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22
훈수 두는 천마님 119편
역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영역을 넓혀 갔다.
위성에서 봤을 때 아프리카의 절반은 새까맣게 물들어 있을 정도였다.
바다에까지 전염되어 해안가엔 죽은 물고기만 둥둥 떠다녔다.
간혹 전염되어도 오래 견디는 바다생물들은 먼바다까지 나가서 질병들을 전염시켰다.
이대로 있으면 지구 전체에 끔찍한 역병이 도는 건 시간문제였다.
질병을 퍼트린 장본인 제리는 현 상황에 만족스럽게 웃었다.
“후후후. 이 정도면 바이스 님도 기뻐하겠지?”
웃을 때마다 검은 면사포가 흔들린다.
그녀는 주변을 보았다.
마치 왕을 숭배하듯 이마에 검은 보석이 박힌 인간들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질병의 여왕.
죽지도, 살지도 못한 이들이 그녀를 부르는 명칭이었다.
“바이스 님이 곧 오신다고 했으니, 이 광경을 보면 더욱 기뻐하실 거예요.”
제리는 다가올 그 날을 떠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그 녀석인데.”
최근 자신의 수족들을 거침없이 죽이고 다니는 한 인간이 있었다.
특이점이라고 했던가?
한때 킹의 군세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이도 특이점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같은 인물은 아니라고 들었다.
“강하긴 한 것 같단 말이죠.”
제리는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귀찮은 적은 바이스 님이 오시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별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회색 머리를 손가락으로 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은 보석들은 모두 그녀의 눈이나 다름없었다.
두 눈이 청록색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시야가 공유되며, 머릿속으로 온갖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수많은 시야는 하나가 되었다.
제리의 고운 입술이 위로 올라갔다.
“찾았네요.”
그 말을 함과 동시에.
“꺄악!”
검이 눈을 파고들었다.
제리는 비명을 지르며 왼쪽 눈을 손으로 막았다.
그렇게 2초 정도가 흐르자 현실 감각이 돌아왔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눈이 검에 꿰뚫린 줄 알았다.
“하아.”
그녀는 왜인지 욱신거리는 눈을 문지르고 고개를 들었다.
‘노린 걸까요?’
그럴 리가 없다.
아무리 감이 뛰어난 자라고 해도, 그곳에 있는 검은 보석과 시야를 공유한 건 1초 남짓밖에 안 되었다.
타이밍 좋게 왼쪽 눈을 찔렀다고 보는 게 무방했다.
하지만 왜일까.
제리는 불안함을 느끼며 손톱을 깨물었다.
“전원.”
이 불안함을 지우기 위해선 불안감을 조성하는 적을 치워 버리면 된다.
“그자를 찾아서 죽이세요.”
바이스 님이 오시기 전에 위협 요소는 완전히 배제해야 했다.
* * *
아이작은 씩 웃었다.
“찾았다.”
[키히히히히! 멍청한 년! 죽여 달라고 대놓고 목을 내미네!]아이작은 막 왼눈을 꿰뚫어 버린 검은 보석 인간을 옆으로 내던졌다.
그는 약 1분 전 느꼈던 시선을 곱씹었다.
“앙골라 방향이었다.”
짧은 순간, 그는 검은 보석과 연결된 기운을 빠르게 역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시선이 워낙 노골적이었고, 상대도 별로 숨기려고 들지 않았다.
당사자인 제리가 이 얘기를 들었다면 아니라고 부정했겠지만, 아이작이 느끼기엔 멍청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아프리카 전역을 뒤져야 하나 고민했는데 일이 쉽게 풀렸다.
“바로 가지.”
[더 많은 먹이! 맛있는 먹이!]“닥쳐.”
마검을 검집에 꽂아 넣고 앙골라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역병이 퍼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더 지체했다간 사태가 돌이킬 수 없어질 것이다.
