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144
“두 분 모두 수고가 많았어요. 비록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영웅맹과 동맹을 체결하면 낙양 무림 연합 역시 대세를 따를 것 같군요.”
성녀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 앞에는 조금 전 천마신교 낙양 분타로 복귀한 백무명과 단목연이 있었다.
취의청 안에는 분타주 패환과 장로 전붕 역시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역시 백 무사요. 이번에도 큰 공을 세웠구려. 한데 이백 명이나 되는 칠마종 놈들을 혼자서 제거했다니 실로 놀랍소. 게다가 백 무사 손에 죽은 양견은 검마종 장로 중에서도 무공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자였소. 백 무사의 무공 수준이 대체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하오?”
패환의 물음이었다.
백무명이 매영설을 구출해왔을 때만 해도 그의 뛰어난 은잠술 덕분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그 무위를 보였기 때문에 확인차 물어본 것이었다.
“부끄럽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놈들 수가 많긴 했지만, 양견 그자를 제외하고 대단한 고수는 없었습니다.”
백무명이 겸양을 했으나 그의 무공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성녀가 말했다.
“백 무사의 무공이 이렇게 높은 것은 본교의 복이라 할 수 있으니 더는 물어보지 않는 게 좋겠어요. 하지만 그 무공 수준이 최소한 본교 장로 직급에 해당하는 것이 증명된 이상 백 무사를 칠층무사에서 오층무사로 진급시키도록 하겠어요.”
“감사합니다.”
백무명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번처럼 패환이 승급패를 그에게 줬다.
백무명이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층무사부터는 정식으로 작전 회의에 참석할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었다.
“승급만이 아니에요. 직책 역시 제 권한으로 올려드리지요. 지금부터 백 무사는 본교의 호법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가 이런 영광을 누려도 되는지······.”
백무명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번에 보여준 백 호법의 무위는 저로서도 발휘하기 힘든 수준이에요. 물론 적들 대다수가 일반무사였다고 해도 단목 무사의 보고에 의할 때 최소 스무 명 정도는 일류 이상의 지휘부 고수들이었어요. 호법이란 신분도 사실은 매우 부족한 편이지요.”
“그렇게 저를 높이 평가해주시니 본교를 위해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좋아요. 아, 그리고 백 무사를 호법으로 임명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그게 뭔지 아시겠어요?”
“혹시 소림사에 특사로 갈 때를 대비한 겁니까?”
“그래요. 지금 당장 특사 신분으로 소림사로 가세요. 이미 본인이 간다고 하셨으니 설마 거절하지 않으시겠지요?”
“물론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저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혼자서요? 그 이유는 뭔가요?”
“다들 아시다시피 소림사 주위에는 절진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른 분들과 함께 간다면 그분들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해 저 혼자 힘으로 역부족일 것 같아 그럽니다.”
“으음, 일리가 있군요. 하기야 제 서찰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니 많은 사람이 갈 필요는 없겠지요. 서찰부터 받으세요.”
성녀가 품속에서 서찰 한 통을 꺼냈다.
바로 영웅맹주에게 동맹을 제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었다.
백무명이 서찰을 품속에 넣은 후 포권을 했다.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좋은 결과를 기대할게요. 그리고 최대한 이번에는 영웅맹주의 확답을 받아오세요. 더는 기다릴 시간이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백무명이 인사를 다시 한 후 대청에서 나왔다.
“백천 저자의 진정한 신분이 뭘까요? 저는 백 호법이 어떤 의도를 지니고 본교에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전붕의 말이었다.
백무명이 대청에서 나가자마자 그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성녀가 말했다.
“단목 무사의 생각은 어떤가요?”
“일단 무공을 숨긴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백 호법의 무공은 절대 본교 기본공을 배운 지 며칠 되지 않은 초보무사의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백 호법을 적의 간자로 의심해야 한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의 간자라기 보다 무공을 숨기고 본교에 들어온 숨은 고수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네. 첫째 칠마종의 간자라면 이번에 그 많은 칠마종 무사들을 죽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둘째 본교 기본공을 가르칠 때 느낀 건데 그 습득 능력이 무서울 정도로 빨랐습니다. 이전에 정파 무공을 익힌 자라면 분명 부작용이 나타났을 텐데, 그렇지도 않은 것을 보면 무림맹의 간자 역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리한 분석이군요. 그렇다면 중도 문파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그 정도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확실한 증거 없이 사람을 의심하면 인재를 잃게 될 우려가 있어요. 하물며 백 호법은 단순한 인재가 아니라 강력한 무공을 지닌 절대고수예요. 물론 아직 정확한 무공 수준을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본교를 위해 해가 될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어요. 그러하니 제 말을 믿고 백 호법에 대해 지나친 의심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아시겠어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 * *
백무명이 영웅맹 무사들이 있는 소림사에 복귀한 것은 다음날 오후 무렵이었다.
절진을 소리 없이 뚫고 들어온 그는 곧장 백여희를 찾았다.
“기다렸습니다. 맹주님.”
“그동안 별일 없었소?”
“네. 칠마종에서 정탐무사들을 수시로 보냈으나 절진을 뚫지 못해 돌아갔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반선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으음, 반선들이 이곳을 공격하게 되면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리라 생각하시오?”
“반선들이 오면 그 수가 몇 명이 되든 간에 칠마종 무사들 역시 함께 진격해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만약 반선들에 의해 보호진법이 뚫린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겁니다. 아, 물론 맹주님께서 안 계신 것을 전제한 예측입니다.”
“으음, 동맹을 서둘러야 할 것 같구려. 그러니까 특별한 변화는 없다는 이야기요?”
