파티원 전부가 파트너로 격상해야 한다고 하니 도망치듯 떠나갔다.] [아, 그 이야기는 저도 못들었는데요! 울프람. 전원이 파트너가 되는 건가요?] [그렇다만.] [···그렇군요. 으으, 으음. 그렇구나···.]뭐지.
조금 불편해 보이는 목소리다.
아.
그러고보니 얘는 내 오른팔이니, 첫 번째 별이니 그런걸 즐기는 편이었지.
[걱정하지 마라.] [네?] [내 첫 파트너는 너다. 그 사실은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바뀌지 않는다.] [······아. 그, 그렇네요. 믿고 있어요. 후후. 괜한 생각을 했네요.] [그래서 ···레지나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서 물어본 것 뿐이다.] [울프람? 그건 잘못된 질문이에요.] [무슨 의미지?]내 질문에, 아일라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레지나는 항상 이상해요.]과연.
실로 옳은 말이구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