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74)
그리고 다음 날.
그 녀석이 왔다.
시끄러운 그녀석이 눈치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찾아왔다.
“앗!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네프티.”
“네! 먹을 거 파나요! 먹을 거 먹으러 왔어요! 아, 간식도 좋은데 고기도 좋습니다?”
“고기는 없다.”
네프티에게 대충 만든 요리를 내놓았다. 재주가 10이 되면서 얻은 ‘요리’ 스킬을 쓰면, 레시피를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그럭저럭 먹을 만한 게 나온다.
대충 만든 크림 파스타와 스무디 한 잔을 받아 든 네프티는 오오, 오오오! 하면서 그대로 먹기 시작했다.
저 컬러풀 병아리 셋이 뭔가 끊임없이 오물거린다면, 네프티는 빠르고 신속하며 무자비하게 먹는 스타일이다.
요리를 만드는 입장에서 좋아할 법 한, 불만 없이 맛있다는 표정으로 잘 먹어주는 애. 라는 느낌.
“아!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 먹으면 꾸벅 고개를 숙이고, 식기를 가져다가 알아서 설거지도 한다.
식사를 마친 후 가볍게 티타임. 이라고 해도 네프티는 자기 몫으로 준비된 스무디를 마시고, 나는 느긋하게 빈즈 티 한잔을 즐길 뿐.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일이 없나?”
“으음? 있습니다? 봄이니까요. 현장은 꽤 바쁘게 돌아갑니다? 건설 쪽도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올 틈이 있나? 8구역은 꽤 먼데.”
“저 검은거 덕분이죠. 덕분에 엄청 편합니다.”
“검은게 아니라 정령 늑대와 마법 마차를 합쳐서, 늑대 마차다.”
“···아하. 늑대 마차. 멋진 이름이네요! 말이 아니라 마법이군요!”
스무디를 한 모금 먹고 네프티는 방긋 웃었다.
파트라슈가 모는 늑대열차는 단골들에게는 엄청 호평이지만, 현장 일로 매일 바빠서 편의점에 가끔만 찾아오던 네프티마저도 정기편을 타고 이렇게 찾아 올 정도니 말이다.
아, 파트라슈는 다시 늑대마차를 몰고 공용학부로 갔다.
받아 올 물건이 있거든.
휴가 한 시간을 더 주겠다고 약속했더니 슥 하고 달려가더라.
“오늘은 저 혼자입니까?”
“아니, 아일라가 밀푀유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요? 밀푀유 후배님은 내년에 마법학부 지망을 하고 계신 겁니까?”
네프티의 고개가 모로 꺾인다.
이미 공개된 밀푀유의 스테이터스는 누가 봐도 마법학부라기 보다는 기사학부에 어울리며, 마법학부는 애당초 지원할 능력 자체가 안 되니 의문을 품는 것도 당연하다.
“아니, 아일라에게서 체술을 배우고 있다.”
“······네?”
오히려 더더욱 고개가 꺾인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
“모르고 있었나? 아니···. 그렇군. 모르는 것도 당연한가.”
“······?? 아일라 선배님이 체술을 가르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음. 뭐 보면 알겠지. 곧 돌아올 테니, 그 때 물어보도록.”
나는 턱으로 편의점 문을 가리켰고, 그 곳에는 사뿐히 걸어오는 아일라와, 조금 지친 모습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밀푀유가 있었다.
“다녀왔어요. 울프람!”
“다, 다녀왔습니다아···.”
“음. 어서 오도록.”
***
사연을 다 들은 네프티는 두어 번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서 수련을?”
“네. 오래간만이네요. 네프테리안.”
“아, 네프티로 불러주셔도 됩니다. 트라이스타 선배님.”
“그럼 저도 아일라라고 불러도 돼요. 네프티.”
“···헤헤. 넵. 아일라 선배님. 아 그런데 질문이 있습니다.”
“뭐죠?”
“아일라 선배님께서는 체술을 쓰실 줄 아십니까? 마법 학부이신데?”
“···음. 그렇네요. 호신용 정도로는 쓸 줄 알아요.”
아일라는 산뜻하게 말했고, 네프티는 오···.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밀푀유는.
“···그, 그게 호신용인가요? 그, 그럼 대체···. 제가 알던 체술은···.”
