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at the Academy Convenience Store RAW novel - Chapter (78)
D/Z SAGA의 파티 시스템.
RPG 게임이 베이스지만, 호감도와 루트 선택에 의한 히로인 엔딩이 있는 게임이다.
마법학부. 기사학부.
각 학부의 메인 히로인. 서브 히로인뿐만이 아니다.
엑스트라 히로인이나 2회차 이후 해금 히로인, 모든 히로인을 공략한 후에 열리는 최종 히로인 루트.
거기에 주인공 타락 루트도 있으며, 그 루트도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에, 타락 루트의 히로인도 한 명이 아니다.
인기 투표 결과, 타락 루트의 서브 히로인이 메인 루트의 히로인을 이긴 경우도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 호감도 관리를 실패하면 12막까지 가지도 못한다.
개판이 나면 그 뒤로 켈터스를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같은 메세지가 뜨며 죽는다.
히로인을 버려두거나 호감도가 떨어지면 ‘미안, 이제 너에게는 흥미가 떨어졌어.’ 라면서 켈터스가 차이기도 한다.
플래그 관리 미스가 생기면 ‘···켈터스랑, 조금 더, 웃고 싶었···어.’ 라면서 죽는 히로인도 나온다.
생각하니까 다시 눈물이 나오네.
아무튼 각설하고,
그럼 히로인 호감도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
간단하다. 파티에 넣고, 자주 사냥을 나간다.
어째서 사냥을 나가고, 경험치를 올리는게 히로인의 호감도가 올라가는 시스템과 귀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길가다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저 그쪽이 마음에 드는데 지금 사냥 신청하는 거예요.’ 한 뒤 마음 맞으면 칼 뽑고 창 들어서 몬스터 잡고 핏빛 분위기에서 보상 나눠먹고 ‘그쪽이랑 합 진짜 잘 맞는 거 같은데, 애프터 신청해도 될까요?’ 뭐 이런 세계야?
살고 싶지 않은데 그런 세계.
여튼 이 파티 시스템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하하. 그냥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지.
【파티 내부의 스테이터스 격차가 극심합니다.】
【스테이터스 공유를 받을 수 없습니다!】
···말했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
D/Z SAGA는 갓겜이 아니다.
솔직히 똥겜이라고는 말 안 하겠지만, 그냥 수작에서 명작 반열에 겨우 걸치는 게임이다.
하지만, 너무 갓겜이면 게임이 아닌걸. 게임은 살짝 묵은 쓰레기 같은 부분이 있어야 매력적인 법이다.
그리고 이 게임의 쓰레기 같은 부분을 찾아보자면, 역시 파티 시스템에 있다.
예를 들어, 원작 기준으로 내가 켈터스가 되어 마법학부에 들어가서 파티원을 영입한다고 치자.
그럼 기본적으로 이브가 깔릴 것이고, 그 뒤에 레지나가 나올 것이다. 거기에 켈터스를 마법용으로 키웠으니 마력이 성장했을 것이다.
그럼 파티가 다음처럼 된다.
【이브 폰 로엔그린 마력 22】
【레지나 시엘라 마력 21】
【켈터스 마력 19+1】
여기서 켈터스에게 마력이 하나 더 붙는데, 이 이유는 켈터스보다 마력이 높은 캐릭터가 파티에 둘이나 있기 때문에, 마력 동조 시스템으로 인하여 마력 추가 보정이 붙는다! 라는 설정이다.
기사학부에 들어가면 네프티나 레온 바이스가 체력과 근력을 이끌어준다.
게임 내에서는 이 때문에 근력 보너스 파티를 ‘힘팟’ 같은 느낌으로 줄인다.
나머지는 ‘법팟’ ‘체팟’ ‘재팟’등으로 부른다.
그래.
켈터스는 자기 주위의 강자들에게 지도를 받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추가 스테이터스를 얻는다. 라는 설정이며, 이 때문에 나중에 이브와 대등한 마력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버스 오지게 타네 진짜.
다만 여기에는 엄청나게 큰 문제가 있으니, 스테이터스 차이가 극심하면 서포트를 못 받는다는 점이다.
