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09)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209화(209/466)
93. 제주에서 온 남자 (2)
두 개의 로터를 가진 헬리콥터가 회백색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탑승 인원은 파일럿을 포함해 여섯 명.
나를 제외한 모두가 어웨이큰이다.
평균 연령대는 20대 초반이었지만 헬기 안의 분위기는 무거웠고 쥐죽은 듯 고요했다.
내가 헬기에 동승한 이유는 늘 그렇듯 병적인 호기심 때문이다.
몬스터를 유도한다는 개념은 꽤 오래 전부터 제시된 방안이지만 현실성이 없기에 실현될 일은 없었다.
이는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보면 알 수 있다.
몬스터를 유도한다면 어디로 유도한단 말인가?
수도권은 당연히 안 될 것이고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나 강원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게다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그것은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다.
몬스터가 정확히 무엇인지 학자들조차 의견이 분분한데 원하는 장소에 유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 어려운 일을 우민희가 해냈다.
우민희의 말로는 일본에서 먼저 발견한 방법이라고 한다.
일본다운 일이라 생각했다.
일본은 국가에서 어떤 폭압을 저질러도 저항할 줄 모르는 유순한 국민들이 사는 곳이니까.
일본 정부는 동북 지방 일대의 국민을 강제로 몰아내고 거기에 몬스터 유인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집과 고향을 잃고 비참한 난민 신세가 되었지만 일본인들은 국가를 성토하는 대신, 쫓겨난 난민들을 차별하고 멸시했다고 한다.
그 일본이 몬스터를 유인한 방식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몬스터 무리가 균열 주변에 있는 어웨이큰 훈련 시설을 빈번하게 습격하자 일본 정부는 몬스터가 소형종과 비슷한 파동을 가진 어웨이큰에게 끌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을 세우고 전투 부적격인 어웨이큰 다수를 집단 수용 시설에 가두고 몬스터의 움직임을 살폈다.
몬스터는 바로 옆에 있는 군기지 대신 어웨이큰 수용 시설 주변으로 몰려갔다.
그렇게 해서 몬스터 유인 시설이 발명됐다.
그 시설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등대였다.
그 방식을 우민희가 벤치마킹했고 파주 북쪽에 일본 것과 유사한 등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저기가 등대입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던 여성이 창밖을 가리켰다.
푸르다기보다는 황토색에 가까운 끝없는 바다가 펼쳐진 만 너머에 잡스럽고 낙후된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가 펼쳐졌고 그 도시에 옆엔 내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거대한 건물이 서 있었다.
“저게 등대라고요?”
3천 세대 아파트 단지 전체를 한곳에 모은 듯한 거대한 장방형의 구조물이 도시를 위협하는 것처럼 산등성이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지구적인 규모의 벌집을 연상케 했다.
한 변, 한 변이 아파트 몇 동을 나란히 세운 듯한 육각형의 방실이 끝도 없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궁금한 건 저 건물의 형태가 아니라 만든 이다.
“누가 만들었나요? 저런 거대한 걸.”
저 회백색으로 물든 도시는 아마도 개성일 것이다.
북한의 도시다.
아무리 한국의 토목 능력이 우월하다고 해도 전쟁 이후에 저런 건조물을 짓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있었다고 해도 그 역량은 모두 제주도로 옮겨버렸다.
“북한에서 만들었습니다.”
라이트닝이라는 콜사인을 전투복 상단에 자수로 아로새긴 여성이 퉁명스레 대답했다.
20대 초반 정도로밖에 안 보이지만 우민희보다 오히려 깊은 고뇌를 가진 눈동자를 가진 여성이었다.
그녀가 창밖에 펼쳐진 거대한 벌집을 내려보며 말을 이었다.
“김씨 왕가와 평양 귀족들을 위한 마지막 피난처였죠.”
김씨 왕조와 평양 귀족은 그러나, 저 육각형의 벌집에 도달하기 전에 분노한 북한 국민에게 살해당했다.
나라 전체가 붕괴하고 국토 대부분이 침식된 이후 대한민국 국위원에서 저 피난처를 접수했다.
극소수 귀족만을 위한 피난처는 이제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등대로 변했다.
