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 Wants to Become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00
제200화. 마왕과 용사
싸움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마왕과,
그런 마왕을 또 한 번 저지하기 위해 따라 돌아온 용사.
그 둘이 성지에서 최후의 혈전을 벌이고 있단 소식은 대륙 각지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물론 이 혈전은 둘이 사전에 짜 맞춘 연극이었다.
마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은 용사의 후손인 시연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둘의 계획은 제대로 실현되었다.
사람들은 시연의 승리를 간절히 빌었고, 제발 이 레지에타에서 마족이 다시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제대로 심판해주길 바랐다.
허나, 정작 시연과 벨져는 자신들이 연극을 펼치고 있단 사실도 잊은 채, 진심으로 싸움에 열중했다.
성력도, 마력도 쓰지 않는 순수한 검과 검술의 대결.
오직 상대를 이기고 싶다는 그 하나의 마음가짐으로 혈전에 임하던 그때,
-쿠구궁!
하늘에서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울리며, 동시에 성지 외곽 쪽에서 발생한 눈부신 금빛 기둥이 일직선으로 솟구쳤다.
구름을 뚫은 빛은 하늘 전역으로 퍼지며 발산하였고, 거대한 마법진을 생성했다.
마크리아 평원에서 보았던 마법진과 동일한 형태였다.
성지 내의 사람들은 물론, 시연과 벨져도 싸움을 멈추고 마법진을 바라봤다.
“저 마법진은?”
“그 늙은이들이 이제야 나서기로 한 모양이다.”
이윽고 마법진 밑으로 광채가 번지며, 사람의 형상을 지닌 거대한 무언가가 내려왔다.
아직은 그 누구도 형상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차츰 사람들의 입으로 하나둘, 하나의 단어가 읊어지기 시작했다.
“저, 저게 무엇이죠?”
성지 주변 또 다른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메이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광경에 몸을 떨며 소리쳤다.
땅에 발붙이고 사는 생명체라면 가히 경배할 수밖에 없는, 인간과 마족의 영역이 아득히 넘어선 진정한 초월적 존재.
함께 바라보고 있던 수호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신…… 인 것 같네요.”
그것 말곤 달리 표현할 말도 없었다.
이내 여덟 개의 날개를 펼치며 그 완전한 자태를 드러낸 신은 감은 눈을 뜨며, 땅 위의 존재들을 내려다보았다.
‘하늘 아래 모든 존재들에게 전한다.’
그리고 귓속으로 아득히 울려 퍼지는 목소리.
신의 목소리를 들은 인간들은 일제히 몸이 경직되었다.
‘이 땅을 창조한 태초의 존재로서, 이 땅의 번영을 방해하는 이계의 존재를 심판하고자 한다.’
이계의 존재.
두말할 것 없는 벨져를 두고 한 말이었다.
‘진정 구원을 원한다면 나에게 믿음을 바쳐라. 신민들이여.’
너나 할 것 없이 털썩 무릎을 꿇는 사람들.
넋 나간 눈으로 기도를 올리는 신민들의 모습은 마치 영혼 빠진 인형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믿음을 보내지 않고, 멀쩡히 있는 두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시연과 벨져였다.
“가관이네. 가관이야….”
광적이다 못해 혐오감마저 드는 광경에 벨져는 혀를 내둘렀다.
눈치를 보던 시연이 다급히 말했다.
“마냥 지켜볼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거대한 존재에게서 느껴지는 성력의 기운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보내는 믿음을 양분 삼고 있는 거겠지.”
“정말 신이 강림하기라도 한 걸까요?”
“신은 개뿔…….”
벨져 눈에는 빤히 보였다.
신의 형상을 띠고 있는 거대한 광채 안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익숙한 영혼의 흔적이 자리하고 있음을.
그것은 틀림없는 현자들의 영혼이었다.
“저 늙은이들도 우리처럼 연극하려나 본데?”
“연극이요? 저 신의 형상이 가짜란 말입니까?”
