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not a bullied employee, he's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1)
왕따직원 아니고 재벌입니다-201화(200/203)
제201화 케이먼 제도
제201화 케이먼 제도
케이먼 제도로 간 것은 미국에서 며칠 머문 후였다.
국 전무와 숙소만 같을 뿐, 도착 후에는 따로 움직였다.
그는 박 실장에 관해 알아보러, 나는 대형 투자자와 미팅을 하는 것처럼.
미리 알아본 대로 케이먼 제도는 큰 섬이 아니었다.
세 섬 중에 가장 크다는 그랜드 케이먼의 넓이는 고작해야 제주도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미래 사진에서 본 장소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대충 그려서 현지인에게 몇에게 물어봤더니, 용케도 어딘지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차를 빌려 가보니 사진과 똑같았다.
사건이 벌어질 시간은 이미 안다.
이제는 장소까지 확인했고.
그제야 국 전무님에게 넌지시 얘기했다.
희생양이라면 킬러들을 시켜 총기로 죽이려는 게 아니겠냐고.
“허허, 상상력이 풍부하구먼.”
“상상력이 아니라…”
“그러지 않아도 알아봤어. 이 좁은 곳에서 가끔 총기 사고가 있다고 해서 말이야.”
규모는 적지만, 갱단이라고 한다.
돈이 넘치는 지역이다 보니 해외에서 온 놈들도 있다고.
“그래서 거기까지 조사하신 겁니까?”
“리스트도 확보했어.”
경찰을 매수했다고 한다.
누군가 한국에서 온 박 실장이라는 사람을 죽이려 할지 모르니 비밀리에 조사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하고.
그러면서 얻은 정보라고 한다.
“리스트는 갖고 계시고요?”
“보고 싶어?”
“아, 네!”
“뭐, 차 상무라면 안 될 것도 없지. 잠깐만.”
도 전무님이 짐을 뒤져 서류철 하나를 가져왔다.
그걸 내게 건넨다.
“사진까지 있네요?”
“이 지역 요주의 인물이라더구먼. 그놈들만 조심하면 될 거라고 하면서 줬어. 일 끝나면 그 경찰들 앞에서 소각하는 조건으로.”
복사본이라 흑백이긴 하지만, 대충은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중에?
그런 생각으로 훑어보는데.
“어, 이 사람!”
미래 사진에서 본 사람이다.
덥수룩한 수염에 얼굴 윤곽까지, 거기서 본 사람이 틀림없다.
“이 사람이라니? 설마 아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 테고.”
“아니요. 이 사람이요!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보는 도 전무님.
“현지인 같은데? 차 상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봤어?”
“사진이요! 정 실장이 제게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감옥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혹시 케이먼 갈 일이 생기면 찾아보라더군요. 그러면서 집에 가면 여기에서 대신 일을 봐주던 브로커 사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걸 봤습니다.”
“뭐? 언제?”
언제가 뭐 중요하다고.
도 전무님이라도 정 실장에게 직접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아 거짓말한 건데.
“혹시 이 사람, 경찰에서 체포하게 하면 안 될까요? 박 실장 일이라면서 심문하면, 털어놓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음. 확실해?”
확실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찰보다 다른 사람이 낫겠구먼.”
경찰을 완전히 믿지는 못하겠단다.
그들과 갱단 간에도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 같다나?
그보다는 다른 방법이 낫겠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방법이야 많지. 이럴 게 아니라, 바로 시작해야겠구먼.”
그로부터 딱 하루였다.
설마 했는데 내 추측이 맞단다.
사람을 시켜 사진에서 본 사람을 납치했다고 한다.
그가 자백했다는 말도 한다.
사건이 벌어질 일시까지도 말이다.
“공범은요? 공범은 없답니까?”
“있지. 있는데 아직 본 적이 없대. 사건 당일 만나기로 했다는구먼.”
“당일에요?”
“그놈은 중간책일 뿐이야. 킬러는 따로 있어.”
킬러면 하나?
아닌데…
사진에서 본 사람은 모두 네 명이었는데.
박 실장을 빼고도 말이다.
“킬러가 하나랍니까?”
“조직이라더구먼. 일을 끝내는 대로 바로 출국하기로 한 모양이야.”
역시!
“이제 박 실장과 접촉해야겠구먼.”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려 주시려고요?”
“잡은 놈을 만나게 해 줘야지. 듣고 나면 진 부회장, 아니 이제 회장이니까 진 회장이라고 해야겠구먼. 어쨌든 진 회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지 않겠어? 잘하면 그의 입에서 우리가 모르는 비자금 계좌도 나오겠지.”
그렇긴 한데, 그랬다가 박 실장이 죽지 않았다는 얘기가 진 회장 귀에 바로 들어가면?
그 틈을 타서 돈을 아예 다른 계좌로 옮기기라도 한다면…
“전무님!”
“응, 왜?”
“그냥 두는 건 어떨까요?”
