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148
“맹주님!”
“성녀님!”
백무명과 성녀가 소림사에 도착하자 두 사람을 본 많은 사람이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시했다.
특히 성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져 있던 천마신교 무사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바로 매영설, 패환, 전붕, 단목연, 단목창, 진국동, 철탑 등 기존에 천마신교 낙양 분타에 있던 삼천여 무사들로 성녀의 명에 따라 소림사로 피신해있었다.
하지만 잇달아 들려온 성녀의 자진 소식에 그들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비록 성녀가 자신들의 피신을 위해 적을 막아주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죽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성녀의 시신이라도 모셔와야 한다는 중지를 모아 막 다시 낙양으로 출발하려던 차였다.
한데 뜻밖에 백무명과 함께 성녀가 소림사로 오니 놀랄 만도 했다.
그렇게 천마신교 무사들이 성녀와 감격스러운 해후를 할 때 백무명 또한 백여희, 백운목 등 영웅맹 지휘부 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백여희와 백운목 두 사람 외에 백무명의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자신들의 맹주가 복귀한 것만으로도 다들 기뻐했다.
백무명과 성녀의 도착을 반긴 곳은 또 있었다.
바로 낙양 무림 연합의 십만 무사들이었다.
낙양 무림 연합 수장 장생노인이 백무명, 성녀 두 사람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후 껄껄 웃었다.
“허허허. 동맹 체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분이 오셔서 기쁘기 그지없소이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기뻐요.”
백무명과 성녀가 미소와 함께 각 세력의 지휘부 고수들과 통성명을 했다.
백무명과 전음으로 정보 교환을 한 백여희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천마신교 백천 무사가 안 보이네요. 혹시 백 무사를 만났었나요? 성녀님을 비롯해 천마신교 낙양 분타 무사분들을 찾으러 가셨는데······.”
“아니요. 아무래도 길이 어긋난 것 같아요. 백 무사는 무공이 뛰어나니 무사할 거예요. 이곳 소식을 듣게 되면 곧바로 올 겁니다.”
성녀의 말에 천마신교 무사들이 그제야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백무명이 말했다.
“저도 오는 길에 성녀님께 백천이란 무사에 대해 들었습니다. 대단한 고수인 것 같은데 어서 만나보고 싶군요.”
“네. 맹주님도 만나보면 감탄하실 거예요.”
성녀가 웃으며 말했다.
백여희가 말했다.
“자, 상황이 위중하니 다들 어서 취의청으로 가시지요. 논의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네.”
* * *
소림사 취의청에서의 작전 회의는 밤늦도록 계속되고 있었다.
일단 합의가 된 내용은 내일 정식으로 영웅맹, 천마신교, 낙양 무림 연합이 동맹을 체결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각 세력의 수장이 한 곳에 모였기 때문에 동맹 체결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성녀의 명을 받은 패환이 하남성 분타 무사들에게 소집령을 내렸음에도 아직 단 한 명도 소림사에 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소집령을 언제 내렸기에 아직 한 명도 오지 않았지요?”
성녀의 물음에 패환이 안색을 굳혔다.
“어젯밤 각 분타에 전서구를 날렸으니 이제 꼭 하루가 지났습니다.”
“그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인근에 있는 분타 몇 군데서는 무사들이 당도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렇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갑작스러운 성녀님의 소식에 각 분타에서도 당황한 모양입니다.”
“제가 죽었다는 소식 말인가요?”
“네. 아직 성녀님께서 살아계신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여기 계신 백 맹주께서 성녀님을 구출하셨지만, 그 역시 단순히 시신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질 가능성이 크니까요. 아니 어쩌면 칠마종 놈들이 아예 시신이 사라진 일을 비밀로 했을지도 모르지요.”
“그 말씀은 이해가 가지만 설사 제가 죽었더라도 그전에 내린 명은 토를 달지 않고 이행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언제부터 분타들이 눈치나 보는 세력이 되었지요?”
“죄송합니다. 모두 지휘 분타주인 제가 잘못 관리한 때문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분타주께 죄를 묻는 게 아니에요. 만약 칠마종 놈들이 이곳 소림사로 공격해왔을 때를 가정한다면 이렇게 늦게 소집에 응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지요. 혹시 제가 죽었다는 소식 말고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게 아닌가요? 매 소저 생각은 어떤가요?”
성녀가 매영설을 쳐다봤다.
매영설은 지난 며칠간 운공요상으로 이제 완전히 몸이 회복되어 있었다.
사실 이 자리에서 성녀를 제외하고 천마신교의 실세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가 유일했다.
“제 생각에 하남성 각 분타에서 성녀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문을 듣고 십만대산에 있는 총단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위임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동맹 문제가 가볍게 처리해야 할 상황이 아닌 것은 맞으니까요. 성녀님께 아무 사고가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돌아가셨다고 가정할 때 총단의 지시를 다시 받아 두는 것이 훨씬 뒤탈이 없지요.”
“으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것은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한 것일 뿐 본교의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동이에요. 다만 동맹 문제가 민감한 것은 사실이니 이번 한 번만은 용서해줄 필요도 있을 것 같군요. 패 분타주께선 다시 한번 각 분타에 전서구를 날려 소집령을 전하도록 하세요. 제가 살아있고 이곳 소림사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만약 이번에도 즉각 달려오지 않으면 본교 율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한다고 하세요. 아시겠어요?”
“명을 따르겠습니다.”
패환를 비롯한 천마신교 지휘부 고수들이 고개를 숙였다.
백무명이 눈을 빛냈다.