“그럼 진짜 신도 아닌데, 당연히 가짜겠지. 그래도 나름 성지랍시고, 이런 거대한 연출까지 해주고, 응해줘도 나쁘진 않을 것 같네.”
씨익 입꼬리를 올린 벨져는 몸을 완전히 돌려 신의 형상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신의 형상 역시 벨져에게 시선을 집중한 채, 신민들이 보낸 성력을 이용해 눈부신 광검을 소환했다.
“우리 연극은 잠시 중단이야. 넌 나서지 말고 대기하고 있어.”
“혼자 상대하시겠단 겁니까? 저 신을?”
“인계를 수호해야 하는 용사님께서, 마왕과 협동했다는 소문 퍼지면 싹 다 물거품이야.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은 네가 나설 때가 아니란다. 후손아.”
시연을 완전히 등진 벨져는 신의 형상에 아크베리아를 겨누며 마력을 전승했다.
지금 이 연극에 필요한 주연은 오직 자신뿐.
옷깃에 달린 마혈석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빛이 일었다.
“용사 네놈보단 저쪽이 더 재미있겠구나!”
벨져는 성지 내의 모든 사람들이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으며, 망설임 없이 성지를 빠져나가 신의 형상을 향해 질주했다.
* * *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지구의 인간으로 태어나,
한 세계를 구원해야 한단 의무를 지닌 용사로 소환되고,
이제는 혼란스러운 마계에 평화를 가져다줄 새로운 마왕이 되기 위한 여정을 지나오기까지.
몇 번이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운명의 변화를 그동안 모두 받아들였었다.
왜냐고?
적재적소(適材適所).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세상 이치에 맞는 법.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운명을 거스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레지에타에 파멸을 가져올 마왕이라는 이름의 악인(惡人)으로서,
나를 심판하겠답시고 눈이 타들어 갈 정도의 삐까뻔쩍한 빛을 내고 있는 저 가짜 신에게 맞서는 일이 이 세상이 원하는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할 것이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내 자아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야지,
내가 만족할 것 같으니까.
* * *
현자.
스스로 자칭하길, 세상의 깨달음을 얻고, 인간의 범주를 넘어 초월의 영역에 들어섰지만, 레지에타의 질서를 지키고자 인계의 남은 존재들.
허나 실상은 예로부터 성력을 남들보다 눈에 띄게 잘 다뤄왔던 몇몇 인간들에 불과했다.
그들은 성력이란 힘이 사람들의 강력한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원칙을 아주 오래전부터 깨닫고, 그 원칙을 이용해 끝내는 인간의 수명을 넘어서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그 이후엔 본인들 입맛대로 세상의 질서를 조작해왔다.
하물며 성지 레펠타리는 신이라고 하는 거짓된 존재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믿음이 극대화된 장소로, 그들이 가용할 수 있는 가장 많은 힘을 비밀리에 저장해둔 장소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한들, 웬만해선 이 힘들을 세상 밖으로 드러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왕이라는 이계의 존재가 나타나기 전까진.
100년 전에는 잘 넘어갔었다.
단순 시간 벌이를 위해 소환한 용사가 마왕을 물리쳐준 덕에, 큰 힘 들이지 않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허나 100년이 지난 지금은 달랐다.
여태 보존해왔던 자신들의 질서를 위해서라도, 현자들은 힘을 써야만 했고, 이에 성지에 저장해두었던 모든 성력을 끌어내, 본인들이 직접 융합된 신의 형상을 인계에 소환시켰다.
사실상 진짜 신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전능한 힘을 지닌 존재였기에,
제아무리 마계의 최강자라고 해도, 절대 당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신을 상대로도 굴하는 기색 없이 대담하게 덤벼든 이 벨져라는 이름의 마족이,
사실은 자신들과 아주 깊은 연을 가진 존재였음을.
더불어,
인계와 마계 두 세계가 정한 힘의 경지를 아득히 넘어선,
진짜 초월적 경지에 육박한 존재임을…….
-콰콰콰쾅!
