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26
훈수 두는 천마님 123편
“안 나설 거라면서.”
박현태는 웃으며 걷고 있는 친형 박현수에게 물었다.
그의 형은 아이작을 시험하기 위해 아프리카 사태를 방관하겠다고 말한 적 있었다.
“나설 때가 돼서 나섰어.”
“아이작 씨가 시험을 통과했다는 말이야?”
“그렇게 되겠지?”
그의 형은 동생에게 정확히 무슨 시험인지 말해 주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사태는 박현수 손에 마무리되었다.
캐묻고 싶었지만, 박현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때가 된다면 형이 다 말해 줄 것이다.
동생은 그렇게 믿었다.
“난 그만 가 볼게.”
“모나미 안 보고 가려고?”
“오늘 너무 피곤해.”
“그래. 쉬어.”
“엉.”
박현태는 크로스백을 고쳐 매고 옆길로 빠졌다.
그때였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는 자리에 멈춰서더니, 뒤를 돌며 형에게 물었다.
“나 불렀어?”
“음? 안 불렀는데?”
“뭐지? 환청인가.”
“왜?”
“아니야.”
박현태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박현수는 동생이 왜 저러나 싶었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그는 멀어져 가는 동생을 바라보다가 집으로 향했다.
* * *
“끠이이이!!”
“아이구!”
박현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확 안겨 오는 모나미를 간신히 붙잡았다.
“끠유! 끠유!!”
작은 노란색 뭉치는 커다란 눈을 그렁그렁하게 만들며 목 놓아 울었다.
아빠가 자기를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박현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모나미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었다.
“미안해. 많이 늦었지?”
“……삐이.”
모나미는 작은 머리를 아빠 가슴에 들이밀며 볼을 비볐다.
옷이 순식간에 모나미의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었지만, 잘못한 게 있으니 아이를 내려놓지 못했다.
그렇게 10여 분을 더 토닥여 준 다음에야 모나미가 울음을 그쳤다.
“꾸우.”
모나미는 알아서 품에서 내려오더니 강아지처럼 앉은 다음 아빠를 올려다봤다.
그리곤 뭔가를 말하려는 것처럼 작은 입을 달싹였다.
“모나미 왜?”
동그란 눈이 커졌다가 작아졌고, 살짝 튀어나온 코를 찡긋거렸다.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 걸까?
모나미는 자꾸 입을 달싹이다가도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시 같은 행동을 몇 번 반복하더니.
“……빠!”
“빠?”
모나미가 저런 말도 할 줄 알았던가?
뀨, 끠, 꾸, 삐 정도만 할 줄 알았는데.
박현수가 귀엽다는 얼굴로 쪼그려 앉아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할 때였다.
“압-빠!”
“……?”
“압빠! 압빠! 아빠!”
박현수의 눈이 휘둥그레지다 못해 흰자에 핏발이 섰다.
모나미가 방실방실 웃으며 외쳤다.
“아빠!”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아기가 말을 했다.
* * *
아무리 드래곤이라지만, 이건 너무 성장이 빠른 것 아닐까?
박현수는 앞에 편하게 앉아서 웃고 있는 모나미를 보았다.
“아빠! 아빠! 아빠~!”
아직까진 아빠란 단어 말곤 할 줄 아는 말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보다 아빠란 말은 어떻게 알았을까?
박현수는 자신을 아빠라고 칭한 적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티비를 틀어 준 적도 없었다.
‘각인인가.’
알에서 부화하는 생물은 처음으로 본 생물을 부모라고 생각한다.
모나미에겐 박현수가 부모로 각인된 것이다.
여기까진 알고 있었다.
‘각인이랑 아빠랑 무슨 상관이지?’
설마 드래곤은 언어가 유전되나?
아니, 그랬으면 한국어로 아빠라고 하지 않고, 자기들 언어로 아빠라고 했겠지.
그랬다면 알아듣지 못했을 테고.
박현수는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이런 분야는 역시나 아는 게 전무한 터라 생각 자체가 무의미했다.
아무렴 어떤가.
“그래, 내가 네 아빠다!”
모나미를 번쩍 들었다.
모나미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꺄르르 웃었다.
아직 결혼도 못 했는데 벌써 애가 있는 게.
