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Demons & Villains RAW - chapter (26)
25악당의 은거
내 이름은 코드 렐 스핀.
한때 명성을 떨…치지는 못했고.
이런저런 불법적인 직장을 전전하던, 그저 그런 삼류 악당 중 한 명이었다.
그나마도 옛날이야기.
이제는 세상의 풍파를 피해, 깡촌에 은퇴한 몸에 지나지 않았다.
다행히 은퇴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은퇴 준비는 옛날부터 해 왔으니까.
문제는 결국 욕심이었다.
퇴직금이나 좀 챙겨 볼 생각을 한 것도, 로드 오브 킹덤의 폐허를 파헤친 것도, 금은보화 대신 웬 계집애를 발견한 것도, 그 계집애를 하녀로 쓰려고 데려온 것도.
전부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비참했다.
요리를 시키니 주방을 박살 내지를 않나, 빨래를 시키니 옷을 넝마로 만들지 않나.
졸지에 이 추운 겨울에 배탈에 감기까지 걸린 나로서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그뿐이면 그나마 다행이지.
감히 내 노후 자금을 들고 도망치고, 하녀 일을 시키니 장을 보기 싫단다.
그래서 어쨌냐고?
아주 팍팍 굶겨 줬다.
자고로 굶는 데는 장사가 없는 법. 먹고살려면 장을 봐야 할 테니까.
문제는 나까지 쫄쫄 굶어야 했다는 것!
숙련된 악당의 인내심으로 견디기는 했다.
대신 골골거리던 몸 상태는 더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약 먹고 요양을 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떡하니 독버섯 수프를 내놓는 게 아닌가.
무심코 그것을 한 모금 먹은 나는 그날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만 했다.
마침 해독제가 있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그대로 골로 갈 뻔했으니…. 은퇴해서 이게 웬 수난이란 말인가!
당장이라도 그 계집애를 내버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다.
문제는 수지 타산이었다.
적어도 본전은 뽑아야 버리든 팔든 하지.
이대로는 손해만 보고 끝나는 셈이니까.
그렇게 나는 흔들의자에 앉아, 골골거리는 몸을 벽난로에 녹이며 고민했다.
그 골칫덩이 계집애를 어떻게 굴리고, 어떡해야 잘 쥐어짤 수 있을지를.
뭐,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은퇴다.
이제 신의 가호를 업은, 그 영웅을 자칭하는 독종들에게 쫓길 일은 없을 테니까.
나는 무심코 몸을 떨었다.
어떤 완전범죄를 저질러도 눈치채고, 겨우 죽였다 싶으면 강해져서 돌아오고, 죽어라 도망치면 비밀 기지까지 쫓아와 고작 몇 명이서 조직을 날려버리니.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상대했을 뿐.
영웅이란 것들은 정말 상종할 종자가 아니었다.
특히 끔찍했던 건, 겁대가리도 없이 악의 조직에 잠입해 온 녀석이었다.
그게 한 10년쯤 전이었던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꼰지르지도 못하고, 어떻게든 속여서 죽이려 해도 안 죽고.
그렇게 잠깐 내버려 뒀더니만, 단물 쓴 물 다 빼 먹고는 혼자 조직을 아작 내 버렸다.
뭐, 나야 몸을 빼내기는 했지만….
정말 역대급으로 끔찍했던 영웅이었다.
그렇게 옛 추억에 잠긴 채, 흔들의자에 몸을 맡기고 있길 한참….
나는 눈을 차갑게 가라앉혔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던 석양빛.
그곳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 계집애, 이제야 돌아왔나? 장 보겠다고 나가서 이제야 오다니.
식은 감자 수프로 세 끼를 채운 감기 배탈 환자의 한을 보여 주마!
“들어오너라.”
…끼이익.
흥, 이제 와서 머뭇거리다니.
잘못한 걸 알기는 아는 모양이군.
하지만 처절한 응징을 피하지… 응?
누구야, 이건?
석양빛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낸 낯선 인물을 보며 나는 내심 뜨악했다.
역광 때문에 얼굴은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숙련된 악당이란 위험을 감지하는 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법.
은퇴했어도 아직 팔팔한, 악당의 본능이 내게 알려 주고 있었다.
악당에게는 신의 저주나 악마의 장난, 용의 재래보다 더한 공포의 존재, ‘영웅’이 나타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뿐.
