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67)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373화(367/466)
373화 150. 취재 (4)
학교에서 아이들이 그룹별로 친한 애들이 모여 어울리는 것처럼 우리 게시판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파벌이 있었다.
초반에 반짝 활약했던 카일도스 패밀리, 디에스이라에와 그 추종자, 의사들로 추정되는 유저들의 소모임 등등.
나만 해도 한때 폭스게임, 발렌타인과 친하게 지냈고 그들을 다른 유저보다 가깝게 여긴 적이 있다.
그런데 늘 그렇듯 어디에나 이질적이고 섞이고 싶지 않은 집단은 존재한다.
이를테면 베르쿠트 같은 속물 같은 게 대표적인 무린데 바닥 밑엔 지하실이 있다고 내가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 인간 중엔 얼핏 봐도 인간성이 밑바닥에 있는 인간들도 적지 않다.
키스톤도 그런 부류다.
못난 영혼이 짧은 게시글을 구성하는 글자 단위로 묻어나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키스톤의 글은 클릭도 하지 않았다.
애당초 글을 많이 올리는 편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나마 정독하는 건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옆 동네 피난민 이야기가 인기글에 올라오는 정도.
“······영화든 뭐든 말이야. 모든 예술은 소재 빨이야.”
왜 게시판에 많은 글을 올리지 않았는지는 그와 지낸 지 1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알 수 있었다.
“요리만 해도 그렇지. 쓰레기 고기가 있다고 쳐. 보신탕이 그렇잖아? 별의별 향신료를 넣어서 맛을 가리잖아? 하지만 고급 고기. 와규를 예로 들자고. 그건 그냥 굽기만 하면 돼. 다 익힐 필요도 없어. 살짝 불판에 겉만 익혀도 입 안에서 녹는단 말이지?”
이 인간, 말이 참 많다.
그것도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게 아니다.
“야. 너 가섭 알아? 알아 몰라? 모르지? 새끼가 대학 좋은데 나오면 뭐 해.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데. 일상생활에 하등 쓸모없는 공식 좀 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지식인이 되는 게 아니지. 눈치 없고 사회성 없는 새끼가 폐급이지, 하늘에서 폐급이 나냐?”
조카인지 아니면 처남인지 모를 젊은 친구는 총기를 든 채 묵묵히 키스톤의 말을 경청한다.
“나니까 이 시국에 이렇게나마 살 수 있는 거야. 다른 새끼들 어떻게 됐는지 봤지? 그 수많은 놈 중에 나보다 잘난 놈 하나 없었겠어? 한두 놈 정도는 있었겠지. 그런데 지금 다 어떻게 됐어? 응?”
지나치게 빠른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방공호 안에 흐르는 분위기와 주변인들의 표정을 보았을 때 키스톤은 오랫동안 자신의 드넓은 방공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써왔던 것 같다.
“강한민은 나하고 친해. 불가에서 석가모니가 가섭이라는 사람의 눈과 마주친 것만으로 미소를 머금었다는 이야기가 있지? 이심전심이라는 거야.”
신나게 떠들던 키스톤이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아까 신경전을 벌여서 그런지 머뭇거리고 있다.
무시했지만 결국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강한민 아세요?”
갑자기 존댓말이다.
표현으로 거리감을 두려는 그 유치한 발상에 헛웃음이 나오지만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접 본 적도 없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키스톤의 얼굴엔 이겼다는 조촐한 승리감이 미소의 형태로 나타났다.
엠구가 내게 다가와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어이. 스켈톤.”
“왜.”
“나만 싸한 거 아니지······?”
역시 네임드 다운 감각이군.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키스톤이라는 놈이 미덥지 않다.
강화도 지리를 잘 아는 거 같긴 한데 이 인간이 강한민을 만나서 뭔가 할 것 같지가 않다.
“하······. 이거. 콘텐츠 제작 포기해야 하나.”
“일단 주변만 돌아보자.”
콘텐츠 제작도 내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주된 목표는 아니다.
그것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하다.
내가 이 섬에 온 것은 강한민과 그 일당의 근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어렵지 않다.
그들의 근거지 상태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곳에 오래 머물 예정이라면 겨울을 날 준비를 할 것이고 금방 있다가 서울로 올 예정이라면 조촐한 캠프를 꾸리고 있겠지.
이러한 구분은 사진 몇 장으로는 어림도 없고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게 가장 빠르다.
문제는 역시 키스톤이겠지.
