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40
“아! 이렇게 많은 황금이!”
백엽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황금을 보며 감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히 황금산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황금이었다.
물론 황금 외에 다른 보석들도 상당했으나, 황금이 전체적으로 압도했다.
‘교주비고에 있던 보물보다 백 배는 더 많은 것 같구나. 황금열쇠를 통해 지존천선록을 발견해 실제 황금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막대한 양이 있었다니.’
백엽이 미소를 지었다.
처음 철상자 안에서 양피지를 꺼낼 때는 큰 기대가 없었다.
막연히 지하 광장에서 무림으로 나가는 출구가 적혀 있는 지도이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양피지를 펼쳐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하 광장의 구조와 기관이 그려져 있는 데다가 이렇게 실제 황금산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황금산이라고 해서 거대한 황금 덩어리는 아니었고, 운반하기 좋은 일정 크기의 금궤가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 황금 외의 다른 보석들도 묘안석 등 그 가치가 엄청난 것들이었다.
‘으음, 일단 이 모든 황금을 지존환에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렇게만 된다면 굳이 나중에 운반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련만.’
백엽이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지금까지 이런 규모의 물건을 지존환에 넣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기야 황금의 부피가 작은 산 하나를 방불케 하는 것이라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되기도 했다.
‘밑져야 본전이지. 한 번 해보자.’
백엽이 황금들에 손을 대고 의념을 냈다.
지존환에 물건을 집어넣는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지존환에서 예의 금빛 섬광이 나타나며 황금과 보석들이 사라졌다.
원래 이제는 굳이 금빛 섬광이 없어도 물건들을 넣을 수 있었으나 워낙 부피가 커서 섬광이 생긴 것 같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공 여부였다.
‘성공했다.’
백엽이 지존환 속에 황금과 보석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신선 주머니 용량은 시전자의 내공과 비례한다고 하더니 그게 사실이었군. 하지만 더는 힘들 것 같구나. 이번에 낙양 중원무맹 총단에 돌아가면 적당한 장소에 보관해야겠다.’
백엽이 눈을 빛내며 중원무맹 총단 지하에 있는 비밀창고를 떠올렸다.
그 비밀창고의 크기가 조금 전 지존환 속에 넣어둔 황금과 보석들 보다 두 배 정도 컸기 때문에 충분히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황금들로 새로 무사들을 영입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 어차피 모집할 무사들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다. 향후 무림 재건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적절할 것이다.’
백엽이 보물창고에서 나와 다시 예의 지하 광장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보물창고는 지하 광장을 둘러싼 벽의 뒤에 있었다.
양피지에 적힌 대로 기관을 작동하자 벽이 갈라지며 보물창고가 드러난 것이었다.
백엽은 이 방식으로 무림과 신선계의 연결 통로 역시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대하는 이유는 아직 양피지에 기관이 두 개 더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신선계와 하나는 무림과 연결된 통로 같군.’
백엽이 양피지에 적힌 대로 차례로 기관을 작동했다.
작동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했다.
양피지에 적힌 대로 광장 벽의 일정 부분을 내공으로 누르면 되었다.
하지만 정확하게 일각을 눌러야 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안 되었다.
그그긍.
굉음과 함께 지하 광장을 둘러싼 벽이 갈라지며 새 통로가 생겨났다.
통로는 모두 두 개였다.
서로 마주 보는 통로였는데, 한쪽 통로에서 나와 지하 광장을 거쳐 맞은편 통로로 들어가는 식이었다.
그 방향은 백엽이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저쪽이 무림으로 연결되는 통로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일단 지도를 믿고 무림으로 가는 게 좋겠군.’
백엽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신선계 출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은 시간도 걸리지만 아무래도 천계선녀가 막아놓은 출구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잘못하다가는 마계와 흑반선회의 감시망에 걸릴 우려도 있었다.
백엽이 주위를 한번 둘러본 후 무림으로 향하는 통로 쪽으로 몸을 날렸다.
휙휙.
* * *
“오라버니!”
“여희야.”
백엽이 백여희의 손을 잡고 기뻐했다.
낙양 중원무맹 총단에 무사히 도착한 그는 이전처럼 백여희 처소부터 찾았다.
마침 그녀는 집무실에 혼자 있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소식이 없어 다들 걱정하고 있었어요.”
“일이 많아 연락할 겨를이 없었다. 총단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느냐?”
“네. 오라버니 말씀대로 언제든 출정할 수 있도록 무사들을 대기시켜 놓고 있어요. 아참 오라버니 예상대로 병력이 이십만 정도 늘어났어요.”
“다행이군. 비천대와 은자림 무사들 말이지?”
“네. 비천대주가 오라버니 명을 받고 천하 각지에 흩어져 있던 비천대 무사 십만 명을 데리고 왔고, 은자림 무사 십만은 무림칠사부들께서 데리고 오셨어요. 비천대주 외에도 무림칠사부님들하고도 연락이 되셨던 건가요?”
“직접 뵙지는 못하고 전서구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었지. 은자림의 위치가 놈들에게 알려질까 걱정이 되셨는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은자림이 움직이는 것을 알리지 말라고 하시더구나. 그래서 너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아니에요. 그래도 귀띔해주셨잖아요?”
“하하하. 내가 그랬던가?”
“네. 저번에 신선계로 다시 가시면서 며칠 내로 이십만 병력이 충원될 거라는 말씀하셔서 비천대뿐만 아니라 은자림 역시 움직였으리라 생각했어요.”