첫 강림 이후, 몇 시간 동안 이어진 굉음이 마침내 큰 폭발과 함께 끝나고,
“아아아악!!”
가짜 신에서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온 두 명의 현자가 무지의 지면 위로 추락하며 나뒹굴었다.
“어, 어떻게….”
카리타스는 피가 쏟아지는 코를 움켜쥐며 괴로운 신음을 토했다.
“신을 불러냈는데도 졌다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아아!!!”
성지의 성력을 모두 끌어내서 하늘 아래 소환한 신의 형상도 마왕의 힘을 당해내진 못했다.
이 상황을 표현하기 딱 좋은 말이 있다면,
“몰락이군….”
이거였다.
카리타스와 다르게 산테는 담담히 옷을 털고 일어섰다.
“이제 어떡하나 산테? 자네 말대로 했다가 다 잃었네! 이젠 더 쓸 성력도 없다고오오!!!”
“힘이란 건 없어지는 게 아니네. 카리타스. 만들어내는 것이지.”
“그러니까, 이제 와서 어떻게……!”
-푹!
얼굴 아래로 들려온 낯선 소리에 카리타스의 눈동자가 아래로 내려갔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녹빛의 진득한 액체와 칼날.
그게 무엇인지 인지할 새도 없이 입에서 검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
“사, 산테…… 이 개….”
“모데스와 파티엔에게 안부 전해주게나.”
카리타스는 뭐라 말을 더 잇지 못하고 힘없이 고꾸라졌다.
산테는 파티엔 때와 마찬가지로, 카리타스에 남은 성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흡수했다.
“없느니만 못한 수준이군.”
허나 남은 성력의 양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침을 타악 뱉고 돌아서려던 산테는,
“뭐야? 이렇게 먼저 죽여버리면 난 뭘 하라고?”
등 뒤로 들려온 섬뜩한 목소리에 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산테는 순간적으로 구겨진 표정을 풀고, 간신히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돌아섰다.
“솔직히 나도 여기까지 추락하게 될 줄은 몰랐네. 일생에 두 번 경험하기 싫은 끔찍한 순간이 아닐 수 없어….”
돌아선 산테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밝은 빛마저도 가리지 못하는 칠흑의 검은 머리,
광기와 살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섬뜩한 붉은 눈.
차갑고도 음침한 미소를 얼굴에 머금은 채, 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지점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절대적 존재…….
지금 이 순간 산테에게 있어 벨져는 신으로 보였다.
영생에 가까운 줄 알았던 자신의 삶을 거두러 온,
죽음의 신으로.
“이해 못 하겠지? 니들이 왜 졌는지? 그 기분 나도 겪어봐서 아주 잘 알아. 모든 수가 다 막혀버렸을 때 찾아오는 절망적이고 역겨운 기분……. 내가 너희 늙은이들한테 정말로 선사해주고 싶었던 거야.”
“마왕……. 넌 우리의 존재를 애초부터 알고 있었어. 그렇지?”
벨져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갔다.
“넌 마계에서 태어나, 마계에서만 힘을 기른 마족이 아니던가? 대체 인간의 검술은 어떻게 익힌 거지? 그대의 모습은 마치….”
“마치?”
“인간의 기억을 가진 누군가가 환생한 것 같지 않은가……?”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의 몸으로 옮겨지는 그런 일은, 이 하늘 아래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산테는 자기가 말하고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럼 환생하기 전의 내가 누구였을 것 같은데? 한 번 이름이라도 말해봐!”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벨져는 산테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산테는 벨져와 검을 번갈아 보기만 할 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말 못 하네? 까먹은 거야? 아, 혹시 이 말을 들으면 생각날지도 모르겠네?”
산테는 그때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다.
입이 귀까지 걸린 벨져의 입에서 이후 어떤 말이 나올지.
“만수무강…….”
산테의 입은 그제야 열렸다.
“……차시혁?”
벨져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래! 이제야 불러주네. 내 이름.”
온갖 부정적인 생각과 의문이 한데 겹친 산테는 기어이 실성한 듯, 입꼬리를 올리며 헛웃음을 내었다.