그것도 사람 아이가 아니라 헤츨링이라는 게 아이러니했지만, 박현수에게 그런 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빠-! 아빠!”
박현수가 모나미의 웃음에 한참 빠져 있을 때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너 뭐 하냐?”
그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갔다.
그곳엔 색이 다른 눈을 찡그린 채 신기한 복장을 하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헤츨링을 어화둥둥 하고 있는 박현수에게 재차 물었다.
“대체 뭘 하는 거야?”
방금 막 지구로 복귀한 카본은 평화로워 보이는 박현수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 * *
“이 자식아! 누구는 개처럼 구르고 다녔는데, 너는 여기서 얘랑, 어? 뭐 하는 짓거리야!”
“지, 진정해. 진정.”
“진정하게 생겼냐?”
카본은 박현수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울분을 토했다.
얼마나 힘든 나날이었던가.
홀로 남아 사르멘 주둔지를 정리하는 것도 모자라, 정신 나간 토깽이의 뒤치다꺼리까지 하려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주둔지는 깔끔하게 정리한 거야?”
“잔당은 거의 소탕된 상태야. 굳이 나까지 할 필요 없어서 바로 출발했지.”
“필리포스는?”
“그 녀석이야 뭐…… 커억!”
“남의 아빠한테 녀석이 뭐야!”
그때였다.
카본의 뒤에서 뭔가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그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다.
카본은 눈덩이가 튀어나올 뻔했다.
그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엉덩이를 붙잡고 경련했다.
“끠유?”
모나미는 부들부들 떠는 카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단 한 사람, 박현수만이 그에게 시선을 두지 못했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바르르 떨며 눈앞에 선 여인을 보았다.
금발의 여인이 두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인의 머리엔 신기한 것이 달려 있었는데, 길쭉하게 자라난 것이 마치 토끼와 같은 귀였다.
길쭉한 귀가 쫑긋쫑긋 움직였다.
그리곤 도톰한 입술을 활짝 벌리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현수!”
박현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설마, 조만간 보자고 했던 말이.
“세, 셀리?”
“응응! 현수! 현수다, 현수! 현수!”
토끼 인간, 셀리가 하얀 솜뭉치 꼬리를 격하게 흔들며 박현수에게 뛰어들었다.
오래전에 잊혔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카본처럼 엉덩이를 얻어맞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자, 잠깐!”
셀리는 그를 너무나 좋아해, 몸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껴안는 습성이 있었다.
박현수는 그녀를 기절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계속 고민만 하기엔 셀리와의 거리가 실시간으로 계속 좁혀졌다.
그 순간.
“킈융!!!”
모나미가 폴짝 날아오르더니 셀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세로로 길게 찢어진 동공에선 전에 없이 살벌한 기운이 흘러나왔는데.
“히이이익!”
셀리의 귀가 아래로 축 처지더니, 엄청난 속도로 구석에 달려가 몸을 웅크렸다.
그걸 본 박현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헤츨링인 모나미가 그 정도로 강한 기운을 내뿜을 줄 몰랐다.
그리고 ‘고작’ 그 정도 기운에 셀리가 저렇게 겁먹을 줄도 몰랐다.
그러다 불현듯 오래전 필리포스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우리 레비니안은 초월종이긴 하지만 두려워하는 것이 아예 없진 않다.’
고고하며, 오만했던 카르마 차원의 지배자가 했던 말이었기에 당시엔 꽤 충격을 받았었다.
‘우리 레비니안은……. 파충류 형태의 종족을 두려워한다!’
그랬다.
모나미는 아직 어리지만, 드래곤은 분명 파충류과에 속한 생물이었다.
그리고 셀리는 카르마 차원의 지배자이자, 레비니안의 통치자인 필리포스의 외동딸!
‘이런 상성이 존재했다니!’
박현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거 잘하면…….
‘별로 안 귀찮을 수도 있겠어.’
박현수는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셀리를 보며 씨익 웃었다.
* * *
“후우…… 젠장. 내가 왜 이런 꼴을.”
카본은 아직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셀리를 보더니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저건 좀 괜찮네.”
“히이잉……. 현수…….”
“킈잉!”
“히익!”
