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Hous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422)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422화(422/466)
422화 169. 물음 (4)
고요 속에서 세 번째 체크 포인트에 도달했다.
오차가 없는 한 이제 장군 타입은 1km 이내에 있다.
총을 쏘면 닿을 거리에 있다는 이야기다.
작전은 처음에 했던 우려가 기우였을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심지어 더 호프의 신호 지시기는 작전 사망자가 하나도 없다는 낭보마저 알려왔다.
약속된 소수의 기호만으로 의사소통하는 신호 지시기 특성상 자세한 정황을 알기 어려우나 대전차 공격을 받고 장갑차를 잃은 건 사실이나 그 과정에서 사망자가 없었고 안전하게 후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자 제로.
이건 나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기 연락마다 떠오르는 16개의 기구의 위치는 16개 헌터 팀이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모든 헌터 팀이 순조롭게 도시의 주요 부분을 점령하면서 장군 타입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끼릭- 끼릭-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전차의 캐터필러 소리는 실제로 우리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
순조로워도 너무 순조롭다.
나는 최악의 케이스라는 것에 부정적이지만 동시에 최선의 케이스라는 것도 신뢰하지 않는다.
완벽한 승리라는 건 한쪽의 우월성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어리석음이나 패착이라는 조건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는 명제다.
물론 희박한 확률로 완벽에 가까운 과정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경우는 대체로 이쪽이 압도적인 우월성을 갖추고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경우다.
작전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이번 작전의 가능성을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았다.
필경 수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고 어쩌면 나조차 실패한 채 동료들의 뒤를 따라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한 임무에서 이렇게 순조로운 스케줄이 전역에 걸쳐 이루어진다?
불길한 예감밖에 들지 않는다.
“선배. 표정이 안 좋은데.”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술술 풀리는 게 마음에 걸려.”
“그래?”
이야기가 이어지던 중 공경민이 자세를 낮췄다.
“뭔가 있다.”
자세를 낮추며 안개 너머를 노려보았다.
“뭐지?”
“사람 같은데.”
방금 느꼈다.
무언가가 약 40m 거리에서 황급히 달려갔다.
“광신도?”
“아마도.”
또 발목인가.
귀찮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겼다.
이대로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 건 오히려 내 의심과 불안을 키울 뿐이니.
물론 광신도 따위가 내 마음속에서 몸집을 불려 가는 근심의 원인이 될 순 없다.
내가 생각하는 건 더 근원적인 공포.
균열 그 자체다.
탕! 탕!
소규모 광신도 집단을 제압하고 주변을 확인했다.
“클리어.”
널브러진 시체의 손에 쥔 RPG를 포함한 대전차 병기를 노획했다.
무려 6기나 쟁여 놓고 있었다.
폐기할 수도 있겠지만 고화력 무기라는 건 여차하면 헌터 무기 대용으로 쓸 수 있기에 장갑차 안에 넣어 두고 수색을 계속했다.
산 자는 없다.
마지막 체크 포인트를 확보했다.
이제 모퉁이를 돌면 이제 중앙 로터리로 통하는 메인 도로가 나온다.
우리의 적, 장군 타입이 머물고 있는 놈의 궁전이 이제 손에 잡힐 정도로 가까이 온 것이다.
그대로 직행할 수도 있겠지만 아까부터 찾아온 불안은 나를 그 장소에 좀 더 머물게 했고 그리고.
“잠깐.”
뭔가를 찾아냈다.
“이, 이건?”
동료들이 경악한 얼굴로 내가 지목한 것들을 보았다.
“캡슐.”
그렇다.
캡슐이다.
도시에 머물고 있던 몬스터는 몇 주간 이어진 공방과 우리의 반격에 대부분 소멸했다.
아마도 지금 여기에 남아 있는 몬스터는 서른 기 미만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눈앞엔 얼핏 봐도 10개가 넘는 캡슐이 징그럽게 벽면 한구석에 박혀 있다.
