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31)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231화(231/466)
98. 영묘 (4)
뮤테이션이 인간에게 유독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사람을 그토록 많이 죽이려 드는 건 인간에 대한 혐오감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은 방법만 안다면 사냥하기 쉽고 많은 열량을 제공하는 썩 괜찮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뮤테이션이 발생하기 전 인도에서 늙은 호랑이 한 마리가 인간 수십 명을 사냥한 사건만 봐도 그렇다.
훈련받지 않고 무장하지 않은 인간은 걸어 다니는 식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처리해야 할 뮤테이션도 인간을 주된 먹이 중 하나로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에 대한 적의보다는 영양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다지 넓지 않은 폭을 가진 개천은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육식동물 한 마리를 배불리 먹여 살리는데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니까.
반면 사람은 그 숫자가 많이 줄어 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많은 머릿수를 가진 동물이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무리를 지어 살아가고 있다.
내가 거대 수달이라고 해도 기꺼이 인간을 사냥감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뮤테이션들은 그만큼 사람에 대해 잘 안다.
놈들은 사격 각을 좀처럼 내주지 않는다.
아니, 인간에게 관측되는 상황 자체를 피하려 한다.
인간의 시야가 미치는 곳에 총기의 위험성이 따라온다는 걸 높아진 지능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 자식. 각을 안 내줘. 물가라서 더 어렵지. 조금이라도 인기척이 느껴지면 시커먼 물속으로 사라지거든. 일단 물에 들어가면 찾을 수가 없어. 설령 물속의 그림자를 본다고 해서 놈을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총기가 물에 얼마나 취약한 지 처음 알았다니까.”
하태훈은 식인 뮤테이션 사냥의 전형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작정하고 도망치는 놈들은 잡기가 쉽지 않다.
그토록 많은 사냥꾼이 갔는데도 살아 남은 골드 패거리만 해도 똑똑이 알 수 있다.
“그래서 녀석이 다니는 길목마다 카메라를 설치하긴 했는데 말이야. 쉽지가 않아. 카메라로 찍어서 그 자리에 이동해도 녀석이 먼저 내 기척을 느끼고 숨어버리거든. 알지? 뮤테이션이 매복했을 때의 긴장감을?”
“이쪽도 접근하기 곤란하겠지.”
내 말에 하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
“······안 그래도 혼자라 당하면 끝이거든. 그 수달 놈이 늘어놓은 해골 중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지.”
하태훈이 태블릿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화면 하나에 거대 수달 한 마리가 유유하게 헤엄을 치고 있다.
그것도 아주 편안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
하태훈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뮤테이션 사냥은 내 전문이 아니다.
나와 나의 팀은 뮤테이션보다 몬스터를 우선적으로 사냥했다.
뮤테이션보다 몬스터가 훨씬 더 고가치 표적이고 또 우리 같은 상위 팀의 사냥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냥 사례를 보았고 또 한국에서 활동할 때도 뮤테이션 사냥의 경험을 쌓기도 했다.
거기서 얻은 뮤테이션 사냥의 교훈 하나가 있다.
“뮤테이션은 머리가 좋지.”
뮤테이션은 머리가 좋다.
뛰어난 지능은 뮤테이션이 인간과 비슷한 지위로 올라서는데 공헌한 결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 세상에 오직 긍정적인 효과만을 주는 선물은 보기 드물다.
“그러므로 놈들은 방심을 하지.”
방심이라는 건 확신과 안도라는 토양 안에서만 자랄 수 있는 잡초다.
그 잡초의 성김은 확신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잡초를 기를 수 있다.
인간과 비슷한 지위를 가진 뮤테이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놈들도 절대적으로 마음을 놓는 영역이 있다.
그러한 영역은 놈들이 생각하는 놈들의 절대적인 강점과 맞닿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식인 수달의 가장 큰 방심은 아마 물 위에 있을 것이다.
“뭐? 상류에서 보트를 흘려보내자고?”
그렇다.
위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탈것을 타고 물을 통해 접근한다.
기슭에서 접근하는 인간들은 절대적으로 피했지만 자신의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수상에서 접근하는 인간을 본다면 놈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도모해보려 하지 않을까?
