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14
훈수 두는 천마님 112편
동생과 짧은 해후를 마치고 박현수는 하유락을 따라 최고층에 있는 회의실에 도착했다.
그녀는 상석에 자리를 잡고 오른쪽을 가리켰다.
“거기 앉아.”
“아까도 느끼긴 했지만, 시설이 엄청 좋아졌네요.”
“네가 없는 동안 세상이 많이 발전했거든.”
테이블부터 의자, 벽면에 있는 회의용 스크린까지.
그녀의 말처럼 회의실은 모든 게 최신식이었다.
몇 가지는 아이템을 조형물로 개량한 것으로 공기청정기 역할을 했다.
모나미도 좋은지 테이블 위를 기어 다니며 뀨우 뀨우 울어 댔다.
하유락은 사랑스럽단 얼굴로 모나미를 바라보았고, 박현수는 돌아다니며 회의실을 구경했다.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들이 들어왔다.
“현수 씨!”
이민아는 그를 발견하기 무섭게, 품에 안고 있던 서류 뭉치를 회의 테이블에 던져 놓고 달려갔다.
“우왓!”
박현수는 기시감을 느끼며 그녀를 부드럽게 받아 주었다.
뒤에서 하유락이 째려보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민아가 고개를 들어 울먹이는 얼굴로 그를 쳐다본 탓이었다.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녀왔어요.”
“말도 없이 어떻게 그래요?”
울먹이는 목소리엔 서러움이 담겨 있었다.
할 말이 없었기에 웃기만 할 뿐이었다.
“이거야 원. 우리는 반가워할 겨를도 없겠군.”
이민아가 계속 품에 안겨 있자 뒤에 있는 두 명이 웃으며 말했다.
박현수는 그녀를 살짝 떼어내고 그들을 향해 가벼운 묵례를 했다.
“오랜만입니다, 협회장님.”
과거 포대위가 군림하던 시절, 한국 지부 협회장으로 있던 백천호였다.
백천호가 인자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젠 협회장이 아닙니다. 협회장은 저곳에 앉아 계시잖습니까. 저는 일개 자문관에 불과합니다.”
“맞아. 내가 협회장이라구.”
뒤에서 하유락이 항의하듯이 말했지만, 목소리엔 장난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보다, 협회장의 자문관이면 ‘일개’라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 않나?
박현수가 의아해하다가 백천호 뒤에 있는 젊은 사내를 보았다.
“그런데, 저분은…….”
“반갑습니다. 천우진이라고 합니다.”
“박현수입니다.”
“작전기획팀장님이세요.”
소개는 이민아가 해 주었다.
“이젠 길드 같은 이익 집단은 없고, 뉴 월드 통제 아래서 많은 수의 헌터를 움직여야 하다 보니 작전기획팀이 필요했어요.”
기존에도 작전기획팀은 있었다.
다만, 길드의 존재로 활약이 거의 없는 허울뿐인 집단이었다.
이제는 아니었다.
이민아의 말처럼 이젠 길드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뉴 월드만이 포탈을 공략할 수 있는 집단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각국의 지부엔 그 나라의 헌터들을 통솔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작전기획팀이었다.
즉, 천우진은 대한민국 지부 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실세라고 할 수 있었다.
“지구의 영웅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낯부끄럽게 영웅은요.”
“아닙니다. 박현수 님이 아니셨다면 지구는 이미 멸망했을 겁니다.”
“그건 너무 과장…….”
“과장은 무슨. 너 아니었으면 그 괴물 같은 녀석을 누가 막아?”
하유락은 2년 전, 박현수와 사투를 벌였던 낡은 복장의 괴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S급 헌터들의 전력을 다한 공격에도 움찔하는 정도였던 괴물을 박현수가 죽이는 데 성공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괴물이 지구를 휩쓸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현수 씨가 아니었으면, 인류는 몇 번이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거예요.”
박현수는 민망했지만 차마 대꾸할 수 없었다.
모두 사실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민아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였다.
바로 옆에서 노란색 무언가가 꼼지락거렸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했다.
백천호와 천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의 시선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노랗고, 작은 생물에 닿았다.
작은 생물은 똘망똘망한 눈을 빛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뀨?”
이민아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모나미를 덥석 들고는 소리쳤다.
“귀여워어어어!”
박현수는 이번에도 강한 기시감을 느꼈다.
* * *
“그래서, 이 귀여운 아이는 어디서 데려온 거야?”
하유락은 배를 까고 드러누워 자는 모나미의 배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물었다.
그 물음에 나머지 세 명의 시선이 박현수에게 향했다.
“음, 뭐부터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박현수는 턱을 긁적였다.
2년이라는 시간.
지구에서는 그런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달랐다.
“일단, 모나미는 테트로니아 차원에 군림하는 용왕(龍王) 아이오닉스의 자식이에요.”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찾아왔다.
그들은 두 눈을 끔뻑거리며 박현수를 쳐다볼 뿐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박현수 입에서 나온 말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박현수는 그들의 반응에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했다.
“역시 믿기 어려운 말이죠?”
