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04)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304화(304/466)
122. 요정의 왕국
레드 아카이브 게시판.
늘 그렇듯 활기가 넘친다.
이 활기는 이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의 젊음도 젊음이겠지만 게시판의 모체가 된 게임이 아직도 제주도에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다.
실제로 내가 오랫동안 이 게시판을 지켜본 바에 의하면 게시판의 떡밥을 주도하는 건 언제나 게임사였다.
최근 공지에 뜬 글만 봐도 알 수 있다.
(패치 공지) 대혈전! 화이트타이거 개최!
게임 내 신규 경쟁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면 이 경쟁 컨텐츠를 중심으로 수많은 떡밥이 돌고 자연스레 이야기의 순환이 일어난다.
그 와중에 몇몇 유저의 개인기가 이야기의 순환과 시너지를 일으켜 더 활발하고 살아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며 영속한다.
고일 대로 고인 물에서 오로지 유저의 개인기 하나만으로 굴러가던 우리 게시판하고는 전혀 다른 방향이라고 할까.
뭐, 우리 게시판에도 게임 하나가 서비스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도 끝물이다.
Foxgames : 모두들. 미안! 알다시피 북미 데이터 센터가 점거당하면서 게임 운영에 필요한 트래픽이 안 나와서 무기한으로 서비스를 지연 중에 있어. 운영자 말로는 조만간 신규 데이터 서버를 확충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아무쪼록 참고 기다려보자. 나도 그동안 알려진 버그를 수정하고 있을 테니까!
폭스게임이 드디어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북미 데이터 센터 핑계를 대고 있지만 폭스게임의 몰락은 이미 예전부터 진한 싹수를 보였다.
애당초 겉만 그럴듯하게, 다른 회사의 아이디어, 소스코드, 기타 저작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무단으로 빼 와서 조립한 프랑켄슈타인 같은 물건으로 그마저도 자신이 아닌, 유능한 부하 직원의 도움을 바탕으로 간신히 굴릴 수 있었지만 그 부하 직원들을 쫓아냈다.
그러니 제대로 게임이 돌아갈 리가.
여전히 폭스게임 닉네임 옆엔 반짝이는 작은 완장이 붙어있긴 한데 별로 부럽진 않다.
그는 한물간 유저다.
최근 내 구미를 당기는 건 엠구의 닉네임 옆에 붙은 반짝이는 거다.
뭐? TM?
트레이드 마크라는 건가.
엠구 녀석이 유니크한 인간상인 건 맞는데 겨우 그 정도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뭐, 어쩔 수 없다.
우리 세계의 창조주는 멜론 마스크고 그는 엠구를 좋아하니까.
mmmmmmmmm™ : (벼랑 위의 엠구) 으아아아. 또 흔들린다~ 으아아아~~
지금 이 순간도 엠구는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자기 죽음마저 희화화하는 엠구의 게시글은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저러다 진짜 무너지면 어쩌려는 거지?
그대로 모두와 작별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뭐, 알아서 하겠지.
지금 중요한 건 엠구 따위가 아니다.
레드 아카이브 게시판에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그 사소한 문제란, 전에 언급했던 나의 팬이다.
나의 격조 높은 개그에 “ㅋ”라는 초성만을 달던 그 친구 말이다.
행복하세요 : 어디 살아?
그 유저가 내게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
비바! 아포칼립스!, 페일넷, 레드 아카이브 게시판.
3개 커뮤니티에서 네임드를 두루 역임한 바 있는 이 스켈톤이 생각하기에 네임드라는 자리는 그저 얻기만 하는 자리는 아니다.
네임드는 그 수많은 유저 중 특별함을 인정받아 모두에게 인지되는 존재, 나름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팬덤이라 불리는 지지층의 관리도 네임드의 주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볼 것이다.
과거 레드 아카이브 게시판에서 내가 나의 극성팬 “양자함폭”을 케어 해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명의 팬은 열 명의 안티보다 가치 있다.
방금 내가 생각해낸 명언이다.
그러므로 팬에게는 정성을 보여야 한다.
문제는 요구의 내용이다.
나의 새로운 팬, 행복하세요는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 사항을 해왔다.
어디에 사냐니.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이다.
