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being mistaken for a soccer genius RAW novel - Chapter (297)
2034년 7월.
영국 맨체스터.
“휴우-”
잠시 방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한숨을 돌린다.
뭐가 이리 정리할 게 많은지.
난잡하게 어지럽혀진 방 한구석을 바라보니 막막하기만 하다.
집안일이라는 게 참 쉽지가 않다.
“···읏차.”
마음 같아선 그냥 드러눕고 싶은데, 한 번 쉬면 더 늘어지게 되는 법이라.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나 다시 정리에 들어간다.
일단 꺼내져 있는 옷들부터 다 박스에 넣어야겠다.
“휴우우-”
옷을 하나씩 개어 차곡차곡 박스 안에 담는다.
뜬금없이 내 칭찬 하나를 하자면, 그래도 어릴 때부터 단체 생활을 한 덕에 정리는 나름 잘 하는 편이다.
유니폼이나 장비 같은 걸 대충 던져놓고 다니면 무조건 혼이 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귀찮아도 할 건 다 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하다 보면 금방이야.”
하나둘 정리하다 보니 금세 줄어든다.
이래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건가.
이걸 언제 다 하나 싶었는데, 막상 하니까 별거 아니다.
마음먹는 게 어려운 거지.
“오케이, 됐고.”
한 무더기였던 옷들을 금세 박스에 채워 넣었다.
내가 옷이 이렇게 많았나.
그래 봤자 입는 건 몇 개 안 되는데.
다 잘 버리지 못하는 습관 때문에 쌓인 옷들인가 보다.
사실 정리하면서도 버릴 것들은 골라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다 담아버리고 말았다.
어쨌거나.
그다음으론 서랍을 열어 물건들을 꺼내 박스에 옮겨 담는다.
“별게 다 있네.”
서랍에 든 물건들에서도 내 습관이 보인다.
언제 산 건지는커녕 내가 산 게 맞는지조차 헷갈리는 것들 투성이다.
그만큼 오래되고 잘 쓰지 않는 것들인데, 이상하게 그래도 버리진 못하겠다.
왠지 나중에 또 필요할 것 같단 말이지.
근데 진짜 별것들이 다 있다.
옛날에 쓰던 오래된 공책, 머플러, 손목시계, 접이식 우산, 책······ 뭐야. 양말 한 짝은 여기 왜 있어.
뭐 아무튼.
이게 여기 왜 있는지 싶은 것들 혹은 이게 왜 여기 있지 싶은 것들을 모두 꺼내 박스로 옮겨 담던 중-
“···어?”
서랍 깊숙한 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옛날 물건을 발견하곤 입을 벌린다.
와.
이거 10년 전에 쓰던 핸드폰인데.
내가 10대일 때 쓰던 거다.
이걸 여기에 넣어놨었구나.
진짜 오랜만에 보네.
“···이거 아직 켜지나?”
순간 동하는 흥미에 정리를 잠시 뒷전으로 미루고.
같이 들어있던 충전기를 콘센트에 꽂고 연결하니, 잠시 후 핸드폰에 불이 들어온다.
비록 굉장히 느릿느릿하지만, 어쨌든 충전이 되긴 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
충전기를 꽂아둔 채로 전원 버튼을 눌러 핸드폰을 켜본다.
“···켜진다.”
마치 자기를 다시 써주길 바라기라도 했던 듯, 핸드폰이 켜지고 잠금화면이 나타난다.
이에 왠지 모를 설레는 마음으로 잠금을 해제하고 사진첩에 들어가 본다.
그리고 보관된 사진들을 훑어보니,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와···”
이게 언제적이야.
말 그대로 10년 전 사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사진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옛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들기엔 충분하다.
“···”
10년 전이라는 시간을 박제해 둔 사진들을 타고.
앉은 자리에서 빨려 들어가듯 시간 여행을 나선다.
이런 게 사진의 힘인가.
10년 전, 10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묘할진대.