벌집에서 불빛이 번득였다.
유도 신호다.
헬기는 옛 왕국의 폐허로 천천히 하강했다.
헬리패드 너머엔 여러 명의 아이를 뒤에 거느린 훤칠하고 보기 좋게 마른 사내가 힘차게 양손을 흔들고 있었다.
누군지 알 것 같다.
제주에서 온 남자라고 했나.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그런데 이 사내.
“기다렸잖아!”
사람이 가벼워 보인다.
*
이 세상 운칠기삼이라지만 어웨이큰만큼 운이 중요한 집단도 달리 없을 것이다.
같은 능력을 타고나도 어떤 사람은 국위원 요직을 차지하고 어떤 사람은 전장의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걸 보면 말이다.
어웨이큰 중 가장 운이 좋은 사람들은 새로운 학교 1~2기일 것이다.
이 당시 기수는 지금으로 치면 잡웨이큰 취급밖에 못 받는 사람들도 어웨이큰이라는 이유로 귀한 대접을 받고 승승장구하여 빠르게 진급했다.
실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저세상으로 간 양상길은 어웨이큰이라는 어리고 다루기 쉬운 친구들이 우리 올드스쿨 헌터들을 견제해주길 원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학교 1, 2기는 제대로 된 전장조차 경험하지 않고 고속으로 승진했다.
“개성 등대”의 책임자 정호경도 그런 운 좋은 황금 세대 중 한 명이었다.
“크윽!! 좀 더 양이 많았으면 하는데! 이 정도로는 애들을 배불리 먹일 수가 없다고!”
그의 행동은 뭐랄까.
“오버”가 심했다.
쓸데없이 감정이 실린 목소리, 과격한 몸짓과 표정,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은 혼잣말을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걸 보면 ADHD를 앓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정도다.
“하아. 릴렉스 하자! 나 자신! 이런 어려운 일은 몇 번이나 경험했잖아! 아직 다음 기회는 있어!”
그가 떠드는 동안 라이트닝이 내게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그녀의 눈가엔 희미한 흉터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잘 아물어서 그렇지 남은 흔적을 보면 꽤 깊은 상처를 입은 게 아닐까?
그녀가 날 은은하게 빛나는 눈으로 보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대단히 죄송한데 지게차 운전할 줄 아세요? 저희 팀원 하나가 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막상 시켜보니 자기가 몰던 것과 다르다고 못하겠다고 하네요.”
표준말을 쓰는 것 같지만 은은한 북한 말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이 여자의 고향은 여기 북녘땅이 아닐까.
그런 상상을 하며 흔쾌히 승낙했다.
부우우우웅—
뭐, 내가 못하는 게 뭐가 있겠냐만은 지게차 운전도 꽤 하는 편이다.
특히 회사를 다닐 때 지게차 운전법을 완전하게 마스터했다.
그 가락을 살려 신들린 듯 헬기와 헬리패드 사이를 오가며 물자를 하역했다.
딱히 어려운 건 없었다.
정호경이 옆에서 떠들어 대는 헛소리를 제외하면 말이다.
이 친구, 참 말이 많다.
“우리는 이제 한국의 마지막 등불이라고! 마지막 등불을 푸대접하면 어쩌라는 말이야!”
“군단파니 국회파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대한민국이야!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의 손에 맡겨졌다고. 왜 다들 그 막중하면서도 거룩한 책임에 대해 아무런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거지?!”
“크으으윽! 어제 또 농장구역 하나를 잃었다고! 내 목숨을 걸고 가축들을 지켰지만 이제는 위험해! 목초지가 부족하다고!”
그를 무시한 건 나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무시는 라이트닝 일행이 더 철저하게 했다.
정호경이 과격하게 몸을 비틀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라 그를 응시했지만 라이트닝 일행은 정호경이 뭔 짓을 해도 눈길은커녕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지게차로 모든 물자를 하역하고 창고에 집어 넣자 라이트닝이 내게 다가왔다.
“수고했어요.”
그녀가 나와 눈을 맞추었다.
아주 희미하게 그녀가 미소를 머금었다.
