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Demons & Villains RAW - chapter (58)
57영웅의 동요
악을 물리치는 것은 정의.
죄를 응징하는 것은 긍지.
선을 보호하는 것은 명예.
마를 정화하는 것은 사명.
그로써 이뤄지는 것이 영웅이라.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대륙에 등장한 공포의 존재가 있었다.
방대한 마력과 강력한 주문으로.
일 년 만에 네 왕국을 점령하고.
이 년 만에 대륙의 반을 집어삼킨.
인간 아닌 악마의 피를 이은 존재로 피를 마심으로써 강대한 힘을 약속받은 저주받은 마의 일족.
그것이, ‘마족’이었다.
그 저주받은 존재를 멸하기 위해 모든 나라와 신전이 힘을 모았고, 전쟁은 순식간에 전 대륙으로 퍼졌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치열한 전쟁은 결국 신화시대 이래 최강의 마력을 자랑하던, ‘72 주문의 마왕’을 비롯한 모든 마족이 사멸함으로써 마침내 끝을 맺었다.
그것이 바로 ‘로드 오브 킹덤’이 일으킨 ‘마의 3년 전쟁’의 결말이었다.
전쟁 후 로드 오브 킹덤은 무너졌고, 마족 또한 마지막 하나까지 토벌됐다.
하지만 마족은 멸망한 것이 아니었다.
대륙의 서쪽 끝, 오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시골 마을에 한 명의 생존자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아.”
비가 오려는 듯.
하늘을 점차 뒤덮는 먹구름.
그것을 멍하니 보던 나는 정신을 차렸다.
빨래를 걷다가 넋을 놓다니, 나답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선뜻 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머리를 가득 채운 고민 때문일 것이다.
…아리스가 마족이었다니.
좀 특별한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인간의 범주.
마족이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아리스가 마족이라면, 모든 게 맞아떨어진다.
최근 가축들이 사라지고 심지어 아이까지 실종된 것도, 숲에서 나온 피 냄새를 지우는 약과 피 한 방울 남지 않은 기이한 시체도.
하지만 그 명백한 증거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아리스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은 그. 그녀에 비하면 나는 갑자기 끼어든 불청객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몰랐던 게 나만이 아니라면?
아리스의 정체를, 그도 모른다면?
“…하아.”
깊은 한숨과 함께 빨래 바구니를 챙겨 집으로 돌아온 나는 몸을 굳혔다.
식탁에 앉아 무언가를 적고 있는 소녀, 아리스의 모습이 나를 머뭇거리게 했다.
“…빨래, 끝났어?”
“아, 네.”
그 자색안을 마주한 순간.
무심코 피하려던 시선을 바로잡았다.
동요해서는 안 된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흔들림을 의식에 묻어 평정을 지킨다.
그 거짓된 평정 속에, 나는 입을 열었다.
“여관에 다녀올게요.”
“…알았어.”
아리스를 그와 둘이 남겨 놔도 괜찮을까?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를 뒤로하고 집을 나서 마을로 향하면서도, 나의 마음은 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족이란 저주받은 악마의 혈족.
인간과 공존할 수 없으며, 보는 즉시 멸해야 할 존재다.
그런 마족을 모른 체한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그의 가족이 되었고, 내게도 타인이라고 할 수 없는 그 소녀를 확실한 증거 없이 의심할 수는 없다.
답 모를 갈등 속에 여관에 들어선 나는 문뜩 멈췄다.
상인들이 장사하러 나가서인지.
손님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는 식당.
그곳에서는 새하얀 옷차림의 소녀가, 홀로 테이블을 닦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린 씨.”
“…….”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쯤일까.
길게 땋아 내린 하늘색 머리에 북방 민족의 회색 눈동자가 눈에 띄는, 막 자다 깬 것처럼 몽롱한 시선에 묘하게 긴장감 없는 표정의 소녀.
특유의 멍한 분위기 때문인지.
