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34
콰콰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마물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동시에 스스스 하는 소리와 함께 마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마안개 진이 끝난 것 같아요.”
천계선녀의 말에 백엽이 주위를 둘러봤다.
시산혈해.
엄청난 수의 마물들이 널브러져 시체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놈들이 흘린 피 역시 바다를 이루어 곳곳에서 흐르고 있었다.
“그런 것 같군요. 하지만 이제 시작 같습니다.”
백엽이 눈앞에 우뚝 솟아나 있는 마탑을 가리켰다.
그랬다.
이제 겨우 마안개가 걷히고 본격적인 마탑 관문을 뚫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반드시 일 층부터 차례대로 백 층까지 올라가야 해요. 마물왕 그놈은 아마도 백 층 집무실에서 우리가 중간에 쓰러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저기 대문이 열려있네요.”
천계선녀가 마탑 대문을 가리켰다.
그녀 말대로 마안개가 걷히자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하지만 괴수의 아가리처럼 섬뜩한 기운이 느껴졌다.
백엽이 고개를 들어 마탑 꼭대기를 쳐다봤다.
순간 뭔가를 발견하고 눈을 빛냈다.
“저건 악마조들이 아닙니까?”
“그러하네요. 혹시 몰라 악마조들이 공중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것 같아요. 대왕 악마조 저놈도 보이는군요. 얼마 전에 백 회주께서 악마조 떼를 제거하셨지요?”
“네. 천여 마리 정도 제거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왕 악마조는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나머지 수하들을 이끌고 왔군요.”
“그런 것 같아요. 점점 그 수가 불어나고 있군요. 대략 만여 마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으음, 아무래도 마탑 내부로 진입해서 한층 한층 올라가는 것보다 외부에서 마탑 전체를 파괴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그건 왜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마탑 자체가 마물로 변하면 놈을 막을 방법이 없어요.”
“어차피 마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마탑 자체가 마물로 변해 우리를 공격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힘들게 일 층부터 올라갈 필요가 없지요. 악마조 무리가 공중 경계를 서고 있는 것 또한 수상합니다. 다만 혹시 모르니 일 층부터 파괴하도록 하지요.”
“외부 공격으로 일 층부터 파괴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도 될 것 같네요. 하기야 마탑 내부로 들어가 일 층부터 관문을 돌파해야 한다는 말이 증명된 것은 아니에요. 워낙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말이라 저절로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이지요. 지금까지 모든 층을 돌파한 사람도 없고 말이에요.”
“바로 그겁니다. 마탑 자체를 파괴하는 게 정말 위험하다면 악마조들이 경계를 설 필요가 없을 겁니다. 일단 시험해보겠습니다. 천계선녀께서는 멀찌감치 물러나 있으십시오.”
“네. 어차피 제가 있어봤자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군요.”
천계선녀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백장 정도 뒤로 물러났다.
사실 아직 완전히 내상을 회복하지 못한 그녀로서 굳이 고집을 피울 필요가 없었다.
하기야 마안개를 뚫으면서 백엽의 무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확실히 느낀 그녀였다.
“조심하세요. 저는 혹시 사방주가 나타나는지 지켜볼게요.”
“네.”
백엽이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몸을 허공으로 솟구쳤다.
‘실제 마탑 자체가 마물로 변한다고 해도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마물로 변한 마탑 전체를 파괴하면 그 안에 있는 마물들 역시 모두 제거될 테니까. 문제는 사방주인데 마물왕이 마탑 안에 있다면 그대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백엽이 눈을 빛냈다.
사실 내색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마안개 진을 돌파하면서 공력 소모가 매우 컸다.
그 때문에 다소 모험을 하더라도 단번에 승부를 보려는 것이었다.
마탑 내부에 들어가면 끝없는 미로진처럼 공력 소모가 막심할 것은 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무한대에 가까운 공력을 지닌 그라도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일단 악마조 놈들부터 제거한다.’
백엽이 악마조 떼를 향해 날아갔다.