“그냥? 박 실장이 죽도록 두자고?”
“아니요. 현장을 덮쳐야죠. 그 후에는 박 실장이 죽은 것처럼 하고요. 경찰과 입을 맞출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박 실장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것보다 직접 당하도록 하는 게 더 나을 거다?”
“그래야 우리 말을 전적으로 믿지 않겠습니까? 진 회장도 눈치채지 못할 거고요.”
“흠…”
잠시 고민한다.
“큰돈이니 박 실장이 현금으로 인출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디론가 새로운 계좌로 이체했겠죠. 일이 잘 못 된 걸 진 회장이 알면 그 돈을 또다시 다른 곳으로 빼돌릴 수 있고요. 돈도 찾아야 할 것 아닙니까?”
“아, 돈! 그렇구먼. 박 실장을 죽이지 못했다는 걸 알면 진 회장이 먼저 빼돌릴 수 있겠어. 하아…”
그러더니 날 본다.
“볼 때마다 놀랍구먼. 국정원에 들어가도 될 뻔했어.”
“제가요?”
“하긴, 한국그룹이 있는데 그럴 리야 없겠지. 좋아, 그럼 지금부터 나와 함께 계획을 짜 보자고.”
그렇게 머리를 맞대니, 자백했다는 중간 브로커가 문제였다.
그가 연기를 해야 한다.
경찰과 관련되었으면, 그들도 설득해야 하고.
***
브로커에게 그랬다.
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번에 온 킬러들이 나중에 당신을 죽일 거라고.
당신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된 걸 알 테니까.
진 회장 역시도 들먹였다.
박 실장이 죽지 않은 걸 알면, 그도 또 다른 킬러를 보내 당신을 죽일 거라고.
이왕 발각되었으니 당신 입이라고 막으려 할 거라고 말이다.
협박만 한 것은 아니다.
진 회장에게 약속받은 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돈을 받은 걸 확인한 후에야 이번 일이 알려질 거라고 했고.
다행히 순순히 우리 말대로 하겠단다.
그렇게 사건이 벌어지기로 한 당일이 되었다.
장소는 ‘ㄴ’자로 길게 이어진 그랜드 케이먼 섬 끝자락이었다.
그곳에서 경찰들과 함께 일찍부터 잠복해 있었다.
사진에서 본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저기! 저 차들! 저 차들이야. 다들 준비하고!”
함께 간 경찰 중 제일 우두머리였다.
그가 왼쪽에서 오고 있는 차를 보며, 부하들을 독려한다.
차는 모두 두 대.
그 차가 서자마자 그들을 덮치는 경찰들.
상황은 순식간에 끝났다.
총격전이라도 벌어지면 어쩔까 했는데, 경찰이 워낙 신속하게 움직인 덕분인지 상대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대로 당했다.
그들의 손에 수갑이 채워진 걸 보고서야 그쪽으로 갔다.
“미스터 박! 당신이 미스터 박입니까?”
박 실장이었다.
그가 맞는지 경찰이 확인하니,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인정한다.
“당신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말과 함께 우리 쪽을 가리켰다.
“이분들이 당신 목숨을 구했어요.”
“차, 차, 차 상무님이 여길 어떻게?”
***
국 전무님이 돈을 많이 줬다더니, 경찰들이 비밀을 잘 지키려는 모양이다.
까맣게 선팅된 차량으로 킬러들과 우리를 경찰서로 데려갔다.
도착한 후에도 다른 사람이 없는 통로를 통해 비밀스러운 장소로 데려갔고.
그러면서 우리더러 일주일 이상은 시간을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조사를 핑계로 발표를 미룰 수 있단다.
다행히 박 실장은 간단한 조사만 하더니, 데려가도 좋단다.
그날 저녁.
“비자금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를 숙소로 데려온 후, 국 전무님이 바로 질문부터 했다.
“비자금이라니요?”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됩니까? 그 돈을 당신이 횡령한 겁니다. 그러는 와중에 우연히 갱단을 만나 살해당한 거고요.”
“네?”
“한국에 있을 때부터 검찰에서 진 회장을 예의 주시했습니다. 당신을 죽이겠다는 정보는 도청으로 파악했고요. 검사가 여기까지 올 수 없어서 우리가 당신을 구한 겁니다.”
망연자실, 그러면서도 어리둥절.
딱 그런 표정이었다.
제법 시간이 지나서야 현실이 와 닿는 모양이었다.
“돈은 어디 있습니까? 그거라도 찾아야 당신 형이 감경될 수 있어요!”
그제야 술술 털어놓는다.
사건이 있기 전에 오스트리아에 있는 계좌로 모두 송금했다고.
“오스트리아요?”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계좌도 제가 관리합니다.”
“진 회장도 찾을 수 있을 거고요?”
“네. 당연히…”
“음. 일단 돈이 거기 있는지부터 확인합시다. 노트북이면 가능하겠죠?”
다행히 돈은 있다.