“처음에 따라오신다고 할 때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재주가 많으실 줄은 몰랐네요.”
“······또 시킬 일은 없습니까?”
“아니오. 저희 쪽에서는 없어요.”
라이트닝이 저 너머에서 몸을 비틀고 있는 정호경을 힐끗 응시했다.
“저 사람이라면 모르겠네요.”
라이트닝은 정호경을 저 사람이라고 불렀다.
분명 학교 출신이라면 최소한 선배 소리가 나올 것인데.
일말의 존경심도 없다는 이야기겠지.
“저 사람 부탁은 안 들어주는 게 좋아요.”
라이트닝이 내게 귀띔했다.
“일단 한 번 들어주면 끝까지 부려먹으려 들거든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호경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의 시선은 라이트닝에게 가 있었다.
“하엽아.”
그가 라이트닝의 이름을 불렀다.
“온 김에 좀 도와주면 안 되냐? 식량 구역에 몬스터가 들어왔어. 애들 고기를 좀 먹이고 싶은데 몬스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니까.”
아마 구면으로 보이지만 사이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닝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걸 보면 말이다.
“죄송합니다만, 우리는 보급을 위해 왔습니다. 다른 명은 소장님에게 듣지 못했어요.”
“아니, 애들이 굶는다고. 응? 애들이 굶어 죽는다고? 겨우 이 정도 식량 가지고 와 놓고 어쩌라고. 식량 구역 하나만 찾으면 3개월은 애들 배불리 먹일 수 있단 말이야! 좀 도와주라. 너도 학교 출신이잖아? 응? 학교에서 우리가 뭘 배웠어?!”
정호경이 언성을 높여보지만 라이트닝의 표정엔 미동도 없다.
그녀는 정호경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그를 똑바로 노려보며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요청할 게 있으면 우소장님에게 직접 부탁을 하세요.”
정호경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 다들 왜 이래! 왜 사명감이 없어?! 응?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명감은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게 헌터잖아? 그게 어웨이큰이잖아?”
솔직하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애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저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게.
“그럼 이만 가볼게요.”
라이트닝을 비롯한 어웨이큰들이 헬기에 올라탔다.
라이트닝이 내게도 손짓했다.
“······.”
너무 빠른 거 아닌가.
뭔 마파람에 게눈 감추는 것도 아니고.
좀 더 여기 머물고 싶은 게 내 속내다.
확실히 하기 위해 라이트닝에게 물었다.
“언제 여기 다시 오나요?”
“빠르면 3일, 늦으면 4일?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잠깐 여기서 살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3일에서 4일이라.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이 시설.
흥미가 느껴진다.
옛 왕조의 마지막 피난처라니.
벌집 형태로 이루어진 구조도 신기하고 무엇보다 몬스터를 끌어모은다는 이 등대의 진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실제로 이 등대가 영구적으로 동작한다면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번영이라는, 조금은 암울한 인류의 생존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도 있으니까.
“아.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그쪽이 프로페서시라고요?”
예상대로 정호경은 나를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 올드스쿨을 가장 증오하고 혐오하는 사람은 우리 올드스쿨 기수와 가장 가까운 기수인 새로운 학교 1, 2기다.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은 자는 그들이 자리를 뺏은 자에게 가장 가혹한 법이다.
“그런데 우리, 올드스쿨 헌터는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만.”
내 콜사인을 듣고도 정호경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중에는 아예 눈을 마주치지 않고 건성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상태가 좋은 방은 없습니다. 식량도 뭐 좋은 걸 제공할 수 없고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뭐, 며칠 머무르도록 하세요.”
헬기가 떠났다.
정호경이 준 쪽지를 들고 무수히 많은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건물에서 내가 묵을 곳을 찾았다.
육각형의 구조물은 일부를 제외하면 상부, 육각형의 벽을 이루는 장벽의 옥상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내 숙소도 그러한 옥상으로 연결된 통로를 향해 지나가야 했다.
아파트 15층 높이의 굵직한 콘크리트 벽 위를 걸으면서 아래를 보았다.
육각형의 벌집 하나하나마다 개성이 있다.
