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30)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230화(230/466)
98. 영묘 (3)
인간이 탐사할 수 없는 곳을 로봇이 들어가 조사한다.
이 아이디어는 최초의 멜트다운이 일어난 체르노빌에서도 채택된 역사와 전통의 방법이다.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방사능으로 가득 찬 노심융해의 현장을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탐사하고 현상을 확인했다.
현재의 드론 기술은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본대지진 당시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상태다.
인간들끼리 벌인 여러 전쟁은 물론이고 몬스터 전쟁이라는 특이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인간은 자신을 대신할 기계를 끈질기게 발전시켰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드론을 직접 사용하거나 다룬 경험이 없다.
전장에 있을 때 드론을 담당한 건 함께 작전한 중국군이었는데 중국인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유지한 내가 그들에게 뭔가를 얻거나 배운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 하나가 드론에 능하다는 건 알고 있다.
11기 하태훈이다.
천영재가 그 양반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해도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내 영역에 들어 올 또 하나의 짐덩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생각은 드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증대된 지금은 깨끗이 사라졌다.
“보자. 여기가 미추홀구니. 얼마 안 남았네.”
나와 천영재는 현재 인천에 와 있다.
하태훈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다.
이동수단으로 택한 건 천영재가 끌고 온 언제 퍼져도 이상하지 않을 구형 차량이다.
자기 말로는 엔진을 손봤다고 하는데 글쎄다.
그래도 아까운 내 차량을 쓰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천영재의 차량을 이용했는데 탁월한 선택으로 드러났다.
여기까지 오는데 우리는 최소 4차례 이상의 총격을 받았다.
매복에 의한 집중 사격이라기보다는 럭키 히트를 노린 산발적인 총격이었지만 이런 끔찍한 곳에 내 귀한 차량을 끌고 올 수는 없는 일.
위태롭긴 하지만 우리는 하태훈이 산다는 인천의 모 지점에 간신히 도착했다.
한때 인천에 살던 사람답게 천영재는 인근 지리는 물론이고 주변을 지배하는 세력의 분포 또한 꿰고 있었다.
“저기는 13 피난소 구역이고 저쪽은 34 피난소 구역이야. 둘 다 서울행을 거절한 친구들이지. 13 피난소나 34 피난소나 둘 다 사실상 깡패 범죄집단 비슷한 놈들이긴 한데 13 피난소가 그나마 나아. 도찐개찐이지만.”
하태훈은 그 문제의 13 피난소에 신세를 지고 있단다.
피난소의 실태는 내가 인천을 방문 할 때보다 더 조악해졌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이쪽이 멸망기의 버림받은 집단의 평범한 모습일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끊기고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집단은 범죄와 합법의 경계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오직 생존이라는 가치만이 위에 있고 생존과 관계없는 부차적인 가치는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된다.
실제로 피난소 입구에서부터 쇠락한 집단의 느낌이 물씬 난다.
헐벗고 굶주린 소년과 소녀들이 조잡한 무기를 들고 퀭한 눈으로 우리를 응시했고 얼굴이나 몸에 문신을 새긴 남자들이 무기를 든 채 우리를 험상궂은 시선으로 감시했다.
깡마른 몸을 드러내며 추파를 드러내는 여자도 있었다.
“눈 마주치지 마.”
천영재가 앞만 보며 내게 속삭였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무기는 확실히 드러냈고 경계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
약간은 놀랍다.
내가 마지막으로 인천에 간 게 반 년 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궁핍했지만 내가 알던 사회의 기율 같은 것이 약간이나마 남아 있었다.
그러한 것이 사라진 현재는 글자 그대로 인간으로 이루어진 정글이다.
여름을 향해 치닫는 후덥지근해지는 날씨가 정글이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천 헌터 아니신가?”
곧 우리 앞에 깡마른 중년 사내가 나타났다.
스킨헤드로 밀어버린 머리 피부마저 까무잡잡하게 타 버린 사내로 체구 자체는 깡 말랐지만 탄탄하게 몸에 남은 근육은 마치 차돌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사내는 천영재와 구면으로 보였는데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태훈?”
