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43
“총공격하라! 한 놈도 살려둬선 안 된다.”
요괴연합 총군사 요마의 명이 떨어지자 백만 요괴들이 일제히 중원무맹 무사들을 향해 공격을 가했다.
쏴아아.
놈들의 주 공격 수단은 마물들과 마찬가지로 독기류였다.
입과 손, 발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독기류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금단선진의 보호막에 닿은 순간 독기류는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놀랐던 중원무맹 무사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물론이었다.
백여희가 소리쳤다.
“침착하게 공격 대형을 유지하라! 금단십대고수는 공격을 가하라!”
그녀의 명에 성녀, 무림칠사부, 북해빙궁주, 남해신니 이렇게 열 명의 고수가 반격을 시작했다.
실전은 처음이라 아직 어색하긴 했지만, 무사들의 선천진기가 진 속에서 연결되어 자신들의 공격력이 수백 수천 배 높아진 느낌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 금단십대고수는 일시 진 밖으로 나와도 금단선진의 위력이 유지된다는 점이었다.
이점은 애초 백엽에 의해 설명되긴 했는데, 자유로운 공격을 위해 금단십대고수는 진 밖 십장 이내에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이는 일종의 진의 탄력성으로 진의 보호 범위가 개개인 별로 십장까지는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다만 금단십대고수 외의 무사들은 그 확장 범위가 일장 이내로 제한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백여희가 앞으로 나와 백엽 옆에 서서 함께 갈 때였다.
사실 지금도 백여희는 무사들에게 명을 내리면서 백엽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전투 상황 변화에 따라 백엽에게 지시를 받기 위해서였다.
한편 백엽은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금단선진이 요괴들의 공격을 막아내자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진 표정이었다.
사실 조금 전 요괴들의 공격을 보고 직접 방어를 하려다가 그만두었던 그였다.
아무리 금단선진의 위력이 약화하였어도 이 정도 공격은 막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예상은 적중하고 있었다.
‘마물보다 요괴들의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다. 그 수도 마물보다 적은 것 같고. 비록 백만에 달하는 병력이긴 하나 이 정도는 막아낼 수 있어야 흑반선회와 마계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다.’
백엽이 눈을 빛내며 상황을 주시했다.
여차하면 참전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는 동안 금단십대고수의 공격이 요괴들에게 격중되었다.
“퀘엑!”
“크윽!”
공격을 당한 요괴 수백 마리의 몸이 그대로 찢겨나가며 즉사했다.
요괴 한 마리의 무위가 최소 절정고수급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위력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요괴들의 피해가 미미했다. 오히려 동료들이 당하자 크게 분노하며 더욱더 강한 독기류를 발출했다.
콰콰콰쾅.
폭음과 함께 금단선진의 보호막이 출렁였다.
여전히 끄떡없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이대로 가면 진이 파괴될 위험도 컸다.
그렇게 한번 진이 무너져 보호막이 사라지면 그때는 금단선진의 위력도 사라지기 때문에 중원무맹 무사들 역시 전멸을 피하기 어려웠다.
백엽이 안색을 굳혔다.
‘역시 연결 통로가 무너져 진이 훼손된 것이 문제구나. 이대로라면 한시진도 못 버틴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구나.’
백엽이 지존검을 고쳐잡고 앞으로 나왔다.
그러는 동안 금단십대고수의 활약으로 제거된 요괴들의 수는 일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금단선진의 위력이 계속 약해지고 있어 그들의 공격력 또한 미세하게 약해지고 있었다.
사실 금단선진으로 인해 선천진기를 연결하지 않았다면 금단십대고수 개개인은 요괴 열 마리도 상대하기 힘들었다.
유일한 예외는 성녀였지만 백엽이 보기에 그녀 또한 일만 마리가 한계였다.
‘천계에 도착해 진을 보수하면 한결 나아질 것이다. 첫 시험 가동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백엽이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 역시 연결 통로에서 무사들을 끌어내느라 공력 소모가 심했지만, 여전히 무한대에 가까운 공력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잠시지만 금단십대고수들이 활약하는 동안 쉬면서 운공요상을 할 수 있었다.