“……테트…… 뭐?”
“테트로니아요. 지구에서 약 20억 광년 떨어진 곳이에요.”
“…….”
“…….”
“…….”
갑자기 치고 들어온 비현실적인 수치에 네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마치 서로에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냐고 물어보는 듯했다.
하유락은 모나미를 보다가 다시 박현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니까, 2년 동안 지구에 없었다는 말이니?”
“2년이라.”
박현수는 의미 모를 미소를 지었다.
네 사람은 그가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제가 떠날 때 쪽지에 2년 후에 돌아오겠다고 썼었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무 오래돼서 살짝 가물가물했었거든요. 내가 그날 무슨 내용을 쪽지에 적었었는지.”
“현수 씨?”
“그거 알아요?”
박현수가 모두에게 물었다.
“시간이란 거 말이에요. 의외로 우주에선 다 달라요.”
“알아듣게 얘기해 줘.”
“당장 태양계만 봐도 행성마다 하루 주기가 다르잖아요. 태양계를 벗어나면 그게 더 심해져요. 어떤 곳은 12시간이 하루인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수백 시간이 하루인 곳도 있어요.”
“상대성이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천우진이 눈을 빛냈다.
박현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어려운 건 잘 몰라요. 문과라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2년. 여러분이 겪어온 시간은 2년이지만, 저는 좀 달랐습니다.”
박현수의 말에서 대충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들은 조용히 그가 다음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
약간 뜸을 들인 박현수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한 40년 정도. 네, 지구의 시간으론 그쯤 되겠네요.”
“……현수 씨? 지금 농담하는 거죠?”
“40……년 말입니까?”
쉽게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2년 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그동안 40년의 세월을 살았다니?
농담으로밖에 안 들렸다.
실제로 40년이 지났다기엔 박현수는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 아니었다.
노화의 흔적이 전무한 것이다.
“믿기 힘들겠죠. 저 같아도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희미하게 웃던 미소가 사라졌다.
박현수는 진지한 얼굴로 네 사람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 네 명은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두 눈동자엔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깊음이 담겨 있었다.
2년 전 보았던 박현수의 눈빛과는 완전히 달랐다.
“카본과 온갖 차원을 돌아다녔습니다.”
“카본?”
“아, 너무 익숙한 녀석이라 설명하는 걸 깜빡했네요.”
박현수가 카본에 대해 알려주자, 네 사람은 이번에도 경악한 얼굴을 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귀를 의심하게 할 법한 내용이었으니, 당연히 그럴 만했다.
* * *
박현수는 지난날 겪은 일들을 그들에게 말해 주었다.
전부 말해 줄 수는 없었다.
여러 ‘약속’들엔 비밀 엄수 조항도 있었으니까.
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많은 내용은 네 사람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유락은 기상천외한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면서 조금 쉬었다 하자고 했다.
모두 동의했다.
“모나미는 그러니까, 네가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차원에서 데려온 아이라는 거지?”
“네.”
“그런데 용왕이란 사람이 그렇게 쉽게 내어줬어요? 자기 자식인 거잖아요.”
“사람이 아니라 드래곤.”
“아, 아무튼요.”
하유락의 지적에 이민아가 뾰로통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게 거래 조건이었으니까요.”
“거래?”
박현수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해 주지 않았다.
거래 내용에 대해 캐묻고 싶었지만, 묻지 말라는 분위기를 풍겼기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그에게 강요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때가 된다면 그가 먼저 말해 줄 것이다.
“그런데 그 카본이란 사람은 왜 같이 없어?”
“그 녀석은 아직 안 돌아왔어요.”
“음?”
“때가 되면 돌아올 거예요.”
박현수는 한창 고생하고 있을 카본을 떠올리며 크큭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네 사람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러다 잊고 있던 게 생각났는지, 박현수가 손가락을 튕겼다.
“당장 중요하게 할 말 있었는데, 까먹고 있었다.”
“뭔데?”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몬스터 웨이브가 올 거예요.”
“……?”
발견되지 않은 포탈이라도 개방됐단 말인가?
그럴 리 없었다.
뉴 월드의 감시망은 지구 전역에 깔려 있었다.
비록 2달 동안 박현수를 찾아내진 못했지만, 그건 박현수의 능력이 엄청났을 뿐 포탈은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었다.
“포탈이 아니에요.”
“정확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천우진이 진지한 얼굴로 요청했다.
한국 지부의 각성자들을 총괄하는 위치나 다름없는 그였기에, 몬스터 웨이브는 심각한 문제였다.
심지어 포탈도 아닌 곳에서 나타난 몬스터 웨이브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제가 데리고 온 몬스터들이에요.”
“박현수!”
하유락이 책상을 내려치며 일어났다.
모나미가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순간 귀가 잘못된 줄 알았다.
이민아도 마찬가지였는지, 귀를 후비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천호는 팔짱을 낀 채 심각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천우진은 금방이라도 헌터들을 호출할 태세를 하고 있었다.
“방금 뱉은 말, 제대로 해명해야 할 거야.”
