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24)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324화(324/466)
324화 130. 연결
힘을 가진 자가 법을 정한다.
변치 않은, 단순한 이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이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어쩌면 그 힘을 가진 자들이 약자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그 힘을 휘둘렀기에 잘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전쟁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났다.
어지간한 격식과 가면, 허례와 허식이 사라지고도 남을 시점.
더 호프의 그늘 아래서 우민희는 새로운 법을 정했다.
“여기 있는 물자는 대한민국 정부 소유 재산입니다. 허가 없는 무단 반출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힘없는 법도 없다.
우민희는 수천 명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힘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쿵!
천지가 흔들릴 것 같은 충격파.
그리고.
콰콰쾅!!!
단 한 번의 집중으로 건너편에 서 있던 잡빌딩이 무너졌다.
순간 더 호프가 위태롭게 흔들릴 정도로 강렬한 타격이었다.
오버 10레벨 어웨이큰의 압도적인 힘 앞에 누구도 그녀 앞에 토를 달 수 없었다.
그건 한때 대한민국의 지배자를 자처했던 김병철도 예외는 아니었다.
막강한 군단도, 포병도, 다수의 부하와 장비를 모두 잃고 일개 소규모 군벌로 전락한 그는 우민희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가 좀 더 자기파멸적인 사람이었다면 자살이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에게 딸이라는 가족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김병철은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우민희도 오랫동안 높은 곳에 있었던 사람인지라 김병철과 여기 모인 수많은 사람을 무턱대고 쫓아내진 않았다.
그녀는 김병철의 세력을 창고의 관리인이자 문지기로 임명했다.
“추후 관리인을 보내겠어요. 이쪽도 여기가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있어야 하니까. 아, 그리고 트럭 한 대를 빌려주시겠어요?”
사람들은 우민희가 이 비밀 창고의 존재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수근거리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정보는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도 제주 정부 요인 중 하나니까.
다만 그녀도 여기에 이렇게 많은 물자가 정직하게 있다고는 예상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
보통 멸망기에 이런 창고는 으레, 도굴꾼 같은 인간들이 알음알음 모조리 털어가기 마련이니.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그녀는 창고가 이미 만들어진 시점부터 비어있었다고 생각했겠지.
그게 의외로 물건이 많으니 엠구를 윽박지른 것이고.
“안녕? 엠구? 내가 기자양반이야.”
“······기, 기자양반?!”
우리의 엠구는 우민희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응. 엠구야. 내가 분명히 글을 내리라 했지······?”
여기서는 엠구의 생존능력을 감상해보자.
“모,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엠구는 더 호프의 기울기보다 더 급한 경사각을 만들어내며 우민희에게 사죄했다.
그 각도가 우민희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그녀는 더 이상 엠구를 추궁하지 않았다.
“알면 됐어. 아, 그리고 내 이야기. 떠들고 다니면 알지?”
“예스! 맴!”
“그래. 캡틴 엠구. 하.”
우민희가 야릇한 쓴웃음을 머금은 채 기울어가는 아파트를 올려다보았다.
“너, 언제까지 저기 살 거야? 저거 진짜 당장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데?”
우민희가 막강한, 현재 한반도에 남은 최강의 어웨이큰은 맞지만 우리의 엠구도 인터넷 세계에서는 한 가닥 하는 친구다.
나보다 좀 격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라이벌적인 위치까지 오른 사내 아닌가.
그 가락이 현실로 이어졌는지 시종일관 비굴하게 굴던 엠구도 적어도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는 더 호프가 기울어지기 전의, 직립한 자세로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저기는 안 돼. 못 떠나. 저기가 바로 나 자신이야.”
우민희가 화를 낸다면 옆에서 도와주려고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흐음~. 그래?”
우민희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엠구를 흘겨보기만 할 뿐이었으니.