엠구에게 물었다.
“저 새끼 말이야.”
“어.”
“자수성가 한 놈이냐?”
“맞아.”
“역시.”
자수성가.
개인적으로 보면 명예스러운 일이고 또 존경받아 마땅한 일인 건 맞겠지만 자수성가한 인간들 다수가 심각할 정도로 피곤한 타입이다.
주로 보이는 특징은 사람을 얕잡아 보고 – 자기처럼 못한 –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처럼 겸손하고 온화한 사람도 있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앞서가던 키스톤 일행이 멈췄다.
키스톤은 그 자리에 있고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를 보냈다.
옷차림이 좀 구질구질하고 주눅이 들어 보여서 그렇지 산뜻하고 귀티가 흐르는 청년이었다.
“저기, 여기서부터 뮤테이션이 나타나는 구역입니다.”
어딘가 한국말이 어눌하다.
북한 사람과는 또 다른 차이가 느껴진다.
물어보았다.
“처남이세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엠구가 옆에서 한마디 했다.
“피곤하시겠네.”
그 말에 사내는 피식 웃을 뿐 대꾸하지 않고 키스톤에게 돌아갔다.
아무튼 우리 차례가 왔다.
엠구에 물어보았다.
“뮤테이션 많이 봤지?”
그 물음에 엠구는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
“나, 더 호프 입주민이야.”
키스톤의 정보에 의하면 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뮤테이션은 한 마리.
철컥-
한 마리라면 딱히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염소 타입을 상대한 적은 없지만 소나 다른 우제류와 비슷하지 않을까?
엠구와 함께 설원을 향해 전진했다.
잠시 후.
“어이.”
엠구가 서쪽을 가리켰다.
알고 있었다.
아까부터 시야 언저리에 출현, 먼 곳에서 우리와 함께 평행하게 걷고 있다.
이야기를 듣던 대로 흑염소 뮤테이션으로 보인다.
뮤테이션화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처럼 크게 자라진 못했다.
황소 정도 크기?
하지만 크기가 전부는 아니다.
몸이 작게 성장해도 지성 쪽이나 다른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케이스도 적잖이 존재한다.
저 녀석도 그런 부류로 보인다.
소총으로 적중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거리를 유지한 채 우리를 좇는 걸 보면 말이다.
“안 쏘고 뭐 해요?”
키스톤이 뒤에서 중얼거렸다.
“거리가 안 나와서.”
“아니, 헌터라면서? 올드스쿨 헌터는 사격술이 장점 아니었어?”
여기가 키스톤의 방공호 안이라면 개머리판으로 반주검이 될 때까지 구타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위험 지역이고 키스톤과 그의 처남도 총을 들고 있다.
총을 든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이 시대의 상식이라고 할까.
아무튼, 내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키스톤의 기세가 살아났다.
다시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많아졌다.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 못 덤벼드네. 응? 어중이떠중이들 모여 있어도 쪽수가 왕인 건 맞나 봐. 하긴 피난민 새끼들도 모여 있을 땐 못 건드렸지.”
“그나저나 저 뮤테이션 새끼들 하는 거 보면 진짜 사람 같다니까.”
“짐승이 귀여워보이는건 짐승처럼 굴어서 그런 거지, 짐승이 사람처럼 행동하면 그것만큼 혐오스러운 것도 없다니까?”
“그러고 보니 내가 영화제에서 상 받은 것도 이런 주제였지.”
이야기가 도대체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엠구가 그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어떤 주제길래?”
아마 내 심기가 불편한 걸 알고 알아서 키스톤의 화제가 엄한 곳에 튀려는 걸 막기 위함이겠지.
그러고 보니 그날 존내논의 첫 정모에서 고기를 구운 건 내가 아니라 엠구 같기도 하다······.
“푸들이었어.”
“푸들? 개 말이지?”
“내가 좀 못 나갈 때, 돈 좀 있는 아줌마 집에 잠시 얹혀산 적이 있었는데 그년이 푸들을 키웠지. 컸어. 좆같이 컸지. 푸들이란 개가 그렇게 큰지 처음 알았다니까? 그런데 그 개새끼 그게. 참. 진짜 개 같이 굴더라고. 내가 자기보다 못하다는 거 알고 그 아줌마랑 있을 땐 얌전하게 구는데 둘만 있으면 이 개새끼가 으르렁거리더라고. 짖지도 않아. 짖으면 그년이 오는 거 아니까. 그렇게 내 성질을 긁어 놓고서는 그년 앞에서는 아양을 떨더군.”