“역시 총명하구나. 그 외 새롭게 추가된 병력은 없느냐?”
“있어요. 많은 병력은 아니지만 남해검파의 장문인 남해신니께서 오셨고, 북해빙궁주도 남은 북해빙궁 무사들을 이끌고 오셨어요. 모두 합하면 일만 정도는 될 거예요.”
“잘되었구나. 전 무림이 힘을 합친다는 상징성이 클 것이다. 어찌 됐든 총 칠십만 병력이라는 것이지?”
“네. 하지만 오라버니께서 조금 전 말씀하신 대로 금단선진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백만 병력이 필요한데, 삼십만 정도가 모자라 그게 아쉽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라. 천계 쪽에도 말해뒀지만 내게 복안이 있다.”
“으음, 복안이라. 혹시 무림맹과 천마신교 출신으로 구성된 삼십만 강시를 염두에 두고 계시는가요?”
“그렇다. 어떤 경우에도 그들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생각이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
“네. 아무래도 선천진기를 이용한 금단선진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 여의 너는 갈수록 총명해지는구나. 아무튼 아직 흑반선회의 공격이 없어서 다행이다.”
백엽이 안도의 한숨을 쉰 후 그간의 상황을 설명해줬다.
마계에 끌려갔던 과정과 절대마곡와 마탑, 요성에 갔던 일. 그리고 천계까지 갔었던 일들을 말하자 백여희가 매우 놀라워하며 집중했다.
하지만 총군사답게 놀람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계획도 재빠르게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러니까 이번에 주작주까지 확보했고, 무림과 신선계의 원천 통로도 확보하셨군요. 게다가 지존천선록과 막대한 황금까지.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 같아요. 그럼 지금도 와룡곡에 칠십만 무사들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개방되어 있는 건가요?”
“그건 아니다. 통로가 개설된 것을 확인한 후 기관을 작동해 문을 닫아놨다. 전 병력을 움직이려면 언제까지 될 것 같으냐?”
“내일 아침이면 가능할 것 같아요. 오늘은 이미 해도 졌고 지금 당장 움직이면 혼란이 더 생길 거예요. 사흘 안에 천계로 가는데 시간이 모자라나요?”
“그건 아니다. 내일 아침 출발해도 하루가 남는 셈이니 신선계로 진입한 후 곧바로 생사강으로 가기만 하면 천계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무사들로 하여금 출정 시간을 알린 후 지휘부 고수들이 모두 참석하는 긴급 작전 회의를 개최하도록 해라. 내가 직접 현 상황을 설명해야겠다.”
“네. 회의 개최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동안 여기서 좀 쉬고 계세요.”
“아니다. 그동안 할 일이 있다. 이번에 얻은 황금과 보물을 지하 비밀창고에 넣어둬야지.”
“하기야 그 정도 양이라면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 것 같네요. 아무튼 이번에 군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해 정말 다행이에요. 솔직히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무림 전체의 피해가 너무 커서 그 복구 자금이 걱정이었거든요.”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어서 나가서 내 명을 전하도록 해라.”
“네. 오라버니.”
* * *
황금과 보물을 지하 비밀창고에 보관해둔 백엽은 작전 회의가 열리는 취의청으로 향했다.
그 전에 가족들과도 잠시 만났는데, 백운목과 장씨부인, 백여옥 세 사람이 무척 기뻐한 것은 물론이었다.
성녀와 매영설, 생사신의 등 천마신교 지휘부 고수들을 만난 것은 취의청 안이었다.
회의에 앞서 그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백엽은 지휘부 고수 삼백여 명이 모두 모이자, 상황 설명부터 시작했다.
의례적인 인사는 생략하고 본론부터 이야기한 것이었다.
“이상과 같이 신마대전은 지금 막바지 전투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중원무맹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참전하려고 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백엽의 말에 지휘부 고수들이 일제히 찬성 의사를 피력했다.
“찬성합니다.”
“당연합니다.”
“우리 중원 무림의 운명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열띤 호응에 백엽이 고무적인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금단선진은 그 구성원의 사기 또한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다.
한편 이번에 처음 회의에 참석한 무림칠사부와 비천대주, 남해신니, 북해빙궁주 등도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었다.
천마신교의 숨은 힘이라 할 수 있는 비천대의 수장 비천대주가 말했다.
“신마대전을 최종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적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마제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 같습니다. 우리 중원무맹 무사들이 함께 펼칠 금단선진으로 놈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마제는 내가 직접 제거할 생각이오. 금단선진은 주로 흑반선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오. 자세한 것은 진이 발동될 때 여러분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또 질문 있으십니까?”
“내일 아침에 출발하는 겁니까?”
전신이 얼음과 같이 냉기를 뿜어내고 있는 북해빙궁주의 물음이었다.
“네. 사실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하나 대군이 움직여야 하기에 그렇게 정했습니다.”
“아, 그렇다면 새벽에 출발하는 게 어떨까요?”
남해검파 장문인 남해신니의 말이었다.
“새벽에 출발하는 것도 생각했으나 아침 식사를 하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아침으로 정했습니다. 큰 차이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신선계로 진입하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문제는 놈들의 공격인데 그것은 임기응변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다른 질문이 없으시면 회의를 이것으로 마치고 내일 아침 출정식 때 뵙기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말씀드린다면 이번에 우리가 상대할 흑반선회와 마계 고수들의 무공은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에 반드시 단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겁니다. 개별 행동은 저나 총군사의 사전 허락이 있고 난 뒤에야 가능하니 그렇게 알고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