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29)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329화(329/466)
329화 133. 공정거래 (3)
네크로폴리스에서 닉네임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애당초 설정이라는 메뉴가 존재하지 않기에 고유 닉네임을 정할 수도 없다.
모두 “망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다만 그 수많은 망자 사이에서 약간의 개성을 주기 위해 망자 뒤에 숫자와 지역명을 기재했는데 그 숫자는 수시로 바뀌며 또 그 바뀌는 숫자는 철저하게 랜덤이다.
그러므로 네크로폴리스를 통한 거래를 할 때는 전쟁 전 중고마켓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간다.
그러므로 현명한 소비자라면 가급적 네크로폴리스의 사용을 줄이고 더 훌륭하고 편리한 연결망을 사용하는 게 좋다.
“거래하기 전에 비바! 계정 좀 빌릴 수 있을까?”
킹의 계정을 빌렸다.
어차피 킹은 게시판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눈팅 유저기에 비바! 아포칼립스!를 이용한 거래도 문제가 없다.
닉네임을 검색해도 흠이 될 만 한 사유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호오. 이런 식으로 중국인과 거래를 하는 모양이네?”
구경꾼이 많다.
킹의 컴퓨터 방은 킹의 궁전 안에 자리 잡은 여느 방처럼 크고 천정이 높은 방으로 바닥엔 “쌈마이”한 감성의 카펫이 깔려 있긴 하지만 의자가 많고 제법 고급스러운 사무가구를 들러놓았다.
무엇보다 다수의 캠을 비롯한 영상장비가 눈에 띈다.
과거 킹이 자기 자랑할 때 자기 여자들 불러놓고 전쟁전 “별풍식”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바로 그 장소다.
지금은 영업을 종료한 “인방” 현장엔 킹과 스우,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킹의 여자들이 모여 나의 거래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당연하게도 어디에서나 당당함을 잃지 않는 나는 구경꾼들의 숫자, 특히 킹의 여자들이 왜 여기 있는지 항의를 했다.
그 여자 중엔 과거 나와 동침을 하려다 쫓겨난 여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킹의 답변이 제법 일리가 있었다.
“어차피 저 중국 놈들 누가 몰아내겠어? 이제와서 걔들이 그 쥐좆만한 숫자로 이 나라 장악해본들 뭐 얻을 게 있다고. 서로 필요한 게 있으면 교환하는 거지. 과장 좀 보태서 1개 야전군 숫자의 물자를 쌓아둔 거 같은데 이참에 우리 노는 언니들 이용해서 거래 물꼬 틀어두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이 박규라는 스승을 통해 멸망기식 인터넷 거래를 어깨너머로 교육하겠다는 것이 킹의 목적이었다.
뭐, 의도가 그렇다면 이 박규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사실 내가 가르치는 건 좋아하지 않고 또 즐겨하지도 않지만 이른바 “숙달된 조교의 시범”은 프로페서 시절에도 꽤 즐겨 했던 소일거리 중 하다.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기예에 가까운 나의 기술을 보고 신입들이 탄성을 터뜨리는 걸 은근히 즐겼다.
전투 기술에서 인터넷 쇼핑으로 종목이 바뀌긴 했지만 내 인터넷 기술도 이제는 전투 기술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자부한다.
“······.”
타닥타닥
그렇게해서 모두가 보는 가운데 중국인과의 거래라는 만만치 않은 퀘스트를 시작했다.
CrunchRoll : 안녕
우선은 인사.
가벼운 인사지만 사실 난관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 중국인 판매자 caocao라는 친구가 그리 만만한 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한국어는 서툴지만 그 서툰 한국어만으로 사기꾼과 악성 유저를 어김없이 판별해내는 것으로 독특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친구가 아래에서 소개할 김동흥이라는 놈이다.
KIM_DONG_HUNG : 꽃미남하고 거래 하기 싫어? 왜 무시해? 카오카오.
이 친구는 올 봄부터 모습을 드러낸 유입 종자다.