거의 모든 사진에 들어 있는 누군가의 얼굴에, 나는 금세 짙은 감상에 빠져들고 만다.
아무리 이성적인 성격을 가진 남자라도.
첫사랑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마주하고 마음이 찌릿하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이 순간엔 누구나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될 거다.
첫사랑.
단어 자체만으로도 기분을 이상하게 만드는 얼굴이 사진들에 알알이 박혀 있었다.
“···.”
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었던 것도 잠시.
사진 하나마다 떠오르는 수 가지의 추억이 사진 사이사이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꾼다.
무언가 촤르륵 펼쳐지듯.
바쁜 일상 속에 잠시 구석으로 밀어두었던, 하지만 절대 버리진 않았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눈 앞에 펼쳐진다.
서랍 안에 고이 모셔두듯, 일상의 시선에선 잠시 벗어나 있었지만.
실은 무의식 속에 소중히, 아주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던 걸까.
모든 추억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 게, 마치 29살의 이지안이 아니라 18살의 이지안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이땐··· 이랬었지.
여러모로 참 미성숙하고 어리기만 했었는데.
여러 일들을 겪으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풋내기에 불과했던 나는 조금씩 남자가, 어른이 되어갔었더랬다.
그 시간들.
서른에 가까워진 지금 돌이켜보면 참 짧은 시간이었는데.
그럼에도 내겐 아직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이라 느껴질 만큼 많은 기억이 남은 시간이었다.
그만큼 짧지만 찬란했기 때문일까.
내 인생에서 가장 세찬 파도가 쳤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경험했던 시기였으니까.
그러니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은 얼마나 애틋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나의 첫사랑.
그 감상에 빠져 10년 전이란 시간을 헤엄치고 있을 때였다.
벌컥-!
문이 벌컥 열린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자기 키보다 높은 문고리를 쥔 귀여운 얼굴이 보인다.
“아빠아아···”
종종종종.
졸린 눈을 비비며 종종걸음으로 뛰어온 꼬맹이가 내 품에 풀썩 안긴다.
보통 이 시간엔 아직 꿈나라에 있을 시간인데.
집안이 부산스러워 일찍 눈이 떠졌나 보다.
그 잠투정을 받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으니, 녀석이 묻는다.
“뭐하고 이썼어···?”
“아빠? 음··· 그냥 옛날 생각하고 있었어.”
“옛날 생각? 옛날 생각은 왜?”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갑자기 왜 생각났눈뎅?”
한창 입이 트여 말에 재미를 붙인 아이를 보고 있으면, 가끔 기자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이들만큼 집요하고 모든 것을 궁금해하는 생명체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에겐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옛날 사진 보다가.”
“사진? 무슨 사진? 나도 보여조.”
···음.
이걸 보여줘도 되나.
왠지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은데.
애가 혼란스러워할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내 의사는 사실 중요치 않다.
“보여조! 보여조! 보여조!”
“아, 알았어.”
정신을 나가게 만드는 앙탈에 하는 수없이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그러자 녀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핸드폰을 두 손을 부여잡은 채 사진을 구경한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가리키며 묻는다.
“이거는 누구야?”
“···아빠.”
“거짓말. 아빠 아니야. 아빠 아니라 오빵이야.”
“···맞아. 아빠가 오빵이 나이일 때야. 옛날 사진이잖아.”
“헐.”
봐봐.
혼란스러워할 거라니까.
아빠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을 거라는 걸 4살 꼬맹이가 이해하긴 쉽지 않을 거다.
한참이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녀석은, 이내 포기를 한 건지 아님 이해를 한 건지.
그 옆을 가리키며 묻는다.
“그럼 이거는 누구야?”
“그건···”
이것도 어차피 이해 못 할 텐데.
“아빠 첫사랑.”
“첫사랑? 이름이 첫사랑이야?”
“아니. 아빠가 처음 사랑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에- 그럼 이게 엄마야?”