“난 수영 잘 못 하는데. 나 땐 수영장 폐쇄했거든.”
“그다지 현명한 계획은 아니야. 내가 생각하는 건 다수의 드론을 통한 협격이지. 아직 틈을 안 주고 있긴 한데 영원히 녀석이 틈을 안 줄 것 같진 않아.”
천영재와 하태훈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내겐 시간이 얼마 없다.
최대한 빠르게 존내논의 영묘에서 그가 남긴 마지막 유산을 취해야 한다.
빠른 제주도 행은 불안정성으로 가득 찬 내 미래에 안정과 동시에 내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아니 인류의 미래와도 맞닿아 있겠지.
솔직하게 김다람의 부하들이 내 방공호를 조직적으로 덮친다고 가정했을 때 살아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천영재나 하태훈 같은 동료 헌터를 호위병으로 거느린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인간을 많이 상대했고 인간을 많이 죽여 보았기에 확신할 수 있는 결론이다.
“내가 타지. 배만 어떻게 구해줄 수 없나?”
위험을 부담하는 건 딱 질색이지만 장래의 확정적인 죽음이라는 이벤트를 앞에 두고 몸을 사리진 않겠다.
썩어도 준치라고 나는 프로페서라 불리던 올드스쿨 헌터의 정점에 선 사람이다.
내 말은 그 자체로 설득력을 가진다.
“······레프팅 보트 하나 봐둔 게 있어.”
“레프팅 보트?”
“주변에 배라고 할만한 게 그거밖에 없어서 말이야. 그거라도 괜찮겠어?”
하태훈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나는 은은한 미소로 답했다.
“구해만 줘. 아 그리고.”
하태훈의 텐트 안을 힐끗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켰다.
“저거 좀 쓸 수 있을까?”
*
헌터를 인류 전사의 정점으로 해석하고 그에 상응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걸 멈추지 않았던 나의 은사 장기영은 당연한 일이지만 수중전에도 강한 관심을 두었다.
“언젠가 바다를 돌아다니는 뮤테이션이나 몬스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 우리 헌터들은 물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 언더 더 시! 헌터즈!”
지금은 허물어진 학교 안에 올림픽 규격 실내 수영장이 세워진 것도 그 때문이다.
장기영의 의도와 달리 그 헌터 수영장은 우민희 같은 몸매를 드러내는 수영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는 학생들의 값비싼 놀이터로 전락했지만 학기 중엔 나 같은 성실한 학생들의 훈련에 이용된 것도 사실이다.
덕분에 물이라는 걸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 위에서 균형을 잡는 법도 착실하게 배웠다.
우리가 행한 훈련 중 하나는 인공 파도풀 위에 띄워놓은 바나나 보트 위에서 표적지를 맞추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대체 왜 이런 미친 짓을 하는 지 장기영을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노려보곤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름 도움이 된다.
“놈은 3km 하류, 해골을 늘어놓는 바위 위에 있어. 우리는 먼저 가까운 지점으로 이동해서 엄호를 준비할게.”
천영재와 하태훈은 전동 킥보드를 타고 먼저 전장으로 향했다.
어깨에 단 소형 카메라를 단단히 고정하고 노를 들었다.
보트는 강화 플라스틱 수지로 만들어졌고 최대 8명이 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졌다.
하천은 유량이 풍부하고 제법 깊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중간중간마다 징검다리 같은 장애물이 흐르는 물속에 숨겨져 있고 조경용으로 조성한 암초나 작은 삼각지 같은 지형이 수시로 발목을 잡는다.
하천의 깊이는 1.5m 수준이나 장소에 따라 3m를 훌쩍 넘는 곳도 존재한다.
유속은 느리지만 병목 지점 같은 곳에서는 상당히 빨라진다.
철컥
무기로 선택한 건 늘 그렇듯 소총이다.
안전조끼는 하지 않았다.
물에 빠질 생각도 없고 설령 물에 빠지더라도 안전 조끼는 거대 수달 상대로는 자승자박의 도구다.
치지직-
교신기에 노이즈가 울렸다.
“놈은 여전히 자리에 있어. 아주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군.”
하태훈의 목소리다.