박 실장이 죽었으면 진 회장밖에 모르는 계좌란다.
그 계좌로 송금한 사실 역시도 마찬가지고.
그런 이유로 당분간은 돈이 그곳에 있을 거라나?
“좋습니다. 당신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진 회장이 안다면 다른 킬러들을 보낼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그 전에 당신을 한국으로 데려갈 겁니다.”
“한국..요? 그랬다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진 회장이 알기라도 하면요? 비행기 탑승하려면 실명으로…”
“자, 이건 당신 새로운 여권! 걸릴 일 없을 테니, 이름부터 제대로 숙지해요.”
국 전무님답다.
언제 이런 것까지 다 준비하고.
“새 여권이요?”
“명심하세요. 이제 당신 목숨을 지킬 사람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내 지시를 잘 따라야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네, 네…”
그렇게 그를 방에 두고 거실로 나왔다.
곧이어 한국에 있는 공 검사에게 전화했고.
*******
이틀 걸려 도착한 한국은 조용했다.
아직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공 검사 외에는 아무도 모르니 그럴 수밖에.
아니지, 권오수 검사장도 알고 있다.
직속상관인 그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공 검사만 모르고 있을 뿐.
시차 때문에 여독이 가시지 않았지만, 도착하자마자 한국호텔로 갔다.
아버지와 권 검사장이 기다리고 있는.
“다행히 진 회장은 아직 모르는 눈치더구먼.”
고생했다며 권 검사장이 말했다.
“그럴 겁니다. 현지에 있는 작은 언론사를 통해 박 실장이 죽은 걸로 기사를 내보냈거든요.”
“근데 박 실장은 어디 있어?”
“국 전무가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공 검사에게 직접 전화한 후, 검찰로 출두할 겁니다. 자수하는 걸로 말입니다.”
“흠. 그건 그렇고 작년에 확보했다는 증거들 말이야. 박 실장은 뭐래?”
한국에 있는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모으는 방법은 맞는다고 했다.
국내에 차명 계좌로 분산해둔 계좌들도 얼추 비슷한 것 같다고 했고.
하지만, 해외 법인들을 통해 비자금을 모으는 방법은 그도 모른단다.
그 돈이 케이먼으로 모인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고 했다.
돈이 모인 계좌만 박 실장 자신이 관리했다는 얘기였다.
권 검사장에게 그대로 전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증거가 있으니 수사는 차질이 없겠지. 참, 기자들은?”
박 실장이 자수하고 바로 조사를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압력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게 권 검사장의 판단이었다.
공 검사가 제대로 진행하려면, 증거 일부는 언론을 통해 먼저 흘려야 한다나?
검찰 외에 다른 곳에서도 증거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압력을 물리치기 쉬울 거란다.
그런 이유로 윤 기자와 조 기자도 따로 불렀다.
그들이 내일 아침에 먼저 기사를 내보내도록.
“박 실장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지금쯤 증거에 관한 얘기를 듣고 있을 것이다.
검찰 출두 전에, 그가 언론에 먼저 제보한 걸로 할 수 있도록.
“메이저 언론사야?”
“그게 더 위험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믿을 만한 곳입니다. 내일 아시게 되겠지만, 한 곳은 인터넷 언론입니다. 다른 곳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해외 언론이고요.”
“해외?”
“그래야 삼진도 대세가 기울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유명한 해외 언론사에서 이미 증거를 확보한 걸로 알고 있다면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할 겁니다.”
“글쎄.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해외 언론 본사에까지 증거를 흘리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한국 특파원입니다. 그만 알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보도된 것들만 본사에 알리라고 했고요. 나머지 증거들은 검찰 수사 과정을 보면서 하나씩 밝힐 예정입니다.”
“그래? 그렇다면야 뭐… 흠, 머리를 잘 썼구먼. 진 회장은 증거가 해외까지 나가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말이야. 차 상무 말대로 어쩔 도리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겠어!”
그러더니 내일이 기대된다면서, 당분간 박 실장의 존재를 숨기자고 했다.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
인터넷 기사는 출근 시각에 맞추어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한테서 직접 듣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온 언론이 난리다.
두 곳에서 나온 기사를 쉴새 없이 퍼 나르고 있다.
조 기자와 윤 기자에게 팩트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하긴, 조 기자와 윤 기자의 보도 내용 자체가 워낙 구체적이다.
근거로 든 증거들도 너무 명확했고.
그러니 다른 언론들도 사실 확인보다 속보 경쟁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올라온 기사마다 댓글들이 넘쳐난다.
삼진그룹과 진 회장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그보다 진 회장!
지금쯤 크게 당황하고 있겠지?
그러면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리하고 있을 수 있고.
허, 그렇겠네.
이번에도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을 수 있겠다.
그래봐야 이제 시작일 뿐인데 말이다.
그를 한 번에 날려 보낼, 훨씬 거대하고 치명적인 폭풍이 남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