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go home RAW novel - Chapter 25
고해풍과 광도객.
비무대 위에 오른 두 사람은 각기 검과 도를 들고 잠시 대치에 들어갔다.
군웅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물론이었다.
특히 화산파 대제자인 고해풍의 무공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여유가 있는 쪽은 광도객이었다.
사실 그는 무림백대고수였던 파검객과 겨뤄도 우열을 가르지 못했을 정도로 고수였다.
다만 원수가 너무 많아 수년 전부터 별호를 바꿨고 그 때문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선발대 격인 오대식객 중 선임을 파검객이 차지했던 것도 그 명성에서 뒤졌을 뿐이었다.
“후후후! 애송이! 네놈 사부인 매화검선이 와도 나를 이긴다고 장담하지 못하거늘.”
광도객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감히 사부님을 모욕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고해풍이 앞으로 검을 내밀었다.
순간 검신 주위로 매화 문양의 검영이 십여 개 나타났다.
모두 열여덟 개의 매화.
바로 화산파의 대표 검법인 매화검법이었다.
이 매화검법은 전설적인 화산파 고수 화산검성(華山劍聖)이 창안한 것으로, 매화나무 아래에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 특징은 바로 매화 모양의 검영이 마치 검기와 같이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지금 역시 매화 검영 열여덟 개가 광도객의 전신 사혈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흥!”
광도객이 대수롭지 않은 듯 코웃음을 친 후 도를 휘둘러 매화검영을 쳐냈다.
까까까깡.
마치 쇠붙이를 쳐내는 것 같은 음향을 내며 검영들이 터져나갔다.
고해풍이 흠칫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검으로 광도객의 가슴을 찔렀다.
광도객의 신형이 솟구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고해풍이 내민 검의 검신 위를 왼발로 밟은 후 그대로 도를 내리쳤다.
“으윽!”
고해풍이 그만 피하지 못하고 왼쪽 어깨를 감쌌다.
“후후후! 애송이! 잘 가라!”
광도객이 도를 다시 비스듬히 들어 올리며 고해풍의 목을 쳤다.
출혈이 심해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던 고해풍이 피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
악완이 매우 놀라 소리쳤다.
“대사형!”
하지만 이미 광도객의 도가 고해풍의 목에 닿은 후였다.
고해풍이 눈을 부릅떴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절박함과 당황.
죽음을 앞둔 그의 심정을 어찌 한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때였다.
다소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당장 목이 잘릴 것 같은 고해풍이 서 있던 비무대 바닥이 폭삭 가라앉으며 그의 신형이 쓰러졌다.
와당탕.
비무대 밖으로 구른 그가 꿈틀거렸다.
악완이 급히 그를 부축하며 지혈을 했다.
하지만 과다출혈로 고해풍은 곧바로 실신하고 말았다.
일방적인 패배였지만 운 좋게 목숨은 구한 것이다.
고해풍을 일도에 죽여 다시 새로운 명성을 떨치려 했던 광도객이 입맛을 다셨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광도객이 의구심을 가졌으나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그나마 군웅들의 환호성이 그를 흡족하게 했다.
와아아.
짝짝짝.
명성이 자자한 화산신룡을 단숨에 제압한 그의 실력에 찬사가 쏟아진 것이다.
사실 고해풍 같은 정파 후기지수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바로 흑도 무사들이었다.
흑도 무사들의 출신이 대부분 비천한 이유도 한몫했다.
조금 전 아무도 모르게 무형지기로 고해풍의 목숨을 구해줬던 백엽이 안색을 굳혔다.
‘파검객보다 무공이 오히려 뛰어나군. 저 정도면 화산파 장로들도 어려울 듯하다.’
백엽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곧이어 나선 화산파 장로 세 명 모두 광도객의 도를 피하지 못하고 중상을 입었다.
그들이 막판에 목숨을 구한 것도 백엽의 도움 덕분이었다.
하지만 무형지기를 이용해 워낙 은밀하게 도움을 준 것이라 광도객 외에 아무도 의심을 하지 못했다.
