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99)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199화(199/466)
90. 폭스게임 (3)
“아, 당신이 스켈톤이었습니까?”
거듭된 설명에도 폭스게임은 나를 스켈톤이라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상상했던 이미지와 차이가 너무나도 크네요. 저는 분명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서도 나이에 맞지 않은 젊은 패션을 억지로 입고 다니는 사람을 상상했는데.”
“······스켈톤 맞고요. 편하게 말합시다. 어차피 인터넷 친군데.”
“아니오. 저는 존댓말이 편해서요. 거의 반평생 존댓말만 쓰다 보니 경어가 아닌 다른 말은 입에 감기지도 않고 어색하기만 하네요. 사투리와 외국어의 중간쯤에 있는 미지의 언어 같네요.”
그동안 우리 게시판의 진정한 네임드로 이름을 떨치던 폭스게임의 첫인상은 글쎄였다.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간간이 눈을 맞추긴 하지만 대체로 어긋난 시선, 선을 그으려는 은은하지만 확고한 스탠스, 무엇보다 그는 내가 찾아왔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끼는듯했다.
“여기는 어떻게 오신 거죠?”
아무리 인터넷 친구라고 해도 위치도 알려주지 않은 사람이 오면 불편할 법하다.
가볍게 설명을 했다.
게시판에 이런 일이 있었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니 찾아왔다고.
“비바봇? 관리자가요?”
대체로 시큰둥하던 폭스게임이지만 내가 비바봇에게 주소를 듣고 찾아왔다는 말엔 그나마 놀란 반응을 보였다.
“네. 다들 걱정하고 있어요.”
“걱정이라······.”
폭스게임이 쓴웃음을 머금으며 정글로 변한 논밭을 흐리멍덩한 눈으로 응시했다.
“제가 뭐, 걱정까지 받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말씀 마세요. 폭스게임님이 인터넷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데요. 네임드 아닙니까?”
“네임드라니요. 하하. 가당치도 않습니다.”
“아무튼 생존신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사람이 줄어드는 판국에 폭스게임님 같은 네임드가 사라지면 안 그래도 우울한 게시판 분위기가 더욱 안 좋아지겠죠.”
이렇게 적당히 용건만을 말하고 떠나려고 했다.
폭스게임이 내가 여기에 있는 걸 불편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폭스게임이 날 붙잡았다.
“잠깐, 제 방공호에서 차나 한잔하시겠어요?”
무슨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 걸까.
타인의 방공호를 보는 건 언제든 환영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폭스게임이 천 억 대의 부자라는 말을 본 적이 있는지라 내심 호승심도 느꼈다.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과 이 박규의 방공호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내 방공호는 일반인 기준에서는 쳐다도 못 볼 금액으로 지었지만 부자들의 세계에서는 보잘것없는 금액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부족한 자금을 노력과 치밀한 구상으로 보충했고 세계 어디 내놔도 부끄러움이 없는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냈다.
전쟁 직전 나의 방공호 자랑하기 코너에 올라온 세계 유수의 방공호를 보면서 나는 내 방공호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
뭐, 망망대해를 유랑하는 수천억 대 호화 요트 – 방공호 같은 거나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박철주 회장의 성채 – 방공호엔 못 미치겠지만 요트 – 방공호는 전쟁 직후 빠르게 사라졌고 박철주 회장의 성채도 군단파의 장난스러운 포격에 박살이 난 걸 생각하면 결국 최후의 승자는 이 박규의 방공호다.
그렇다면 이 폭스게임의 방공호는 어떠할까?
“여기가 입구입니다.”
“?”
처음부터 불길한 예감을 받았다.
위이이이잉—
지축이 흔들리며 열리는 거대한 셔터를 보고 순간 생각했다.
우주선인가?
아니, 어린 시절 보던 거대 로봇의 기지 느낌?
아무튼 뭔가 엄청난 일이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쿵-
셔터가 열리고 아마 콘크리트 철골로 만든 지하통로가 나타났다.
통로의 크기는 대형 트럭이 들어갈 정도로 드넓었다.
