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138
“모두 모였나요?”
“네. 성녀님.”
“다들 편히 앉으세요. 작전 회의를 시작하겠어요.”
성녀의 말에 천마신교 낙양 분타 취의청에 모인 이십여 명의 무사들이 착석했다.
정확하게는 성녀를 포함해서 모두 스물다섯 명이었다.
성녀, 진국동, 철탑, 단목연, 단목창, 그리고 어제 승급심사를 통해 새롭게 팔층무사가 된 무사 스무 명까지.
물론 그 스무 명 중에 백무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일반무사 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 각자 소개는 끝난 상태.
성녀는 어제 연무장에서 소개되었지만 진국동과 철탑의 경우 일반무사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백무명은 자기 차례가 왔을 때 간단히 이름만 밝힌 바 있었다.
‘단목 소저는 물론이고 성녀, 진국동, 철탑 저 사람들도 어쩐지 이전에 만난 기억이 있는 것 같다. 참, 이것도 병인가. 어찌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친숙한 기분이 느껴지는 걸까. 특히 성녀의 경우 뭔가 깊은 교감이 이전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구나. 일단 수색 작전에 충실하는 게 낫겠군. 기필코 천마의 제자를 구출해 성녀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단기간 안에 마교의 지휘부로 들어갈 수 있다.’
백무명이 스스로 다짐할 때.
철탑이 미리 마련한 초상화를 나눠주었다.
바로 매영설의 초상화였다.
일일이 나눠준 것은 가지고 다니면서 철저히 탐문 수색을 하라는 의도 같았다.
물론 매영설과 관련한 다른 정보도 함께 제공되었다.
다만 백엽과 관련된 내용은 생략되었기에 뭔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주의 신상과 관련한 것을 물어보는 것은 지금 금기였기 때문에 그 부분은 그냥 넘어갔다.
“이인 일조로 해서 탐문부터 시작할 거예요. 질문 있는 분은 해주세요.”
성녀의 말에 무사들이 술렁였다.
처음으로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성녀 앞이라 좀체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서 말씀들 하세요. 저희보다 여러분이 낙양 지리에 더 밝지 않나요? 조금 전 말씀 드린 개별 탐문처 말고 더 좋은 곳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주세요.”
성녀의 말에 백무명이 입을 열었다.
“무사 백천 감히 말씀 올리겠습니다. 지금 탐문처를 보니 저잣거리 등 사람이 많은 곳 위주인데 정작 중요한 곳이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어딘가요?”
성녀가 눈을 빛냈다.
백무명 스스로 기운을 숨겼기에 자리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사내의 질문이었다. 하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관심을 보였다.
‘그래, 교주님 기운과 비슷하구나. 그나저나 교주님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일단 공식적인 수색 대상은 매 소저이지만 실제는 교주님을 반드시 찾아야 하건만 단서가 없어 쉽지 않을 듯하구나. 다만 매 소저를 찾게 되면 교주님 행방도 알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니, 일단 매 소저부터 찾는 게 현명할 듯하다,’
백무명이 말했다.
“칠마종 놈들에게 붙잡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 당연히 칠마종이 장악하고 있는 무림맹 총단으로 들어가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지금 여러분이 그럴 능력이 있나요? 무림맹 총단 내부에는 제가 들어가 볼 계획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네요.”
“알겠습니다. 한데 매 소저가 금마옥에 갇혀 있을 가능성은 얼마 정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말씀드려 제가 들어가 볼 곳이 바로 금마옥이에요. 금마옥은 원래 사마의 무리를 가둬놓은 곳이나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 정파 무사들이 갇혀 있다고 알려졌지요. 아마 매 소저가 놈들에게 붙잡혀 있다면 금마옥 깊숙한 곳에 있을 가능성이 커요.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의외로 매 소저가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하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매 소저가 칠마종 놈들에게 붙잡혀 있지 않을 가능성 말입니까?”
“네. 그러니 여러분은 그럴 가능성을 탐지해주시면 될 거예요. 이제 됐나요?”
“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 곳을 더 추가하고 싶군요.”
“그곳이 어디죠?”
“하오문입니다. 하오문의 정보력이라면 뭔가 단서가 될만한 사실을 알아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이에요. 우리 힘으로 정보를 캘 생각만 했지 하오문을 이용할 생각은 못 했군요. 좋아요. 백 무사가 단목연 무사와 함께 하오문에 접근해보세요. 다행히 하오문 낙양지부의 위치는 알고 있으니까 접근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네. 명을 따르겠습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 * *
“여기입니까? 하오문 지부가?”
“네.”
백무명의 질문에 단목연이 주루 한 곳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보기에는 정말 평범한 주루였다.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고 손님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만 칠마종이 낙양 무림을 장악했기 때문인지 손님 중 무림인들은 흑도로 보이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백무명과 단목연 역시 흑의를 입고 있었기에 그렇게 표가 나지 않았다.
“뭘 드시겠습니까?”
점소이 한 명이 빈 탁자에 앉은 백무명과 단목연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단목연이 말했다.
“오층 특별실로 안내해주실 수 있나요?”
“아, 물론입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점소이가 황급히 어디론가 달려갔다.
백무명이 미소지었다.
“생각보다 암구호가 단순하군요. 하기야 삼층 건물인데 오층 특별실이라. 정말 사전 정보가 없다면 도저히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사실 하오문의 뒷배를 본교가 오래도록 봐주고 있었어요. 물론 직접적인 휘하 세력은 아니지만 하오문을 공격하려는 흑도 무리를 본교가 많이 막아줬지요. 하지만 이번에 칠마종이 무림대란을 일으키자 하오문 역시 대외적으로는 중립을 선언했어요. 그 때문에 칠마종도 지금 하오문을 건드리지 않고 있지요.”