전투에 개입하려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걸까.
요마가 요괴연합 지휘부 요괴 천여 마리를 대동하고 그에게 다가왔다.
“백엽! 쥐새끼 같은 놈! 겁이 나서 피해있다가 이제 나서려는 것이냐? 네놈은 우리가 죽여주마!”
요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휘부 요괴 천여 마리가 일제히 공격을 가해왔다.
놈들은 백엽과 마찬가지로 요괴들 뒤에 서서 전투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백엽이 나서자 일제히 공격을 가해온 것이었다.
특히 이들 지휘부 요괴들은 대부분 개별 요괴들의 수장들로 그 요력이 일반 요괴의 백배 이상이었다.
쏴아아.
막강한 요력이 담긴 독기류가 거대한 해일처럼 백엽을 향해 날아왔다.
백엽이 흠칫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기세가 오히려 마물들보다 강했기 때문이었다.
‘지휘부 요괴들은 오히려 지휘부 마물들보다 강하군. 그 때문에 수적으로 많은 마물들과 힘의 균형을 이룬 것인가.’
백엽이 놈들의 공격력을 재평가하며 지존검강을 날렸다.
단순하게 지존검을 수평으로 한번 그었는데, 막대한 검강이 해일처럼 쏟아져나왔다.
지휘부 요괴들의 독기류 공격에 거의 같은 모양으로 맞받아친 것이었다.
이렇게 공격 형태까지 비슷하면 그 반탄력으로 인해 상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콰콰콰쾅.
이어지는 거대한 폭음.
지휘부 요괴들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나며 놈들의 찢긴 시체가 그 공간을 채웠다.
“이놈이!”
요마가 분노하며 지휘부 요괴들의 시체를 바라봤다.
사전 정보에 의했을 때 이번 공격은 충분히 백엽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네놈을 과소평가했구나.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백만에 가까운 병력을 지니고 있다. 조금 전 공격으로 네놈 역시 공력을 많이 소모했을 터. 결국 승리는 우리 것이 될 것이다. 뭣들 하느냐? 모두 백엽 저놈을 공격해라!”
요마의 명이 떨어지자 금단선진을 공격하던 요괴들이 일제히 백엽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백엽이 신선비검술과 신선분신술을 함께 펼친 것은 바로 그때였다.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이 방법이 많은 병력을 상대하는 데 적격이기 때문이었다.
스스슷.
순식간에 백엽의 분신이 만 개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분신들이 신선비검술을 펼치자 한 개의 분신이 각각 백여 개의 비검을 만들어냈다.
슈슈슉.
모두 백만여 개의 비검들이 일제히 요괴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 가공할 기세에 놀라 요괴들이 흠칫했으나, 대다수는 여전히 도검불침인 자신들의 신체를 믿는지 피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오랜 습관으로 조금 전 지휘부 요괴들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것을 목격하고도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비검의 빠르기였다.
백엽이 마지막에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었다.
파파파파팍.
우박 쏟아지는 소리가 마치 천둥처럼 울리더니 요괴들의 비명이 생사곡 안에 가득했다.
진 속에 있던 중원무맹 무사들이 놀라서 보니 그 많던 요괴들이 모두 쓰러져 즉사해있지 않은가.
놈들의 목에는 하나같이 비검이 박혀 있었다.
살아남은 요괴는 단 한 마리.
바로 요마뿐이었다.
“네놈이! 어찌 이런 일이!”
요마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을 쳤다.
백엽이 일부러 자신을 살려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백엽이 물었다.
“살고 싶으냐?”
“날 살려줄 생각이 있나?”
“그렇다. 이번 한 번만은. 다만 그 전에 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게 무엇이냐?”
“현무주는 어디에 있느냐? 요괴왕이 가지고 있느냐?”
“그건 나도 모른다. 다만 요괴왕께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신 것으로 알고 있다. 설사 네놈이 요괴왕님을 죽여도 현무주는 절대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요괴왕이 아직 현무주를 자신의 무기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냐?”
“그렇다. 하지만 무엇보다 네놈이 사방주 네 개를 모두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제께서 숨기라고 명하셨지. 내가 아는 것은 이게 전부다. 이제 가도 되겠나?”