나에게도 비슷한 박규’s 차고가 있지만 그건 평소에 흙을 덮은 방수포로 출구를 가려놓고 있다가 차를 쓸 일이 있으면 방수포를 직접 치우고 방수포 아래 깔아놓은 합판을 멀찌감치 밀어내야 경사 30도에 달하는 차고의 입구가 출현한다.
차고의 입구 자체는 유압 밸브로 움직이는 완전 자동식 셔터가 맞지만 폭스게임의 완전 자동화된 셔터와는 급이 다르다.
“······.”
셔터 쪽은 나의 완패다.
그런데 이 복도.
왜 끝이 안 보이지?
내 차고는 20도의 급경사 아래 바로 빽빽할 정도로 많은 공사차량과 차량이 보이는데.
“스켈톤님?”
폭스게임이 굳어버린 날 돌아보았다.
“아닙니다. 가시죠.”
폭스게임을 따라 복도를 걸었다.
복도는 무려 5미터나 이어졌다.
아무것도 아닌 단지 통로에 불과한 공간에 5미터나 되는 공간을 할애한다는 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 방공호 건설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점점 짙어지는 패배감 속에서 폭스게임이 리모컨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위이이이잉–
막다른 벽처럼 보이던 것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 이중 셔터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핵직격에도 어느 정도 내성을 갖춘 모델이죠.”
“······.”
이중 셔터 뒤엔 여러 대의 차량이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었다.
모두 고가의 수입차다.
나와 같은 회사에서 만든 외산 버기카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깡통 사양인 내 것과 달리 폭스게임의 버기카는 이른바 회초리 안테나라고 불리는 통신장비까지 갖춘 풀옵션이다.
“······차가 많네요.”
“아, 예전 취미가 드라이브라서요.”
폭스게임이 은은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지만 글쎄다.
이번 만큼은 나의 승리가 아닐까?
전쟁 전 차량 시가만 놓고 따지자면 폭스게임의 압승이 맞겠지만 그의 차량 컬렉션은 실용도가 떨어진다.
요즘 세상에 포르쉐니 람보르기니니 다 무슨 소용일까?
내 공사 차량은 하나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
게다가 나에겐 험비가 있다.
그러므로 이번 만큼은 스켈톤의 완승이다.
폭스게임은 열과 오를 지어 늘어선 수입 차량 뒤편에 있는 상대적으로 작은 철문을 열었다.
“?”
아주 잠깐, 강한 혼란을 느꼈다.
다시 복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복도를 따라 여러 개의 문이 있다.
복도의 천장은 바닥으로부터 무려 6m고 폭도 4m에 달했다.
“······.”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건 방공호가 아니다.
궁전이다.
그 이후부터는 기억이 흐릿하다.
“여긴 실내 재배시설입니다. 여간한 채소는 여기서 자급자족하고 있죠.”
“정수시설입니다. 인근의 개천 바닥으로부터 물을 빨아들여 정화를 하죠. 하루에 200ℓ의 물을 거뜬히 정화하고도 남습니다.”
“금고입니다. 이제는 사실 쓸모가 없는 것들이죠.”
“여긴 옷장인데 무기고도 겸하고 있습니다.”
“제 부하 직원들 침실입니다. 호화롭죠? 제 것보다 훨씬 좋아요. 침대는 무려 하스텐스입니다. 들어보셨죠? 1억 짜리.”
“여기는 운동실입니다. 골프 좋아하세요? 실내 스크린 골프 시설도 있어요.”
“여기는 서버실입니다. 네. 사실 전쟁 전엔 저도 꿈이 컸죠. 세상이 적당히 망한 후에 야심 찬 신작을 런칭해서 전쟁 후의 게임계를 모두 먹어치우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죠.”
“여기가 발전실입니다. 수소 전지를 쓰고 있죠. 시제품 단계긴 한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디젤은 보관 기관이 워낙에 짧아서······.”
거기까지 상황이 정신없이 흘러갔을 때 나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내 의견을 가까스로 낼 수 있었다.
“······그만.”
“네?”
폭스게임이 날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스켈톤님? 안색이 안 좋으신데.”
“제가 폐소 공포증이 있어서.”