그전에 인터넷 기록은 전무.
살인을 통한 강탈보다는 우연한 발견이나, 혹은 그 우연한 발견을 통해 유통되는 위성 장비를 손에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양반은 나이를 밝힌 적이 없지만 모두가 사십대 후반에서 오십대 사이로 추산한다.
굳이 나이를 안 밝혀도 항상 셀카를 찍으며 뻘글로 게시판을 도배해대는데 그것도 범한 수준의 도배가 아니라 한 시간에 50개 정도를 올리는 범죄 수준으로 해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친구만 보면 무조건 차단을 하는 편인데 나에게 유독 엄격한 비바봇도 별 토를 달지 않는 걸 보면 비바봇도 그 친구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아무튼, 내가 거래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이 미친 남자가 또 뻘글로 게시판을 장식하는 모양인데 뭐, 비바봇이 알아서 할 일이겠지.
아무튼 중국인 판매자는 김동흥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대처를 했다.
그 기록은 caocao의 판매 광고 글에 달린 댓글 릴레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caocao : 너의 평판. 매우 좋지 않다.
KIM_DONG_HUNG : 내 평판이 어때서?
caocao : 우리는 사기거래 예방 위해 작성 글 겸 답장 1,000개가 넘는 유저에게만 기회 제공한다
KIM_DONG_HUNG : 내 글 작성 수 1만 개가 넘는다.
caocao : 글댓비 10000:0 같은 엉터리 유저와 거래 않는다.
KIM_DONG_HUNG : 댓글을 왜 달아? 아니? 댓글 같은 걸 왜 달아? 글 적으면 되는데.
caocao : 너처럼 평판 좋지 않은 유저, 사기 가능성 높다. 차단하겠다.
caocao : 우리는 평화롭고 공정한 거래 원한다
김동흥만이 아니다.
caocao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유입 종자들도 귀신 같이 판별, 의심되는 녀석과는 철저하게 거래를 피했다.
이 사례는 한 가지 반가운 발견으로 이어진다.
바꿔 말하면 나의 평판과 평가가 저토록 까탈스로운 중국인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중국인은 인터넷 기록을 확인합니다. 인터넷 기록을 보고 썩 괜찮고 믿음이 있는 친구에게만 거리를 트려고 하죠.”
뒤에서 지켜보는 관중들을 향해 말했다.
옆에서 스우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응? 스켈톤 평판 안 좋은데······.”
레베카에게 좀 더 가정교육에 신경을 쓰라고 전해야겠군.
이 멸망기에선 생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되야 한다.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두었던 확고한 믿음이다.
잠시 후, 중국인 유저에게 답장이 왔다.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누구시죠?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처음 보는 분이신데 안녕하세요!
“?”
내가 잘못 본 건가.
아니면 그들이 자랑하는 Baido 번역기의 성능이 단 며칠 사이에 빠르게 향상되기라도 한 건가.
단 하루 만에 중국인 유저는 대단히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인사말 정도야 누구나 흉내 내는 게 가능하다.
Ctrl+C, Ctrl+V로 복사 및 붙여넣기, 혹은 서식화하여 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뒤에서 바라보는 킹과 킹의 여자들을 향해 숙달된 조교의 시범을 보이기에 앞서 유념해야 할 점을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중국인은 자체 번역기를 쓰는데 번역기 성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들과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조악한 번역기가 제대로 번역할 수 있도록 번역하기 편한, 번역을 돕는 번역체를 써야 하죠.”
타닥타닥
CrunchRoll : 하나? 기억? SKELTON, 이다. 전에, 이야기 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부연설명했다.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한국어와 다르게 중국어는 어순이 영어처럼 반대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중국인의 번역기가 좀 더 잘 움직이게 하겠죠.”
뒤에 서 있던 킹이 미약한 탄성을 터뜨린다.
“호오?”
여자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
평소엔 이렇게까지 하지 않지만 숙달된 조교의 시범이라는 건 언제나 평소보다 과하게 해야 한다.