천진난만하게 묻는 그 얼굴에,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곤 짙은 한숨을 섞어 대답한다.
“다른 사람이야.”
“다른 사람? 이거 엄마가 아니야?”
“왜. 닮은 것 같아?”
“잘 모르게썽.”
“그치? 잘 모르겠지?”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는 통에 킥킥 웃음이 터져 나온다.
녀석을 꼭 끌어안으며 말한다.
“사실은 말야···”
이 녀석이 이해를 할 진 모르겠으나, 어찌 됐든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는 순간.
활짝 열린 문에서 느껴진 인기척에 더 설명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사실 인기척보다는 한기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뭐해?”
“···어?”
“정리 다 했어?”
“어, 그··· 조금 남았는데.”
“그래?”
아내다.
소매를 걷어붙인 아내가 방으로 들어와 정리 중이었던 박스들을 들여다본다.
혹시 들은 건 아니겠지.
“윤호.”
“웅?”
“일어났으면 먼저 세수부터 해야지.”
“웅···”
“얼른 씻고 와.”
“웅!”
···뭔가 좀 싸한데.
내 말은 안 들어도 엄마 말이라면 깜빡 죽는 아들 녀석이 우다다 방을 뛰어나가고.
아내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다, 이내 팔짱을 끼더니 날 바라본다.
“방금 뭔 얘기 하고 있었냐?”
“···뭐가.”
“첫사랑이 어쩌고 하고 있던데?”
“···어?”
“첫사랑이 뭐? 다른 사람이라고?”
“아니, 그게 아니고.”
“아니긴 뭐가 아니야. 똑똑히 들었는데. 다.른.사.람이라고.”
···들었구나.
비상.
“아니, 말을 끝까지 들어 봐.”
“해 봐.”
“그, 다른 사람이라는 게 진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예전보다 더 예뻐졌다는 거지.”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10년 전 첫사랑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더 예쁘다고.”
“···확실해?”
아내가 입을 삐죽 내민다.
나, 임기응변의 천재인가.
이때다 싶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아내에게 다가가 아내를 끌어안는다.
“확실하지.”
“됐고. 알았으니까 빨리 짐 좀 1층으로 내려줘. 이 방 물건만 옮기면 끝이야.”
“응. 알겠어.”
가끔 섬찟할 때가 있는 아내지만, 포옹에 약하다.
이렇게 폭 끌어안아 주고 있으면 화도 금세 풀리고 금방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딴짓하지 말고 빨리해.”
“응.”
지금도 못 말린다는 듯 웃은 아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돌아간다.
그런 아내의 뒷모습에 대고 말한다.
“지우, 사랑해.”
“나도.”
지우가 나가고, 다시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마저 들여다본다.
이때의 지우는 진짜 어렸었구나.
근데 신기한 건, 10년이 지난 지금의 지우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거다.
오히려 더 예뻐졌다는 건 변명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다만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건··· 음.
갈수록 뭔가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는 것 때문이려나.
어릴 때도 물론 그렇긴 했지만, 아내이자 엄마가 된 지금의 지우는 뭔가 결이 다른 느낌이 있다.
“···”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끈 뒤 박스에 툭 던져 넣는다.
이사를 위해 방을 정리하던 중, 조금 뜬금없이 옛날 추억에 빠졌었다.
어쨌든, 뭐.
조금 달라졌다 한들, 10년 전 첫사랑이 여전히 내 옆에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진다.
인생의 3분의 2를 붙어 있어 가끔은 무신경해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새삼 생각해보면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이라는 게 말이었다.
ㆍㆍㆍ
2034년 8월.
이탈리아 피렌체.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랑키.
[왼쪽으로! 원정팀 유벤투스가 공격을 멈추지 않습니다!] [피오렌티나는 뭔가 분위기를 좀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선수 교체를 통해 흐름을 환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집에 가기 싫은 해가 노을이라는 투정을 부리는 와중, 경기장에선 2034/35시즌 세리에 A 개막전이 한창이었다.
