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88)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388화(388/466)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 388화
157. 팀 (2)
나는 단 한 번도 차별주의자가 된 적이 없다.
몇몇 사람들은 나더러 중국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 걸 보고 중국인을 우습게 본다는 흉을 봤지만 나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조차 중국을 비난하지 않았다.
학교 헌터와 학원 헌터도 그렇다.
대체로 학원 헌터는 학교 헌터에 비해 수준이 떨어졌지만 개중에는 학교 헌터보다 뛰어난 친구도 드물게 보였다.
나는 그들은 학교 헌터와 전혀 다르지 않게 취급했고 존중했다.
다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광신도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관용의 대상에서 배제했다.
비단 위험성만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인간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괜한 주저함으로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광신도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
시간의 힘이라는 건 개인의 의사는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결국 광신도가 내 앞에 나타났다.
전이라는 수식어가 붙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그러한 구분은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한 번 선을 넘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얼마나 그 선을 다시 쉽게 넘나드는지 또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내 태도는 다분히 수비적이었다.
“그래서 뭐지? 할 말이라는 게.”
전부터 느낀 바지만 함춘옥은 꾸미는 걸 대단히 좋아했다.
그녀를 구출할 때만 하더라도 어디서 구했는지 명품 패딩에 손톱을 알록달록 색색이 물들인 장면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한술 더 떠서 귀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과할 정도로 많이 달고 있다.
기타 주렁주렁한 옷과 장식에 관해서는 도저히 나의 패션 상식으로는 따라갈 수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거기도 달자가 몇 분 계시죠?”
전보다 부드러운 서울 억양.
여기서 달자(達者)라는 건 어웨이큰을 말하는 광신도의 언어 중 하나다.
우리가 어웨이큰이 되는 과정을 각성, 개안, 메타몰포시스 등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그들 또한 다채로운 언어로 어웨이큰을 표현했다.
함춘옥이 있던 교파에서는 달자라고 부르는 모양.
고개를 끄덕였다.
“어웨이큰이다.”
물론 광신도적인 언어를 정화하는 건 잊지 않았다.
함춘옥이 아리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질렀다.
“왜 그쪽 사람들은 미제, 아니 영어를 왜 그렇게 좋아합니까?”
“국제적인 규격이니까.”
“남한 사람들, 특히 나이 있는 사람들은 수상할 정도로 영어를 많이 섞어 씁니다.”
“그런 사람들이 몇 명 있긴 하지.”
딱히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이 여자의 의도겠지.
잠자코 그녀가 입을 열길 기다렸다.
“어웨이큰.”
그녀가 우리 식의 용어를 사용했다.
“어웨이큰, 요즘 뭐라고 해야 하나. 어······.”
“?”
“아! 떨고 있지 않습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익히 알고 있었던, 하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하나의 사실이 신선하게 뇌리를 자극했다.
그래, 이 녀석도 어웨이큰이었지.
그것도 정규 어웨이큰 중에서도 자질이 높은 친구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2차 각성 유망주라나.
그런 능력을 가지고도 함춘옥은 다른 정규 어웨이큰과 달리 멀쩡한 모습이다.
당장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주렁주렁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는 것부터가 그녀의 여유를 말해주는 듯하다.
“너는 멀쩡하네?”
그녀에게 물었다.
함춘옥이 눈동자를 굴리더니 눈동자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북서쪽일 것이다.
“지장사자(地藏使者)가 가까이 있어요.”
지장사자.
내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장군 타입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당시 그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광신도들은 거의 넋이 나간 표정, 발작과 경련 등의 외적인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며 지장사자라는 지극히 광신도적인 조잡한 조어를 떠들어댔었다.
아마도 불교에서 말하는 지장보살과 그들이 몬스터를 일컫는 사자의 합성어겠지.
그만큼 광신도에게도 특별한 취급을 받는 몬스터였다.
“그래서?”
광신도에 관한 불신보다 불치병 같은 호기심이 더 강하게 솟구치는 걸 느끼며 넌지시 물었다.
“지장사자는 우리 달자를 극락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래서 지장사자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달자들은 몸이 움츠러들고 기를 펴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아예 넋이 나가죠.”
“너도 달자 아니냐?”
“네.”
함춘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 거지?”
함춘옥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무시하면 됩니다.”
“무시?”
“네.”
그녀가 자신의 배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 행동은 아마도 자신의 뱃속에 중요한 무언가가 깃들었다는 걸 암시하는 행위로 보였다.
“공화국에서는 장군님이 무조건 옳다고 하고 장군님이 강성대국을 만들어 인민을 배부르게 먹게 해준다고 떠들었고, 교단에서는 종사님의 말씀이 무조건 옳고 우리를 극락정토로 인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말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들 자신 아닙니까?”
“······뭐, 그렇겠지.”
“지장사자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죠. 항상 맞는 말씀이에요. 어떻게 생각해도 맞아떨어지는 말씀을 하시죠. 사실 우리는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게 귀신처럼 맞아떨어지는 건 알죠.”