오들오들 떨면서 무서운 것을 본 듯 아일라를 바라보는 밀푀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
“···밀푀유 후배님의 반응을 보면, 보통 호신술이 아닌 듯합니다?”
“어머,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에요.”
“궁금한데. 음. 으으음···.”
네프티는 뭔가 근질근질한 느낌으로 아일라를 바라봤다.
음.
아, 이 녀석 설마···.
“아무래도 네프티는 아일라. 너의 체술이 궁금한가 보군.”
“어머, 그래요?”
“아, 아하하···. 그 저는 웬만하면 학부의 모든 스킬을 배우지 않습니까?”
“그랬지.”
누구도 밖에 나가지 않는 시대에 【수호 방진】같은 스킬을 익힌 거 보면, 얘는 그냥 배우는 게 좋고, 반짝이는 게 좋은 녀석이다.
“···그런 와중에 호신술이라니, 그것도 마법학부 수석 선배님의 호신술!”
네프티의 눈이 반짝인다.
그게 그렇게 궁금할까.
체력2인 울프람은 한 대 맞으면 날아가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네프티의 그 말에, 아일라가 반응했다.
“다시 말 해 봐요.”
“네? 아 ···아일라 선배님의 호신술이 궁금합니다!”
“그거 말고, 제가 뭐라고요? 마법학부의 뭐라고 했죠?”
“마법학부 수석 선배님?”
“흐, 흐음. 그래요. 저는 마법학부 수석이죠.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레지나 시엘라를 꺾고, 정점에 오른 수석!”
“네, 네에? 네. 맞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제 호신술이 궁금하시다니, 가르쳐 드려야겠네요!”
오, 아일라 대 네프티의 호신술 대결이라.
아일라가 마법으로 싸우면 천 번 싸워도 아일라가 이긴다. 하지만 체술로만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기려나?
“그럼 바로 시범을···.”
“아···. 그게.”
네프티가 잠깐 아쉬워 하길래, 이번에는 내가 중재에 들어갔다.
“형(形)을 보여주기보다는 대련을 하는 게 어떤가? 배틀 스킬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기교로만.”
“어머. 그거 좋네요.”
“···오, 오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일라 선배님께서 위험하지 않으실까요? 아무리 배틀 스킬을 쓰지 않아도 스테이터스 차이라는 것이.”
“뭐, 손속에 사정을 두면 되겠지.”
나는 그리 말했고, 오히려 네프티가 떨떠름해 했지만, 둘은 편의점 바로 앞 공터에서, 체술로 대련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제가 이겼죠? 후후.”
“···어, 어어? ······어라?”
가볍게, 아일라의 승리였다.
***
배틀 스킬을 쓰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았다고는 하나 아일라의 압승은 정말 예상외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유만만하게 달려 들어오는 네프티의 다리를 걸고 팔을 꺾어 넘어트린 후 사지를 압박한 뒤 네프티의 목에 손을 가져다 댔다.
거기서 끝.
아일라는 그렇게 이긴 후 가벼이 웃으며 이쪽을 바라봤다.
“후후. 삐약이. 잘 봤죠?”
“네, 네에! 와, 와아···. 아일라 선배님의 승리라니···!”
“울프람은 어땠어요?”
“···훌륭한 한 수였다. 역시 대단하군.”
“후후, 좀 더 칭찬해주셔도 되는데요?”
“대단해. 반역적이군.”
“에헤. 에헤헤.”
그리 말하며 방긋방긋 웃는 아일라를 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반대로 네프티를 보면···.
“나는 장구벌레···. 나는 장구벌레···.”
어딘가 망가져서 공터 구석에 박혀 멍하니 하늘을 올려보고 있다.
이렇게 데미지를 입을 줄은 몰랐는데.
“그러고 보니 ···울프람 선배님은 예상하고 계셨나요?”
“음? 호각일 거라고는 생각했다만.”
밀푀유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아일라의 스테이터스에 기인한다.
아일라 트라이스타의 마력은 19.
이브의 22에 비하면 한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레지나 시엘라의 21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아일라 트라이스타의 진짜 무서운 점은 다른 스테이터스가 부족한 마력을 보완해 준다는 것이다.
마력을 제외한 수치가 전체적으로 15에서 16을 상회한다.