아르망에게 큰소리쳐 놨는데 실패하면, 자신을 죽이기 위해 척결대를 꾸릴지도 몰랐다.
사실 척결대를 꾸리든 말든 상관은 없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지키는 게 그의 좌우명이었다.
아이작은 좀비 떼처럼 몰려오는 검은 보석 인간들을 향해 마검을 내질렀다.
무수히 많은 피가 마검을 통해 그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 * *
제리는 어이가 없었다.
추풍낙엽처럼 그녀가 뿌려놓은 씨앗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있었다.
현재 아프리카를 뒤덮고 있는 역병의 근원은 검은 보석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 검은 보석이 파괴되면 질병은 정화될 것이다.
더 화가 나는 건, 자신의 위치가 들킨 것이었다.
적은 한 치의 고민 없이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일직선으로 돌파해 오고 있었다.
그럴수록 검은 보석 인간들을 더 많이, 더 단단하게 뭉쳐놨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젠장! 생각보다 일이 심각해졌어요!”
제리는 벌떡 일어나 발을 동동 굴렀다.
군세를 위기로 몰아넣은 특이점이 아니라고 해서 살짝 무시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후회 만땅이었다.
“제리가 나서는 건 싫은데…….”
그녀는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며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적의 기세를 본다면 전투는 피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양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손을 활짝 펴자, 길고 뾰족한 보라색 손톱이 튀어나왔다.
손톱에서 은은한 보라색 연기가 흘러나왔다.
“저 제리. 바이스 님의 분신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어요.”
그리고 다섯 개의 계단을 한 번에 폴짝- 뛰어내렸다.
그녀는 드레스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적이 다가오고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된 이상 마중을 나갈 생각이었다.
“영광으로 아세요, 추잡한 씨.”
역병의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 * *
아이작은 속도가 더뎌진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쉴 새 없이 마검을 휘두르며 다가오는 적을 도륙했다.
그의 눈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는데, 전신에서 눈과 같은 새빨간 기운이 연기처럼 넘실넘실 흘러나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작은 수 시간 동안 멈춘 적 없던 다리를 멈춰 세웠다.
마검이 시끄럽게 소리쳤다.
아이작은 멀지 않은 곳에서 이곳을 보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
회색 머리에 쓰고 있는 검은 면사포가 인상적인 미인이었다.
그녀는 뾰족한 손톱을 자랑하듯 보란 듯이 턱을 괴고 있었다.
“야만적인 사람이네요.”
제리는 피로 얼룩지다 못해 빨간색 연기를 뿜어 대는 아이작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검은 보석의 숙주로 전락했다지만, 분명 동족이었을 터였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동족을 도륙한 주제에 어찌 저런 야만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단 말인가?
그녀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죽여 주마.”
입술을 비집고 튀어나오는 음성엔 맹목적인 살기가 담겨 있었다.
새빨간 눈엔 광기가 흘렀고, 전신 감각은 강한 흥분으로 한참 달아올랐다.
당장에라도 저 여자의 생살에 검을 꽂아 난잡하게 베어 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마검은 자신의 파트너를 보며 말했다.
“그래. 좋아!”
붉은 마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제리는 끔찍한 기운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강하단 건 알았지만, 이런 흉악한 힘을 보유하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쉽지 않겠어요.”
제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바이러스를 내뿜었다.
땅이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했다.
아이작이 두른 아이템들이 그녀가 발산한 바이러스에 반응했다.
지잉-!
여러 개의 빛이 뒤섞이며 정화의 힘이 흘러나왔다.
“대비가 철저하네요!”
그녀는 검은 드레스를 펄럭이며 위로 점프했다.
마검이 서 있던 장소에 떨어졌다.
쾅- 돌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아이작은 빨간 눈을 번뜩이며 그녀가 뛴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제리가 손가락을 한데 모으자, 손톱들이 탁한 빛을 발산하며 그 중심으로 동그란 덩어리를 구성했다.
동그란 덩어리가 팍 터졌다.