연거푸 네 번을 승리했으나 한 명도 죽이지 못한 광도객이 불만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한 명 남았다. 어서 나와라. 누구냐?”
광도객이 백여희와 악완을 쳐다봤다.
그가 보기에 남은 고수는 두 사람뿐이었다.
백여희가 안색을 굳혔다.
광도객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었던 것이 실수였다.
‘큰일 났구나. 아무래도 사정이 있어 이전 신분을 숨긴 자 같은데, 그것을 생각 못 했다. 고 공자가 패배하더라도 힘을 조금 빼준다면 장로 세 분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건만.’
악완이 전음을 보냈다.
「제가 나가도록 할게요. 내상도 완쾌되었고 옥녀검법을 펼치면 승산이 있을 거예요.」
「아니에요. 승산이 없어요. 설마 악 소저가 고 공자보다 무공이 강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건 그렇지만······ 방법이 없잖아요? 백 소저의 무공 역시 저자를 이길 수 있는 게 아니고.」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더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백여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 역시 일류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였다.
하지만 상대는 무림백대고수에 충분히 들만한 실력의 절정고수였다.
‘어쩔 수 없구나. 진법을 사용할 수밖에. 다만 상대의 무공이 너무 강해 통할지 모르겠다. 확률은 일할도 채 되지 못한다.’
백여희가 굳은 안색으로 비무대 위로 오르려던 찰나.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백엽이 나선 것이다.
경공을 펼쳐 훌쩍 비무대 위로 오른 그가 광도객을 향해 말했다.
“하하하! 광도객! 미안하지만 저 백여희라는 계집도 내가 차지해야겠소. 그대와 내가 승부를 겨뤄 이긴 사람이 마지막 대결을 벌이도록 합시다.”
“곽유! 네놈이!”
광도객이 노성을 터뜨렸다.
인내심이 폭발한 것이다.
이복승 또한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전대 지부장이었던 조도생을 죽인 매영설을 처단하지 못해 체면을 구기고 있던 그였다.
아무리 백엽의 무공이 강하고 방주가 오기를 기다리는 계략이라고 해도 이는 천혈방의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혼자서 천혈방 무사 삼백 명의 혈도를 찍던 백엽의 무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급히 사균에게 전음을 보냈다.
「사 부채주. 이쯤 되면 놈이 진짜 흑도인지 의심스럽소. 무림맹에서 보낸 간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오. 사 부채주께서 동의한다면 본방과 협력해 저놈부터 죽입시다. 더는 참지 못하겠소. 어떻게 생각하시오?」
협공 제의를 받은 사균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역시 기회만 노리고 있던 차였다.
특히 성녀가 여인임이 드러난 지금 그는 백엽 일행이 혹시 자신의 수하들을 죽이고 역용을 한 게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었다.
만일 그렇다면 수수방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동정수왕의 성격상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아무리 부채주라고 해도 목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좋소. 그 전에 고수들과 대결을 시켜 힘을 빼는 것이 좋겠소. 그러지 않으면 놈의 무력을 볼 때 우리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오.」
「좋소. 식객들이 아직 남아 있으니 그들을 동원하겠소. 그들마저 패배하면 내가 총공격 지시를 내릴 테니 사 부채주도 동조해주시오. 제아무리 날고 기는 놈이라고 해도 혼자서 이천 명은 상대할 수 없을 것이오.」
이복승이 전음을 보낸 후 말했다.
“광도객. 상대해주시오. 곽 무사, 아니 이제 지존회를 결성했으니 곽 회주라고 불러야겠군. 영웅은 미인을 좋아하는 법이니 이해하겠소. 하지만 그대 역시 무림 관례를 지켜야 하오.”
“무슨 관례 말이오?”
“광도객과의 비무에서 승리해도 세 명의 식객을 더 상대해야 하오. 그런 다음 영웅회 무사 한 명을 마지막으로 더 상대한다면 다섯 명을 채우는 게 되지 않겠소?”
“좋소. 수락하겠소.”