“아, 그럼 우리에게 협조를 안 할 가능성도 있군요.”
“네. 그럴 가능성이 더 커요. 하지만 백 무사 말씀대로 한 번쯤은 알아볼 가치가 있는 곳이지요. 정보력만큼은 개방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으니까요.”
단목연이 말한 바로 그때.
백의중년인 한 명이 다가왔다.
점소이와 달리 그는 서두르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마침 특별실이 비어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네. 감사해요.”
백의중년인이 안내한 곳은 삼층 특별실이었다.
“들어오시지요.”
“네.”
백무명과 단목연이 방에 들어가 보니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니라 집무실이었다.
“인사가 늦었군요. 제가 바로 하오문 낙양지부 지부장 고윤(高尹)입니다. 천마신교 낙양 분타에서 오셨습니까?”
“네. 역시 하오문이군요. 어떻게 아셨어요?”
“오층 특별실 암구호는 천마신교 분들과만 약속된 것이지요.”
“그게 아니라 우리가 낙양 분타에서 온 것을 어떻게 아셨냐구요.”
“하하하. 그야 지금 한 사람을 찾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사람이 누군가요?”
“천마 교주님의 제자분이신 매영설 소저를 찾고 계신 게 아닙니까?”
“아! 어떻게 그 사실을 벌써? 공식적으로 탐문을 시작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하하하. 어제부터 매 소저를 찾고 계신 것을 우리 쪽 무사가 보고해왔습니다.”
“아! 아무래도 우리 분타주께서 수하를 시켜 미리 알아보셨던 것 같군요.”
“네. 한데 정식으로 매 소저에 관한 정보를 얻으러 오신 겁니까?”
“네. 알 수 있겠습니까?”
“이미 오실 줄 알고 조사해봤습니다.”
“그래서요?”
“매 소저는 지금 금마옥에 없습니다.”
“그럼 어디에?”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다만 금마옥에 갇힌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고윤의 말에 백무명이 물었다.
“그럼 지금 금마옥에 갇힌 분들의 명단을 알고 있다는 겁니까?”
“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수감자 명단에 매 소저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한데 금마옥에 없다면 어디에 있을까요?”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아마도 낙양성 안에는 없을 듯합니다. 있다면 우리 정보망 안에 들어왔을 텐데 지금 그런 보고가 전혀 없습니다.”
“아쉽군요. 알겠습니다.”
“네. 살펴 가십시오.”
* * *
“이제 어쩌죠? 금마옥에 매 소저가 없으면 대체 어디서 찾지요?”
단목연의 물음에 백무명이 담담히 말했다.
“아직은 섣부른 판단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까 보니 하오문 지부장이라는 자의 눈빛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럼 설마 벌써 하오문이 칠마종 쪽으로 붙은 것은 아니겠지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하오문에서도 본교 낙양 분타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까?”
“그건 모를 거예요. 본교 역시 하오문을 완전히 믿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확실하군요.”
“무슨 뜻인가요?”
단목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백무명이 전음을 보냈다.
「하오문 지부에서 나온 이후 은밀히 우리를 따라오는 자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오문 전체는 아니더라도 낙양 지부 정도는 이미 칠마종 쪽으로 붙은 것 같습니다.」
「아, 그럼 어쩌죠?」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미행하는 자를 따돌리면 되니까요. 잠시 제 손을 잡아주시겠습니까?」
「뭘 하시려고?」
단목연이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도 손을 내밀었다.
백무명의 얼굴에 사심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손이 맞닿은 바로 그 순간 스스슷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사라졌다.
극도의 은잠술이었다.
얼마 후 그 자리에 나타난 중년인 한 명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아차! 미행이 들킨 것일까. 어서 돌아가 지부장님께 보고해야겠다.’
휙휙휙.
중년인이 신형을 돌려 하오문 낙양 지부 쪽으로 사라졌다.
경공만큼은 절정고수에 가까울 정도로 고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멀리 사라진 줄 알았던 백무명과 단목연이 다시 나타났다.
아무래도 바로 옆자리에 은신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정말 하오문 낙양 지부장이 보낸 거였군요. 방향이 정확히 그쪽이에요. 그렇다면 매 소저가 금마옥에 없다는 것도 거짓인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놈들이 아무래도 우리가 하오문의 정보망을 이용할 것을 생각하고 미리 손을 써놓았던 것 같습니다.”
“아, 이제 어떻게 하지요? 어서 성녀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해요.”
“성녀깨선 이미 금마옥을 향해 출발했을 겁니다. 분타로 돌아가서 성녀님을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성녀께서 위험에 처하시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놈들이 우리 계획을 눈치챈 것 같은데 말이에요.”
“반선들을 만나지 않는 한 성녀께서는 무사하실 겁니다. 아무튼 서둘러 분타로 돌아가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분타의 위치가 놈들에게 드러날 위험이 있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수색 작전에 참여한 무사가 한둘이 아니니까. 한데 백 무사님의 무공이 이렇게 뛰어나실 줄은 몰랐어요. 조금 전의 은잠술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이죠?”
“운이 좋아 최근 무공이 급상승한 것 같습니다. 분타로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네.”
백무명과 단목연 두 사람이 경공을 펼쳐 천마신교 낙양 분타 쪽으로 날아갔다.
휙휙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