이미 악마조 무리는 만여 마리로 늘어나 있는 상황.
대왕 악마조가 백엽을 향해 말했다.
“백엽 이놈! 네놈이 내 수하들을 해친 게 사실이냐?”
“그렇다. 네놈들은 어떻게 마탑 주위에 있는 것이냐? 새라서 마탑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어려워서냐?”
“우리 악마조는 마안개 진이 파훼되면 자동으로 마탑 주위를 보호하게 되어있다. 바로 네놈처럼 규칙을 어기고 마탑 자체를 파괴하려는 놈들을 막기 위해서지.”
“그게 뭐 어때서? 나는 창문을 통해 곧바로 마물왕이 있는 백 층으로 들어가려 한다. 지금이라도 물러서면 쫓지는 않겠다.”
“미친놈. 내 수하들을 죽인 원수 놈이 입만 살았구나. 물론 네놈이 단기간에 다시 무공이 급상승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 악마조는 마탑 주위에 가까이 갈수록 그 마력이 백배 이상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한마디로 말해 네놈은 우리 상대가 안 된다. 모두 공격하라!”
대왕 악마조의 명이 있자, 악마조들이 일제히 독기류를 뿜어냈다.
독기류 역시 백배 이상 강해졌는지 그 냄새만으로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백엽이 무심히 지존검을 휘둘렀다.
순간 만여 개의 비검이 생겨나며 악마조를 향해 날아갔다.
바로 신선비검술이었다.
꽈아앙.
비검들이 독기류와 충돌하며 폭음이 일어났다.
순간 독기류가 모두 사라지며 비검들이 악마조들의 목을 꿰뚫는 것이 아닌가.
악마조 만여 마리가 비명과 함께 마탑 아래로 추락했다.
파파파파팍.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악마조들의 시체가 수북이 쌓였다.
놀랍게도 단 한 번의 공격에 악마조 만여 마리가 모두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살아있는 악마조는 대왕 악마조 한 마리뿐이었다.
놈은 겨우 비검을 피했는데, 수하들이 모두 죽자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네놈이!”
대왕 악마조가 분노하며 백엽을 향해 날아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머리를 노렸다.
하지만 그 전에 지존검에 의해 놈의 목이 달아났다.
댕강.
“크윽!”
대왕 악마조가 비명과 함께 즉사하자 마탑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알고 보니 마탑 안에 있던 마물들이 백엽과 악마조 떼와의 싸움을 모두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탑에는 층마다 거대한 창문이 달려있었다.
다만 검은 빛을 발하는 창문이라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마탑 안에서는 밖이 보이는 것 같구나. 일단 계획대로 진행한다.’
백엽이 섣불리 백 층 마물왕 집무실을 공격하지 않고 하강하며 일 층부터 지존검으로 검강을 날렸다.
쏴아아아.
엄청난 경력이 마탑 맨 아래층을 가격했다.
콰콰쾅.
폭음과 함께 일 층 부위가 파괴되며 그대로 폭삭 내려앉았다.
일 층에 있던 마물들의 비명이 울려 퍼진 것은 물론이었다.
백엽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계획대로 공격의 결과물이 나타났으나 마탑 자체를 공격한 셈이라 그 반응이 우려된 것이다.
하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자신감을 얻은 백엽이 다시 검강을 날렸다.
마탑 아래층부터 시작해 계속 층수를 높여갔다.
콰콰콰쾅.
폭발음과 함께 마탑의 층수가 짧아졌다.
기이한 것은 아래층이 파괴되었음에도 탑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십층 정도까지 파괴했을 무렵.
마탑의 창문들이 일제히 열리며 마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탑 자체의 방어 기능을 생각하며 기다리다가 피해가 커지자 마물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온 것이었다.
그 수가 무려 백만 마리가량이나 되었다.
마물들의 종류 역시 수없이 많아 일일이 구별할 수도 없었다.
백엽이 흠칫했지만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부로 들어가서 싸우는 것은 마탑 내부에 설치된 각종 기관진식까지 상대해야 하는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에서 싸우게 되면 그러한 위험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조심하세요!”