즉 마력 22의 이브를 파티에 넣어도, 모든 파티원에게 마력+1의 축복을 베풀어주는 게 아니라 마력 18이상만 가능하다. 라는 의미.
이건 켈터스가 초반에 이브를 파티에 넣고 마력 22에 버스타지 말라는 밸런스로 보인다. 아니 그게 맞을 거다. 극초반에 마력1의 차이는 엄청 크니까.
그러니 즉 이 개념을, 나 울프람 폰 로엔그린에게 빗대서 말하면
스테이터스 추가 보정을 받으려면 체력6 근력,마력7 재주12 이하만 가능하다. 라는 말이 된다.
음. 차라리 아일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니까 예를 들어 다른 사람. 즉···.
“없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프린에 그런 사람이 아직까지 재학 중일리는 없구나.
고작 울프람보다 4가 높을 거면 아카데미 때려 치워야지.
“밀푀유···. 도 안 되겠군.”
열등생으로 퇴학당하는 밀푀유 정도?
밀푀유의 체력 근력 마력 재주가 각각 9,8,11,6. 울프람이 2,4,3,8
밀푀유가 첫 파티원이 되었다면, 근력+1의 보정이 붙긴 하는데.
···차라리 그거라도 받으라는 건 또 어불성설이지.
왜냐하면, 압도적인 캐릭터는 그 존재만으로 파티에 들어올 자격이 있으니까.
【파티원의 재능의 실로 훌륭하여, 모든 마법적 행동에 추가 보정이 +5% 붙습니다!】
【파티원의 재능의 실로 훌륭하여, 모든 마법적 행동에 대성공 확률이 +5% 붙습니다!】
유능한 파티원을 몰아넣으면 스탯 말고, 마팟 특유의 보너스. 즉 행동 보너스나 대성공 보너스 등. 이득 볼게 많다.
저 5%라는 수치는 파티원의 신뢰와 결속, 서로의 우호도. 히로인이라면 호감도로 정해지며, 내 기억으로 8%가 최대치다.
8% 찍으려면 그 히로인 루트에 가서 엔딩 직전에나 찍을 수 있으니 즉 아일라는 엄청나게 나를 신뢰해 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일라.”
“네?”
“너는 내 신뢰의 상징이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네에! 맡겨만 주세요!”
***
음. 엄밀히 말하자면 애당초 스테이터스로 이득을 굴리는 건 처음부터 꿈도 안 꿨다.
처음에는 파티 시스템이 진짜 있는지도 몰랐고, 이걸 안다고 해서 나한테 서포트를 줄 정도로 약한 캐릭터는 주위에 없으니까.
차라리 인력시장에서 4티어 쓰레기들을 구해서 스탯을 +1씩 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파티 밸런스 자체가 꼬인다.
아일라의 스테이터스가 압도적으로 좋아서 마법 행동에 이득을 보는 거지, 그런 쓰레기들을 파티에 넣으면 스탯 보너스는 얻되 판정 보너스는 쓰레기통에 처박게 된다.
그래서 제작 할 때는 재주 팟을 굴리고, 탱이 필요하면 체팟. 물딜이 필요하면 힘팟을 꾸리고 뭐 그런다. 어렵고, 난해한 게임이야 정말.
허나 그 대부분이 무용지물.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파티를 짠 이상 반드시 초반에 얻어두고 싶은 것이 있다.
“아일라.”
“네. 울프람 불렀나요?”
“이번 주말에 시간이 남나?”
“네. 남는데요? 시험도 끝났고, 딱히 사교회도 없고요.”
그런가.
그렇다면 절호의 기회다.
“그럼 원정에 좀 따라와 줄 수 있겠나.”
“···원정이요?”
“그렇다. 시간을 조금 잡아먹을 듯하지만, 어떻게. 해 줄 수 있겠나?”
첫 파티를 짜면 반드시 해야 하는 미니 퀘스트가 있다.
다만, 이건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
아일라는 검지를 턱에 대고 잠시 생각하다 이내 방긋 웃었다.
“울프람. 그 부탁 방법은 틀렸어요.”
“···음?”
“함께 하자. 나는 너를 믿고 있다. 라고 말해주는 게, 저는 훨씬 기쁘 답니다?”