사실을 말하자니 내 원대한 계획이 무너질 수도 있고 그렇다고 거짓을 말하자니 금방 들통날 것 같다.
제주라는 섬 자체는 넓지만, 그 제주도에 마련된 인간의 거주지는 한정되어 있고 철저히 구획화 되어 있다.
전쟁 전만큼이나 사람을 찾기 쉬운 구조다.
어설프게 거짓말해봐야 금방 들통난다는 소리.
그렇다고 내가 제주 바깥에 있다는 걸 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변 사람에겐 비밀이지만 이 박규는 제주 시민으로 등록되어 있다.
실제로 제주도 안엔 내 명의의 집이 있고 장비가 있는 건 물론이고 제주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나름의 임무도 있다.
제주 정부 안에서 이 박규의 위치는 현지 정보원, 이른바 휴민트다.
치지직-
치지지직–
“여기는 박규. 특별한 이상 동향은 없음. 침식의 징후도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음.”
한 달에 한 번, 나는 제주도에서 가지고 온 전용 무전기를 통해 제주 쪽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주로 내가 떠들기만 하고 상대측은 대꾸도 안 하는 모양새지만 휴민트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사실은 제주 안은 물론 바깥에서도 기밀 사항이다.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쉬이 알릴 수 없다는 이야기.
어쩔 수 없이 나는 팬의 요청을 무시하기로 했다.
대신, 개그의 빈도와 질을 두 배로 높였다.
무과금뉴비 : 이번 신캐 안나가 상처를 입으면?
무과금 뉴비 : 피나
“······.”
조용히 기다린다.
내 팬이 댓글을 달기 전까지.
아마 내 팬은 나를 즐겨찾기 등록했을 것이다.
행복하세요 : ㅋ
내가 개그 글을 올리자마자 댓글을 다는 거 보면 확실하다.
그런데, 내가 개그글을 많이 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행복하세요 : 어디 사냐고? 응? 왜 대답 안 해줘?
내 팬은 한층 더 대담하게 이 박규를 찾으려 든다.
대체 우리가 만나서 할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대충 오래된 글을 대화방 삼아 대화를 시도해봤다.
무과금뉴비 : ? 왜 자꾸 날 찾는겨?
이 게시판 안에서 이 박규는 20대 초반이라는 설정이다.
인위적으로 적당한 가벼움을 첨가했다.
워낙 젊은 감각의 소유자답게 나의 회춘 코스프레는 별 위화감이 없다는 건 과거 우민희 사례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좌우지간, 대답은 “아니오”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사이에 만남은 없다.
위치를 알려주지도 않을 것이다.
한 명의 팬이 소중한 건 맞겠지만, 그 팬이 지켜야 할 선을 넘는다면 그건 그의 잘못이다.
그런데 이 친구.
협상하는 법을 안다.
행복하세요 : 나 담주에 빅홀로 가.
빅홀.
제주도 젊은 어웨이큰 사이에서 균열을 뜻하는 말이다.
즉, 다음 주에 나의 팬은 균열 안으로 들어간다.
균열 안 어웨이큰 생존율은 높지 않다고 들었다.
과거 우리 헌터만큼이나 처참하다고.
3명이 가면 2명밖에 돌아오지 못한단다.
그 지옥에 내 유일한 팬이 들어간다는 소리다.
못 해도 나보다 열 살은 족히 어릴 것이다.
조카뻘인 어린 친구가 사선에 선단다.
짧은 한마디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그 말은 내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행복하세요 : 게다가 나 친구도 없어. 어딜 가나 꼭 겉도는 애들 있잖아? 그게 나야.
행복하세요 : 다른 애들처럼 가족도 다 서울에 놔두고 와서 혼자야.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던 참에 네가 눈에 띄어서. ㅇㅇ
“······.”
잠시 고민했다.
이 문제에 관해 어떻게 해야 할지.
프로페서적으로 접근하자면 무시할 것이다.
아니, 프로페서 시절의 나라면 이런 게시판엔 들어오지도 않았겠지.
나에게도 비슷한 추억이 있다.
첫 전장으로 향하기 전, 나라에서는 두둑한 용돈과 함께 일주일의 휴가를 줬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정부의 배려였다.