안승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무한히 맞아떨어지는 해라고 했던가.
신의 축복을 받지 않은 나로서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그런 걸 섭리라고 하나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섭리라는 건 그런 장난질에 쓰는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겠지요?”
함춘옥이 다시 자신의 배를 쓰다듬는다.
그 눈빛은 뭐랄까,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지닐 수 있는 그런 색채를 띠고 있었다.
“지켜야 할 게 있습니다.”
“······.”
그녀가 날 똑바로 보았다.
광신도의 눈을 제대로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세상엔 알지 않아도 되는 것이 얼마든지 있고 광신도의 내면 또한 그러한 몰라도 인생에 하등 상관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의 눈동자 안엔 별것 없었다.
은은하게 빛난다는 것 외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주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눈동자다.
“교단에서도 이야기합니다. 지장사자에 불려 가는 걸 막으려면 아이를 만들라고.”
아이 그 자체가 조건은 아닐 것이다.
단지 어떤 사람이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것중에서 가장 무거운 단위이기에 그들은 그런 언급을 했었던 것이겠지.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소중한 것을 만들라는 이야기지?”
“네.”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개인 의지에 달렸다는 건가.”
흔하디 흔하지만 가장 어려운 결론.
조금은 실망감을 느끼며 대화를 끝내려 했다.
복도 너머에서 안면이 있는 정부 관료 하나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양해를 구하려 하니 함춘옥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문제라도 있나?”
“아니요. 방금 지장사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어요.”
날숨을 내쉬며 귀를 쫑긋거려 보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죠. 이 도시엔 뭔가가 있어요.”
“뭔가 있다고?”
“네.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도시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에요. 목소리와 비슷한데 목소리와는 또 다른······.”
정부 관계자에게 손짓으로 양해를 구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중요할 이야기일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중화라고 하나요? 상극이 다른 두 물질을 화학반응시키면 두 물질의 성질이 소멸하면서 중간 성질의 합성물을 만들어 내는 거 말이죠.”
“아마 그럴 거야.”
“목소리가 중화되는 느낌입니다. 여기서는. 전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 도시 중심, 사람이 많은 곳 중심으로 지장사자를 비롯한 목소리를 무디게 하는 기운이 느껴졌어요.”
그녀가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휴대폰.
그것도 내 기억이 맞는다면 전쟁 직전에 나온 비싼 폰이다.
액정이 깨지긴 했지만 젊은 여성이 좋아할 법한 케이스에 싸인 그 폰을 함춘옥이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이 손전화에서 나오는 느낌이에요.”
“휴대폰에서?”
“네. 제 휴대폰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 휴대폰에서 목소리와 비슷한 뭔가가 나오는 게 느껴졌어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했다.
하나의 개념을 생각했다.
네크로폴리스.
역시 함춘옥은 그 망자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걸까.
데드맨워킹이 만들고 발렌타인이 목숨과 바꿔 우리나라에 물꼬를 튼.
그러고 보니 네크로폴리스의 전파에 관해서 강력한 어웨이큰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냈다.
이 전파가 균열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연관이 있다는.
하지만 이번에 광신도, 아니 함춘옥이 이야기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를 논하고 있다.
“잠깐만.”
그녀에게 휴대폰을 요구했다.
“뭡니까?”
“잠깐만 쓸 수 있겠어?”
“저, 여기 번호도 아직 못 받았는데.”
“네크로폴리스라고 알아?”
“아니오.”
역시 IT 문맹이군.
비바! 아포칼립스!에서 하던 짓거리를 보고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남자친구와 같이 찍은 배경화면 속에서 어지럽게 널린 아이콘 중에서 인터넷 아이콘을 찾았다.
인터넷에 접속, 하나의 주소를 입력한다.
그리고.
[ F.소이어, M.오코너, 병선.K 그리고 사랑스러웠던 붉은 것을 위하여. ] [ 소란스러운 죽음의 도시에 온 걸 환영한다. ]네크로폴리스의 문을 열어젖힌다.
“뭐 하세요?”
“잠시만.”
아무 글이나 적어보았다.
“······.”
슥슥
망자43821(KOR) : 비바! 아포칼립스! 베스트 네임드 스켈톤 아시는 분?
진짜 사심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이다.
글을 작성하고 업로드한 후 함춘옥의 얼굴을 살폈다.
“어?”
그녀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날 보았다.
“방금, 어떻게 한 거죠?”
역시, 네크로폴리스한테는 특별한 힘이 있는 걸까.
계속해서 글을 작성해 보았다.
“······.”
슥슥
망자43821(KOR) : 스켈톤님 실제로 봤는데 엄청 잘 생겼더라······
“······.”
슥슥
망자43821(KOR) : 완전 차운유 닮은 거 같던데······
“뭐해요?”
함춘옥이 휴대폰을 보려 한다.
황급히 화면을 감추고 그녀에게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방금 뭘 느꼈지?”
“배고픔?”
“아니, 그런 거 말고 휴대폰에서 뭘 느꼈냐고.”