그것은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가 되어 흩어졌다.
아이작이 폭풍처럼 마검을 휘둘렀다.
광풍이 휘몰아쳤다.
제리는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전력으로 거리를 벌렸다.
“무식하게 돌진해 온 대가예요.”
“주절주절, 아가리 닥쳐!”
마검에 일렁이는 마기가 그녀를 향해 쏘아졌다.
제리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졌다.
마기의 참격은 허공을 갈랐다.
그녀의 몸이 다시 뭉쳐졌다.
“잔재주가 많구나!”
아이작의 갑옷에 달린 이빨들이 벌어졌다.
붉은 광선들이 뿜어져 나오더니 직각으로 꺾여 제리를 노리고 쏘아졌다.
꽈가가가가강!!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다.
뜨거운 불길이 치솟으며 검은 연기를 뚫고 튀어나왔다.
“닥쳐!”
아이작은 폭연 속으로 파고들었다.
검은 연기 사이사이로 보라색 빛이 번쩍였다.
빛이 번쩍인 곳에서 날카로운 바늘들이 쏘아져 왔다.
마검이 저절로 움직였다.
티디딩- 하는 말끔한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아이작은 마검이 알려 준 방향으로 검을 휘둘렀다.
칼날에 폭연이 휘감겼다.
연기가 갈라지며 숨어 있던 제리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허공을 박차 단숨에 그녀의 지척에 도달했다.
“죽어서 내게 흡수되어라.”
마검의 붉은 궤적이 또렷한 검로(劍路)를 그렸다.
그 길은 정확히 제리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리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했다.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제 반응이 올 때가 됐는데요.”
무엇이?
아이작은 알 수 없었지만, 그게 무엇이 되었든 적의 목이 날아갈 거란 걸 확신했다.
하나 문제는 그 직후에 발생했다.
“……!”
“드디어 왔나요?”
검이 그녀의 목 앞에서 우뚝 멈췄다.
아이작은 믿을 수 없는 눈으로 그녀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제리가 웃으며 말했다.
“바이러스 파티클. 제 주인이신 바이스 님의 고유 능력으로, 지독한 바이러스를 감지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미세입자로 만드는 힘이에요.”
“……뭐?”
“면역력을 올려 주는 물건을 잔뜩 가지고 계시지만, 그것들로는 어림도 없어요.”
뉴 월드에서 보급해 준 정화 계열의 아이템들은 최소 등급이 B였다.
그런 것들을 몸에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한데, 막아 내지 못했다.
어디서 실수한 것일까?
아이템들을 너무 믿었나?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통제하지 못한 내 잘못인가.’
마검에 휘둘린 대가.
그로 인해 잔뜩 오른 흥분은 이성을 마비시켰다.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공격뿐이었다.
적의 능력이 뭔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결과는 몸도 제대로 못 움직이는 꼴이 되었다.
자기혐오가 물밀 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마검이 말을 걸어왔다.
[뭐 하는 거야? 넌 이 몸의 주인이라고? 마왕이 선택한 존재라고? 뭐 하는 건데?]마검의 눈이 꿈틀거렸다.
[내게 맡겨. 내가 해 줄게.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니까? 잠깐이면 돼. 아주 잠깐이면.]마검이 속삭였다.
자기혐오에 빠진 아이작은 마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
결국 내 실책이라면, 남에게 맡기면 되잖아.
통제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자.
2년 동안 줄다리기에 지쳤어.
편해지고 싶어.
아이작은 결정을 내렸다.
“좋…….”
마검의 제안을 받기 위해 막 입을 열려는 찰나.
그는 자신이 뭔가 잊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 나는.”
[나를 원한다, 그렇게 말을 해.]“나는…….”
[파트너!]그 순간, 로벤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까탈스러운 자신의 투정을 받아 주기도, 혼내기도 했던 아버지 같던 인물.
그러나 더는 이 세상에 없는 인물.