사내가 고개를 까딱거렸다.
험상궂은 사내들이 우리는 지하철 안으로 안내했다.
지하철 안엔 판사킬러를 든 사내들이 다수 있었다.
잦은 전투를 벌인 탓인지 총기 자체가 귀한 물건이 된 모양.
판사킬러 말고 수제 산탄총을 쥔 사람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들의 눈은 우리가 매고 있는 소총을 집요하게 향했다.
깡 마른 사내는 사내는 우리를 한 여성에게 안내했다.
어디서 구했는지 화려한 고급 한복을 입은 여성이었다.
30대 중반 정도로 보였지만 화장이 워낙 짙어 더 나이를 먹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그 짙은 화장으로도 얼굴에 난 섬뜩한 칼자국들은 가릴 수가 없었다.
“하태훈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천영재가 내게 가만히 있으라는 손짓을 보내왔다.
여기는 그가 전문가다.
잠자코 시키는 대로 했다.
“하태훈 선배와 얼마 전까지 연락이 됐는데 갑자기 끊겨서 말이지. 참고로 우리는 모두 학교 출신이야.”
여성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그래?”
“하태훈 선배는 어디에 있지?”
“뮤테이션 사냥에 나섰어. 그런데 돌아오지 않고 있지. 그에게 많은 착수금을 줬는데. 무려 탄창 3개분의 탄환을 줬거든. 그런데 3일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어.”
“우리가 가보지.”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하에게 손짓했다.
지하철을 나오면서 천영재에게 물었다.
“그 여자가 저기 보스냐?”
천영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마담. 포주 출신이야. 잔인하고 무자비한 인간이지.”
“그런 인간들이 소장이 되는 모양이지?”
“그렇지 않은 자들은 진작에 사라졌지. 피난소와 함께 말이야.”
“하태훈 선배. 죽은 건 아니겠지?”
전시의 군인도 그렇지만 우리 헌터들 또한 작전 중 실종은 사망으로 간주하는데 그 사망 인정 주기는 군인들보다 짧다.
하루 이상 돌아오지 않으면 사실상 사망으로 간주한다.
작전 시간 자체가 짧고 거리 또한 짧은 거리 내에서 활동하는데 그에 반비례하여 위험도는 사실상 최상급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3일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는 건 현역 시절엔 부고를 보낼 정도의 사안이다.
“뮤테이션 상대로 하 선배가 죽진 않겠지. 네임드 뮤테이션도 아니고 수달 한 마리 상댄데.”
“수달이라.”
“왜 웃어?”
“별 천연기념물 같은 놈도 다 뮤테이션이 되는구나 생각했지.”
“수달은 생태계 정점에 있던 놈이야.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지.”
“알고 있다.”
꽤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에 사는 놈들은 뭍에 사는 놈보다 배는 까다롭다는 게 정설이니까.
전쟁 전 낙동강 쪽에 출현한 뮤테이션 뉴트리아는 원본만큼이나 퇴치하기 어려웠던 걸로 악명이 자자했다.
그 뉴트리아보다 더 생태계 지위가 높은 놈이니 당연히 까다로울 수밖에.
“피난소에 많이들 고용되는 모양이지?”
뮤테이션 수달의 서식지를 향하면서 천영재에게 물었다.
“피난소 쪽이 우리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니까.”
천영재가 총기를 점검하며 답했다.
“······그래도 몬스터는 안 건드려. 특히 오래 자리 잡은 놈들은 쳐다도 안 보지.”
“주로 뮤테이션인가?”
“대한민국에 짐승이 그리 많을 줄 누가 알았겠어?”
멀리 갈대가 자란 하천이 보인다.
한때 시민들의 운동 장소로 이용됐는지 퇴색되고 빛바랜 산책로를 좌우에 거느린 개천은 꽤 많은 유량을 품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이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수역에서 우리가 찾는 건 수달이 아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동문 하태훈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다.