가끔은 어리게 느껴지지만, 하얀 살결과 정갈한 미모가 어우러져, 순수한 매력을 품고 있는 그녀는 멍하니 나를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이름은 린.
상단을 따라 여행 중인 몸으로, 마침 여비가 떨어져 가던 참이기에 잠시 일을 도와주기로 한 소녀였다.
그녀의 도움이 있었기에 나와 아리스가 여관 일을 하면서도 그의 병간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나는 린에게 한 잔의 주스를 건네주었다.
“이제부터는 제가 할 테니, 주스라도 마시며 쉬고 계세요.”
“……?”
루반 공국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까?
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를 잠시.
소녀는 내게 주스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감사를 표하고 계단가로 향했다.
여급이 식탁을 쓰면 안 된다는 약간 고지식한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그쪽이 편해서인지 계단에 앉아 주스를 마시는 소녀.
그 모습에 무심코 한 줄기 미소를 지으며, 나는 1층 안쪽으로 향했다.
원래 작은 창고이던 것을 고친 만큼, 있는 것이라고는 옷장밖에 없는 그래도 탈의실로는 충분한 방에서 옷을 갈아입으려던 나는 손을 멈췄다.
갑자기 등을 오싹하게 하는 한기
얇은 문 저편에서부터 찬바람처럼 스며드는 기세가 검사의 본능을 자극해 오고 있었다.
“누구시죠?”
상대가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절대 일반인은 아니다.
전해지는 기세를 통해 그것을 확신하며, 나는 문을 향해 나지막이 질문을 건넸다.
끼이익.
마치 내 질문에 대답하듯.
경첩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그곳에는 예상대로 한 인물이 서 있었다.
하지만 정작 상대의 모습을 확인한 후,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후드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훤칠한 키만으로도 타인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인물.
그가 입고 있는 하얀 신관복에 새겨진 육각형의 문양을 보았기 때문이다.
…겨울 신전의 신관이 어째서?
대륙의 동서남북에 있는 사계 신전.
사계절에 맞춰 네 방위를 상징하여 각 방위를 영역으로 삼는 그들은 웬만해서는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가을 신전의 영역인 대륙 서부, 그중에서도 서쪽 끝인 이 오지에서 대륙 북부에 근거지를 둔 겨울 신전의 신관을 보다니.
의외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그림자 속에서 빛나는 눈을 본 순간.
나는 피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부동심에서 비롯된 그의 냉정함이나.
허무를 품은 아리스의 냉담함과는 다른.
감정 자체가 얼어붙은 듯한 냉혹한 시선.
마치 과거 25눈을 뿌리는 자 세빌리아를 상대하며 겪어 본, ‘에베리오의 눈보라’를 보는 듯한 그 눈동자가 나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었다.
그렇게 긴장감으로 몸을 굳힌 내게, 신관은 고개를 숙이며 성호를 그렸다.
“모든 혼란을 잠재우는 겨울의 가호를. 렌이라 하오.”
“…순백이 빚어내는 평온에 감사를. 세레나입니다.”
마주 예를 표하면서도, 나는 신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자칫 빈틈을 보이면 돌이킬 수 없음을, 검사로서의 직감이 말해 주고 있었으니까.
“전쟁의 신께 축복받은 분을 뵙게 되어 영광이오.”
“저야말로 겨울의 전도사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역시, 나를 알고 찾아온 것일까?
하지만 내가 과거 북방을 찾아갔을 때 겨울 신전과 맺은 인연은 미약한 수준.
축복을 받은 전쟁 신전이라면 몰라도, 겨울 신전의 신관이 나를 찾아올 이유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전쟁의 신께 축복받은 이여. 최근 마을에 나타난 요마에 대해서도 특별히 아는 바가 없으시오?”
“단지 소문으로만 접했을 뿐입니다.”
요마라… 역시 그것 때문이었나.
예상한 말에 나는 침착히 대답했다.
내적 수양을 통해 정명함을 다지고, 마를 물리쳐 세상을 씻어 내는 것.