“뭐, 걱정해서 한 소리야. 명령은 아니고. 아무튼, 뭐 필요한 거 없어. 식량이나 연료. 이번 겨울 개춥다던데.”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관상을 떠나서, 엠구가 동정을 사기 쉬운 체질인 건 확실해 보인다.
저 우민희가 스스로 돕는 건 내가 알기로 대단히 희박한 일인데도 척척 지원을 끌어내는 걸 보니.
우민희의 적선에 엠구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뻔뻔하게 떠들어댄다.
“난방은 보일러가 돌아가서 괜찮은데 식량과 의복, 자질구레한 일상도구가 필요합니다! 아, 그리고 사람이 많아지니 총알도 있으면 좋겠네요!”
뭐, 이유는 알 것 같다.
“편하게 말해. 나도 뭐, 같은 인터넷 유전데.”
그래.
우민희도 우리 게시판 친구였지.
아무튼, 다음이 내 차례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엄창이.”
우민희가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끼이이익–
그녀의 갈고리 손가락이 끔찍한 소리를 내며 위아래로 움직인다.
“우리, 할 이야기가 많지?”
나는 다른 곳을 보았다.
“누가 엄창이지······?”
*
대단히 중요한 이야기다.
현재부터 우리가 할 이야기는.
엄창이의 정체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밝혀낸 사실은 멸망해가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발견이다.
우민희가 성격이 좋지 않긴 하지만 공과 사는 뚜렷하게 구별하는 사람이다.
장소는 기울어진 더 호프 건너편에 자리 잡은 꼬마빌딩 안이었다.
4층에 카페가 있었다.
집기는 다 부서지고 먼지로 가득 찼지만 앉을 만한 의자와 탁자가 남아 있었다.
최근 사용한 흔적으로 미루어보아 엠구가 갖다 놓은 것으로 보인다.
창문이라기보다는 벽 자체가 날아가 버려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카페 안에서 우리는 자료와 태블릿을 탁자 위에 올려다 놓고 마주 앉아 있다.
“······흐음.”
우민희는 내 전투 기록을 찬찬히 살피며 뜨거운 차를 마셨다.
김병철과 다르게 싸구려 합성 감미료를 섞은 차가 아니라 제주에서 가지고 온 진짜 모과차다.
“프레토리안 타입이 선배가 발신하는 네크로폴리스의 전파를 따라서 선배를 추적했다는 이야기지?”
“응.”
기록은 확실하다.
검증도 가능하다.
게다가 우민희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내 전투를 직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데드맨워킹이라는 사람은 이 사실을 예견하고 있었고?”
“응. 얄궂게도 나중에 말해주더라고. 딱 장치를 가동하자마자.”
“네크로폴리스가 어웨이큰에게 약간의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를 본 적이 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네.”
“미국은 넓고 게다가 처음부터 네크로폴리스가 많이 퍼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데드맨워킹의 말을 해석해보자면 네크로폴리스의 전파가 문제 되는 건 아직 네크로폴리스의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 이번처럼 고출력 장비를 이용해 네크로폴리스라는 전파를 끌어올 때다.
그러니까 같은 네크로폴리스 전파라고 해도 커다란 녀석은 몬스터를 움직이는 반면, 이미 네크로폴리스라는 전파가 공기처럼 파고들어 소소한 소통을 하는 상태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주지 않는다고.
실제로 우민희도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그나저나 이제 장비 가동을 멈춘 거야? 이제는 딱히 그 목소리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는데?”
“발렌타인의 말에 의하면 얼추 전파는 잡고 안정화 중이야.”
“발렌타인? 그건 또 누구야?”
“존내논의 부하.”
“존내논?”
우민희가 실소를 터뜨렸다.
“아, 그 페일넷 만든 친구?”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 죽었지?”
“그래.”
“그렇군.”
우민희가 차를 내려다 놓고 멍하니 아래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군인들이 통제하는 창고 앞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군중이 자리를 지킨 채 서성이고 있었다.
뭐라도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곳에 가더라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어쩌면 그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우민희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은은히 빛나는, 혹성처럼 차가운 눈동자가 나를 지그시 응시했다.