“네, 네놈이 어떻게?”
“그동안 현자 놀이 잘했지? 이제 지옥의 밑바닥으로 떨어질 시간이야. 억울하면 너희도 거기서 한 번 기어 올라와 봐! 니들을 위해서 손을 뻗어줄 존재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산테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어떤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이후 뻥 뚫린 그의 양쪽 귀로 들려온 소리는 벨져의 잔혹한 웃음소리와,
칼날이 몸 구석구석을 관통하는 죽음의 소리뿐이었다.
* * *
피 칠갑이 된 벨져는 천천히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빛이 감도는 하늘.
하지만 지금 벨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하늘처럼 맑지 않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몰락해가는 현자의 모습을 보며 극한의 희열을 느끼던 것도 잠시, 그토록 고대했던 복수를 전부 이뤄낸 순간, 벨져의 마음속엔 성취감보단 허탈감이 앞섰다.
“지랄 맞네…….”
삶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건, 다시 말해 삶을 살아갈 원동력 중 하나를 잃었다는 것.
물론 복수를 이뤘다고 해서, 더는 삶을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 건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의 이 허무한 감정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선,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저깄다!”
하지만 그 시간마저 세상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마왕과 신의 마지막 결전의 결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온 것이다.
허나 그 결과는 끔찍했다.
“마, 마왕이 살았어?”
“지, 진짜로 신까지 진 거야?”
인계와 인간을 창조한 태초의 존재까지 당했다고 생각하니, 어찌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피에 범벅된 벨져의 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더 음침하고도 잔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런 절망에 찬 인간들을 실눈으로 쭉 훑어보던 벨져는 이내 한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 아직 네가 있었지…….”
벨져는 다시 입꼬리를 올린 채 검을 들었다.
핏물에 적은 두 눈이 향한 곳은 바로 시연이 있는 곳.
어쩔 줄 몰라 주저하는 시연을 향해 벨져는 손가락을 까딱였다.
잠시 멈췄던 연극을 이어가기 위해, 어서 오라는 의미였다.
시연은 이를 꽉 깨문 채 검을 잡았고,
“이게 마지막이다 마왕!!”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치며 벨져를 향해 질주했다.
힘을 전부 소진한 벨져의 검을 쳐내서 무장을 해제시키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의 목으로 검을 겨누면서, 마왕의 패배를 직접 선언하게 한다.
이것이 둘이 계획한 연극의 최종장.
벨져의 상태는 이미 몸조차 제대로 못 가눌 정도로 한계에 부닥친 상태였기에, 시연은 한시라도 빨리 이 연극을 끝내고자 했다.
하지만,
-푹!
계획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막을 줄 알았던 시연의 검을 벨져가 허용한 것이다.
요동치는 시연의 눈과 무덤덤한 벨져의 극도로 대비되고 있었다.
“뭐, 뭐 하시는 겁니까 지금?”
“뭐긴? 연극 중이지.”
“이, 이런 건 저희 계획 없지 않았습니까?”
“원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야.”
시연은 너무 놀란 나머지 검을 쥔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이를 벨져가 붙잡았다.
“정신 차려. 여기서 네가 할 일이 뭔지 생각하라고.”
시연은 고개를 저었다.
하기 싫다는 의미였다.
“넌 용사의 후손이잖아. 그럼 용사다운 일을 하란 말이야. 마왕을 죽이고 레지에타의 평화를 가져온다……. 이게 네가 할 일 아니야?”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셨습니까?”
“글쎄? 나도 모르겠네? 그래도 하나 확실하게 말해줄 게 있다면…….”
벨져는 울먹이는 시연의 뺨을 부드러이 쓰다듬어주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은 끝났다는 거야.”
시연은 아니라고, 아직 못다 한 말이 많고, 못다 한 일이 많으니, 더 있어 달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뺨을 쓰다듬던 벨져의 손이 시연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이.
“이젠 네가 있어 줄 차례다. 후손아…….”
그 말을 끝으로 벨져는 눈을 감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