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45
‘으음, 저쪽에 천계 총단이 있겠군.’
무상봉 위에서 주위를 살펴보던 백엽이 눈을 빛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천계선녀로부터 천계 지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바 있었다.
그 정보는 주로 천계 총단 주위에 집중되었는데, 다행히 무상봉 북쪽 방면에 천계 총단 위에 있는 연꽃 모양의 구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계 총단 인근까지 곧바로 특수이동하는 것보다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좋겠군. 운운술이 천계에서도 적용되는지 궁금하구나.’
백엽이 운운술을 펼쳐 천계 구름, 즉 천계운을 불렀다.
그러자 구름 한 조각이 백엽 앞으로 내려왔다.
백엽이 미소를 지었다.
‘운운술은 어디서든 가능한 것이었군. 다만 신선운을 타고 천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일 뿐, 천계운은 어디든 자유자재로 갈 수 있는 것 같구나. 그렇다면 반선들도 일단 천계에 들어오면 천계운을 이용하는데 아무 장애가 없다는 뜻이겠군.’
백엽이 천계운 위에 올라탄 후 아직도 금빛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영웅기 쪽으로 갔다.
영웅기를 꽂은 지도 벌써 한시진 째.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금빛 연기가 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아직 깃발을 뽑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천계 총단 쪽으로 가야 할 때라 부득이 영웅기를 회수하려 했다.
영웅기는 중원무맹의 맹주신물이라 이곳에 놔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생성된 금빛 연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천계 하늘을
뒤덮을 정도였다.
다만 천계 하늘 자체가 평소에 금빛 기운으로 가득해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들었다.
다시 말해 백엽의 경우처럼 금빛 연기의 시발점을 알지 못하게 되면 그냥 구름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백엽이 영웅기에 손을 대고 뽑으려는 순간.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영웅기를 통해 막대한 힘이 백엽의 손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미 지존검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해본 그였지만 이번은 그 차원이 달랐다.
그야말로 미증유의 힘이었다.
백엽이 매우 당황했으나 그에게는 외부 힘을 흡수할 수 있는 지존환과 흡수대법이 있었다.
‘내게 해로운 힘이 아니다. 받아들인다.’
백엽이 마음을 열자 지존환의 금빛 기운이 강해지며 힘의 흡수가 빨라졌다.
흡수대법 역시 자동으로 펼쳐지며 그 속도를 배가시켰다.
사실 이 흡수대법은 상대의 내공보다 강해야 가능한데, 이번 영웅기에 담긴 힘의 경우 백엽과 힘을 겨루려는 성질이 전혀 없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지존천선께서 남기신 힘을 모두 흡수하게 되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안 그래도 천계곡에서 공력 소모가 심했는데 보충은 물론이고 몸속 기운이 완벽하게 정화되는 느낌이다.’
백엽이 눈을 감고 기운을 계속 받아들였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기운이라 좀체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대략 하루의 시간이 흘러서야 기운 흡수가 끝났다.
사실 그 전에 끝마쳤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마치 자석처럼 영웅기와 붙어 있어 떼려야 뗄 수 없었다.
“휴우!”
백엽이 한숨을 내쉰 후 비로소 영웅기를 뽑아냈다.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몸이 가뿐한 것이 잘은 모르지만 금제 같은 것이 풀린 느낌이구나. 공력 역시 더는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높아진 것 같다.’
백엽이 일주천을 한 번 하며 자신의 공력을 측정해봤으나 그 양이 너무 많아 측정할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익힌 여러 무공과 신선술 역시 그 이해가 더욱더 완벽해졌다.
다만 마지막 남은 신선여의술의 경우는 아직 연마가 불가능했다.
‘그래 그냥 천계 총단으로 돌아가지 말고 이왕 늦은 것 적진에 잠입해 요괴왕부터 제압해 현무주를 얻어야겠다. 그래야 마제를 상대할 준비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백엽이 영웅기를 지존환 속에 넣어둔 후 다시 북쪽을 보니 천계 총단 주위에 마기가 느껴졌다.