“슬슬 말해주지 않을래?”
순간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느낌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번 일을 꾸몄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민희는 내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우민희를 잘 안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길게 늘어뜨리진 않겠다.
“어떤 소스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지?”
나도 알아야 한다.
우민희가 뭐 때문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나와 그녀가 보는 세상은 다르다.
전혀 다른 위치 에서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듣는다.
비바! 아포칼립스!라는 교집합이 있긴 하지만 교집합은 교집합일 뿐이다.
나의 경우, 인터넷의 비중이 현실만큼이나 크지만 우민희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지.
눈빛만으로 나를 난자할 것 같은 우민희의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그녀의 입술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제주에서 나혜인 선배 만났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여전히 우민희의 의도는 알 수 없다.
나혜인과 우민희의 사이는 좋지도 않았지만 그리 나쁜 것 같지도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
내가 모르는 알력이나 내분이 있었던 걸까.
“나 선배가 선배한테 뭐라고 명령.”
우민희는 그 대목에서 갈고리 같은 손가락을 구부리며 실소를 머금었다.
“아니, 부탁한 거 아니야? 네크로폴리스에 관한 조사를 하라고.”
역시 먼저 우민희의 의중을 물어보길 잘했다.
그녀는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떠들어대고 있다.
관점의 차이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엇갈림이다.
“나혜인과 만난 건 사실이야. 하지만 나혜인이 내게 뭐라고 명령이나 부탁한 적은 없다.”
“그래?”
여전히 믿지 못하는 눈치.
오히려 그녀의 눈동자 속에 감춰진 번들거리는 듯한 미약한 광기만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나혜인이 아닌 제주에서 지령을 받은 거야?”
우민희가 재차 묻는다.
그 순간 나는 우민희와 제주의 사이가 썩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
역시 따로 노는 모양이다.
하긴, 우민희 성격상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많은 곳에서 어울려 사느니 차라리 외떨어진 곳이라고 해도 자기 떠받들어주는 인간들이랑 같이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겠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우민희 다운 삶의 방식이다.
“무슨 의도로 나를 의심하는지 알 거 같지만. 우민희. 나는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는다.”
우민희를 보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녀의 광증이 폭발해 나를 죽인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런데 우민희의 의심은 그녀의 이상한 생각이나 습관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선배 말이야.”
끼이익—
우민희가 갈고리 손가락으로 대리석 탁자의 상판을 긁으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기적인 사람이잖아? 응? 자기만 아는 사람이잖아.”
“······.”
“지금에야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옛날 선배. 대단했잖아?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 나도 가끔은 경외심을 느꼈다고?”
부정하진 않겠다.
실제로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내 목적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사지에 몰아넣었다.
그들이 죽을 수 있다는 위험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고 그 책임을 그들에게 맡겼다.
내 팀의 사망률이 낮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줄일 수도 있었다.
내가 원했다면.
내 선택이다.
침묵 속에서 우민희의 말은 이어진다.
“자기 PR도 참 잘하시고. 이상훈 선배도 그렇고 다람이도 그렇고. 그 부분에 관해서는 다들 치를 떨더라고.”
이 부분은 솔직히 억울한 점이 있지만 그쪽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단지 나는 남들보다 더 위험을 감수했고 더 상세한 보고를 올렸고 내가 알지 못하는 걸 주도적으로 탐구해서 정리했을 뿐이다.
그게 자기 PR이라면 감수하겠다.
“황금양털.”
우민희가 이제는 무가치한 것으로 보이는 과거의 징표를 입에 담았다.
“선배가 받은 그 황금양털이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오롯이 말해주는 징표라고 나는 생각해.”
그녀가 날 똑바로 보았다.
마치 거대한 뱀과 같은 눈으로 날 노려보며 우민희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에도 선배의 그런 고질병이 도진 게 아닐까 생각했지.”
“그건 아니야.”