“방공호 안에 사시는 거 아니었어요?”
“그럭저럭 개방된 곳에서 삽니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제 작업실을 봐주시겠어요?”
내키진 않았지만 이제 와서 발을 빼기도 뭐한지라 폭스게임의 작업실에 들어갔다.
그의 작업실은 긴 복도의 끝자락에 있었다.
굳게 닫힌 철문 너머엔 의외로 작고 아담한 침대와 함께 한 대의 컴퓨터가 어둠을 모니터로 밝힌 채 은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다른 방과 달리 상당히 비좁다.
정확히 말하면 원룸 스타일이라고 할까.
침대까지 있는 걸 보면 여기가 폭스게임의 침실로 보인다.
그때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젊은 부부, 아마 여자로 보인다.
폭스게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좁은 방을 보여주며 내게 이전과는 달리 활기찬 목소리로 설명했다.
“대학 시절에 쓰던 원룸을 흉내 내서 만들어봤어요. 예전 스타일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모든 것이 불투명한 시절, 단지 게임이 좋아서 밤새 컵라면을 먹어가며 코딩을 하던 그 시절이 말이죠.”
적어도 과거를 이야기 할 때 폭스게임의 얼굴엔 일말의 거짓도 없어 보였다.
“잠깐, 차를 내오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안 그래도 제 크루들이 있네요.”
식당 안엔 아까 보았던 젊은 남녀와 아이가 있었다.
방금 전만 해도 서로 총구를 들이댈 정도로 험악한 사이였지만 이번엔 그들이 먼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넸다.
적당히 인사치레를 한 후 물었다.
“여기서 그분이랑 같이 사시는 겁니까?”
젊은 부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이사님이 우리를 받아주셨어요. 참 드라마틱했죠. 페일넷에서 잡스러운 게임이나 올리며 죽지 못해 사는데 아니, 갑자기 자신이 최이사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우리더러 은밀하게 이곳에 오지 않겠냐고 제의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요?”
“반신반의했지만 믿기로 했어요. 최이사님이 아니라기엔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우리들이 어떻게 연애해서 사내결혼까지 했는지 줄줄 꿰고 계시니까요.”
부부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폭스게임의 집에 온 건 1년 전의 일이란다.
운이 좋았다.
재작년의 겨울도 혹독했지만 작년의 겨울은 글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겨울이었으니.
심지어 피난소 전체가 전쟁터가 되었으니 생존 확률은 극단적으로 낮아졌다.
아마 거기 있었으면 높은 확률로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군요. 그래서 지금은 그분 밑에서 게임을 개발하신다고요?”
부부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1년 전부터 쭉 하고 있었죠.”
“중간에 텍스트로 된 게임도 있었는데.”
“아, 그거요. 이사님이 네트워크 트래픽 테스트용으로 만든 거예요. 어차피 소스코드는 30년 전 회사 아카이브에 저장된 걸 그대로 썼으니 딱히 개발이라고 할 것도 없죠.”
부부가 서로를 마주 보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런데 그 몬스터 파크 때문에 이사님이 상처를 많이 받으셨죠.”
“사람이 많이 죽어서요?”
부부가 동시에 날 보았다.
전혀 모른다는 얼굴이다.
“아니오.”
남자 쪽이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페일넷에 게임개발자 출신 모이는 게시판이 있거든요. 거기에서 비판이 나왔어요. 거기서 나온 말이 결국 최이사님 실력은 이거밖에 안 된다고.”
“그 분도 그걸 봤을까요?”
“아마 최이사님도 그 게시판 자주 들락날락하실 겁니다. 우리를 스카웃 한 곳도 거기니까.”
옆에 있던 여자가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분 재능이라고 할만한 게 거의 없죠.”
“그런가요?”
“잘나가는 외산 게임 베끼기, 사내 정치질, 젊은 사람 아이디어 훔쳐서 자기 치적 쌓기. ”
여자가 남자 쪽을 안쓰러운 눈으로 보았다.
“우리 남편도 당한 적이 있어요. 옛날 일이긴 하지만.”
