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31
「아무래도 이번에는 안 되겠어요. 절대마곡주 저자가 진짜로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있어요.」
「그런 것 같군요. 대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마곡주가 살기를 띠고 다가오자 천계선녀와 백엽 두 사람은 급히 전음을 나누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상황은 일촉즉발이었다.
마계마녀가 물었다.
“백엽 이놈은 어차피 죽을 몸이지만, 천계선녀 이 계집도 지금 죽일 생각인가요? 수석 절대강시 제조 절차가 원래 그런 건가요?”
“그렇소. 다만 그냥 죽여서는 안 되고 독비수로 심장을 찔러야 하오. 그래야 절대강시들을 지휘할 수 있는 수석 절대강시가 되오.”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독비수로 심장을 찌르기만 하면 되니까.”
“비수에 묻은 수석 절대강시 제조 독을 만드는 게 매우 어려웠소. 옆으로 조금 물러나시오. 피가 튈 수도 있으니까.”
“호호호. 그래야겠네요. 피에 독이 묻을 수도 있고 말이에요.”
마계마녀가 옆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강시 제조장에 있던 일천여 마신들은 물러나지 않고 계속 포위 태세를 갖췄다.
하기야 그들은 백엽과 천계선녀 등과 일정 거리를 원래부터 유지하고 있었다.
그 간격은 대략 이십여 장 정도.
“후후후! 백엽 이놈부터 죽여야겠군. 지존천선의 환생이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지금 보니 모두 헛소문이었군.”
절대마곡주가 독비수를 백엽의 심장에 쑤셔 넣으려던 찰나.
약속이나 한 듯이 백엽과 천계선녀가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두 사람을 묵고 있었던 특수 포승줄도 어느새 풀려있었다.
“아니! 네놈들이!”
마계마녀와 절대마곡주 등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천여 마신들도 흠칫하며 포위망을 더욱더 견고히 했다.
“감히 우리를 속이다니!”
절대마곡주가 들고 있던 독비수를 백엽을 향해 던졌다.
슈우욱.
백엽이 지존환에서 지존비수를 꺼내 던진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깡 하는 소리와 함께 지존비수가 독비수를 두 동강 내며 절대마곡주의 가슴을 관통했다.
“으윽!”
그 무공이 절대마신 급에 해당한다고 알려진 절대마곡주가 어이없게 당한 셈이었다.
그는 실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한 차례 부르르 떤 후 절명했다.
마계마녀가 천계선녀를 향해 일장을 날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일단 천계선녀부터 제거한 후 백엽을 공격하려는 것 같았다.
천계선녀가 급히 장력으로 맞받아쳤다.
꽝.
“으윽!”
천계선녀가 비명과 함께 뒤로 대여섯 걸음 물러났다.
백엽 덕분에 회복했지만 그 전에 장기간 혈도가 찍혀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았다.
기세가 오른 마계마녀가 이번에는 백엽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쏴아아.
백엽이 피하지 않고 우수로 원호를 그린 순간.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마계마녀가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갔다.
백엽이 회수한 지존비수를 곧바로 날렸다.
슈우욱.
지존비수의 빠르기는 실로 전광석화와 같아서 내상을 입은 마계마녀가 피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비수가 그녀의 가슴을 관통하기 직전 공간을 찢고 한 손이 나타나 지존비수를 튕겨냈다.
백엽이 깜짝 놀라며 지존비수를 회수했다.
하지만 지존비수에 담긴 반탄력에 의해 충격을 받고 대여섯 걸음 물러났다.
“으윽!”
백엽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핏물을 다시 삼키며 새롭게 나타난 고수를 쳐다봤다.
그의 정체는 마계마녀가 밝혀주었다.
“원로원주님!”
그랬다.
공간을 찢고 나타나 마계마녀를 구해준 사람은 바로 마계 원로원 수장 원로원주였던 것.
그의 마력은 마제와 맞먹는다고 알려져 있어 백엽이 밀려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네놈이 백엽이냐?”