내 상황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암기를 숨겨 둔 옷은 다 넝마가 된 처지, 무기라고 할 만한 건 전부 방에 뒀다.
당장 있는 건 빵 자르는 나이프뿐. 심지어 함정은커녕 비밀 통로조차 없는 데다, 컨디션은 이미 쓰러질 지경이다.
이 상태로 영웅에게 맞선다면?
싸우기는커녕 튀지도 못하고 죽겠지.
하지만 이럴 때야말로 바짝 정신을 차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법!
그래, 일단 진정하자.
꼭 날 찾아왔다는 보장은 없잖아?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다거나, 어쩌면 그 계집애를 찾아온 걸 수도….
“오랜만입니다.”
“그렇구나.”
…썩을.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자아, 생각해라, 생각해!
녀석의 말을 적당히 받아넘기며,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목소리로 볼 때 기껏해야 20대 중반.
내가 아는 영웅 중, 그 나이대라면….
최근 수년간 만나 본 적 있는 영웅―만나면 기필코 달아나야 할 위험인물 사전―리스트를 촤르륵 넘기던 나는, 이어진 말을 듣고 경악했다.
“그날로부터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래.”
10년?
고작 2, 3년 전 일도 아니고?
아니, 대체 무슨 철천지원수를 졌다고? 어디 대조직의 간부라면 몰라도, 난 고작해야 말단 조직원에 불과하단 말이다!
게다가 10년 전이라면….
커허억―?!
나는 하마터면 비명을 토해 낼 뻔했다.
기억나 버렸다.
이 녀석이 누구인지.
내 위험인물 사전에서도 3위 안에 들며 10년 전에 날 인생 종 치게 할 뻔했던, 혼자서 조직 하나를 말아먹었던, 그놈이라는 것을!
거의 심장이 멈출 듯한 충격.
그 와중에도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필사적으로 마음을 가라앉힌 끝에, 나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왜 왔느냐.”
“10년 전의 빚을 갚기 위해서입니다.”
녀석은 등에 메고 있던 짐을 풀었다.
그 속에서 나타난 것은 한 자루의 검.
결코 화려하지는 않은, 하지만 능히 바위를 쪼갤 명검이었다.
영웅이 악당을 앞에 두고 검을 뽑았다면, 그 이유는 한 가지뿐.
그리고 10년 전의 빚이라면….
충분히 날 베고도 남을 일이다.
이, 일단 시간을 끌자, 시간을!
“좋은 검이구나.”
“10년 전, 당신에게 받은 검입니다.”
허억!
그, 그런 걸 간직해 두고 있었고?!
나는 그제야 그 검이 10년 전, 내가 사용하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뜨악했다.
아니, 내가 쓴 건 평범한 철검이었는데, 그게 왜 이런 명검이 돼 있는 거야? 얼마나 한을 품고 칼을 갈았기에!?
하지만 당황하기도 잠시.
서서히 검을 들어 올리는 녀석의 모습을 본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제, 젠장. 일단 살고 보자!
“죽은 자는 아무 쓸모도 없다.”
“…하지만 그 빚은 죽음으로만 갚을 수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큰 죄를 지었냐? 엉?
네 부모님이라도 죽였어?
겨우 나 살고자 널 팔아먹은 것뿐인데!
…그 정도면 죽일 죄긴 하지, 망할.
이대로 죽느니 싸우든 줄행랑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게 통하는 것도 상대 나름.
이 ‘괴물’을 상대로는 승산이 없다.
결국 남은 것은 악당으로 단련된 말발뿐.
“용서는 산 자만이 받을 수 있는 것. 죽음으로 받는 용서는, 그저 도피에 지나지 않는다.”
살고 싶다는 애원이 묻어나면 안 된다.
동정 같은 게 통할 리 없는 녀석이니까.
오히려 당당하고 무심하게 가르치듯이 나가는 거다.
여기에 ‘도피’라는 말까지 섞어 넣으면, 이 녀석이 절대 피할 리 없지. 암, 그렇고말고.
“살아서, 어떻게 용서를 빌라는 말씀입니까?”
좋아, 걸렸다!
방법을 묻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는 내 말에 넘어왔다는 뜻.
그렇다고 이래라저래라 하면 안 된다.