그 평균을 넘어서는 과함에서 배우려는 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거래의 정석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시연했다.
CrunchRoll : SNES, FF6. 나나? 기억?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해골?
CrunchRoll : 전에, 거래 이야기, 하지 않은?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SKELTON.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확인했다.
드디어 확인이 된 모양.
내가 볼 땐 처음엔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판다는 소문이 퍼지고 사려는 사람이 급증하자 태도를 돌변해 까탈스럽게 구는 것이다.
흔히 보이는 풍경이다.
잠시 중국인의 대답을 기다리며 호기심을 가지고 화면을 지켜보는 스우에게 말했다.
“스우는 중국인을 어떻게 생각하지?”
“싫어. 그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이렇게 됐잖아.”
역시 미국인다운 대답.
한국인도 대부분은 비슷한 대답을 하겠지만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국경과 민족이라는 건 나와 내 주변보다는 얕은 의미를 가진다.
필요에 의해서라면 얼마든지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언어가 다르다고 몇 오지 않을 좋은 기회를 놓치는 건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상대가 누구든 간에 그 사람이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으면 거래하는 게 옳아. 게다가 국적이 다르다고, 인종이 다르다고 그 사람을 무시하는 건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 아니야. 중요한 건 열린 사고지.”
그렇게 잔잔한 가르침을 주고 있자니 메시지가 도착했다.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정말로 미안한데 우리 시장의 조건이 바뀌었어요. 스켈톤님.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죄송해요. 귀찮게 해서.
그 대목에서 나는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갑자기 왜 지랄이지?
뒤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린다.
“······.”
타닥타닥
CrunchRoll : 어떠한 문제가 존재하는?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너무 갑작스러운 일인 건 알지만, 당신의 평판을 조회한 결과, 당신이 그다지 믿을 수 없는 유저라는 걸 알아냈어요. 친구.
“스켈톤?”
스우의 말을 무시하고 타이핑의 속도를 올렸다.
CrunchRoll : 어떠한 해결을, 나는 해야, 합니까?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한국인 친구로부터 당신이 예전에 추천 수 조작으로 부정이득을 얻은 경력이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친구.
CrunchRoll : 무죄라고 설명할 수 있는 증거, 나는, 있다, 가지고.
“스켈톤이 더 중국인 같아.”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설명은 자유지만, 우리는 당신을 신뢰할 수 없어요. 구매자가 지금 매우 많은데 굳이 당신처럼 위험 부담을 안은 사람과 거래할 이유는 없습니다. 당신의 우선순위는 낮아요.
CrunchRoll : 억울함. 나는. 매우.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이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합니다. 그만 하세요.
뒤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타닥타닥
CrunchRoll : 씨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
“스켈톤?!”
CrunchRoll : 실수이다.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무슨 의도인지?
CrunchRoll : 씨앗.
“스켈톤······.”
자리에서 일어났다.
킹을 포함한 참관인들이 날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역시, 중국 놈들은 믿을 수가 없네요.”
킹이 날 물끄러미 쳐다보다 가면을 고쳐쓰며 퉁명스레 말했다.
“금괴 보여줘.”
“?”
“금괴 보여주면 될 거 아니야?”
“······.”
비기너스럭이라고 했던가.
초심자가 분야의 달인보다 가끔 좋은 의견을 낼 때가 있다.
찰칵-
사진을 찍었다.
물론 전문가답게 초심자인 킹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쓰진 않았다.
“매직이나 종이 있나요? 글자를 남기고 싶군요.”
갱지 한 토막을 받아 거기다 내 닉네임을 쓰고 다시 사진을, 다른 각도에서 찍었다.
“합성 툴이 매우 뛰어나기에 여러 각도, 여러 광원으로 사진을 다양하게 찍는 쪽이 상대방의 의심을 덜 수 있습니다. 대 A.I 시대, 인터넷 거래의 기본이죠.”
그 와중에 나는 내가 4년간 익힌 배움의 정수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중국인에게 보낸다.