나도 그렇지만 천영재도 그가 살아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느껴지는 전장의 기운이 말해준다.
이곳은 격전지와 거리가 멀다고.
정말로 운이 없어 뮤테이션의 선공을 받거나 혹은 눈 먼 총알에 죽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건 차차 알아볼 일이다.
딱- 딱-
천영재가 손톱깎이처럼 생긴 기묘한 도구를 맞부딪쳐 소리를 냈다.
딱- 딱-
딱히 신호 자체가 부호를 품은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규칙적으로 두 차례 신호를 줄곧 보내는 걸 보면 말이다.
“이상하네.”
천영재가 중얼거리며 주변을 주시했다.
그가 날 보지 않고 물었다.
“뭔가 보여?”
“아니. 사람은 없군. 뮤테이션도 없고. 하지만 강 건너에 몬스터 영역이 있는 건 확실히 보여.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좀비 다섯 마리가 우리를 향해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한 녀석이 빠르게 걸어왔다.
“박선배가 처리해줄래?”
평범한 사람이라면 좀비에 온통 신경을 뺏겼겠지만 천영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갈대 쪽을 신중하게 노려본다.
올드스쿨 헌터의 관록이랄까.
고개를 끄덕이고 도끼를 들었다.
쩍!
굳이 총알을 쓸 것도 없다.
원래라면 권총 정도로 처리했겠지만 지하철 안에서 다들 판사킬러니 사제총을 든 거 보니 총알의 소중함이 평소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아껴서 나쁠 건 없겠지.
쩍!
좀비를 잡는 건 몸푸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마지막 좀비를 처리하고 있자니 천영재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가 휘파람을 불었다.
“확실히 장기영 쪽 사람들은 움직임이 하나 같이 화려하네. 스타일리쉬하다고 해야 하나.”
“······우리 장교관은 겉멋을 중시하니.”
“그러고 보니 장기영 교관 닮은 좀비가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돌던데.”
“그래?”
“재혁 선배가 부두 쪽에서 봤다고 하더라고.”
“재혁이면 방재혁? 그 다리 다친?”
“어.”
“그 친구는 어디에 있는데?”
“그 양반은 김다람 밑으로 갔어. 그런데 일주일 만에 좆같다는 말을 하더라고. 그다음부터는 연락이 안 돼.”
장기영을 닮은 좀비라.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긴 한데 지금 논할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철컥
천영재와 나, 두 헌터가 동시에 총구를 갈대숲에 겨누었다.
숨어 있는 인간이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고 실제로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총기를 든 인간이 매복을 가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위협적인 상황은 달리 없으니까.
딱- 딱-
잠깐 조성됐던 긴장은 익숙한 신호음에 의해 상쇄됐다.
수풀 속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천영재가 손톱깎이를 닮은 도구를 들어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곧 수풀 안에서 전투복을 입고 정글모를 쓴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하태훈.
나보다 2기수 위 선배다.
위장크림까지 바른 그는 전보다 말라 보였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강 상태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영재. 그리고 이쪽은 프로페서 아닌가?”
하태훈이 날 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하선배.”
그를 선배라고 부르자 하태훈은 온 얼굴에서 짜증을 드러내며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학교 출신도 아니고 출신일 생각도 없으니까 선배 소리 붙이지 마쇼.”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존댓말도 쓰지 말고. 그냥 아저씨. 저기요. 잠깐, 봅시다. 이 정도가 좋겠네.”
잠깐, 봅시다는 대체 어느 나라의 호칭이지?
아무래도 좋다.
내가 데리고 가려던 하태훈은 살아 있다.
그것도 멀쩡하게.
그에게 용건을 말했다.
하태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내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째 말하는 도중에도 안 좋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 돼. 못 가.”
하태훈이 단칼에 제의를 거절했다.
“아니, 이런 곳에서 있어서 뭘 하자고. 김병철이 서울 버리면 안 그래도 곱창 난 이 동네 사파리로 변할 건데.”