셀리가 박현수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모나미가 있지도 않은 이빨을 내보이며 그녀를 위협했다.
“크하하!”
“네가 무슨 악당이냐? 모나미도 거기까지만 해.”
“빠!”
언제 그랬냐는 듯, 모나미는 똘망똘망한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괜찮아, 셀리.”
“지, 진짜?”
“단, 나를 꽉 껴안는 건 금지.”
“잉? 안 돼, 안 돼!”
껴안기 금지를 하자 셀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양팔로 가위 표시를 했다.
그러자.
“큐웅!”
“히익! 아, 알았어…….”
모나미가 나서자 셀리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주억였다.
박현수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는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치며 그녀에게 권했다.
“여기 앉아.”
“그, 그래도 돼?”
“그래도 돼.”
“으응.”
셀리는 모나미의 눈치를 보며 그곳에 앉았다.
딱히 아빠에게 위협하는 행동이 아니었기에 모나미는 평소 같은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아무래도 셀리가 무슨 짓을 하리란 걸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축 처진 귀를 제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모나미를 힐긋힐긋 보았다.
“무서워?”
“무섭겠지. 천적이니. 크큭.”
“카본! 시끄러워! 시끄…… 허억!”
셀리는 저도 모르게 화내다가 반사적으로 모나미를 살폈는데, 모나미는 왜 그러냐는 듯 순진한 눈망울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빠인 박현수와 관련된 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좋은 모양이었다.
“괜차나?”
“큐웅?”
“쟤는 괜찮아?”
“뀨.”
셀리가 카본을 가리키며 허락을 구하자, 모나미가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있던 카본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꼈다.
“잠깐, 잠깐. 뭐야? 괜찮긴 뭐가 괜찮아?”
“얘가 카본은 된대.”
“되긴 뭐가 되냐고 그러니까!”
“카본은 혼내도 돼!”
셀리가 그를 향해 폴짝 뛰었다.
말이 폴짝이지, 눈 한 번 깜빡하니 순식간에 카본을 덮치고 있었다.
“이 미친 토끼가!”
카본이 텔레포트로 재빠르게 피했다.
그를 놓친 셀리는 눈을 반짝이더니, 빈 공간을 향해 손을 뻗었다.
금발과 함께 토끼 귀가 펄럭였다.
“허억!”
카본은 텔레포트를 예측하고 뻗어오는 셀리의 팔을 스태프로 쳐 냈다.
“나도 이젠 못 참겠다!”
그는 마나를 일으켜 수십 개의 마법을 동시다발적으로 시전했다.
그의 양팔과 열 개의 손가락에 크고 작은 마법진이 연달아 연성되었다.
“카본 안 돼! 그런 건 혼나!”
셀리가 펄쩍 뛰어올랐다.
엄청난 각력을 자랑하는 다리가 그의 목을 향해 떨어졌다.
저런 걸 맞으면 기절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카본은 연성한 마법진을 모조리 격발시켰다.
“큐웅!”
“모나미가 말하잖아.”
그러나 두 사람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흑강기를 몸에 두른 박현수가 셀리의 발등을 부드럽게 감쌌고, 카본이 끌어 올린 마나의 흐름을 강제로 억제시켰다.
“싸우지 말라고.”
셀리는 뒤로 폴짝 뛰더니, 덜덜 떨리는 눈으로 모나미를 보았다.
모나미는 허리에 팔을 올리고 훈계하는 자세로 셀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미, 미안…….”
“큥 큥!”
“아, 안 그럴게.”
모나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일까?
셀리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짐승형 초월종끼린 아무래도 통하는 모양이었다.
박현수는 고개를 저으며 카본을 보았다.
“이게 사는 거냐, 현수야?”
“고생이 많다.”
“시발…….”
카본은 청색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한숨을 쉬었다.
* * *
“셀리. 약속해. 지구에 온 이상 내 말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잉. 아빠가 남의 말 무조건 믿지 말랬는데.”
“나는 믿어도 돼.”
“그래!”
“단순한 건지, 멍청한 건지…….”
카본은 셀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필리포스가 본다면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가 뭐라고 중얼거리거나 말거나, 박현수는 셀리를 맞은편에 앉혀두고 지구에서 해선 안 되는 일들을 나열해 주었다.