CrunchRoll : 거래 원한다. 이것으로.
침묵 속에서 메시지를 기다린다.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났다.
“차단한 거 아니야?”
스우를 데려오지 말 걸 그랬나.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멤돌고 있을 때 메시지가 도착했다.
caocao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그렇게 좋은 게 있으시면 처음부터 말하시지. 우리 시장은 당신에게 열려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만나기를 원합니까? 무선 전파, 네크로폴리스 등 모든 근거리 연락 수단을 우리는 제공합니다.
거래가 성사됐다.
*
킹의 충고에 따라 호위병력과 차량을 제공 받았다.
단 몇 년 사이에 킹의 도시가 범죄자 소굴에서 번듯한 대도시로 변했다는 건 제공한 병력의 수준만 보면 알 수 있다.
차량도 버려진 차량을 대충 땜질한 것이 아닌, 가솔린 차량을 제대로 된 부품으로 유지 보수한 사륜구동 SUV고 창문과 엔진실 앞엔 두터운 장갑판을 달았다.
우리 옆에 동승한 병력도 군단파 냄새 풀풀 풍기는 퇴역 군인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택티컬하게 무장한 전쟁 전 정예병 같은 기운을 강하게 풍겼다.
인솔을 맡은 자는 전상희라는 이름을 가진 30대 중후반의 듬직한 남자였다.
관상과 다르게 말이 많은 남자였다.
“킹도 전처럼 왕처럼 군림하진 않아요.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쭉 흘러 나왔죠.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방사능 제대로 맞은 사람들은 오래 못 가잖아요? 방공호 안에서 낙진이 가라앉길 기다린 사람들이야 별 문제 없이 활동하지만 방공호에 못 들어간 채로 낙진을 마시거나 아니면 운 없이 방사능이 고인 폭심지 주변에 다가가다가 방사능 쬔 사람들은 골골 앓다 죽어가죠.”
확실히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모양이다.
킹의 몸이 좋지 않다는 게 직속 부하도 아닌 방위 조직 간부급한테 알려지고 또 쉽게 발설되는 걸 보면.
뭐, 1000%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말이다.
“문제는 킹이 쓰러졌을 경우죠. 참, 골치가 골치가. 도시가 노비 놀음 하고 있을 땐 눈길도 안 주던 놈들이 도시가 커지고 진짜 도시 같아지니 열매를 따먹으려고 벌레처럼 달라붙었죠. 전직 정치인이니, 장군이니, 법조인이니, 언론인이니 하는.”
“벌써 후계자 다툼을 하고 있는 겁니까?”
“아직 킹은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어요. 그, 뭐. 알잖아요?”
전상희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날 응시했다.
이 친구도 킹이 성관계를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모양이다.
“킹한테 자식이 있다고 해서, 어린애 떠받아들 줄 사람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괜찮은 후보자가 없나요?”
“없잖아 있겠죠. 하지만 어딜 가나 한 새끼가 문제예요.”
전상희의 얼굴에 비릿한 살기가 떠올랐다.
문제가 있는 인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묻지 않았지만 곧 전상희는 그 인물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심찬수라는 놈이죠. 전직 기자입니다.”
“기자 정도면 엘리트 아닌가요?”
내가 볼 땐 군단파 출신 군벌이 가장 문제가 될 거 같은데.
세간의 기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해도 친위대라는 무력집단을 가진 군단파 출신보다는 낫지 않을까?
전상희는 내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새끼는 얼굴마담이에요. 꼭두각시죠.”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날 향해 고개를 숙이며 속삭였다.
“신도가 그 새끼를 지지하고 있어요.”
“······진짭니까?”
전상희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삐—-
무거운 침묵 속에서 K-워키토키가 노이즈를 토해냈다.
곧 무전기에서 의외로 유려한 한국어가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로 부드럽게 흘러 나왔다.
“거기. 거래하러 오신 분인가요?”
멀리 장갑차량이 보인다.
오성홍기.
중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