천영재가 즉각 항의해보지만 하태훈은 여러 가지 의미로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천영재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태훈을 게슴츠레 응시했다.
“전 여자친구 때문이야?”
하태훈이 정색했다.
“아니.”
“그것 말고 여기 남을 이유가 없잖아?”
“이유야 많지.”
하태훈이 무표정한 얼굴로 수풀 쪽을 돌아보았다.
“김마담과 약속을 했어.”
“그딴 인간쓰레기와의 약속은 지킬 필요가 없을 텐데.”
“김마담이 욕 많이 먹는 건 알지만 어쩌겠어. 내가 김마담을 좋아하는데.”
하태훈의 말에 천영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여자 어디가 좋아서?”
“강단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더군. 생활력도 좋고.”
하태훈이 갈대숲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고 천영재가 그 뒤를 바짝 따랐다.
“설마 협박이라도 당하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하태훈을 따라 수풀 안쪽으로 가보았다.
그가 설치한 텐트가 보인다.
그 텐트 안엔 태블릿 한 대가 모로 세워져 있었는데 그 액정 화면 안엔 수십 개의 작은 화면이 각기 다른 영역을 비추고 있었다.
전부 개천이다.
다리 밑이라든지, 운동기구 옆, 개천 사이에 난 작은 섬 등 차이는 있지만 전부 우리 앞을 흐르는 개천의 일부를 실시간으로 촬영한 장면이다.
하태훈이 하품을 하며 화면을 주시했다.
“다 잡은 거, 여기서 포기하자니 아깝잖아?”
천영재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날 올려다보았다.
“우리 하선생님. 보다시피 집착이 있어서 말이야.”
말없이 화면과 텐트 안에 설치 된 각양각색의 장비들을 보았다.
확실히 공을 많이 들였다.
동시에 하태훈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철저한 준비파다.
작전을 수행할 때 과할 정도로 비용을 투자하고 그 비용을 바탕으로 작전을 회수하는.
중국인들이 그다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의 성격이 만만디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익에 걸린 일에서 중국인들이 느긋하다는 인상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까.
아마 그 때문에 진급이 느린 것이겠지.
중국과 교류할 때 우리들의 평가 상당 부분은 우리를 실제로 사용하는 중국인에게 맡겨졌으니까.
나는 중국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중국인의 비위를 맞추지도 않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압도적인 실적 앞에서는 개인적인 인상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니까.
텐트 안에 널린 물고기를 닮은 수상 드론 하나를 눈여겨보며 하태훈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
“선배 소리 듣기 싫어하는 건 알겠는데 그냥 선배라 부를게.”
“왜?”
“다른 호칭은 친해 보여서 싫으니까.”
하태훈이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넌지시 물었다.
“······내게 부탁이라도 있는 거냐?”
확실히 연장자답게 눈치가 빠르다.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부정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방사능으로 가득 찬 곳이 있는데 거기서 선배 드론을 좀 빌려서 어떤 물건 하나를 회수하고 싶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거 같던데. 방사능은 드론에도 영향을 미쳐.”
“나한테 물자가 많아. 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 해보자고.”
하태훈이 잠시 눈알을 굴렸다.
곧 그가 날 보며 불쑥 말했다.
“나도 제안이 있다.”
그때 텐트 안 센서 하나가 점멸했다.
내게도 있는 동작감지 센서다.
하태훈이 태블릿에서 화면 하나를 확대했다.
개천을 흐르는 바위 위에 시커멓고 거대한 짐승 한 마리가 물을 뚝뚝 흘리며 상반신을 내밀고 있었다.
수달이다. 뮤테이션화 된.
그런데 그 녀석이 서 있는 바위 앞에 있는 내용물이 눈에 거슬린다.
사람의 머리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열 개는 넘는 인간의 수급이 바위 위에 마치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하태훈이 무표정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내게 말했다.
“도와줄 수 있겠냐?”
고개를 끄덕였다.
철컥
가벼운 사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