정확히는 체력이 16에 근력이 14.
놀라운 것은, 아일라의 재주는 17에 달한다.
말 그대로 수틀리면 주먹에 수정감고 전방에 서서 잽싸게 사람을 때릴 수 있는 배틀 메이지로 진화한다.
게임에서도 그랬지.
3막에서 아일라랑 싸울 때 마나 드레인으로 마력을 뺏으면 근접 평타를 치는데 이거 엄청나게 아프다. 흑수정을 감아서 패거든.
거기에 높은 재주 때문에 물리로 아일라를 공략하려면 회피가 엄청나게 뜬다.
정말 더러운 보스였지.
반대로 네프티는 근력이 17에 체력이16 재주가 14.
물론 근력이 아일라보다 높지만, 이건 네프티가 방심했기 때문에 한 대 맞은거지.
하지만 이대로 설명 할 수는 없어서, 나는 다른 이유로 병아리를 설득하기로 했다.
오늘 취지에 맞는 설명이라고 해야 할까. 뭐 그런 거다.
“기술을 습득한 기간이 다르다.”
“기간?”
“음. 아일라, 호신술을 몇 살 때부터 배웠지?”
“세 살 때부터 일거예요. 습득 기간이 꽤 길죠. 그에 반해 네프티는 ···음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제프린에서 배움을 시작했죠?”
“······장구벌···. 아. 네. 그렇습니다.”
“체술이라는 영역에 있어서 숙련도 차이가 십 년은 넘게 나는 거예요. 거기에 트라이스타류 호신술은 극한까지 익힐 경우 무려 4티어까지도 노려 볼 수 있는걸요?”
저는 아직 7티어지만요.
그리 말한 아일라는 쑥쓰럽다는듯 웃었다.
아니 ···4티어까지 가는 건가?
거기에 지금 7티어라고?
······생각보다 높네. 앞으로 까불지 말아야지.
“그렇구나. 습득 기간이 있구나···. 옙! 정말 잘 배웠습니다! 더 연마하겠습니다! ···아하하. 정말 크게 배웠습니다.”
상처를 털고 일어 난 것인지, 네프티는 경례를 올려붙이며 방긋 웃었다.
이렇게 상처를 입을 거 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 네프티 답다면 네프티 답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처가 안 남는 건 또 아닌지 네프티의 미소 어딘가에 묘한 그늘이 져 있었다.
“아하하. 아하하···. 나는 장구벌레···.”
음.
으음.
내가 대련을 붙인 거라 저 미소는 조금 가슴이 찔린다.
“네프티.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네에? 장구벌레를 위로하시는 건가요?”
“누가 장구벌레냐. 이 대련에서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더티 파이트로 끌고 갔다면, 네 승리였을 거다. 네 체술도 족히 7티어는 되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
“ 네 패인은 마법학부생이라고 쉽게 보고, 가볍게 들어간 것이 크다. 너 다운 전법을 취해라.”
“······아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제야 네프티는 싱긋 웃었고,
나는 고개를 돌려 분홍 병아리를 바라봤다.
“밀푀유. 무슨 생각을 하지?”
“···아. 그게요.”
분홍 병아리는 꽤 진지하게, 표정을 굳히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깨달은 걸 말 해 봐라.”
“·········게일 스트라이크 군은, 어렸을 때 부터 스트라이크 가문의 거검술을 익혔을 테니까, 마치 아일라 선배님처럼 숙련도가 높겠죠.”
“그렇다.”
“그에 비해, 저는 제대로 배운 게 무척이나 얕아요. 그러니까 ···배움의 차이는 절대적이에요. 하지만 상대는 그만큼 형(形)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얘는 진짜 지능이 높다.
바로 의도를 캐치하는 것부터 엄청나긴 해.
하지만 진짜 지능이 높다고 치는 점은 이게 끝이 아니다.
“저는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이겨야 한다. 라는 거네요.”
“그렇다. 잘 봤구나.”
그 자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그 요점을 캐치해낸다.
이게 진짜 이 녀석의 재능일지도 모르겠는걸.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자, 그럼 지금부터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보도록 하자. 마침···.”
저 멀리서, 구르르르 소리를 내며 늑대 마차가 이쪽을 향해 왔다.