어떤 벌집 안은 전체를 농장으로 만들어 농사를 짓는가 하면 어떤 벌집 안은 목초지로 만들어 소를 풀어놓았다.
아마 이 구조물은 여러 개의 분리된 구획을 만들어 한 구획이 몬스터에게 당하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또 몬스터가 침범하더라도 빠르게 되찾는 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
물론 이 장벽이 몬스터를 완벽하게 막는 건 아니다.
발아래를 보았다.
깎아지른 벽 아래 펼쳐진 육각형의 대지는 정체불명의 회백석 구조물로 가득 찼다.
스파이더 타입이 둥지를 튼 것으로 보인다.
또 어떤 벌집 안엔 두 마리의 소형종 몬스터가 동시에 죽은 것처럼 정지해 있기도 했다.
정호경이 내게 배정한 숙소는 그러한 몬스터의 영역 너머에 있었다.
< 모란동 >
빛바랜, 사치스러운 간판과 복도가 나를 반긴다.
다만 그 사치스러운 안엔 촌스러움이 묻어 있다.
북한 고위층을 위한 피난소다.
복도 곳곳엔 가동 중인 CCTV가 있었고 복도 양옆으로는 여러 개의 문이 나 있었다.
각각의 문은 마치 감옥의 그것처럼 상부에 창살이 달린 창이 나 있었는데 그 창살 너머로 날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이런 곳에도 아이들이 있었다.
내 호실을 찾았다. 혁명 33호실.
문을 열고 내부를 확인했다.
코를 틀어막았다.
사람 형상의 시커먼 자국이 남아 있다.
검게 변색 된 자국 너머로 말라붙은 셀 수 없는 구더기의 흔적 또한 보인다.
시체는 치웠지만 시체의 잔향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정호경. 이 친구.
나를 좋아할 일이 없다는 걸 알겠는데 이건 너무 심한 대접이 아닌가.
우민희에게 연락을 할까 고민하고 있던 중 문이 열렸다.
키가 훤칠하게 큰 10대 후반의 소년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저씨. 거기서 뭐 해?”
머리를 짧게 깎고 어딘가 불량스러워 보이는 외모.
등대의 아이다.
“정호경이 그 방으로 가래?”
“어.”
소년이 피식 웃으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저 방이 그나마 나아.”
소년이 건너편에 있는 호실을 가리켰다.
문을 열어보았다.
쓰레기장이다.
하지만 시체가 썩은 자리보다는 낫겠지.
거미줄을 제거하고 먼지를 털고 쓰레기를 적당히 내버려 그나마 살 만 한 곳으로 만들었다.
방을 치우고 있자니 아이들이 날 구경하러 몰려왔다.
시선들을 보니 다들 은은한 안광이 서려 있어 섬뜩한 데다 마치 동물원 원숭이를 구경하는 눈치다.
그런데 동물 쪽은 내가 아니라 이 친구들 아닐까.
우민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깔끔하게 씻은 나와 달리 이 어린 친구들은 하나 같이 꼬질꼬질하다.
꽤 오랫동안 못 씻은 흔적이 역력하다.
“여기는 샤워도 안 되냐?”
연신 머리를 긁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고장 났어요.”
여자애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고장?”
“네.”
“위에서 안 고쳐 줘?”
“말해도 안 들어줘요. 맨날 사람이 부족하다고.”
옆에 있던 어린 소년이 피식거리며 덧붙였다.
“열정이 없다잖아.”
그 말을 듣고 아이들이 웃었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10대 후반 소년을 응시했다.
“샤워장이 어디지?”
“어쩌려고?”
“보기나 하자고.”
소년이 아이 하나를 시켜 나를 샤워장에 데려다 주었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쓸 수 있게 만든 공동 샤워장이다.
구석엔 제법 커다란 욕탕도 있었다.
다만 오랫동안 방치된 탓인지 더러웠고 곳곳이 떨어졌고 수도배관엔 녹이 슬어 있었다.
하지만 외부로 노출된 이 단순한 구조.
그리고 샤워장 한 곳에 작게나마 물이 고인 게 눈에 들어왔다.
물 자체는 들어오고 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
간만에 솜씨 발휘 좀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