“해명할 것도 없어요. 뭐, 말을 조금 정정하자면, 소환이라는 게 맞겠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몬스터를 불러왔다고? 당장 군세만으로 벅찬데 대체…….”
“지구의 각성자들은 약합니다.”
“현수 씨, 잠깐만요. 갑자기 무슨 말을.”
“지금으론 절대 안 돼요. 지구는 멸망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네 손으로 멸망시키겠다는 말이야?”
하유락의 입장에선, 박현수가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몬스터 웨이브란 그만큼 민감한 문제였다.
다행히 박현수는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
“설마요. 그랬다면 지구로 돌아오지도 않았겠죠.”
다만, 냉정하게 내뱉는 말에 하유락과 이민아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일단 잠자코 그가 하는 말을 들었다.
“지구를 벗어나 여러 경험을 하면서, 당연히 군세에 관한 얘기도 접했습니다. 킹. 정말 대단한 놈이더군요.”
지금까지는 마레가 해 준 말과 자신들이 겪은 일을 제외하곤, 킹의 군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차원은 얘기가 달랐다.
우주에 개방된 차원들은 킹의 군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상당히 자세하고 알고 있었다.
“놈들은 우주 해적. 그중에서도 상당히 독보적인 세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주 해적, 말씀이십니까?”
“네, 우주 해적. 행성과 차원을 약탈하는 무리. 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멸망한 행성은 셀 수도 없고, 차원의 경우는 세자릿수를 돌파했다더군요.”
그들이 우주에서 보인 행보는 파죽지세란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엄청난 강자가 지배하는 차원은 쉽게 건들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차원들은 거칠 것 없이 침략했다.
“우주에서도 마음껏 행동하는 놈들이 지구의 적입니다. 추상적으로밖에 알지 못했던 전과는 전혀 달라요.”
우주에서도 악명이 자자하던 킹의 군세였다.
마음만 먹는다면 지구 정도는 충분히 찜 쪄 먹을 수 있었다.
제약 때문에 그러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 제약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약속했던 5년이라는 시간이 모두 지날 테고, 킹의 군세는 본격적으로 지구를 침략할 것이다.
차원조차 무너트리는 그들이 일개 행성 하나 초토화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특이점 셋으로는 부족해요. 모든 각성자가 경험치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서 몬스터를 데리고 왔다는 거야?”
“네.”
“설마 동해에 나타난 그 몬스터도…….”
“시험 삼아 보낸 놈일 거예요. 생각보다 강한 놈을 보내서 좀 놀라긴 했지만.”
“그놈 때문에 얼마나 많은……!”
“그런 놈도 막지 못했어요. 내가 나서기 전까지는.”
하유락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맹호 부대는 물론, 그녀 역시 괴상망측한 거대 몬스터를 막지 못했다.
막긴커녕 역으로 당할 뻔했다.
박현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 것이다.
“그놈은 비교적 강한 놈이고, 앞으로 올 웨이브는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하지만 계속 강해지다 보면 언젠가는 그 괴물 수준의 몬스터들이 몰려오겠죠.”
그 말에 하유락은 마른침을 삼켰다.
S급 헌터인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 괴물이 떼를 지어 몰려온다면 군세보다 더한 재앙이었다.
“차라리 여기서 무너질 거라면 지구는 멸망하는 게 나아요.”
“현수 씨,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민아가 심각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녀는 약간 두려운 눈으로 박현수를 보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입니다.”
“네?”
“몬스터 웨이브는 제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 중 하나라고요.”
모든 사람이 침묵했다.
박현수의 행동은 극단적이었지만, 그의 말처럼 이 정도도 감당하지 못한다면 어차피 지구는 멸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문이 열리며 익숙한 소녀가 들어왔다.
귀여운 검은 빵모자가 잘 어울리는 소녀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회주님.”
칭란이었다.
그녀는 밖에서 들었던 내용을 떠올리며 박현수에게 재차 확인했다.
“방금 한 말 전부 사실이야?”
“네.”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박현수.
더는, 이전에 환한 미소가 잘 어울리던 청년은 없었다.
“네 말대로 한다면, 인류는 군세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거고?”
“그건 몰라요.”
박현수는 지구에 몬스터를 공수해 주기로 약속한 카르마 차원의 지배자와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어려울 것이다, 강한 자여.’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볼 생각이에요.’
‘나는 네게 빚을 졌으니, 원하는 걸 들어줄 뿐이다. 하지만 킹의 군세는 막강하다.’
‘이겨내야죠.’
‘명심하라. 킹은 혼자가 아님을.’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인류가 몬스터를 사냥해 성장하더라도, 군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컸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붙잡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해 보는 데까지 해 보는 거죠.”
“네 뜻은 알겠어. 준비하도록 하지.”
칭란이 몸을 휙 돌리곤 회의실 문을 열었다.
박현수는 그녀의 등을 보며 짧게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요.”
“그리고.”
그녀가 고개만 뒤로 슬쩍 돌렸다.
“이젠 회주가 아니라, 부의장이야.”
문이 닫혔다.
박현수는 다른 넷을 보았다.
그들은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