우민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잠시 앞이 막막해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해야, 이 의심과 자기애로 똘똘 뭉친 이 뒤틀린 후배를 설득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는 가운데 작은 소품이 스스로 소리를 발했다.
교신기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자 우민희가 받아보라는 손짓을 한다.
교신기를 끼고 교신을 받았다.
“아. 스켈톤님!”
이보다 더 반가운 목소리가 있을까.
발렌타인이다.
“지금 바쁘세요? 방금 그 무시무시한 분과 함께 올라갔다는······.”
“무시무시한 분?”
우민희가 희게 웃었다.
귀 한 번 더럽게 밝네.
즉시 주의를 주고 나머지 내용을 들었다.
“아, 다름은 아니고요. 네크로폴리스 수신 완료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망자의 목소리가 우리 주변에 자리 잡았다, 이 말입니다!”
발렌타인의 목소리를 우민희도 들었을 것이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네크로폴리스?”
우민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뭐야?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였어?”
의심이 많은 만큼 우민희는 생각도 많다.
발렌타인과의 짧은 교신이 제주만을 바라보던 그녀에게 다른 관점을 제시한 건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살기를 누그러뜨린 진정한 원인은 지난 4년 동안 함께 했던 나와 그녀의 교집합 안에서 찾을 수 있겠지.
“존내논 안다고 그랬지?”
“응. 알아. 구쌍효라고 했었나. 신기한 이름 가진 사람.”
“나는 존내논님을 좋아한다.”
우민희가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으익! 하는 듯한 그런 표정.
아랑곳하지 않고 내 진심을 이야기했다.
“늘 그 사람을 흉내 내고 싶었지.”
휴대폰을 보았다.
이제 전파가 뜬다.
여전히 나의 후배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지만 나에겐 이제 그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명분이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벽이 사라진 저 아래의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보라고.”
사람들이 휴대폰을 바라본다.
“어? 이건 뭐야?”
“전파가 떠!”
“뭐지?”
보이지 않는 전파가 혹은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친다.
가장 호기심 많은 소년이 휴대폰을 들어 인터넷을 확인한다.
“어?! 이거 뭐야?”
소년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가 알고 있던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열린 세계일 것이다.
“네크로폴리스? 뭐야? 이거? 어?!”
소년은 그 또래의 아이답게 만족할 줄 모르는 탐구심과 열정으로 미지의 세계를 미경험으로 부딪치려 한다.
“전부 다 영언데? 왜 다 영어로 떠드는 거지?”
확실히 네크로폴리스의 언어는 영어다.
데드맨워킹이 타이틀 부분은 현지화해주긴 했지만 그 안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의 언어까지 영어로 번역해주진 않는다.
그럴 자원도 능력도 리소스도 없으니.
자동번역이라는 건 멜론 마스크의 비바! 아포칼립스! 라는 서비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종의 사치다.
그럼에도 소년은 낯선 세계에서 자신이 갈 길을 알아서 찾으려 한다.
손가락이 하나 없는 뭉툭한 손이 해지고 깨진 액정을 이리저리 더듬다가 이윽고 낯선 언어 속에 숨겨진 버튼과 기능을 찾아낸다.
그리고.
망자1(KOR) : 안녕?
새로운 지역의 망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죽음의 도시에 보탠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전달된다.
망자2(KOR) : 안녕?
망자3(KOR) : 안녕하세요?!
망자4(KOR) : 이거 뭐야! ㅎㅇ~
망자5(KOR) : 안뇽!
망자6(KOR) : 안녕요
망자7(KOR) : 반가워요
망자8(KOR) : 안녕!
망자9(KOR) : 스모닝~
망자10(KOR) : 안녕하십니까!
망자11(KOR) : 안녕!
…
…
“뭐야?”
우민희가 그녀답지 않은 얼굴로 휴대폰을 보다가 날 물끄러미 응시했다.
“설마 이게 선배가 원한 그림······?”
그녀를 보며 담담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시 세상이 연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