그것을 신앙으로 삼는 겨울 신전의 신관이, 이런 오지를 방문할 목적이라면 그것뿐이니까.
“그럼 요마가 아닌, 수상한 인물에 대해서는 뭔가 아는 바가 없으시오?”
…무슨 뜻일까?
마음을 꿰뚫는 듯한 냉혹한 시선에, 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요마의 퇴치를 목적으로 찾아왔다면 굳이 사람에 관해 물어볼 이유가 없다.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뿐.
아리스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소?”
잠시 눈을 감고 침묵하던 끝에.
신관은 나지막이 말문을 열었다.
“악마의 피를 이은 이들이 있으니, 그 이름은 마족이라.”
“그들은 본능으로써 피를 탐하니, 그 본질은 분명 마라.”
“죄를 짓지 않아도 섭리를 비트니, 그 삶은 죄악이라.”
“세상에 파멸을 부를 그 존재를, 용납지 말지어다.”
참마의 신탁…인가.
로드 오브 킹덤이 세워지고 처음으로 마족이 모습을 드러낸 날, 모든 신전에 동시에 내려온 신탁.
만약 그 참마의 신탁이 없었다면.
그래서 모든 신전이 결집하지 않았다면.
로드 오브 킹덤이 그토록 간단히 패망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 참마의 신탁을 지금 내게 말해 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쟁의 신의 축복받은 이여, 명심하시오. 마란 방치하는 것만으로도 만물을 병들게 하고 만인을 악하게 만드는 것임을.”
“…명심하겠습니다.”
다만 그 말만을 남긴 채 겨울 신전의 신관이 사라진 뒤, 나는 여관을 뛰쳐나가 집으로 향했다.
내게 물은 것은 확인의 의미였을 뿐.
이미 아리스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주민 한두 명만 잡고 물어봐도, 최근 이 마을에 들어온 이방인은 우리 셋뿐이라는 것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으니까.
신관이 가기 전에 이 일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그리고?
나는 순간 머뭇거렸다.
아리스를 피신시켜야 할까?
아니면 함께 신관과 싸워야 할까?
아니, 방법의 문제 이전에, 나는… 과연 아리스를 지켜야 하는 걸까?
마족은 마땅히 없애야만 하는 존재.
그것이 정의임은 더없이 명백하다.
로드 오브 킹덤의 수많은 피해자와 참마의 신탁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렇기에 마족을 감싸거나 협조한다면 모든 왕국과 신전에게 쫓기게 될 것이다.
나 혼자만이라면 모를까, 그까지 위험에 빠트리면서 마족을 지켜 줘야 할 이유가 있을까?
결코 짧다 할 수 없는 갈등 끝에.
나는 결국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한시라도 빨리 그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그 뒤 어떤 선택을 할지.
그것은 오로지 그가 해야 할 일.
하지만 만약 아리스의 존재가 그에게 위험이 돼 버린다면….
우둑.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주먹에서 흘러나온 피가 흩뿌려지는 가운데 나는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았다.
그에게 남은 시간도.
내가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는 고작해야 단 일 년뿐이다.
그것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면 상대가 누구든 용납할 수 없었다.
설령 그것이 신이나 악마, 또는… 같은 가족이라 할지라도.
끼익―!
“……?”
집에 도착한 나는 당황했다.
아리스는 물론, 요양 중인 그마저 없이 고요하게 비어 있기만 한 집의 정적이,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설마, 벌써 신관이 다녀간 건가?
순간 떠오른 생각은, 금세 부정되었다.
비록 중간에 잠시 머뭇거렸다고는 해도, 여관에서부터 여기까지 곧장 온 이상 다른 사람이 나를 앞서갔을 리는 없다.
설혹 그렇다 한들, 이렇게 아무 흔적도 없이 그와 아리스를 데려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집안을 둘러본 끝에, 나는 탁자 위에 놓인 쪽지를 발견했다.