“······음. 함께 하자. 믿고 있는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물론 기쁘게 받아들일게요. 그래서 누가 함께 가고, 몇 시에 출발이죠? 아침 일찍 나오면 되나요?”
나는 퀘스트 트리거를 생각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동행은 너 하나뿐이다. 그리고 아침 일찍 나올 필요는 없다.”
“아, 아하하···. 그, 그렇군요. 단 둘이라. 네. 알겠어요. 짧게 끝나나봐요?”
“아니. 필드에서 자정까지 보내야 하니 말이다. 아마 하루 묵을 듯 하다.”
“아하. 그렇군요. 1박이 된다. 다음날 귀환. 그렇군요. 그러면 천천히 출발해도 되겠네요.”
아일라는 그렇게 말하고 납득 한 뒤.
깜짝 놀란 고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되물었다.
“···네에? 일, 박···?”
“음. 그렇다.”
***
2막은 앞서 말했듯, 각 루트의 히로인들을 만나보고, 그들과 호감도를 올리는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2-1의 이브의 검은 깃발 아지트 침략 사건.
어쩌다보니 내가 동행하게 되었지만, 원래라면 켈터스가 첫 파티에 이브를 넣고, 그 뒤에 학생회 임원들과 같이 검은 깃발의 간부와 첫 조우하는 에피소드다.
그 에피소드를 진행하면 한 파티였던 이브와 켈터스 사이에 꽤 편리한 시스템이 생겨난다.
한 파티에서 단 한 명만 지정할 수 있는 스킬이며, 동시에 파티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반드시 있어야 할 스킬이다.
이브와 함께 필드에 나갔을 때 파티 시스템을 얻지 못해서 정말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이 기능을 이브랑 처음 얻었을지도 모르는 일. 생각해보니 정말 역겹군.
아무튼. 우리는 지금 이 스킬을 얻기 위해 잠든 산맥에 나와 있다.
정말 여기 자주 온다. 정말.
“으, 음. 우리 어디까지 가는 건가요? 아 【흑수정】 【지역장악】”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음. 파트라슈. 이쯤이다.”
파트라슈의 리어카를 사이좋게 타고, 깊은 산맥 중턱에 대충 자리를 잡았다.
이전에 이브와 함께 왔었던 야영지는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는 길에 만난 몬스터는 아일라가 흑수정으로 가볍게 쓰러트렸다.
그리고 내 눈 앞에는 구슬픈 상태창이 올라왔다.
【전투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 했습니다. 스테이터스의 상승 효과를 받지 못합니다.】
【전투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 했습니다. 스테이터스의 상승 효과를 받지 못합니다.】
···서글프긴 하네.
뭐 아무튼.
몬스터를 물리는 약초와 결계석을 설치하고, 파트라슈의 염동력에 의지해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고 가볍게 식사를 만들었다. 아일라가 ‘저도 도울까요?’ 라고 물어왔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내 편의를 위해 불러 낸 건데, 이 정도는 해야지.
그렇게 마요빈즈를 이용해 만든 드레싱으로 샐러드를, 크림 빈즈를 이용해 크림 파스타를 만들고, 믹스 빈즈를 이용해 스무디 두 잔을 만든 뒤 세팅을 마치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와아···.”
“왜 그러지. 식기 전에 들도록.”
“네, 네에. 그런데 ···생각보다 야영에 익숙하네요. 울프람?”
“무얼, 내 목표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지.”
세계 최고의 편의점 사장이 되려면, 요리도 잘 해야 한다.
여기는 공장에서 밀키트를 찍어내는 곳이 아니니까.
“···그렇네요. 밖에 나가서, 세상을 보려면, 요리도 능숙해야겠죠. 야영도···. 언젠가 울프람은 꿈을 이루러 가는 건가요.”
“······?”
“좋아요. 좋은 꿈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잘 먹을게요. 울프람!”
“음.”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식기를 정리했고, 아일라는 모닥불 앞에 흑수정으로 의자를 만들어 자리했다.
이걸로 지금까지 한 행동은 크게 두 가지.
‘파티원과 필드에 나와서 전투를 했다.’
‘함께 식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 트리거를 위해. 나는 자리를 잡고 아일라에게 말을 꺼냈다.