백엽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광도객이 분노했으나 그 역시 이복승의 의도를 어느 정도 눈치챈 듯 반발하지 않았다.
“좋소. 곽 회주. 그대와 한번 겨뤄보겠소. 백 소저.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알아서들 하세요.”
뜻하지 않게 시간을 번 백여희가 수락을 했다.
그녀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만 백엽에 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지존회주? 하지만 나를 도우려고 일부러 나섰을 수도 있으니 지켜보는 게 좋겠구나.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어서 시작하시오!”
총관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소리쳤다.
백엽과 광도객이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광도객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곽 회주. 그대의 손에 죽은 파검객은 사실 나의 절친이었소. 이왕 이렇게 된 것 그 복수를 해야겠소.”
“마음대로 하시오. 모든 것은 실력대로 결정되는 것이니까.”
백엽이 우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광도객 역시 도를 쥐고 내공을 끌어 올렸다.
‘이자만 죽이면 내 명성은 천하를 진동할 것이다. 파검객에게 주어졌던 무림백대고수의 위명도 내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광도객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백엽을 자세히 보니 의외로 빈틈이 많이 보였다.
‘역시 내 짐작대로 내공 소모가 컸구나.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네놈은 내 손에 죽는다.’
광도객이 도를 수직으로 세웠다.
‘아직 단 한 번도 펼치지 않았던 최후 절기로 승부를 건다.’
광도객이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도에 담았다.
광살도법(狂殺刀法)의 최후 절초 천광살(天狂殺)을 펼칠 생각이었다.
그가 아직 이 초식을 실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바로 후유증 때문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죽일 수 있으나 한번 펼치면 한 달간 내공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확실한 승리를 위해 그런 후유증을 감내하기로 한 것이다.
그가 천광살을 펼치기 직전.
이복승 옆에 있던 나머지 식객 세 명이 비무대 위로 날아왔다.
모두 노인들로 그중 한 명이 말했다.
“광도객께서 이미 네 번의 대결을 치러 불공평하니 우리 세 명이 합세하겠소. 곽 회주의 무공은 천하제일이니 우리 제의를 거부하지 않으리라 믿소. 어떻게 하겠소?”
“하하하. 좋소. 시간도 절약되고 좋지. 다만 나도 검을 사용하겠소.”
백엽이 검을 뽑았다.
낡은 검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다.
보검이라도 차고 있을 줄 알았던 군웅들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광도객이 식객들의 가세에 자신감이 충만해진 듯 말했다.
“곽 회주. 부디 최선을 다해 저승으로 가더라도 후회하지 마시오.”
“말이 많은 자는 실력이 없는 법. 어서 시작합시다.”
“하하하, 그럽시다. 미리 말하지만 잘 가시오.”
광도객이 말을 마친 후 주저 없이 도를 휘둘러 천살광을 펼쳤다.
순간 그의 도에서 거대한 도강이 생성되며 백엽을 덮쳤다.
군웅들이 경악했다.
예상보다 훨씬 위력적인 공격이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식객들 역시 흠칫하며 각자 자신의 최고 절기를 펼쳤다.
광도객과 백엽이 백중세를 이룬다면 그들의 공격이 결정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컸다.
매영설이 다시 초조한 표정을 지을 때.
백엽이 가볍게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순간, 금빛 기운이 뭉게구름처럼 일어나며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
바로 절정고수 이상만 가능하다는 검기방패(劍氣防牌)였다.
하지만 실제 검기방패를 실전에 사용하는 고수는 극히 드물었다.
바로 내공 소모가 극심하기 때문이었다.
검기방패로 일시 공격을 막아낸다고 해도 내공이 소실된다면 어찌 다음 공격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절대내공을 지닌 백엽의 경우는 달랐다.
검기방패로 식객들의 공격을 막아낸 그가 검을 뻗어 먼저 광도객의 목을 찔렀다.
푹.
공간을 접고 펼친 검이라 피할 방법이 없었다.
광도객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쓰러져 즉사하자, 나머지 식객들 역시 주춤했다.