처음 마검과 계약할 때, 무엇을 위해 영혼을 걸었던가.
‘킹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지금 꼴이 어떤가.
킹을 죽일 수나 있겠나?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나는.”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목적을 깨달았다.
결정을 내린 아이작은, 더는 고민하지 않았다.
“너를 지배하겠다.”
[젠장.]마검의 작은 목소리와 함께 강대한 마기가 둘을 집어삼켰다.
* * *
제리는 미동도 하지 않는 아이작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장기에까지 침투한 바이러스 입자들이 그의 육체를 손상한 건 분명하지만, 지금처럼 움직이지 않는 건 살포한 바이러스의 증상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좋아요.”
왜 꿈쩍도 안 하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저항 없이 죽일 수 없다면 그녀로선 이득이었다.
검지를 바짝 세웠다.
그녀의 손톱에 드래곤조차 스치는 것으로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바이러스가 맺혔다.
아이작의 목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이대로 살짝만 찔러도 죽은 목숨이다.
몸이 썩으며, 모든 세포가 사멸할 것이다.
근육은 메마르고, 신경은 찢겨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의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그 꼴을 구경할 생각 하니 벌써 신이 났다.
“열심히 뒹굴어 보세요.”
그의 목에 손톱이 닿았다.
서걱-!
그리고 제리의 목이 떨어졌다.
목을 잃은 몸은 그대로 땅 아래로 추락했다.
“후우.”
아이작은 차게 식은 눈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번엔 네 승리지만, 방심하지 말라고. 나는 언제나 노리고 있으니까. 키키키킥!]“얼마든지 노려봐라. 나는 언제나 널 지배할 테니까.”
아이작은 그리 대답하곤 아래로 내려갔다.
상대가 방심한 탓에 쉽게 목을 벨 수 있었다.
숙주가 죽었으니 검은 보석들은 모든 힘을 잃고, 아프리카에 퍼진 역병은 모두 소멸할 것이다.
분명 그랬어야 했다.
“나의 제리. 허망하게 죽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뒤에서 슬픔에 젖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아이작은 마검을 바짝 쥐고 몸을 돌렸다.
그곳엔 자주색 붕대로 눈을 가리고, 하얀 면사포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방금 죽인 여자와 비슷했는데, 조금 더 부드러워 보였다.
마검이 경고했다.
드문 일이었다.
아니, 드문 걸 떠나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 정도로 마주 선 여자가 강대한 힘을 지녔다는 뜻이었다.
바로 뒤에 있었는데, 기척조차 느끼지 못한 상대다.
아이작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전투 자세를 취했다.
“당신을 죽이는 것으로 제리의 넋을 위로하겠어요.”
“웃기는 소……!”
어느새 코앞에 도착한 여인이 아이작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작은 있는 힘껏 뒤로 물러났다.
손이 갑옷을 긁었다.
불똥이 살벌하게 튀었다.
마검을 직선으로 그었다.
가늘고, 길쭉한 하얀 손이 칼날을 가볍게 붙잡았다.
아이작은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지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세 명의 특이점 중 하나를 이곳에서 제거할 수 있다니. 제리도 기뻐할 겁니다.”
“젠장!”
갑옷의 이빨들이 열리며 광선을 뿜었다.
그러나 광선들은 여인, 바이스를 스치지도 못했다.
코앞에 있는데도 말이다.
“잘 가세요.”
바이스가 다른 손을 움직였다.
아이작은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여기서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단 말인가?
진한 허무함이 밀려 왔다.
그대로 눈을 감았다.
“수고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험은 통과했다. 이젠…….”
아이작이 눈을 떴다.
눈앞에, 굳은살 잔뜩 박인 손이 여인의 손을 부러질 정도로 꽉 붙잡고 있었다.
“내가 하겠다.”
“당신은…… 누구시죠?”
바이스가 경계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의 주인이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대답했다.
“천마(天魔)다.”
천마신공이 극성으로 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