“후우. 괜찮아. 아일라 트라이스타. 괜찮을거야. 울프람은 기다려 준다고 했어.”
아일라가 무언가 중얼거리는 와중 식기 정리를 마친 나는 아일라가 만든 의자에 앉았다.
“흐잇?!”
“왜 그렇게 놀라지.”
“아, 아뇨. 갑자기···. 갑자기 다가와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다면 미안하군.”
“······울프람. 오늘 이렇게 원정을 나온 이유가 뭔가요?”
“···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일라가 파티원이니 스킬을 얻기 위해서 왔어요! 했다간 배때지에 창이 찔려 죽겠지?
음 이럴때는 그냥···. 음.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그랬다.”
“···대화요?”
“그래. 요새 이것저것 너무 바쁜 일이 많아서, 차분히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었군. 최고의 반역의 동료와 유대를 깊게 만드는 기회. 라고 봐 줬으면 한다.”
“아···. 네, 네에!”
그제야 아일라는 오늘 종일 보여준 어색한 모습을 지우고,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런고로 아일라. ‘대화를 나누자’.”
“네 찬성이에요! 울프람! 잔뜩 이야기해요!”
이걸로, 트리거가 전부 갖춰졌고, 직후 내 눈 앞에 홀로그램 패널이 좌르륵 나타난 뒤 사라졌다.
【휴식 시간에 파티원이 대화에 찬성했습니다!】
【파티원과의 친밀도가 깊어집니다!】
【첫 파티원과의 원정 이후 야영까지 끝마쳤습니다!】
【업적을 달성합니다.】
【타이틀 ‘죽어버려 인싸놈’을 얻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아, 옛날 이야기 어때요?”
“옛날 이야기? 음. 어떤 이야기지.”
“저희의 어린 시절 이야기요!”
“······.”
그건, 울프람 폰 로엔그린의 기억이다.
이영진은 알지 못하는, 설정집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야기기도 하다.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다 기억하지 못하는군. 사실 어린 시절의 일은 희미해서 말이다.
“···아. 그렇군요. 울프람의 어린 시절은······. 능력이 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괴로웠을 테니까요.”
“음. 미안하군.”
“아, 아뇨. 제가 미안하죠.”
“그러니 말해주지 않겠나. 내 어린 시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이다.”
“······네, 네에! 그러니까요.”
아일라는 그리 말하며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몇몇 부분에서는 일부러 말을 피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새롭게 아일라와 울프람의 관계가 어땠는지 머릿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니까요. 울프람···. ······그게요···.”
“졸리면, 들어가서 자도록.”
“네에에···”
시계를 보니 열 시 반.
아일라의 말 대로 정말 이 시간에는 잠드나보군.
아일라가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잠 든 사이에, 나는 눈앞의 시스템 창을 바라봤다.
【스킬을 습득합니다!】
【하트 링크】
【8T】
【파티 전용 스킬】
【서로간의 신뢰가 마법과는 또 다른 인연의 힘을 빚어내는 스킬. 파티원의 체력이 일정 이하로 내려갔을 때. 파티장에게 공유됩니다! 파티원의 상태이상이 파티장에게 공유됩니다!】
나는 스킬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얻었군.”
파티원의 상태이상, 체력저하 등을 바로 표기할 수 있는 일종의 애드온 스킬. 이게 있고 없고가 파티 운영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스킬을 켜니 내 눈 앞에는 작은 아일라의 얼굴 아이콘과 그 옆에 녹색으로 건강하게 빛나는 체력. 푸르게 빛나는 마력. 그리고 아무런 지장 없는 상태이상 표시가 비춰졌다.
“2막이 끝나면, 3막이 찾아온다. 그리고 3막의 최종 보스는 아일라 트라이스타.”
아무일 없기를 바라지만, 운명이 어떻게 구를지 모르는 법이라고 하지 않나.
그러니 대비해야지.
아일라가 파티원이 되었다는 것은 파티장으로서 그녀를 위험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게 D/Z SAGA 총 플레이 타임 2만 시간에 카페 운영자.
거기에 한 번도 파티원을 죽게 내버려 둔 적 없는 이영진의 플레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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