그는 여전히 내 작전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하태훈의 계획은 그가 말했다시피 수많은 덫을 파고 그 덫에 뮤테이션이 걸려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니까.
수동적인 작전이 피해를 최소화 하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라는 자원을 많이 먹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의 허비는 다른 곳의 피해로 이어진다.
현장 지휘관은 알지 못하고 알려 하지도 않는 진실이다.
때로는 빠르고 확실하게 끝내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지고 온다.
위험이란 건 무조건 피해야 할 요소는 아니다.
감당 가능한 위험이라면 기꺼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 헌터에게 요구되는 자세다.
덕분에 수많은 팀원을 잃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다른 곳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으니까.
스윽-
노로 바위를 밀어 고정된 보트를 물살에 떠밀리게 했다.
보트가 강하게 요동치며 좌우로 흔들리더니 이내 물살을 타고 하류를 향해 느릿하면서도 신속하게 미끄러졌다.
“지금 이동을 시작했다.”
교신기에 대고 말했다.
“10분 정도 걸릴 거야. 놈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면 그때 통보하도록 하지.”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지?”
“이 주변엔 사람이 얼씬 안 해. 그 이유를 제공한 게 우리가 죽이려는 수달 놈이지.”
“혹시 모르니 주변 확인 다시 부탁할게.”
초여름에 뱃놀이는 정신건강에 제법 좋은 레포츠지만 이 좁은 하천에서 뱃놀이를 하다 양옆 제방 위에 총기를 든 인간에게 공격을 당한다면 글자 그대로 표적지다.
수달처럼 빠르게 헤엄을 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내 몸엔 물갈퀴도 없고 지느러미도 없을뿐더러 무거운 금속제 무기까지 잔뜩 들고 있기까지 하다.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다.
“주변에 인영은 없음. 안심하고 작전을 속행해라.”
확실히 작전을 할 땐 혼자보다는 여럿이 편하다.
믿을 만한 전투원과 함께 싸울 때의 안락감은 일전에 김다람이 내게 다시 상기시켜준 바가 있지만 확실히 혼자보다는 다수가 편하다.
중국에 있을 때만 해도 반란군 수색, 검거, 소탕 같은 자질구레한 임무는 죄다 중국군에게 떠넘겼다.
그때는 모든 면에서 편안했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글쎄다.
죽음으로 이끄는 자장가가 울려 퍼지는 그 잿빛의 전장에서 나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감각을 경험했고 당시의 감각은 현재에도 가끔 살아나 나를 끝없는 졸음으로 이끌곤 한다.
비슷한 경험을 한 건 나만이 아니다.
수많은 허무주의자가 양산됐고 또 허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김다람 같은 한 치 앞만을 보는 이기주의자들만이 현실에 쉽게 복귀할 수 있었다.
쿵!
보트가 수면 아래의 구조물에 부딪혀 강하게 요동쳤다.
전쟁 전 설치한 징검다리와 충돌한 모양.
레프팅용 보트답게 크게 흔들린 것 말고는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가끔 빠르게 흐르는 물살 너머로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며 하늘을 붉게 태워가는 태양의 궤적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아래 과할 정도로 빽빽하게 자란 갈대숲이 있고 수면에 처박힌 차와 정체불명의 쓰레기, 무너진 신호등 같은 것들이 허가 받지 않은 식물처럼 기괴하게 개천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1km 앞. 놈이 보이나?”
하태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놈의 움직임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육상에서 접근한다면 부리나케 물속으로 뛰어들 텐데.”
“좀 더 지켜보자고.”
나는 뮤테이션의 공통적인 속성을 안다.
놈들은 인간을 증오하면서도 또 그 인간에게 도전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즉, 놈들은 놈들이 생각하기에 자신이 유리한 전장에서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높아진 지능이 놈들에게 도전과 오만이라는 인간에게만 허락된 속성을 선물한 것이다.
그것이 선물인지 재앙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500m.”
“아, 보이네.”
“엄호 위치로 접근하겠다.”
“아니, 그 자리에 있어.”
“뭐?!”
“녀석이 도망치는 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니까.”
처음부터 이런 생각이다.