짙은 마의를 입고 붉은 머릿결을 휘날리는 원로원주가 무심히 물었다.
“그렇소.”
“네놈이 절대마곡주를 죽였느냐?”
“그렇소.”
백엽이 무심히 대답했다.
강적을 만났지만, 그 역시 빠르게 냉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전 당한 내상이 문제였다.
기혈이 불안정해 원로원주를 상대할 자신이 솔직히 없었다.
“후후후! 소문대로 당돌한 놈이구나. 천계에서 네놈에게 기대를 거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오늘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죽은 놈이 무슨 기대를 받을 수 있겠느냐?”
원로원주가 껄껄 웃었다.
바로 그때였다.
천계선녀가 기습적으로 원로원주에게 일장을 날렸다.
백엽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는 그를 보고 빈틈을 발견해 기습을 가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 공격은 그녀가 잠력까지 폭발시킨 것으로 조금 전 마계마녀와 싸울 때 날린 장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했다.
하지만 원로원주는 이미 짐작하고 있는 듯 우수를 옆으로 들어 이를 막아냈다.
꽝.
폭음과 함께 천계선녀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즉사한 것은 아니지만 정신을 잃은 것이 내상이 심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백엽이 안색을 굳혔다.
원래라면 자신이 천계선녀를 도왔겠지만, 그 역시 날뛰는 기혈을 안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신선비검술로 승부를 본다.’
신선비검술의 위력은 불회지대로 들어간 후 극대화되어 있어 지금과 같은 절대고수와 겨룰 때 몇 안 되는 선택 수단이었다.
“신선비검술을 펼치려는 것이냐? 좋다. 나는 내가 창안한 마극마공장(魔極魔空掌)으로 상대해주지. 천계의 주인이라는 천제 역시 이 마극마공장에 당해 구천지옥으로 떨어졌으니 너 역시 영광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대가 천제님을 암습했던 것이오?”
“그렇다. 큰 전쟁이 시작되면 그 전에 적의 수장을 암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니냐? 지금 천계에서 실종이니 뭐니 해서 천제의 복귀를 내심 기대하는 것 같은데, 놈은 내 마극마공장에 당해 가루가 되었다.”
“천제님은 당시 환상 진법 속에서 수련하신 것으로 알고 있소. 그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환상 진법에 침투해 암습을 했다는 것이오?”
“후후후! 그렇다. 천제 그놈은 막 절대신공을 완성하기 직전이었다. 마제께서 그 사실을 알고 나를 살수로 보내신 것이다. 천제의 시신을 찾을 수 없는 것은 그가 가루가 되었기도 하지만 환상 진법이 그대로 남아 천계 총단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지. 마치 유령처럼 말이다. 이제 의문을 풀었느냐? 내가 이렇게까지 대답을 해주는 것은 네놈의 자질이 아깝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마계에 충성하는 것이 어떠하냐?”
“당신과 마제를 비교하면 누가 더 강하오?”
“하하하! 당돌한 녀석. 지금 상황에서도 그런 질문을 던지다니. 마제님의 무공은 이미 신의 경지에 도달하셨다. 물론 마제님이 어렸을 때는 내게 마공을 배우신 적도 있었지. 하지만 지금 마제님은 나보다 수백 배 더 강하시다. 쉽게 말해 마제님 혼자서 천계 전체를 궤멸시킬 수도 있다고나 할까. 네놈은 나 한 사람도 이기지 못하는데 어찌 마제님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
“알겠소. 하지만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이니까. 무엇보다 그대는 천제님을 암습했소. 환상 진법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모르겠으나 암습으로 인한 승리는 그걸 진정한 실력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오.”
“어리석은 놈. 진정한 강자는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천제가 신공 수련으로 약점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진정한 강자였다면 그런 상황 역시 극복했을 것이다. 말이 많았구나. 투항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이제 목숨을 거둬주마. 마제님께 천제와 네놈 두 사람이 문제를 일으키면 내가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완전히 지킬 수 있게 되었군.”