자칫하면 역효과만 나니까.
이럴 때 필요한 것이야말로 결단력!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모든 것을 묻기만 할 셈이냐.”
나는 무뚝뚝하게 말을 끝맺었다.
그리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 상태로 공격당하면?
당연히 즉사다. 하지만 싸워 봤자 죽는 건 마찬가지.
이렇게 된 이상, 이 도박의 확률을 최대한 올리는 것만이 나의 살길이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한다.
경련하는 근육을 억지로 조정한다.
호흡을 가라앉혀 평정을 유지한다.
물론 그 냉정함은 겉모습뿐, 내심으로는 미칠 지경인 나였다.
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동요를 숨겼다. 동요를 드러내는 순간, 내 목이 날아갈 게 빤했으니까.
푸욱―!
허억, 주, 죽었나?
뭔가 꿰뚫리는 섬뜩한 소음.
움찔했던 난 곧 흥분을 가라앉혔다.
이건 목을 자르는 소리도, 심장을 찌르는 소리도 아니다. 나무 바닥에 검을 박아 넣는 소리일 뿐.
그렇다면…?
“당신께 받은 은혜를 죽음으로 갚고자 했으나, 그것으로 부족하시다면 살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곁에 머물며 그 은혜를 갚겠습니다.”
…엥? 뭐라고?
“이것은 나 세레나 R. 라바일의 검을 건 맹세일지니, 나의 검과 피와 긍지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이 맹세는 반드시 지켜질 것입니다.”
뭐야, 이건?
6가지 최악의 사태와 9가지 나쁜 사태.
21가지 보통 사태와 4가지 좋은 사태.
모두 합쳐 40가지 예측을 통째로 벗어난 녀석의 행동에 나는 당황했다.
아니, 대체 이건 무슨 상황인데?
누가 설명 좀 해 줘라. 응?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하나, 당장 목이 달아날 위험은 넘겼다는 것!
기회를 포착한 나는 머리를 굴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일단은 이 상황을 굳혀 버리는 게 중요하다.
설령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른쪽 첫 번째 방이 비어 있다.”
내 말에 녀석은 고개를 숙였다.
검에 한 맹세를 꺾을 녀석은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걸 어떻게든 이용해서 살아남아야지. 음, 그래그래.
…까딱 잘못하면 내가 죽겠지만.
“우선 짐을 풀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일단 녀석의 무장을 해제시켜야 한다.
그럼 짐을 푸는 정도로는 안 된다.
절대 검을 떼 놓을 리 없는 녀석이니까.
하지만 숙련된 악당이란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영웅을 함정에 빠트릴 수 있어야 하는 법!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내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는 이미 검을 놓고, 조용히 살아온 지 오래다.”
“그렇…습니까?”
녀석의 음성이 처음으로 뒤흔들린다.
왜 이렇게 동요하지? 뭐, 천성이 칼잡이인 녀석이니 검을 놓은 칼잡이가 생소하긴 하겠지.
하지만 놀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제 와서 주변이 번잡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조금 지체되어 나오는 대답.
영웅답게 머리도 영특한 녀석이다.
내 말뜻을 충분히 이해했을 터.
그러니 망설임이 있는 거겠지만, 내가 여기서 멈출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 곁에 머물고자 한다면 검을 놓고 가문을 잊어라. 갑옷을 벗고 치마를 입고, 전장의 주인이 아닌 마을의 주민이 돼라. 이날 이후, 너는 어디까지나 이곳에 어울리는 평범한 시골 처녀다.
“명심하겠습니다.”
으하하, 어떠냐. 이 완벽한 계략이!
영웅이라도 결국 인간.
검을 놓고 갑옷까지 벗는 건 물론.
평화에 감각마저 둔해진다면, 아무리 녀석이라도 암습을 막기 힘들 터.
정 안 되겠다 싶으면, 108콤보의 함정과 36연계의 계략으로 저승길로 보내 주면 된다. 크하하핫!
“옷이 없다면, 왼쪽 방의 상자에서 꺼내 입어라.”
계집애 옷을 살 때, 떨이로 받은 옷을 안 팔고 놔두길 잘했지.
사이즈가 맞든 안 맞든 상관없다.
지금 중요한 건 하나.
그 옷들이 방어력 1point의 장비라는 것!
