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614)
613. Flying in the sky
합체 공중전.
솔직히 말해서, 이게 가능할지 어떤 효과가 일어날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루디카의 재주와 나의 재주, 녀석의 단검술과 나의 고인물 무빙을 믿고 있는 것 뿐.
아 그 전에.
“루디카 이걸 받아라.”
“검은 단검?”
“그래. 원래 너를 위해 제작되었던 단검인 만큼 슬슬 너에게 돌려줘야 할때다 싶어서 말이다.”
“아···. 응. 소중하게 잘 쓸게. 그런데 그러면 울프람은 괜찮아?”
“괜찮다마다, 나도 신검을 한 자루 만들었으니 말이다.”
신화 포식자를 꺼내서 루디카의 단검과 살짝 부딪쳤다. 놀랍게도 신화 포식자는 검은 단검을 흡수할 수 없었고, 검은 단검은 신화 포식자를 베지 못했다.
동티어에서 완벽한 압살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게 이 게임의 밸런스기도 하니까.
루디카는 내 장검을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신검이라는게 그렇게 슥슥 뽑아낼 수 있는건가?”
“나는 뽑아낼 수 있다.”
“울프람.”
“음?”
“보통 네 말은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그···.”
루디카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말을 줄였다.
뭐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지.
아 혹시.
“재수 없다?”
“······.”
루디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무기를 교환하고, 나와 루디카는 함께 편의점 앞 공터에 섰다.
내가 날개를 장착한 채로, 루디카를 앞에 세워 어깨 아래로 팔을 밀어 넣었다.
“흐햐?!”
“루디카?”
“아, 아니다. 아니···. 아니 괜찮다. 완전히 괜찮으니까!”
“알겠다. 일단 날도록 하지.”
“히흐?!”
몸이 솟구치고, 내 손아귀 전체에 루디카의 체중이 실린다.
그리고 녀석은.
“루디카. 괜찮나.”
“괘 괜찮. 괜찮다! 헤휴?!”
필사적으로 몸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정말 괜찮나?”
“아, 아니 너무 꽉 잡···. 흉?!”
하지만 녀석의 상태가 어째 이상하다.
애당초 이런 공중 기동 자체가 바닥의 독장판을 피하려고 하는 건데, 꽉 잡지 않으면 위험하지 않나.
뭐, 본인이 숨막히는 게 싫다거나, 아니면 꽉 잡은 상태에서는 능동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거나 싶으면 이런 의견도 낼 수 있는 법이지.
“알겠다. 우선 높게 날아보도록 하지.”
“응···.”
루디카를 살짝 잡고, 방황하는 소천사의 날개로 날았다.
그렇게 날 수 있는 최고 높이는 약 공중 십 미터.
베놈바이퍼의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공중전이 성립되는 높이다.
“어때 루디카. 여기서부터 뛰어내려서 공격할 수 있겠나?”
“급강하나 급습, 혹은 강습을 말하는 건가? 이 정도 높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가. 그건 믿음직하군.”
“그, 그것보다 울프람 허리를···. 허리를 너무 꽉 잡고 있는 것 아닌가?”
“거의 놓은 것과 다름없는데도 불편한가?”
“아, 아니 그게···.”
음.
믿음직하지만, 또 어째 걱정되네.
그렇게 베놈 바이퍼의 움직임을 예상하며 공중에서 어떻게 급습할건지, 어떤 식으로 움직일건지에 대해 길고 긴 토의를 나눴다.
다른 파티원들은 이번에는 나설 일이 없으니 현업에 종사하세요. 라고 말해뒀다. 아일라와 레지나는 가문 일로, 이브, 네프티, 밀푀유는 각각 학생회 일로 바빠서 편의점에는 나와 루디카만 남은 상태.
그리고 나는, 사무실 안쪽에 하나의 담요를 깔았다.
“울프람. 이건···?”
“루디카. 네 담요다.”
“그렇게 피곤하진 않은데?”
“지금부터 훈련을 더 하면 그야 저녁에는 피곤해지지 않겠나.”
“그야 그렇겠···. 설마.”
“오늘 훈련을 마치고 마계의 문에 진입하기 직전까지, 숙식을 같이 하는것은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뭐, 뭐···?”
“그리 놀랄 것은 없다. 원정에 나가서도 항상 숙식을 같이 하지 않았나. 그 연장선이다.”