당시 나에겐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홀로 숙소 안에 있었다.
불 꺼진 숙소 안에서 나의 적, 몬스터를 죽이는 상상만을 하며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을 한마디 말도 없이 보내야 했다.
당시로는 그게 최선이었겠지만 좋은 추억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것이다.
홀로 방 안에서 내가 만들어 낸 적과 싸우는 동안 내 폰은 늘 켜져 있었고 나는 자주 그 폰을 확인했다.
행여라도 내 동료가 날 찾으면 부름에 응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도 날 찾지 않았다.
그게 못내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그럴 영역에 말이다.
비슷한 경험을 내 까마득한 후배가 하려 한다.
어떤 성격인지는 짧은 대화만으로 알 수 있었다.
분명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고 상처 입기를 싫어하는 성격이겠지.
남들이 보기에 까다로워 보일지도 모른다.
행복하세요 : 너 몇 기야? 몇 긴데 그렇게 아재개그를 잘해?
무과금뉴비 : 13기.
행복하세요 : 13기? 내 까마득한 후배네? 애기네? ㅋ
행복하세요 : 나한테도 동생이 있었지.
행복하세요 : 사이는 안 좋았어. 그런데 요즘은 너무 보고 싶어.
그에게 물었다.
무과금뉴비 : 언제 가냐?
행복하세요 : 다음 주 월요일이니까 이틀 남았네. 이미 준비는 다 했어. 각서도 썼고. 원한다면 상속금 너에게 전부 줄게. 몇 푼 안 되지만 어차피 가족도 없거든. 나라에 통째로 주는 것보다 날 피식거리게 한 사람에게 주는 게 맞지 않겠어?
왜 이 친구가 날 찾는 지 알 것 같다.
자신을 기억해 줄 사람을 찾는 거다.
자기가 죽더라도 자신이 이 세상에 살고 있었음을 증명해줄.
상속금이고 뭐고 그런 건 자신의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한 미끼겠지.
왜 아냐고?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으니까.
당시엔 인터넷 같은 걸 하지 않았기에 실행에 옮기진 못했지만 인터넷을 했더라면 이 친구와 비슷한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사람은 혼자 살 수 있지만, 언젠가는 소통을 원하는 때가 온다.
그 간절함이 클수록 그 사람의 영혼은 외로워지겠지.
“······.”
수많은 선택과 위험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해서는 안 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잠시 후. 싸움의 소요가 가라앉으며 희미한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다.
한숨을 내쉬며 키보드로 손을 옮겼다.
무과금뉴비 : 날 보고 싶나?
*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우리는 요정의 왕국이라는 몽환적인 장소로 모험을 떠나곤 한다.
모든 것이 반짝이는 별천지로 이 세상에 없는 신기한 것과 놀라운 것으로 가득 찬 세계.
내가 그런 별천지를 만들 순 없다.
그건 내 재능의 밖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별천지라는 건 상대적일 것이다.
내 팬에게 링크 하나를 던졌다.
무과금뉴비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몰래 들어 와.
그 링크가 향하는 곳은 제주도라는 좁은 섬을 지나 구름을 뚫고 별들이 머무르는 성층권역에 촘촘히 자리 잡은 인공위성의 안테나를 맞고 반사되어 다시 지면으로 내려 꽂힌다.
거기서 행복하세요는 플로리다인지, 아리조나인지 모를 미국의 데이터 센터를 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전파 그 자체에 눈이 없기에 그건 상상만으로 가능한 영역에 남겨두도록 하자.
아무튼 방대한, 활발하게 돌아가는 데이터 센터 안에서 행복하세요는 한국어 게시판이라 따로 분류된 카테고리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여느 동화처럼 요정의 왕국을 안내하기 위한 안내자가 대기하고 있다.
SKELTON : 반갑다.
그 신비로운 안내인은 다름 아닌 스켈톤이다.
행복하세요 : ??????
우리의 모험자는 상당히 놀란 눈치다.
당연하겠지.
제주 인트라넷이라는 좁은 세계 안에만 갇혀 있던 그에게 비바! 아포칼립스!라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으니.
SKELTON : (스켈톤 진지) 내가 무과금뉴비다.