조금 전에는 탐지 못 했을 정도로 마계 병력을 감싸는 보호진이 두터웠으나 공력 흡수로 탐지 능력이 극대화된 결과였다.
‘일단 마계 진영 쪽으로 접근한다.’
백엽이 의념을 내자 그를 태운 천계운이 북쪽으로 날아갔다.
동시에 그는 은잠술을 펼쳐 구름 위에서 모습이 사라지게 했다.
천계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구름이 있어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적의 감시망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마계 진영을 감싸고 있는 보호진이었다. 이는 일단 가까이 가서 살펴본 후 그 통과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스스스.
백엽을 태운 천계운이 더욱더 빠르게 날아갔다.
* * *
천계 총단 주위를 물샐틈없이 포위하고 있는 마계 연합군 진영 한 막사에 한 사람이 잠입했다.
스스슷.
밤늦은 시각이었지만 보호진을 뚫고 이곳까지 들어온 사람은 바로 백엽이었다.
이전 같았으면 보호진을 뚫기가 매우 곤란했을 것이었지만, 영웅기로부터 엄청난 힘을 흡수한 이후부터 진의 파훼 능력도 높아졌다.
다만 조용히 요괴왕만 암습할 목적이라 진 전체를 파훼하지는 않고 개별 침투에만 집중했다.
그가 요괴왕을 암습하려는 것은 당연히 현무주 때문으로 최대한 조용히 해결할 생각이었다.
이는 아직 자신이 마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기야 무형검 최후의 경지라는 지성자가 되기 전까지는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었다.
한편 백엽이 요괴왕의 거처를 알게 된 것은 특유의 요력 때문이었다.
이미 신선계에 진입 후 백만 요괴를 제거한 그였다.
마계 연합군 진영에 들어오자마자 요력이 감지되는 곳을 발견했고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요괴왕이 있었다.
외눈에 손이 다섯 개, 발이 열두 개가 달린 요괴왕은 뭔가를 생각 중이었다.
표정은 어두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백엽을 비롯한 중원무맹 무사들에 의해 수하들이 전멸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애초 내가 직접 갔어야 했다. 그놈의 현무주 때문에 가지 못해 요괴 특수진을 펼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내 반드시 백엽 그놈을 찢어 죽일 것이다.’
요괴왕의 외눈에서 섬뜩한 붉은 섬광이 나타났다.
요괴 무공의 극한에 달한 그가 분노하자 자연스럽게 가공할 요력이 생겨난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스슷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한데 그는 바로 백엽이 아닌가.
요괴왕이 깜짝 놀란 것은 물론이었다.
“아니! 네놈은?”
“나는 중원무맹주이자 백반선회주인 백엽이라 하오.”
“네놈이 이곳을 어떻게?”
요괴왕이 목소리를 높였다.
막사 바깥에 있는 마계 무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미 백엽이 음파를 차단했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공격이었지만 요괴왕은 섣불리 백엽을 공격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과 맞수였던 마물왕이 백엽에 의해 처참하게 죽은 것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요괴왕. 허튼수작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오. 막사 주위에 음파를 차단했기 때문에 그대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소. 무엇보다 그대가 나의 적수가 못 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 것이오.”
“무슨 뜻이냐? 내게 바라는 것이 뭐냐?”
“현명하구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현무주를 내게 건네주면 곧바로 돌아가겠소. 선택하시오. 불응하면 그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오.”
“후후후. 날 죽이면 영원히 현무주 행방을 모를 것이다.”
“내게 천마초혼술이란 것이 있소. 누구든 죽은 지 한시진 이내면 그 기억을 읽어낼 수 있소. 계속 불응하면 일단 그대를 제거할 수밖에 없소. 어서 결단을 내리시오.”
“후후후! 네놈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겁먹을 내가 아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네놈처럼 죽은 후 내 기억을 읽어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마제께서 금제를 내 몸에 가하셨다. 따라서 네놈의 천마초혼술을 내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현무주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둔 것이오?”