“그, 그렇긴 하지만···.”
루디카는 담요를 보고, 나를 보고 움찔 몸을 떨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연습 상황에서도 상태가 이상했는데, 실전에서는 어떻겠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고 협조해줬으면 한다.”
“으···. 알겠다. 그러도록 하지.”
좋아.
“자. 그럼 밖으로 나가지. 아직 시간은 많다. 조금 더 움직일 필요가 있겠어.”
“으, 음.”
***
루디카 핫산 샤도우. 암살계의 거물이라 불리는 그녀에게는 몇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 통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의 상실. 둘째, 압도적인 몸놀림. 셋째, 이상한 말버릇과 진심을 숨기는 가면.
이 세 개로 언제나 냉정하고 침착하게, 제국의 적을 암살해왔던 전설의 암살자였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아하하.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마음에 둔 남자가, 자신의 허리를 잡고 하늘을 날고 있다.
자신이 감각을 상실한 것처럼, 울프람은 연심을 파악하는 방법을 상실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둔감하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 흑심이 있었거나, 무언가 잘 될 것을 기대하고 이런 연습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첫사랑이 허리를 꾹 잡고 있다는 점에서 루디카의 정신력은 이미 한계 직전이었다.
그저 이 길고 긴 행복과 절망의 순간이 느리고 빠르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 뿐이었다.
“루디카. 루디카 핫산 샤도우.”
“으, 응?”
“이제는 제대로 강하조차 못하지 않나. 정말로 괜찮은 건가?”
“괜찮···.”
괜찮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괜찮아. 장난해?
볼을 살짝 부풀려 울프람을 노려보지만, 그는 눈치 채지도 못한 채···. 동시에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주고 있다.
자신의 몸이 작아서 여성스럽게 안 보이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슬프기 그지없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울프람과 비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체구 만만세기도 하고.
이 모든 상념과 잡념, 망상과 현실이 뒤얽혀 루디카는 제대로 사고를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일단 내려갈까.”
“아, 응···.”
잠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울프람은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날카롭기 그지없는 눈매는 현기(賢氣)를 담고 고찰하고 있다.
황실 혈통만이 가질 수 있는 금발과 청안은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색이라 알려져 있다.
또한 살짝 말라보이지만 등 뒤에서 느낀 바. 절묘하게 근육이 잡혀 있다. 무엇보다 그와 함께 얼마나 많은 전장을 넘어 다녔는가, 루디카가 기교형 암살자라고는 하나, 그녀의 단검을 몇 번이고 받아넘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웬만큼 갈고닦은 육체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루디카.”
“네!”
잠시 그의 외모를 천천히 뜯어보던 루디카는 그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자신의 대답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자, 울프람은 자신에게 다가왔다.
“나는 이번 공략에서 네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아···.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지금 네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아주 잘 알 수 있겠군. 혹시 정말 힘들다면 다른 녀석과 교체해도 된다.”
“교, 교체?”
“그래. 네가 상태가 안 좋고 힘들다면···. 최고점은 떨어지겠지만 아일라와 교체해도 된다. 흑수정의 패널을 소환해 밟으면서 함께 공중전을 펼치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아···.”
아일라.
언제나 흑수정처럼 빛나고 반짝거리는 아이.
자신의 밝음이 어둠을 숨기기 위해서라면, 아일라는 어둠을 품에 안고 찬란하게 빛난다.
마치 저 밤하늘의 별처럼.
언제나 멋지고 활발하고, 재미있고 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울프람이 바꿔도 된다고 한다면, 이번 마계의 문 공략은 아일라와 해도 되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바꿔야 하는 걸까. 바꿔도 되는 걸까.
그야 그럴 것이다.
“아일라는 만능이지. 대인전 대군전, 마법전과 박투전까지. 속도밖에 없는 나보다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으니까.”
흑수정은 마법이면서 동시에 물리적인 충격이다.
아일라는 마법사로서는 초일류지만, 전사로서도 일류다.
울프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루디카의 눈이 살짝 가라앉고, 포기를 입에 담으려는 그 순간.
“아니. 나는 바꾸고 싶지 않다.”
“응?”
“네 말대로 아일라는 만능이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98점정도 될 수 있다. 자신의 특기 분야라면 100점도 나오겠지.”