확실히 여자 쪽은 여전히 폭스게임에 대한 앙금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가끔 생각하면 속이 부글거리죠. 진짜 크게 얻어맞았거든요? 남편이 공황장애에 걸린 것도 그 때문이에요.”
남자도 비슷한 생각이었다면 폭스게임은 이미 작년에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남자는 폭스게임에 대해 강한 신뢰를 품고 있었다.
“이사님도 오죽하면 그랬겠어? 그 회사 실적 압박 말도 못하잖아?”
계속되는 아내의 디스에 남자는 은은한 노기를 드러냈다.
그런데 여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오히려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카랑카랑하게 언성을 높였다.
“그래서 중국 가서 큰돈 만졌잖아?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팀원들 통째로 들고 날라서.”
“덕분에 우리가 여기에 살 수 있는 거잖아?”
“모르지.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이대로 가만 놔두면 부부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 화제를 바꾸려고 했는데 어린 아들이 엄마를 찾아 잠시 격앙되려는 대화가 중단됐다.
여자가 사내아이를 돌보는 동안 남자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내게 다가왔다.
“······솔직히 우리 이사님 말도 많고 탈도 많으신 분 많아요. 하지만 말이죠.”
그가 높은 천장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곧 신작이 나올 예정입니다.”
“신작요?”
“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전의 몬스터 파크마냥 글자 혼합물 정도를 떠올렸으니.
반신반의하고 있자니 남자가 휴대폰을 꺼내더니 화면을 보여줬다.
“이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휴대폰 액정 속에 담긴 화면을 보았다.
“······이것은?”
그것은 잡다한 텍스트 혼합물도, 구시대의 고전 게임도 아니었다.
전쟁 직전에 유행하던 화려한 색감과 멋들어진 효과, 보는 것만으로 모험의 세계에 빠져들 것 같은 아름다움으로 점철된 하나의 완성된 세계였다.
그를 보며 물었다.
“이걸 전부 그쪽에서 다 만들었다고요······?”
남자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겨우 세 명이서 이런 걸 만들 수 있어요?”
“세상이 망해서 저작권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남이 만든 에셋 마음대로 가지고 올 수 있는 게 크죠.”
“에셋요?”
“데이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캐릭터, 움직임, 이펙트, 배경음악, 효과음, 심지어 게임 컨셉에서부터 기획단계에서 고려할 법한 아이디어까지 모두 적당히 빼내 올 수 있죠. 이사님의 서버실엔 우리 회사 에셋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것도 어떻게 구했는지 방대한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거기서 적당한 걸 쏙쏙 뽑아 저와 이사님이 만든 기본 뼈대에 붙이는 거죠.”
남자가 여자 쪽을 넌지시 응시했다.
“아내가 틱틱거려도 실력 좋은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진짜 쌩노가다로 남의 에셋 수정해서 우리 게임에 맞게 일일이 수정했죠. 아마 작업량은 저와 이사님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을걸요?”
여자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리던 때 문이 열렸다.
폭스게임이다.
그는 제법 그럴듯한 다기와 찻잔 세트를 쟁반에 들고 왔다.
그가 탄 차는 제법 맛이 있었다.
다정이가 탄 것보다 뛰어났다.
그건 정성이라기보다는 차를 우리는 기술과 차 자체의 품질 때문이겠지만.
“좋은 차네요.”
적당히 칭찬을 하며 차를 음미한 후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젊은 부부가 마중을 나오려고 하자 폭스게임이 제지했다.
“바쁜 몸인데 굳이? 제 인터넷 인맥이니 제가 배웅할게요. 적당히 쉬시다가 과업이나 합시다.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요?”
그렇게 해서 내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호화 방공호를 폭스게임과 함께 거닐게 됐다.
내부 복도 쪽에선 한마디 말도 없던 그는 차고에 이르자 문을 닫고 내 눈치를 살피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갑자기 이런 말 하기 뭐한데.”
폭스게임이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그 사람들 말이죠.”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방공호를 힘으로 차지했어요.”
그가 두려움이 묻은 눈동자로 뒤를 돌아보며 속삭였다.
“살아 있는데 인터넷을 못한 이유가 뭐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