백엽이 수평으로 검을 휘둘러 그들의 목을 벤 것은 그 직후였다.
이미 검기방패로 인한 반탄력으로 기혈이 흔들린 그들이었다.
전광석화와 같은 백엽의 검술에 식객 세 명의 목이 한꺼번에 잘렸다.
데구루루.
목들이 피를 뿌리며 기울어진 비무대 위를 굴러갔다.
또다시 이어진 침묵.
이제는 환호성을 터뜨리는 사람도 없었다.
생사신의와 성녀, 매영설이 박수를 보내자 그제야 지존회 무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안색이 급격히 굳어진 이복승이 말했다.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냐? 무림맹에서 파견한 고수냐?”
“무림맹에 나 같은 고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흑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중도라고 할 수 있겠지. 무림맹과 마교 어디에도 몸을 담지 못한 무사들을 우리 지존회가 품을 것이다.”
“으음······.”
이복승이 침음을 뱉었다.
총공격 지시를 내리기로 했으나 다시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사균 역시 같은 심정인지 곧바로 전음을 보냈다.
「아무래도 귀방의 방주와 우리 채주님을 기다려야 할 것 같소. 총공격을 가하면 놈을 죽일 수는 있겠지만, 그전에 우리 두 사람의 목이 달아날 듯하오. 채주께서 오시기 전에 우리 동정수로채는 합공에 가담하지 않겠소.」
「알겠소. 나 또한 같은 생각이오.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을 것 같소. 하지만 방주께서 오시면 저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오. 맹세하오.」
이복승이 전음을 보낸 후 다시 표정을 밝게 했다.
“하하하. 곽 회주. 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소. 무공 대결을 하다가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더는 문제 삼지 않겠소. 하지만 백여희 저 계집을 취하려면 한 번의 승부가 더 남은 것 같구려.”
이복승이 백여희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저 계집에게 비장의 한 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복승이 기대할 때.
백여희가 말했다.
“지존회주라고 했나요? 정말 나를 이곳에 잡아둘 생각인가요? 제가 보기에 저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건 바로 당신 옆에 천하제일미인이 있기 때문이지요.”
백여희가 매영설을 가리켰다.
백엽이 껄껄 웃었다.
“하하하. 그렇군. 좋다. 사실 내가 개입한 것은 아무리 흑도라도 특사를 해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만 돌아가도 좋다.”
“감사해요. 하지만 가기 전에 한마디 해도 되겠어요?”
“해라.”
“진정한 흑도 영웅이 되고 싶다면 천혈방과 동정수로채 같은 짐승보다 못한 놈들과는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우리 무림맹 역시 무림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흑도 세력은 중도로 인정해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지존회의 행보를 지켜보겠어요. 이제 가도록 해요.”
백여희가 말을 한 후 특사단을 이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천혈방 무사들이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
이복승의 명이 없다면 싸움이 불가피했다.
이복승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할 때.
천혈방 무사 한 명이 연무장으로 급히 뛰어 들어왔다.
“지부장 대행님. 급보입니다.”
“무슨 일이냐?”
“방주께서 삼만 무사들을 대동하고 지금 막 악양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하하하. 그게 정말이냐?”
“네. 동정수로채 무사 이천 명 역시 동정수왕의 지휘 아래 함께 온다고 하니 한 시진 안에 이곳에 도착하실 겁니다.”
“오! 채주님께서도?”
사균 역시 반색했다.
“아무래도 쾌속선을 타고 오신 것 같소. 하하하. 이제 영웅회 놈들은 끝장났소.”
이복승이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백엽을 노려봤다.
백엽은 여전히 태연했다.
하지만 지존회 무사들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엽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계속해 천혈방과 척을 완전히 졌기 때문이었다.
생사신의와 성녀, 매영설 또한 당황하며 백엽을 쳐다봤다.
예기치 못한 사태.
최종 결정은 백엽에게 달려 있었다.
백엽이 아무 말도 없이 품속에서 피리를 꺼냈다.
피리를 입에 갖다 댄 그가 천천히 불기 시작했다.
삘리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