행복하세요 : 스, 스켈톤? 설마 그 이모티콘만 달다가 차단당한 이상한 애?!
SKELTON : ?
행복하세요 : 뭐야. 아무튼, 여긴 대체 어디야?
SKELTON : 비바! 아포칼립스!라는 곳이지.
행복하세요 : 비바 아포칼립스······? 뭐야. 그건?
SKELTON : 다른 사이트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튼,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지?
행복하세요 : 어, 응!
SKELTON : 보다시피 나는 제주도 바깥에 있어. 제주도 바깥에서 인트라넷을 침입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그러니 너와 만나줄 수 없다는 거야.
행복하세요 : 지, 진짜? 거짓말이지?
SKELTON : (스켈톤 그윽한 눈빛)
행복하세요 : ······뭐야?
SKELTON : ······.
행복하세요 : 진짜야······? 아니, 이 게시판. 진짜네. 다 사람들이잖아.
행복하세요 : 으윽 뭐야. 저 혐짤은. 왜 벌거벗은 여자가 목매달고 죽어 있는 걸 올리는 거야······.
SKELTON : 저런! 잠깐만!
그새 정신병자 한 마리의 차단이 풀렸군.
즉시 글을 삭제하고 정신병자를 차단했다.
SKELTON : 보다시피 여긴 제주와 다른 세계야. 그래. 너희들이 본토라 불리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지.
행복하세요 : 그, 그래? 진짜인 거 같긴 한데. 그런데 스켈톤. 너 몇 살이야······? (눈치)
SKELTON :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행복하세요 : 아재 맞지······?
SKELTON : 내 활약상을 보여주지.
행복하세요에게 링크 하나를 던졌다.
링크의 목적지는 비바! 아포칼립스!가 낳은 전설적인 영웅 – 트웰브스퀘어의 활약상이었다.
행복하세요 : 뭐, 뭐야. 이게?
SKELTON : (스켈톤 미소) 일단 잡숴봐.
짧지만 나의 삶과 죽음이 고스란히 녹아든 영상이 끝난 후 소감을 물어보았다.
SKELTON : 어때? 나의 활약상을 본 소감이?
행복하세요 : 뭐야. 이게 너라고······?
행복하세요 : (행복이 충격)
SKELTON : (스켈톤 긍정)
행복하세요 : 거짓말.
SKELTON : 믿고 안 믿고는 자유다. 하지만 말이야. 적어도 사실을 확인하려면 뭘 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내가 나의 팬을 이 기묘한 요정의 나라로 데리고 온 이유는 하나다.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SKELTON : 버텨라.
전장에서 죽고 살고는 운에 달렸다.
하지만 오래 살아 남는 것과 스스로 죽음에 걸어 드는 것은 의지에 달렸다.
우리 평범한 사람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
그러므로 버텨야 한다.
지옥을 보고도 무덤덤해지는 것.
매일 반복되는 끔찍한 일상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고 곧 찾아올 졸음에서 잠들지 않는 것.
SKELTON : 다음에 더 재밌는 걸 보고 싶다면 말이지.
대답을 기다렸다.
행복하세요 : 너, 꽤 재밌네?
SKELTON : 대답은?
행복하세요 : 응. 노력해볼게!
발렌타인에게 신호를 보냈다.
발렌타인이 키보드를 치는 순간, 서브 모니터 앞엔 암전된 검은 화면과 더불어 하나의 문구가 창백하게 떠올랐다.
[ Disconnected – 연결해제 ]아마 행복하세요의 눈 앞에 펼쳐진 요정의 왕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
씁쓸하지만 동시에 만족이 깃든 절반의 미소를 머금으며 암전된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그 친구가 살아 남을까요?”
이번에도 내 억지를 들어준 발렌타인이 구슬땀을 닦으며 내게 말했다.
“글쎄요.”
여전히 절반의 미소를 머금은 채 또 다른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에 펼쳐진 건 비바! 아포칼립스!
적어도 내 팬에게 있어서는 요정의 왕국이다.
오늘도 다사다난한 요정의 왕국을 보며 말했다.
“적어도 죽을 땐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요?”
“그게 더 잔혹한 거 아닌가요?”
발렌타인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