“좋다. 미흡하지만 약속은 지켜주마. 하지만 다시 볼 때는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맙다.”
요마가 신형을 돌려 계곡 위로 날아갔다.
바로 그때였다.
요마가 돌연 품속에서 구슬 하나를 꺼내 백엽을 비롯해 중원무맹 무사들이 있는 곳을 향해 던지는 것이 아닌가.
“신선계에 단 하나뿐인 요괴 벽력탄이다! 계곡 전체가 날아갈 것이니 네놈들 역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요마가 득의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어차피 이대로 돌아갔다가는 요괴왕에게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비장의 한 수를 펼친 셈이었다.
사실 요괴 벽력탄은 요성 전체를 날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최후 무기였다.
콰콰콰쾅.
손쓸 사이도 없이 요괴 벽력탄이 터져 그 화염과 파편이 중원무맹 무사들을 덮치기 직전, 백엽이 지존선을 꺼내 동심원 모양으로 부쳤다.
바로 그 순간 거대한 화염과 파편들이 그대로 한 줌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지존선은 이전에 지존장원 미로진에서 불새가 날린 불을 껐던 부채였다.
공력 소모가 심했던 백엽이 순간적으로 그것을 활용했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자신의 계획이 실패한 것을 본 요마가 달아나려는 바로 그 순간.
백엽이 이번에는 흑반선들에게서 빼앗았던 파진옥을 꺼내 날렸다.
퍽.
“크윽!”
파진옥이 요마의 머리를 박살 내고 돌아왔다.
백엽이 파진옥을 회수하자 그제야 중원무맹 무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그도 그럴 것이 실질적인 첫 전투인 데다가 아군 측 전사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금단선진의 위력 덕분이긴 하지만 백엽의 도움 없이 요괴들을 만여 마리 이상 제거한 것도 자신감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백엽이 머리가 떨어져 나간 채 추락한 요마의 시체를 향해 천마초혼술을 펼쳐 놈의 기억을 흡수했다.
물론 현무주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였으나 조금 전 요마가 한 말에 틀림이 없음을 확인하고 내심 실망했다.
‘요괴왕을 제거해도 현무주를 찾지 못하면 영원히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방법으로는 요괴왕을 죽인 후 천마초혼술로 놈의 기억을 알아내는 수밖에 없겠구나.’
백엽이 안색을 굳혔다.
오늘 요괴왕이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무래도 마제와 함께 있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마제와 대결하기 전 현무주를 얻는 것이 극히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현무주 문제는 천계에 도착한 후 다시 생각해야겠군. 천계에 가면 다른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을 마친 백엽이 무사들을 향했다.
“모두 저를 따라오십시오.”
백엽이 앞장서자 중원무맹 무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인 후 뒤따랐다.
조금 전 보여준 백엽의 절대신위에 다들 감탄한 터라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예정대로 생사봉 뒤편으로 가자 도도히 흘러가는 붉은 강물이 보였다.
강물 위에는 붉은 안개도 끼어 있었는데, 바로 생사강이었다.
백엽이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적은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칠십만 대군을 데리고 강 건너까지 가는 일이었다.
최소한 여기서부터는 천계선녀와 동행하리라 생각했기에 도하 방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던 백엽이었다.
“여기가 생사강이군요. 배도 없는데 어떻게 건너가지요? 폭이 장강과도 견줄만한데 방법이 있나요?”
백여희의 물음에 백엽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천계선녀를 비롯한 천계 무사들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
다행히 적들 또한 보이지 않아 최대한 빨리 강을 건너야 했다.
이미 해가 지기 시작했기에 더 늦어지면 상황이 어려워질 게 분명했다.
‘이전에 왔을 때 천계선녀에게 도하 방법을 알아둘 것을 잘못했군. 단체 특수이동도 제한되고 있는 마당에 무사들을 이동시킬 방법이 없구나. 그렇다고 소수 인원을 여러 번 움직이는 것은 수년이 걸려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으음, 불확실하지만 그 방법밖에 없겠구나. 운운술로 구름다리를 만들어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