“네. 아참. 며칠 사이 병력이 늘어났습니다.”
“아, 어느 정도나?”
“만 명 정도 늘어나 현재 이만 명 정도 병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나 많이? 두 배로 늘었군요.”
“네. 이게 다 서평 무림 연합 무사들 덕분입니다.”
“서평성에 있던 무사들이 이곳에 왔소?”
“네. 대정문의 소씨 남매 아시지요?”
“물론이오. 소기륭, 소천향 두 사람이 아니오?”
“네. 그들 두 사람과 대정문 태상장로 대정객이 맹주님께 은혜를 갚겠다며 무사들을 이끌고 왔는데, 오는 도중 하남성 각지 무사들과 합류해 병력이 불어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잘된 일이오. 물론 놈들의 삼십만 병력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일만과 이만은 차이가 크니까.”
“물론이에요. 다만 놈들 병력이 너무 많아 여전히 동맹은 필수인 것 같아요. 조금 전 동맹 이야기를 하시던데 낙양에 갔던 일은 어떻게 되셨나요?”
“소기의 성과는 있었소.”
백무명이 그간의 일을 설명해줬다.
백여희가 매우 기뻐했다.
“잘되었군요. 마교 성녀가 그렇게 대화가 잘되는 인물이라니 놀랍군요. 한데 아무리 위임을 받았다고는 하나 천마의 지시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동맹을 추진하는 게 조금 이상하군요.”
“나 또한 같은 생각이오. 아무래도 천마가 가짜라는 소문이 완전히 헛소문은 아닌 것 같소.”
“아! 그럼 정말로 십만대산에 있는 천마가 가짜일까요?”
“정확한 것은 모르오. 다만 가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오.”
“제약이라면 혹시 주화입마를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렇소. 소문대로 천마의 무공이 천하제일이라면 그것밖에 더 있겠소? 아무튼 천마의 성녀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 같으니 이대로 동맹을 추진해도 될 것 같소. 일단 서찰부터 읽어보시오.”
백무명이 품속에서 서찰 한 통을 꺼냈다.
바로 성녀가 써준 것이었다.
물론 백무명은 그 내용을 이미 다 읽어본 후였다.
백여희가 급히 그 내용을 읽고 미소를 지었다.
“성녀의 다급한 심정이 묻어나네요. 칠마종이라는 공통의 적을 상대하자고 하지만 생각보다 저자세인 것을 보니 말이에요. 성녀의 무공은 어떻던가요?”
“매우 강하오.”
“맹주님과 비교하면요?”
“단순 무공은 내가 강하나 그녀가 성력을 발휘한다면 누가 이길지 모르오.”
“성력을 느끼셨군요.”
“그렇소. 그 힘은 마교의 근원적인 힘이라 한계가 없을듯하오.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소? 이대로 동맹 체결에 대한 수락 서신을 써서 돌아가도 되겠소?”
“글쎄요.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금 마교 측에서 맹주님의 진정한 신분에 대해 의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요.”
“알고 있소. 낙양 무림 연합 무사들을 구출할 때 내 실력을 너무 드러냈던 것 같소.”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러지 않았다면 낙양 무림 연합 측에서 오히려 맹주님을 의심했을 거니까요. 일단 조금 쉬도록 하세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듯해요.”
“그럽시다.”
* * *
“이곳 소림사에서 동맹 체결식을 거행하자는 것이오?”
“네. 맹주님. 마교 성녀와 낙양 무림 연합 수장 장생노인 두 사람을 초대해 맹주님과 함께 정식으로 동맹을 체결한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거예요.”
“두 사람이 이곳으로 오려고 하겠소?”
백무명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백여희는 자신 있는 표정이었다.
“제가 직접 낙양으로 가서 그들 두 사람을 설득하겠어요.”
“으음, 복안이 있소?”
“네. 사실 이곳 소림사에서 동맹 체결식을 거행하는 이유는 또 있어요.”
“그게 무엇이오?”
“바로 동맹 체결 후 곧바로 모든 병력을 이끌고 낙양으로 진격하기 위해서예요.”
“마교 병력을 소림사로 모이게 할 생각이오?”
“네. 아까 맹주님 말씀대로 마교 하남성 분타 병력 십만을 소집하게 되면 어차피 모일 장소가 필요할 거예요. 그렇다면 칠마종의 감시가 심한 낙양보다 절진으로 보호받고 있는 이곳 소림사가 제격이지요.”
“낙양 무림 연합 무사들은?”
“그분들은 계속 낙양에 계셔야 해요. 칠마종의 감시도 있지만, 나중에 성안에서 호응하기 위해서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괜찮은 것 같소. 다만 우리 병력이 다른 두 곳보다 모자라는 것이 조금 아쉽소. 물론 이만 병력도 적은 수가 아니지만 동맹이란 게 그 세력이 비슷해야 불만이 없는 법이니까.”
“그것 역시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이 우리와 동맹 체결을 하려는 것은 병력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맹주님 때문이니까요.”
“내 무공을 보고 말이오?”
“네. 확실해요. 뭐니 뭐니 해도 당금 천하에 반선을 죽인 무림인은 맹주님이 유일하니까요. 그렇게 알고 지금 바로 저와 함께 낙양으로 가도록 해요.”
“이곳의 지휘는 백 장로에게 맡겼소?”
“네. 제 아버님께는 미리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보안 때문에 맹주님께서 복귀하셨다는 이야기는 제 아버님 말고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어요.”
“잘했소. 자칫 잘못하면 마교와 낙양 무림 연합 측의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 동맹 체결까지는 조심하는 게 좋겠소.”
“네. 맹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