“그, 그렇지?”
“하지만 눈앞에 있는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120점. 아니 그 이상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날카롭게 벼려진 단검. 서로의 장점을 극단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파트너 단 한 명이다.”
울프람은 무덤덤하게, 마치 평가하듯 입에 담았다.
루디카는 순간적으로 말을 잊었다.
뭐야. 98점이니 120점이니,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고.
그렇게 불평하고 싶었지만 그 안에 담긴 신뢰와 친애가 얼마나 깊은지 알기에 미칠듯이 떨려오는 가슴을 붙잡느라,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런가. 그러면 이 루디카 핫산 샤도우가 필요하겠군. 울프람?”
“물론이다. 마계의 문은, 우리 모두의 최고점이 아니면 누군가가 다치는 결말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즉.”
“모두가 하나도 다치지 않고 행복하게 돌아왔습니다. 라는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선, 파티의 최고점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라는 거지?”
“음.”
“그럼 어쩔 수 없네. 내가 하는 수밖에.”
“괜찮겠나?”
괜찮을 리가 있나.
방금 전 보다 가슴이 떨린다. 터질 것 같다.
지금 허리가 붙잡힌다면 기묘한 비명을 내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아야 한다.
저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최선을 다해 울프람과 합을 맞춰야 한다.
짝! 짝!
“루디카?”
“아···. 허리가 아니면 되는 구나”
각성을 재촉하듯 스스로의 볼을 몇 번 때리고, 루디카는 우뚝 멈춰 섰다.
그래.
허리가 아니면 된다.
“무슨 소리지, 루디카.”
“다시 한 번 해보자. 울프람!”
***
루디카가 자신의 볼을 진심으로 후려갈겼을 때는 좀 많이 놀랐는데 말이야.
그 뒤에 녀석이 낸 제안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엄청나게 위험하다.
“이렇게 말인가. 루디카.”
“응. 맞다!”
나는 한 손으로 루디카의 한쪽 발바닥을 들어올렸고, 루디카는 그대로 내 손바닥에 기대듯 우뚝 올라섰다. 마치 서커스의 한 장면.
“할 수 있겠나. 진짜?”
“울프람의 재주는 수치로 따지면 18이지?”
“보통은 그렇고, 이것저것 끌어올리면 21까진 올라간다만···. 물론 오래는 못 버틴다.”
물론 지난번에는 버프가 고장나서 그 이상도 찍은 적이 있다.
그 뒤로 모든 스테이터스 1인 상태로 살아야 했지.
와. 그쯤 가니까 허공을 박차고 날아다닐 수 있더라고.
“그리고 루디카는 22. 즉. 지금 이 세계에서 나의 속도를 지지하고, 따라잡아 줄 수 있는 것은 울프람 뿐이다.”
“그래서?”
“요컨대 아주 잠시 루디카가 발 디딜 틈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루디카는 내 손바닥을 살짝 박차고,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가, 그대로 가볍게 반대쪽 손바닥에 착지했다.
완벽하게 내 무게중심과 동화해 내 손에는 단 하나의 부담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기적에 가까운 체술. 신화의 시대에서도 맹활약 했을 거라 확신할 수 있는 재능.
“말 그대로, 서로 공중을 누벼보자는 이야기군.”
“어떤가? 나쁘지 않지?”
나쁘지 않기는커녕.
“무척이나 좋은 안 아닌가.”
“아하하. 그렇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고, 함께 웃었다.
그래.
공중전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동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었다.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원작 기준으로 내가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괴물.
즉.
“오직 너만이 전장에서 나와 대등할 수 있다는 걸 잊었군.”
“그럼. 이 루디카 핫산 샤도우는 세계 최강의 단검이자 이 세상 최강의 암살자이자.”
녀석은 숨을 삼키고, 나를 바라보곤 손을 내밀었다.
“울프람 폰 로엔그린이 인정한 파트너니까.”
그래.
그 어떤 전장이라 한들 루디카 핫산 샤도우만이 이 울프람 폰 로엔그린.
아니.
이영진과 대등할 수 있다.
“내 목숨을 맡기 마, 대신 네 목숨을 내게 맡겨다오.”
“어렵지 않은 부탁이다. 울프람.”
내 말에 루디카는 정말 쉬운 부탁이라며, 노래하듯 대답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