“선배니이이임! 주문하신 물건 가져왔어요! 도넛 주세요오오오!!”
그 안에서 노랑 병아리가 이쪽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래. 마침 쓸 수 있는 모든 수단 중. 하나가 왔구나.”
마차의 짐칸에는, 노랑 병아리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제작한, 친구용 건틀릿이 자리 잡고 있었다.
***
그리고 며칠 후.
울프람이 말해 준 ‘모든 수단’을 머릿속에 집어넣은 밀푀유는 쉬는 시간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재빠르게 친구인 바닐라와 요거트가 함께 했겠지만, 오늘은 ‘의도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
그 결과 분홍 병아리는 혼자 남았고, 당연히 육식 동물에게 노려졌다.
“밀푀유. 밀푀유 폰 사브레.”
게일 스트라이크.
오만하고 건방지며, 남을 깔보기 좋아하는 백작가의 자식이 거들먹거리며 밀푀유에게 다가왔다.
“뭔가요. 스트라이크 군.”
“앙? 뭐긴. 슬슬 이렇게 말하는 것도 귀찮은데, 어서 내 파벌에 들어오지 그래? 응? 서로 간보기는 그만 두자고.”
“······.”
“말 했잖아. 내 파벌에 들어오면 꽤 편할 거라니까? 졸업하면 그 소똥 냄새 나는 너희 고향이 아니라, 중앙 진출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대신 네가 나한테 딱 한 번만 크게 져주면 돼. 어때?”
“······.”
“그 수석을 잡은 밀푀유 폰 사브레가, 차석인 나에게 완전히 깨져서 바닥을 기어 다니면, 수석 심사에 유리해 질 거 아니냐고, 응? 그런 계약으로 가자. 나 계약은 잘 지키는 남자야.”
그리 말하며 큭큭 웃는 게일.
밀푀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지금부터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평소의 밀푀유라면 감히 생각도 못 할 말을 할 것이다.
‘할 수 있지 않나? 나를 배신하지 마라.’
하지만, 머릿속에서 한 사람의 무심한 목소리가 울렸다.
평소에는 차갑기 그지없어서 별 감정 없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남을 신경 써주는 선배님.
그리고 자신의 첫···.
거기서, 밀푀유의 머리는 완전히 깔끔해졌다.
할 말은 정해졌고, 크게 뛰던 심장도 가라앉았다.
“게일 스트라이크 군.”
“뭐지?”
“결투를 신청합니다.”
“······하?”
“이틀 후. 오후 1시. 공용학부 대련실에서 당신과 정정당당하게 붙겠습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
“1학년의 대련에는 2명 이상의 선배님의 공증이 필요하죠. 이에 저는 2학년 기사학부 수석 【신념의 기사】 네프테리안 선배님. 3학년 마법학부 수석 【흑수정】 아일라 트라이스타 선배님. 같은 3학년 마법학부 울프람 폰 로엔그린 선배님 세 분의 공증을 얻어냈습니다.”
들려오는 이름은 하나같이 거물.
그제야 스트라이크 게일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고작, 그래 별 특색 없는 백작가 자식 따위가 감히 연상하기도 힘든 진짜 괴물들.
“어, 어···. 어어? 어······.”
“저를 꺾고 수석 심사에서 이득을 보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제가 먼저 결투를 신청하는 겁니다.”
“결투···. 하, 그렇군 결투···.”
그제야 스트라이크 게일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지어졌다.
설령 그런 괴물들이 공증인으로 온다고 해도, 결투에 개입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선배님들께 자신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그 강력하게 떠오르는 울프람 파벌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닌가!
“좋다. 이틀 후! 결투 받아들이겠다. 게일 스트라이크의 이름으로!”
“네. 밀푀유 폰 사브레의 이름으로 신청하겠습니다.”
밀푀유는 오른 손에 있는 면장갑을 벗어서 게일 스트라이크의 얼굴에 집어던졌고, 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맞고 떨어졌다.
“······이틀 후 보도록 하지.”
갑작스러운 결투에 주변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커졌지만, 밀푀유의 표정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의,
단 하나의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 퍼져서,
다른 소리는 들어올 겨를이 없었다.
【밀푀유 폰 사브레. 콰앙. 할 준비는 끝났나?】
“···네. 선배님. 콰앙 할 준비는 끝났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