[마을에 다녀올게]…엇갈린 걸까?
‘하필이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불운에, 나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와서 서둘러 봤자, 그와 아리스는 벌써 마을에 갔을 것이다.
어쩌면 벌써 신관을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몸도 성하지 않은 상태의 그가, 아리스와 함께 있다가 신관과 충돌하게 된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나는 이미 마을로 달려가고 있었다.
단, 검을 챙기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가 위험할지도 모르는 이상, 검을 아낄 이유 따위는 없었으니까.
우르릉―!
하늘을 가득 채운 먹구름으로부터 무거운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나는 바람의 흐름에 몸을 실었다.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는 주변의 사물이 마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 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길함은 초조함이 되어 마음을 옥죄여 온다.
아무리 부상을 입었다 한들.
그가 웬만한 상대에게 다칠 리 없다.
더욱이 아리스가 정말 마족이라면, 신관 한 명에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사실이 위안이 되기는커녕, 불안감만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언가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무심코 흘려 버리고 말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알고 있는 사실.
그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그 신관, 혼자뿐이었을까?
전력으로 질주하며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내가 떠올린 것은 한 가닥 의문.
만약 신관이 몇 명이나 찾아왔다면 아무리 방랑 상단이 머물고 있더라도 마을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마족의 퇴치를 목적으로 삼고 신관 한 명만 왔다는 것은 이상하다.
마족은 선천적인 마법사로, 혼자 수백의 병사를 상대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다.
아무리 성력이 마력과 극성이라도, 마족을 신관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물론 그가 평범한 신관이 아닌 건 안다.
성호를 그으며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계급과 신명을 밝히지 않는 인사법.
그것은 각 신전의 삼대 신관이나, 사명을 수행 중인 전투 신관에게나 허락된 것이니까.
각 신전에 전해지는 체술과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막강한 권능, 거기에 마법을 상쇄하는 성력까지.
그 모든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만큼, 전투 신관은 모든 마법사의 천적과 같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의 3년 전쟁 때, 로드 오브 킹덤의 마족에 의해 수많은 전투 신관이 희생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그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평범한 전투 신관이 아니었으니까.
“……?!”
순간적으로 뇌리를 두드리는 것은, 번개와 같은 깨달은 내가 처음에 느꼈던 강대한 기세.
단신으로 마족 퇴치에 나선 자신감.
정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인사법.
그리고 내게 밝혔던 ‘렌’이라는 이름.
그 모든 것을 조합하여 내려진 결론은, 하나의 ‘경이’였다.
…설마, 그럴 리가.
차마 믿기 힘든 가정을 부정하려 할 때, 나는 이미 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변화 없이 평온해 보이는 마을.
그 모습에 안도하기도 잠시.
그것이 단순한 폭풍 전야의 고요에 불과했음을, 나는 곧장 깨닫게 되었다.
쿠과광―!
저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마을에서 치솟아 오른 화염의 기둥에, 나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결코 세상에 존재할 리 없는 불꽃.
세상의 섭리를 사르는 듯한 파괴.
마법이라는 말조차도 부족한 이적.
그 무엇도 절대 견디지 못할 홍염.
그 때문에 그 속에서 그을린 흔적 하나 없이 튀어나온 새하얀 인영의 모습은 불꽃보다 이질적이고 비현실적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보고 오히려 납득했다.
저것이 바로 ‘빙설관 레닌’….
‘신관장’, ‘수석 신관’과 함께 신전의 정점에 있는 삼대 신관.
그중에서도 신의 힘을 대행하는 존재.
40년 전 광풍의 전장에서 일당 천의 위업을 이뤄 낸 광검자 이래,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호칭을 얻은 자.
전 대륙을 휩쓸던 ‘로드 오브 킹덤’을 단신으로 정리한 살아 있는 신화.
겨울의 신관 전사, 빙설관 레닌.
‘마왕 살해’라는 업적을 세운 ‘지상 최강의 인간’을 보며, 나는 검을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