“좋다고 아무나 껴안지 말고, 쓰다듬지 말고, 걷어차지 말고.”
“히잉. 그런 거 못 하면 재미없어.”
“안 돼. 지구인들은 네가 그러면 모두 죽어.”
“껴안는 데 죽어?”
“……죽어.”
셀리는 초월종인 레비니안 중에서도 필리포스의 외동딸이었다.
기본적으로 ‘초월종’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초월의 자격을 갖춘 종족들을 뜻했다.
모두가 초월자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만큼 자격이 충분했기에 그들은 처음부터 강한 육체 능력을 타고났다.
그렇다 보니, 그들 사이의 장난은 꽤 격했는데, 같은 초월종이 아니라면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셀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피를 타고난 초월종.
카본만 보더라도 초월이 이른 대마도사가 바로 그였다.
아무리 마법사의 육체가 약하더라도 초월에 이른다면 초월종과 비견해도 꿇리지 않았다.
그런 그도 셀리의 발길질 한 방이면 정신을 못 차렸다.
만약 그녀가 일반인의 엉덩이를 걷어찬다고 생각해 보라.
그대로 사지가 터져나갈 것이다.
등급이 낮은 각성자들도 똑같은 처지일 것이고, A급 이상은 되어야 죽지 않고 사리라.
말이 산다뿐이지, 평생 침대 신세를 면치 못할 게 분명했다.
“조심해야 해. 몬스터가 아니라면 절대 지구인을 건들면 안 돼.”
“지구인은 약해.”
“맞아. 약해.”
“알겠어.”
다행히 이해는 빨랐다.
셀리는 성격이 단순한 거지, 모자란 게 아니었다.
“그리고.”
“또?”
“카본도 그만 괴롭혀.”
“이잉-!!”
“인마! 나 그만 괴롭히라는데 왜 네가 칭얼대?”
“그치만, 카본 안 괴롭히면……!”
“뭐야? 지금까지 괴롭힌 게 맞았던 거야?”
“아차.”
카본이 따지고 들자 셀리가 들켰다는 듯 제 머리를 콩 하고 쥐어박았다.
카본은 두 손을 꼼지락거리며 그녀를 어떻게든 하고 싶었지만, 진짜 어떻게 했다가는 그녀의 아버지를 감당해야 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박현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아무튼, 카본도 적당히 괴롭혀.”
“야! 그만하는 것에서 왜 적당히가 된 거야?”
“셀리도 스트레스는 풀어야지.”
“마자! 마자 마자!”
“미친.”
카본은 열이 날 것만 같았다.
박현수는 그를 뒤로하고 다시 셀리를 보았다.
“그보다 셀리. 지구엔 왜 따라온 거야?”
“음. 현수가 보고 싶었어.”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잖아.”
“히히. 현수 눈치 빨라.”
“필리포스의 명령이야?”
“명령은 아니고. 아빠가 현수 옆에서 세상 구경 좀 하고 오래.”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자신보고 그녀의 보모 역할을 좀 해 달라는 뜻이었다.
‘필리포스 이 녀석.’
세상 구경이라.
아무래도 필리포스는 그녀에게 카르마 차원을 물려주기로 확정한 모양이었다.
자신이 있었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아 보였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셀리는 아직 어리고, 어설픈 면이 많았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니, 완전히 성장한다면 대단한 초월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셀리가 검지를 번쩍 들더니 소리쳤다.
“이거 아빠가 전해 주래!”
그녀의 왼손에 희미한 빛이 감돌더니 주머니 하나가 뿅 하고 나타났다.
그걸 받아 든 박현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뭔데?”
“보면 알아. 히히히.”
필리포스에게 받을 건 없었다.
주머니 끈을 조심스럽게 풀었다.
그리고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한 그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멈추지 못했다.
“이거, 보모 대가로 아주 큰 걸 주셨구만.”
“보모?”
“그런 게 있어.”
“나는 왜 안 주냐! 젠장할 필리포스!”
“우리 아빠가 왜 젠장할이야!”
“으악!”
박현수는 셀리가 카본을 덮치는 걸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손엔 형광등 빛에 반짝이는 자주색 보석이 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