“그렇다. 그 장소는 아무도 모른다. 아까도 말했지만 날 죽여도 내 기억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네 마음대로 해라.”
“으음, 할 수 없군. 준비하시오. 정당한 대결을 합시다.”
“좋다. 나 또한 네놈이 내 적수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괴왕이 말을 한 후 다섯 개의 손과 열두 개의 발로 백엽의 몸을 감싸 쥐었다.
연체동물처럼 팔과 다리가 늘어났기에 백엽이 피할 사이도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요괴왕의 하나뿐인 눈에서 암기 하나가 날아와 백엽의 머리를 타격했다.
팍.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백엽의 머리가 박살 났다.
“하하하! 네놈이 방심했구나. 내가 겁을 먹은 것처럼 행동했다고 해서 진짜 그렇게 알 줄이야.”
요괴왕이 득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배를 매만졌다.
“후후후! 누구도 모를 것이다. 내 뱃속에 현무주가 있음을.”
바로 그때였다.
요괴왕의 뒤에서 담담한 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맙소. 잘 가져가겠소.”
“아니!”
요괴왕이 매우 놀라며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그의 뱃속에서 한 손이 튀어나왔다.
그 손의 임자는 바로 백엽이었다.
백엽이 환영분신을 만들어 요괴왕을 속인 후 현무주을 숨긴 장소를 알아낸 것이었다.
그 증거로 그의 손에는 구슬 하나가 들려있었다.
바로 현무주였다.
“으으······ 이런 개 같은······.”
요괴왕이 쓰러져 즉사했다.
백엽이 삼매진화를 일으켜 요괴왕의 시체를 없애려 한 바로 그 순간.
시체가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죽게 되면 자동으로 상대와 동귀어진하게 되어있는 듯했다.
백엽이 순간적으로 흠칫하며 호신강기를 두텁게 했다.
하지만 폭발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작은 산 하나를 무너뜨릴 정도의 폭발력이었다.
하지만 그 폭발력이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막사 안에 집중되었다.
‘이 또한 마제의 짓이 분명할 것 같구나. 무상봉에서 영웅기로부터 힘을 흡수하지 않았다면 내가 당할 뻔했다.’
호신강기가 뚫리려는 찰나.
백엽이 특수이동 대법을 펼쳐 그 자리를 벗어났다.
마계 연합군 진영 밖으로 나간 것인데, 그가 사라진 바로 그 순간 두 사람이 들어왔다.
한데 그들은 바로 대마신회주와 마계마녀가 아닌가.
“아차! 한발 늦었구나.”
“백엽 그자 짓이에요. 요괴왕을 죽이고 달아난 것 같아요.”
“이럴 줄 알고 마제께서 금제를 가하면서 요괴왕 몸에 몰래 자폭장치를 설치해두셨는데, 놈이 용케 도망친 것 같군.”
“도주했어도 내상이 심할 거예요. 무사들로 하여금 추적하게 할게요.”
“그러시오. 나는 마제님께 보고하러 가겠소.”
* * *
마계 연합군 진영 밖으로 나온 백엽은 한적한 곳에 은신술을 펼친 채 운공요상에 들어갔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 회복이 되었다.
이게 모두 무상봉에서 흡수한 힘 때문이었다.
그제야 안도를 한 백엽이 현무주를 꺼내 살펴봤다.
언뜻 보기에는 다른 사방주와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구슬 표면에 새겨진 문양이 다들 달랐다.
내친김에 청룡주, 백호주, 주작주도 꺼내 함께 모아봤으나 기대와 달리 어떤 변화도 없었다.
‘그래, 일단 현무주를 가지고 신선여의술부터 익히자. 천계 총단에 들어가면 연마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려면 좀 더 깊숙한 곳으로 가야겠군.’
휙휙휙.
백엽이 은잠술을 펼친 채 수풀이 우거진 쪽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