키스톤이 코웃음을 쳤다.
“결국 견디다 못해 그 집을 나와서 그 좆같은 경험을 주제로 영화를 찍었는데 90%가 노비 출신인 한국새끼들이 뭘 알겠어? 쪽박 찼지. 그런데 운이라는 게 참 묘한 거지. 그 망작이 해외 평론가 눈에 띈 거야!”
순간 놈과 눈이 마주쳤다.
키스톤이 날 보며 씨익 웃었다.
“결국 영화는 소재 빨이라 이거야.”
“······.”
“강한민은 아주 좋은 소재야. 그런 건 생각을 할 필요도 없어. 옆에만 있어도 그냥 이야기 한 편이 뚝딱 만들어져. 이제야 극장도 없고 극장에서 봐줄 새끼도 없지만, 그래도 영홧밥 먹었는데 명작이라고 부를만한 거 하나 정도는 남겨야 하지 않겠냐고?”
이제 서야 느낀 건데 키스톤은 강한민을 옛 여자친구 집에서 만났던 푸들과 동격으로 보는 것처럼 보인다.
무슨 자신감일까.
“저기야. 저 산. 저기에 군부대가 있었지. 사이트라고 하나? 공군 방공포 부대 말이야. 전쟁 후에도 줄곧 지켰어. 저기에 자리를 잡은 거지. 100%야.”
이제 방해꾼은 없다.
나란히 따라오던 흑염소는 사라졌고 먼 곳에서 발견된 소수의 생존자도 이쪽을 경계할 뿐 공격할 의사는 내비치지 않았으니.
바다를 굽어보는 낮은 산등성이 위에 철조망을 두른 작은 군 기지가 있다.
“······.”
사람이 있다.
바닷바람에 거칠게 펄럭거리는 태극기 아래 전투복을 입은 남녀가 서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흔하디흔한 소총 하나 들지 않은 걸 보면 강한민의 부하겠지.
“역시.”
키스톤이 활짝 웃었다.
“역시 여기에 있었어! 역시 내 추리는 틀리는 법이 없다니까!”
흥분한 그의 얼굴은 이미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너네들은 안 올 거예요?”
키스톤이 이쪽을 돌아보며 이제는 경박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엠구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가로젓는다.
“우리는 여기에 남지.”
키스톤은 코웃음을 치고 처남과 함께 기지 쪽으로 향했다.
여기서는 지켜보도록 하자.
전쟁 이후에도 자수성가라는 전설을 써 내려간 이 사내의 결말이 어떤 것인지.
본체보다 큰 충전지를 끼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엠구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강한민이 만나줄 거 같아?”
“글쎄.”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가 강한민이 아닌 이상 섣불리 단정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겠지.
결과가 어찌 됐든 간에 목적은 달성했다.
예상한 대로다.
많은 물자가 상자 형태로 수북하게 쌓여 있고 헬기도 3대나 있다.
피어오르는 연기의 숫자를 보니 사람도 적잖이 있는 모양.
최소 100명 단위다.
이건 확답할 수 있다.
강한민은 적어도 당분간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 꿍꿍이가 무엇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겠지만 당분간은 마음 편하게 서울에 머무를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
“강한민! 강한민 구원자를 만나러 왔습니다! 남덕영 감독입니다! 전쟁 전에 강한민 구원자의 전기영화를 제작하려던!”
기지 앞에서는 키스톤이 격렬한 구애를 하고 있다.
철조망 너머엔 아마도 키스톤이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던 중국인 처남과 비슷한 연배의 전투원들이 서서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키스톤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에 젖어 살던 남자도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느꼈는지 황급하게 자기 처남에게 손짓했다.
“그거 꺼내. 빨리! 그거 보여드려! 빨리 빨리 좀 움직여! 아, 씨발 답답하네! 비켜 새끼야!”
키스톤이 중국인 처남을 밀어내고 배낭에서 밀폐용기를 꺼냈다.
김치통 크기만큼 커다란 밀폐용기로 시커먼 게 잔뜩 들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간장게장이다.
“간장게장입니다! 바로 여기 앞바다에서 잡아서 직접 담근 거죠! 간장도 일제 고급 양조간장 썼어요. 끼꼬만 아시죠? 끼꼬만 간장요! 강한민 구원자가 좋아할 거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 한마디만 전해주세요!”