도망을 제1의 선택지로 삼는 뮤테이션은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 말은 내가 놈에게 유리한 전장에서 일 대 일로 싸워야 한다는 걸 의미하겠지만 나름의 보험은 들어두었다.
간이 관측경으로 뮤테이션의 위치를 확인했다.
놈은 두개골을 늘어놓은 바위 위에서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놈의 귀가 쫑긋거렸고 곧 이쪽을 바라본다.
녀석은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방향은 하류 쪽이 아닌 상류 쪽.
즉, 놈은 나를 선택했다.
석양 직전의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살 안에 들어간 녀석은 완벽하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총기를 뱃전에 숨기고 뱃머리에 우뚝 섰다.
“······.”
술래잡기의 시작이다.
딱히 어려운 건 아니다.
어두운 물속에 시커먼 그림자가 보인다.
가까이 다가오게 내버려 두었다.
놈의 패턴은 뻔하다.
아마 보트를 전복시킨 다음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머리를 이빨로 으깨버리겠지.
실제로 놈은 일직선이라는 대단히 뻔뻔한 루트로 내게 접근하고 있다.
내게 총이 없다는 걸 봤기 때문이다.
“어이! 박규! 놈이 코앞이야!”
하태훈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알고 있어.”
허리를 숙이고 무기를 들었다.
총기가 아니다.
배터리다.
놈을 보았다.
도망가지 않는다.
놈은 배터리에 무지하다.
파지직-
하태훈이 드론을 충전할 때 쓰던 대용량 배터리의 케이블을 그대로 물속에 담갔다.
물 속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내 몸에 튀는 물방울 안은 짜릿한 전류의 기운을 어김없이 머금고 있다.
파지지직!
추정 몸무게 50kg에 달하는 거대 수달을 죽일 정도의 전류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파지직!
다가오는 수달을 당황하게 만들고 경직시킬 정도는 되겠지.
놈의 움직임이 굳는 걸 보자마자 뱃전에 숨겨둔 소총을 꺼내 조준 사격했다.
탕! 탕! 탕! 탕! 탕! 탕!
석양으로 변해가며 붉게 타오르는 물살 안에서 물방울이 튀었다.
놈이 몸부림을 치는 걸 보자마자 조정간을 자동으로 바꾸고 탄창 하나를 비웠다.
타타타타타타탕!
놈이 몸을 돌려 달아난다.
확실히 물은 그 자체로 단단하다.
뭍이었다면 놈은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놈에게 상처를 입혔다.
“여기는 박규. 놈에게 총상을 입혔고 놈이 도주한다.”
“역시. 프로페서. 좋아! 선배 지금 바로 이동할게.”
상처 입은 짐승을 사냥하는 건 사냥꾼들의 오랜 즐거움이다.
노을로 얼룩진 물살 위에서 우리는 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물속에서 놈의 자취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에겐 어웨이큰이 있다.
천영재가 갈대숲을 지목했고 우리는 그곳에서 놈을 죽였다.
탕! 탕! 탕!
최후의 일격은 하태훈에게 맡겼다.
하태훈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어이가 없는지 연신 실실 웃으며 수달을 처형한 후 내게 다가왔다.
“어처구니가 없구만. 이런 방법으로 이 괴물을 궁지로 몰다니.”
“뮤테이션은 사람을 은근히 만만하게 보거든.”
“자, 그럼 어디로 가면 되지?”
하태훈을 확보했다.
“그전에 드론으로 한 군데 확인해줬으면 하는데.”
*
“이건.”
느낌이 안 좋긴 했다.
왜, 내가 찾는 물건의 가치가 워낙에 높으니까.
게다가 존내논 영묘의 위치는 국가 레벨에선 그리 큰 비밀도 아니고 말이다.
“중국 놈들이다.”
쓰러져가는 옛 아파트 안에 자리 잡은 존내논의 영묘.
거기서 약 2km 떨어진 지점에 방호복을 입은 한 무리의 중국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중엔 시대착오적인 언월도를 든 사내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호복으로 전신을 감싸 그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 움직임 하나하나에 강한 자신감이 깃들었다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바이토우(白頭).”
하태훈이 그 사내를 알아보았다.
“중국 최강자가 왜 저기에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