그딴 걸 입은 채로는 공격력 5point짜리 나이프도 막아 낼 수 없을 거다.
“예.”
살짝 고개를 숙였다든 후.
녀석이 거실의 옷걸이에 망토를 걸어 넣고, 내 방에서 옷상자를 꺼내 오른쪽 방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땀으로 젖은 주먹을 폈다.
후우, 어쨌든 살았다.
10년 동안 잘 숨고 잘 피해 살아왔는데 설마 은퇴해서 녀석과 만나게 될 줄이야. 하여튼 내 인생도 꼬였지.
한숨을 푹푹 내쉬길 잠시.
나는 문뜩 기척을 느끼고 눈을 번뜩였다.
숙련된 악당은 백 걸음 밖에서도 영웅의 기척을 눈치챌 수 있어야 하는 법.
좀 전에는 방심해서 놓쳤을 뿐.
바짝 긴장한 지금은 다르다. 암.
“들어오너라.”
그제야 문을 연 계집애는 힐끔 집 안을 둘러보았다.
얼씨구?
종일 땡땡이 쳐 놓고 당당하기도 하다.
뭘 믿는지는 몰라도, 나같이 숙련된 악당에게도 그런 게 통할 거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지.
“늦었다.”
“일이 있었어…요.”
“다음부터는 일이 없도록 해라.”
“알았어…요.”
당장 볼기짝을 두드려 주고 싶지만, 이제는 함부로 그럴 수 없다.
그 녀석과 함께 지내게 됐으니까.
끄으응….
끓는 성질을 죽이려고 벽난로를 노려보며, 나는 툭 하고 말을 뱉어 냈다.
“손님이 있다.”
미리 말은 해 둬야지.
이 계집애가 녀석을 도발하면 큰일이다.
자칫 녀석이 폭발하면, 이 계집애만이 아니라 나까지 목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누군데…요?”
이걸 뭐라 해야 하나.
내 목을 뎅겅 날려 버릴 수 있는 영웅?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으니, 대충 둘러대야지.
숙련된 악당은 임기응변과 변명에 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법이니까.
“옛 인연이지.”
거짓말은 아니다. 10년이나 됐으면 충분한 옛 인연이지. 언젠가는 죽여야 할 악연이라도 말이야.
내 말에 계집애가 미간을 꿈틀거릴 때.
녀석이 방을 걸어 나왔다.
음, 좋아. 검은 확실히 풀어 놨군.
갑옷도 없이, 방어력 1짜리 원피스. 암습하기에는 최고의 조건이다.
문제는 능력치 차가 압도적이라는 것. 녀석의 검을 녹슬게 하려면 최소 10년은 축축한 물걸레질을 해 줘도 부족하다.
그러나 숙련된 악당은 어떤 영웅이라도 궁지에 몰 수 있는 법. 내 너를 은퇴 제물로 삼아 주마!
“앞으로 같이 지낼 사이니, 서로 인사하도록.”
하지만 축배를 드는 건 훗날.
그때까지는 속내를 숨겨야 했다.
그렇다면 일단, 이 계집애도 녀석과 잘 지내게 할 필요가 있다.
“세레나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헉!
심장이 멈출 뻔했다.
옷을 갈아입든 화장을 하든 기껏해야 잘 꾸민 목석이라 생각했는데.
저 미소와 말투는 조금 어색하긴 해도 영락없는 시골 처녀의 것이다.
저, 저… 크윽!
녀석이 이렇게 내 뒤통수를 치다니!
철석같이 믿던 심복의 칼에 심장이 찔려도 이렇진 않을 거다.
물론 나한테 심복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지만, 악당끼리 믿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고.
하지만 영웅답게 대쪽 같기 그지없던 저 녀석이, 딸랑 옷 하나 바꿔 입었다고 저렇게 태도를 바꾸다니! 실로 소름 끼치는 적응력이었다.
크으윽… 그래, 진정하자.
계획의 난이도가 레벨 67에서 레벨 94로 높아졌을 뿐,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내 평화로운 은퇴를 위해서라도!
두고 봐라! 반드시 네 녀석을 골로 보내 줄 테니까!
“…아리스. 만나서 반가워.”
녀석과 계집애가 악수하는 가운데, 내 악당 인생 최후 최대의 고난은 시작을 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