‘역시 성녀의 있고 없음에 따라 마교의 기세가 달라지는군. 다만 마교 총단의 움직임이 조금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내 예상대로 천마의 일신에 문제가 있다면 극단적으로 내부 반란 가능성도 배제 못 할 것이다.’
백무명이 안색을 굳혔다.
칠마종의 독립에 이어 천마신교 자체의 내분이 현실화한다면 그야말로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내분이 생겨 마교 내부 권력 싸움으로 발전하면 서장무맹에 대항하는 것은 아예 신경도 쓰지 못할 터. 그렇게 되면 무림은 더욱 혼란해질 것이다. 내분이 생겨도 한참 후였으면 좋겠구나.’
백무명이 상념에 잠겨 있는 동안 회의는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동맹 체결식 말고 따로 결정할 게 없었다.
적들의 동태를 살피면서 최대한 빨리 무사들을 소림사로 모으는 것.
그것이 핵심으로 일단 천마신교 낙양 분타들에 소속된 십만 무사의 확보가 시급했다.
“밤이 깊었으니 오늘 회의는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내일 정오에 동맹 체결식이 거행될 예정이니 다들 참석해주시길 바랍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알겠소이다.”
* * *
다음날 정오에 열린 동맹 체결식은 성공리에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아직 칠마종의 공격 움직임이 없었기에 다들 여유가 있어 보였다.
동맹 체결식의 결과 일단 동맹 이름은 간단하게 삼파동맹(三派同盟)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름을 단순하게 지은 것은 이 동맹이 영구적이 아니라 일시적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시적이라는 의미도 최소한 칠마종을 제거할 때까지였기 때문에 사실상 기한이 따로 없었다.
게다가 칠마종이 토벌된다고 해도 그 이후에는 서장무맹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삼파동맹에서는 일단 칠마종을 상대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림맹 총단에 모여 있는 칠마종 무사만 삼십만 명이었다.
현재 십이만 병력 수준인 삼파동맹으로서는 중과부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때문이라도 천마신교 하남성 분타 병력의 집결이 시급했다.
칠마종이 총공격을 가해오기 전에 합류해야 제대로 붙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동맹 체결식이 마무리된 후 남은 문제가 하나 또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총지휘자 선출이었다.
총지휘자를 뽑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의견 대립이 생겨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컸다.
백여희가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삼파동맹의 총맹주를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만장일치 추천으로 선정했으면 좋겠는데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은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성녀님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본교 세력이 가장 강대하기 때문으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십만대산에 있는 교주님의 지원을 얻어내기에도 좋을 겁니다.”
천마신교 낙양 분타주 패환의 말이었다.
동맹 체결식에 참석했던 천마신교 지휘부 고수들이 박수를 보내 같은 뜻임을 밝혔다.
짝짝짝.
낙양 무림 연합 수장 장생노인이 말했다.
“나는 백 맹주를 총맹주로 추천하는 바이오. 그 이유는 아직도 합류를 망설이고 있는 중도 무사들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오. 무엇보다 백 맹주가 총맹주가 되어야 그 상징성이 극대화될 것이오. 다가올 싸움에서 반선들의 가세가 거의 확실시되는 지금 반선을 직접 제거한 경험이 있는 백 맹주가 우리의 총지휘자가 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오.”
“낙양 무림 연합에선 따로 후보를 세우지 않으실 건가요?”
“그렇소. 그 때문에 내가 백 맹주를 추천한 것이오.”
장생노인의 말에 영웅맹과 천마신교 두 세력 간에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총맹주를 어느 쪽 수장이 차지하느냐 하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매우 복잡한 문제였다.
특히 천마신교의 경우 교주의 체면도 생각해야 했다.
그들로서는 영웅맹과 낙양 무림 연합은 한 지역의 패자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백무명이 말했다.
“총맹주 자리는 성녀께서 맡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대신 천마 교주께 서장무맹을 막아달라고 좀 부탁드려주십시오.”
“아니에요. 총맹주는 당연히 백 맹주께서 맡으셔야 해요. 백 맹주께서 저를 살려주셨으니 그 명분도 확실해요. 이 부분은 교주님께서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서장무맹을 상대하는 문제는 제가 교주님께 한번 건의해보도록 하겠어요.”
“감사합니다. 성녀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부득이 제가 총맹주 자리를 맡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
박수와 함께 백무명이 삼파동맹의 총맹주가 되었다.
백여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총맹주님의 인사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당금 무림은 그야말로 암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마종의 발호에 이어 서장무맹의 침공까지. 그야말로 무림이 멸망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싸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신선계 반선들의 존재 때문입니다. 그들의 진정한 능력은 아직 그 일부밖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히 공포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흔히 칠마종 배후에 반선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칠마종 역시 반선들에 의해 이용을 당하는 것 같습니다.”
백무명이 잠시 말을 끊었다.
동맹 체결식에 모인 삼파동맹 무사들이 술렁였다.
삼파에서 대표로 천여 명 정도만 참석했는데, 대부분 지휘부 고수들이었다.
그런 그들 역시 반선들의 존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장생노인이 말했다.
“총맹주님. 우리가 반선들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칠마종 놈들이 곧바로 총공격을 가해오지 않는 것은 많은 사람의 추측대로 반선들을 기다리는 것 같은데, 그야말로 걱정입니다. 혹여 반선이 열 명 정도만 오더라도 총맹주님 혼자서 그들을 상대할 수는 없을 게 아니겠습니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지요. 반선들 역시 신이 아니라 인간일 뿐입니다. 우리가 용기를 갖고 힘을 합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와아아.
짝짝짝.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백무명이 포권으로 답례하며 눈을 빛냈다.
‘이제 시작이다. 승리가 계속 쌓인다면 언젠가 먹구름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