“아. 그거.”
함춘옥이 생각을 정리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뭔가가 나와요. 목소리하고 비슷하긴 한데, 뭐라고 해야 하나? 지장사자의 목소리와 전혀 다른, 강제로 이해 시키는 게 아니라 진짜 사리에 맞아서 이해되는? 그런 목소리?”
“그래?”
순간 가슴이 뛰는 게 느껴졌다.
그래.
이런 것도 있었지.
프로페서라는 명성은 전장에서의 실적만으로 얻은 게 아니다.
나보다 잘 싸우는 놈은 전장에서 몇이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전사 처리가 확정된 한 중국인 헌터의 영상은 그들이 무림인이라고 부르던 초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 박규를 그들과 한 단계 위에 세워 올린 것은 관찰자로서의 공로다.
수많은 발견을 했고 그 발견을 인류의 생존과 연결했다.
그 발견의 역사는 옷을 벗으면서 끝이 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럼에도 틈틈이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의 것과는 다르다.
“······네크로폴리스.”
어쩌면 우리는 균열에 대항할 수 있는 진정한 해법에 이르는 입구에 섰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 끝에 있는 것이 패배라고 할지라도 무력하게 패배하는 것보다 발악이라도 해보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 해야 할 마땅한 의무가 아닐까?
이 결과에 관해 우민희와 이야기해 봐야겠다.
“저기.”
떠나려는 날 함춘옥이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이지?”
광신도라는 편견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눈빛.
“······대장님.”
묘하게 끈끈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나에게 그동안 접근한 수많은 여성이 하던 그러한 눈빛이다.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끊어줘야겠지.
“미안하지만, 난 남자친구 있는 여자한테는 손대지 않는다.”
“그런 일 없는 소리가 아니고요.”
함춘옥이 갑자기 정색했다.
“당신은 인터넷에서 왜 그런 짓을 하고 돌아다닙니까?”
“?”
“이상한 글이나 쓰고 다니고.”
“뭣?”
“비트박스니 뭐니 아무도 안 읽을 글을 왜 쓰십니까?”
“무슨 소리지?”
“SKELTON. 대장님 닉네임 아닙네까?”
“맞긴 한데.”
이제 와서 오리발 내미는 건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야한 글은 제일 먼저 들어가서 댓글이나 달고 앉았고.”
“?”
“아닌 척하면서 이상한 댓글 달잖아요? 못 본 척하면서 음흉하게 슥 쳐다보는 당간부처럼.”
시계를 보았다.
“다음에 이야기하자.”
“대장님 현실에서는 사람이 썩 난 거 같은데······ 고죠, 인터네트 세상이 세상의 거울인데 거기서도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광신도에게서 황급히 빠져나왔다.
“대장.”
뒤에서 함춘옥이 부른다.
대답하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돌린 채 다음 말을 기다렸다.
“우리도 필요하다면 불러주세요! 믿기 어려운 건 알지만 우리가 할 수 있으면 돕겠습니다!”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안타깝게도 우민희는 강화도에 가 있었다.
그녀의 비서에게 용건을 남겼다.
전선에서는 특별한 소식은 없다.
여전히 정규 어웨이큰들은 정신적인 피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당장 놈들이 이곳에 오진 않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온 나에겐 여러 개의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하나를 보았다.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스켈톤 있냐?
킹에게서 온 메시지다.
뒤에 몇 개가 더 있다.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아깐 좀 너무 단정적으로 말한 거 같아서.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생각해 보니 서울 다음이 우리 차례더라고. 우리도 제 코가 석자긴 한데 부족한 와중에도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돕지.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그리고 그 새끼한테도 연락을 해볼게.
뒤이어 휴대폰이 울렸다.
누군가 했더니 김병철이다.
“박규 헌터. 아까 박펭귄이라는 사람한테 연락 왔던데. 인천 쪽 피난민 지도자 맞지? 그 양반?”
김병철은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있었던 일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펭귄도 우리를 돕겠단다.
그뿐만 아니다.
김병철은 자랑스레 자신의 “군단파 후배”들이 유사시 서울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신이 나서, 당장이라도 내 얼굴에 침이 튈 것처럼 떠들었다.
“네. 대장님도 잘 주무시고요.”
보수적으로 접근하자면 저들의 약속은 지켜질 가능성보다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이 쇠락한 지금 시대엔 돕고 싶은 마음보다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자원이 더 부족한 시대니까.
휴대폰 딸깍해서 몇십만 원씩 후원하는 편리한 시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
깍지를 낀 손으로 뒤통수를 받친 채 의자를 뒤로 한껏 기울였다.
돌이켜보니 사람이 적어진 시대다.
천만 명의 도시는 이제 백만 명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사람이 귀한 시대에 사람끼리 다투고 싸우고 증오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일일까?
지나치게 낙관적인, 머리에 꽃밭이 든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남은 인류가 하나의 팀이었으면 한다.
팀원을 구하려고 해도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시대가 오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