그 모습을 보던 엠구가 실소를 터뜨렸다.
“하. 저 새끼 진짜. 진짜 개 추하네. 나보다 띠동갑은 많을 거 같아서 참았는데. 사람이 왜 저렇게 추하냐?”
“······.”
“왜 그래? 스켈톤? 왜 갑자기 아무 말도 없는 거지?”
엠구는 내 시선의 방향을 보고서야 내 뜻을 알아차렸다.
“너······. 간장게장 좋아하는 거냐?”
“······응.”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못 먹은 지 오래됐다.
비축품 중에 꽃게가 있긴 했지만 소량이었고 초반에 라면을 끓일 때 전부 소모했다.
아무튼 잠시 게장을 생각하느라 한 눈을 판 사이 철조망 앞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꺼지라고!”
철조망 앞을 지키던 한 여성이 소리쳤다.
기껏해야 고교생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소녀였다.
“안 먹는다고!”
엠구가 코웃음을 쳤다.
예정된 결말이다.
“저기 스켈톤.”
“왜?”
“너 혹시, 우리 게시판에 완장 있는 거 아냐?”
“완장?”
“게시판 관리자 말이야.”
“?”
뭐지?
이 놈이 그걸 어떻게 아는 거지?
우리 게시판에 비밀 관리자가 있는 걸 아는 건 나와 비바봇, 폭스게임 같은 극소수 로얄 유저만이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된 연윤지 물어보려는 찰나.
“꺼지라고! 씨발아!”
또 다시 날선 고함이, 이번에는 충격파와 함께 터져 나왔다.
쿵!
뒤를 돌아보니 털을 곤두세운 소녀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키스톤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 아래 엉덩방아를 찧은 키스톤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자기 딸자식 뻘인 소녀를 간신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그가 가지고 온 게장은 케이스 째로 산산이 조각나 바닥에 엎어졌다.
하얀 대지에 간장이 먹물 마냥 검은 흔적을 스며들게 하는 동안 소녀가 소리쳤다.
“이딴 쓰레기 음식. 너나 처먹으라고!”
키스톤의 고개가 꺾였다.
“······.”
이걸로 저 자수성가한 사내의 성질머리가 고쳐지길 바란다.
“슬슬 돌아갈까?”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가는 길은 안다.
더 이상 키스톤에게 의지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해가 지기 전에 배를 타고 돌아가는 쪽이 좋겠지.
그래도 같은 게시판 유저고, 덕분에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얻게 해줬으니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주겠다.
탕!
총격을 가했다.
먼 곳에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리며 곧 시커먼 무언가가 눈길을 헤치며 먼 곳으로 혈흔을 흘리며 달아났다.
우리를 추적하던 뮤테이션이다.
잠자코 내버려 두고 있자니 지형의 굴곡을 이용해 이쪽으로 접근했는데 모른 척을 하다 150m까지 접근했을 때 순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미간을 노렸는데 정통으로 맞고도 죽지 않은 걸 보니 몸은 덜 자랐지만 뼈 자체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한 번의 총성이 철조망 쪽의 시선을 이곳으로 쏠리게 했다.
키스톤에게 고함을 지르던 소녀와 사내를 포함, 또 다른 어웨이큰들이 하나둘 기지에서 나와 철조망 쪽에 다가와 이쪽을 내려다본다.
“어이.”
엠구가 히죽거렸다.
“네 사격 보고 어웨이큰도 깜짝 놀란 눈친데?”
아니나 다를까.
치지직-
K-워키토키가 울리며 공용주파수로 접수된 전파를 토해 낸다.
“방금 뮤테이션에게 사격을 가한 사람. 헌터 출신인가?”
“······.”
무시했다.
그들도 더 이상 내게 연락을 해 오지 않았다.
대신 내게 다가온 건 키스톤이다.
“스켈톤!”
아까와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그가 날 보았다.
“방금 봤어! 어떻게 한 거야?! 그거?! 진짜! 와~ 귀신 같은 사격술이었어! 안구에 불 켠 어웨이큰 새끼들 깜짝 놀라더라고!”
순간 생각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자수성가할 자격이 있다고.
“괜찮으면 오늘 저녁 어때? 밥이나 먹고 가는 게? 나 먹을 거 많아. 틈틈이 농사도 짓고 해산물도 채취하거든.”
“간장게장 있냐?”
“간장게장? 간장게장은 이제 없는데······.”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