홈팀 피오렌티나와 원정팀 유벤투스의 경기.
전광판의 시계는 어느덧 60분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데, 그 아래 적힌 점수는 0대1이다.
원정팀이 한 점을 앞서가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 만원 관중이 집결한 아르테미오 프랑키인데요. 여러모로 엄청난 기대를 모은 경기인 만큼, 이대로 답답한 경기만 보여주다 끝나게 된다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토니 루초 감독. 부임 첫 시즌 첫 경기인데 눈도장을 잘 찍어야 할 텐데요.]피오렌티나 쪽 벤치, 올 시즌 새로 부임한 토니 감독의 표정 역시 좋지 않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심각한 표정.
더군다나 본인으로선 오늘이 1군 감독 데뷔전인지라 더욱 이대로 있을 순 없어 보인다.
이에, 토니 감독이 코치를 불러 무언가를 지시하고.
지시를 받은 루카라는 이름의 코치는 벤치로 돌아가 몇몇을 불러낸다.
불려 나온 선수들은 조끼를 입은 채 몸을 풀기 시작한다.
[벤치가 움직이네요. 교체를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자, 경기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집니다. 엄청난 환호성이 가득 차기 시작하는데요.] [뛰고 있는 선수들은 조금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으나, 관중들의 반응은 그럴 만합니다!]동점 골이 들어가거나 피오렌티나가 좋은 찬스를 맞이한 것도 아닌데.
경기장의 분위기가 순간 급변하더니, 엄청난 환호성으로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의 시선이 피치 안이 아니라 바깥, 터치 라인 쪽에 향해 있다.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한 선수 때문이었다.
등 번호는 10번.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가 올여름 자유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선수다.
환호성은 그런 뉴 페이스에 대한 기대인가 싶은데, 단순히 그런 기대감이라기엔 그 크기가 심상치 않다.
기대에 가득 찬 환호성이 무려 10분간이나 이어졌을 때였다.
[아, 나옵니다! 피오렌티나가 교체를 준비합니다!] [나오는군요, 나오는군요. 컨디션이 백 퍼센트는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감독으로선 투입시키지 않을 수 없겠죠.] [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조끼를 벗고 등 번호 10번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교체 선수가 터치 라인에 선다.
이에 모든 홈팬들이 자리에서 기립한다.
[소년으로 떠나 남자가 되어 돌아왔네요. 유망주였던 소년은 어느새 전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고, 통산 여섯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상태에서 마음의 고향, 피오렌티나로 돌아왔습니다.] [그 시절을 함께 한 옛 피오렌티나 동료들의 모습이 화면에 보이네요. 그들의 눈엔 아직도 막내처럼 보이는 걸까요.] [아버지와 아내의 모습도 보입니다. 10년 전에도 저 자리에 있던 둘입니다. 다만, 이젠 방울 같은 아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17세 이하 팀에서 그를 발굴했던 토니 감독이 이젠 1군 감독이 되어 그의 교체 투입을 지시합니다.] [Welcome back. 피오렌티나의 10번, 이지안이 자신의 첫사랑, 아르테미오 프랑키로 돌아왔습니다.]경기가 잠시 중단된 순간.
기립 박수가 쏟아지는 동시에 한 선수가 손에 주장 완장을 든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터치 라인에 선 이지안에게 그 완장을 넘겨준다.
10년 전만 해도 막내였던 이지안이 어느새 고참이 되어, 그 완장을 팔에 두른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향해 달려나가려던 이지안은, 무언가 깜빡하기라도 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돌아가 토니 감독에게 말한다.
“···근데 지시사항을 말씀 안 해주셨는데요.”
이에 토니 감독은 이지안의 등짝을 탁 때리며 대답한다.
“네 마음대로 뛰어!”
그 지시에 이지안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힘차게 그라운드로 향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지안은 수만 명의 엄청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잔디를 밟는 동시에,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끝-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