뒤에 있던 천계선녀가 소리쳤다.
당장에라도 그녀가 전투에 참여하려 하자, 백엽이 손을 저었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백엽이 말을 한 후 본격적으로 마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백만 대 일.
말이 안 되는 싸움이었지만 기세를 탄 쪽은 바로 백엽이었다.
마탑 밖으로 나온 마물들은 황급히 나와서 그런 것인지 대부분 그 마력이 약해져 있었다.
백엽이 닥치는 대로 마물들을 죽이며 미소를 지었다.
‘마탑 내부에서만 지내던 마물들이 밖에 나오자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백엽이 검기와 검강을 적절히 섞어서 날리는 한편 신선비검술을 연속으로 펼쳐 마물들을 제거했다.
처참한 비명과 함께 마물들의 시체가 또다시 산을 이루었다.
마탑 백 층 집무실 창문을 통해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마물왕이 옆에 있는 총군사에게 물었다.
“마탑 자체를 공격하면 마탑 전체가 마물로 변화해서 적을 제거하는 게 아니었소?”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대대로 내려오는 마탑의 전설에 약간 착오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으음, 하기야 마물들이 놈을 죽이면 굳이 마탑 마물이 나설 필요는 없겠지. 그러니까 일단 우리가 먼저 놈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인데, 지금 속도라면 우리 마물 엽합 마물들이 전멸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구려. 지금이라도 내가 나서야 하지 않겠소?”
“그건 안됩니다. 놈이 공력을 소모할 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놈이 내색은 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움직임이 많이 둔화되었습니다.”
“알겠소. 하기야 마물들은 또 배양하면 되니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자리에서 백엽 저놈을 반드시 제거하는 것이오.”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아무래도 주작주의 힘을 빌려 놈을 죽이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아직 주작주를 마기로 길들이지 못한 상태요.”
“하지만 한번은 사용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오. 하지만 한번 사용하면 그동안 주작주에 담아 놓은 마기가 모두 빠져나가 다시 마기를 심어야 할 것이오.”
“백엽 저놈을 지금 제거하지 못하면 나중은 없습니다. 어서 주작주를 가져오십시오.”
“알겠소.”
마물왕이 숨겨둔 주작주를 가지러 간 동안 총군사는 창을 통해 백엽과 마물들과의 싸움을 다시 봤다.
하지만 여전히 백엽이 학살에 가까울 정도로 마물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특히 신선비검술의 위력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다. 만여 개가 넘는 비검들이 날아다니며 마물들의 숨통을 끊어내고 있었다.
‘사전 정보에 의하면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정말 무서운 놈이구나. 이번 기회에 주작주로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물왕도 당할 가능성이 클듯하다. 하기야 마물왕과 백엽 저놈이 동귀어진하게 되면 내가 새로운 마물왕이 될 수 있으니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겠군. 후후후.’
총군사가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마물왕이 구슬 하나를 들고 집무실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셈이었다.
“그게 바로 주작주입니까?”
“그러하오. 사방주에 마기를 담으면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는데, 이번 기회에 시험을 해보게 되는 것 같소.”
“주작주에 마기를 담아 공격하게 되면 그 마기가 수백 배로 증폭된다고 하셨던가요?”
“수백 배가 아니라 수만 배요. 이번 기회에 백엽 저놈을 죽이고 놈이 가지고 있는 청룡주와 백호주까지 빼앗으면 신선계 전체가 내 지배하에 들게 될 것이오.”
마물왕이 눈을 빛내며 창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 많던 마물들이 이제 만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총군사가 말했다.
“일각 후면 몰살될 것 같습니다. 슬슬 준비하시지요. 혹시 이 안에서 마기를 발사하실 겁니까?”
“그럴 생각이오. 혹여라도 놈이 반격을 가하면 마탑 마물을 깨울 수도 있지 않겠소?”
“아, 그렇군요. 역시 영명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