“그 말은 나를 죽인 후 해도 늦지 않을 것이오.”
백엽이 오른손으로 지존검을 비스듬히 들었다.
왼손에는 지존비수도 들려 있었다. 신선비검술을 펼칠 때 지존비수 또한 그 비검 중 하나에 포함할 생각이었다.
이는 그가 만들어낼 비검들을 지존비수와 대등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백엽이 불회지대에 있을 때 영감을 얻어 창안한 공격 방법이었다.
다시 말해 이는 지존검과 지존비수 두 가지 모두 그 위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으로,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작하지.”
원로원주가 우수를 가볍게 내밀었다.
순간 폭발적인 암경이 백엽을 향해 날아갔다.
백엽은 곧바로 숨이 막힐듯한 압박감을 느꼈으나 계획대로 신선비검술을 펼쳤다.
그것도 그냥 펼친 것이 아니라 기혈의 불안정을 극복하기 위해 무명폭잠공을 일으켜 잠력까지 사용했다.
지존검에서 금빛 기운이 뻗어 나오며 수천 개가 넘는 비검들이 원로원주를 향해 쏟아졌다.
그 비검들 중에 지존비수가 어느새 섞여 있었다.
백엽이 기대하는 것은 지존비수였다.
꽈아앙.
기의 충돌이 일어나며 계곡 전체가 흔들렸다.
원로원주의 등장에 관전만 하고 있던 일천여 마신들이 다들 비틀거릴 정도였다.
“제법이군.”
원로원주의 가볍게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돌 먼지가 계곡 안에 가득했다.
얼마 후 먼지가 사라진 광경은 의외였다.
먼저 원로원주는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하지만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의외라는 것은 바로 백엽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천계선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마계마녀가 급히 물었다.
“원로원주님. 어떻게 된 건가요? 두 연놈을 모두 가루로 만드신 건가요?”
“아니다. 백엽 그놈이 천계선녀를 데리고 도주했다. 너는 여기 있는 마신들을 데리고 절대마곡 인근을 수색해라. 내상이 깊어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 백엽 그놈이 진짜 지존천선의 환생이었을 줄이야. 그렇지 않다면 어찌 내 공격을 받고 도주할 수 있단 말인가.”
원로원주가 안색을 굳혔다.
마계마녀는 물어볼 게 많았지만 일단 명을 수행해야 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마계마녀가 일천여 마신들을 이끌고 강시 제조장을 벗어났다.
원로원주가 여전히 허공에 떠 있는 백만 절대강시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이 강시 부대는 내가 지휘해야겠구나.”
* * *
절대마곡 인근 동굴 안.
눈을 감은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운공요상을 하고 있었다.
한데 그들은 바로 백엽과 천계선녀가 아닌가.
절대마곡에서 마계 원로원주의 공격을 받고 이곳까지 피신한 것이었다.
두 사람 중 먼저 눈을 뜬 사람은 천계선녀였다.
그녀는 백엽의 파리한 안색을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백엽으로부터 간단한 상황 설명을 들었기에 더욱더 마음이 아픈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백엽 혼자 도주했다면 훨씬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명폭잠공의 후유증까지 더해 백엽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다.
그나마 몸속에 있는 공력이 워낙 대단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천계선녀가 동굴 입구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입구라기에는 한 줄기 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백 회주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동굴 입구를 무너뜨린 것은 잘한 것 같다. 하지만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구나. 이 모든 게 나 때문이다. 아직은 내가 도움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짐이 되었으니. 그나저나 마계 원로원주가 그자가 나타났었다니. 마제보다 더 무서운 자로 소문이 났었는데, 백 회주가 당해내지 못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천제님을 암습한 자의 정체를 알아냈으니 다행이군. 마음 같으면 곧바로 특수이동 대법으로 천계로 가고 싶지만, 마기가 너무 강한 지역이라 여기서는 무리일 것 같구나. 일단 나라도 내공을 완전히 회복해야 한다.’
천계선녀가 눈을 빛내며 다시 운공요상을 시작했다.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