“캡슐은 감지가 안 되나?”
공경민에게 물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캡슐은 생명 자체가 아니니까. 캡슐이란 게 소형종 몬스터가 사용하는 순간 이동 장치 비슷한 거라는 것 정도는 아무리 은퇴했어도 알고는 있겠지?”
“감지가 안 된다라······.”
순간 공경민과 눈이 마주쳤다.
역시 과거의 팀원이자 가장 절친했던 동기였다.
뜻이 맞았다.
“함정일 수도 있어.”
즉시 장갑차로 달려가 전화를 걸었다.
“통신보안.”
다행이다.
아직 유선이 끊어지지 않았다.
“즉시, 아래와 같은 신호를 보내주세요.”
부우우우우우——
더 호프의 포효가 회백색 도시 전체 위를 음산하게 울리고 지나갔다.
기구들이 하늘 위로 떠올라 더 호프 옥상에 설치된 지시기를 응시한다.
그 신호 지시기는 순차적으로 변형하며 아래와 같은 신호를 헌터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정지와 경계, 몬스터, 매복, 위험.
불충분하지만 길게 늘여 쓰는 것보다 이쪽이 빠르게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효과는 확실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던 전차의 캐터필러 소리가 멈췄다.
스케줄대로 진행됐다면 저 전차는 안승환의 팀이다.
전차의 소음마저 끊기자 회백색 안개의 세계엔 다시금 죽음을 연상케 하는 정적이 깔렸다.
숨 막히는 고요 속에서 공경민이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글쎄.”
나라고 해서 한 번에 생각이 떠오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 대비해 사고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훈련을 받았고 풍부한 경험과 무엇보다 끝없이 써 내린 승리의 역사가 내 가슴 속에 있다.
“캡슐이 놈의 비장의 무기라면 뭉치게 하는 게 좋겠지.”
“뭉치게 한다고?”
“중형종이 아닌 소형종 다수로는 밀집 대형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니.”
말이 끝나기 무섭게,
쿵!
섬뜩한 충격파의 반향이 느껴졌다.
로터리 중심부.
틀림없다.
놈이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한때 내 전부였던 세상을 뺏어간 그놈을.
증오의 불꽃이 어느 때보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걸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가라앉히며 다음에 일어날 상황에 대비했다.
쿵! 쿵! 쿵!
최초의 충격파보다 작은 충격파가 우리가 있던 건물 안에서 터져 나왔다.
김다람이 한숨을 내쉬었다.
캡슐이다.
장군 타입이 캡슐을 통해 자신의 매복 군대를 소환한 것이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
…
이는 이 회백색 도시 곳곳에서 끝없이 들려오는 놈들의 충격파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저, 저건 뭐야?”
한 녀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퀴형 책상 다리를 연상케 하는 다부진 네 개의 다리, 총을 연상케 하는 기이한 팔,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두상을 가진 괴물이.
“······익스큐셔너 타입.”
소형종 – 전투형.
균열의 신형이다.
그것의 강력함은 제주에서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았다.
즉시 장갑차로 달려가 RPG를 꺼내 발사했다.
쉬이이익–
로켓이 쏜살처럼 날아갔다.
그 로켓이 향하는 곳은 몬스터가 아니다.
바로 그 위,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폐허 건물의 상부다.
쿠구구구궁!
강렬한 폭발과 함께 우르르 무너진 잔해가 놈을 깔아버렸다.
아마 죽진 않았겠지만 빠져나오려면 한세월이겠지.
“나이스 샷.”
공경민이 엄지를 세워 보였다.
장갑차로 향했다.
“통신보안.”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팀원에게 전해주세요.”
“어떤 걸 말입니까?”
“즉시, 집결.”
부우우우우우——
부저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더 호프 옥상의 신호 지시기가 변형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신호를 본 각지의 헌터 팀은 지체 없이 그들의 조명탄을 쏘아 올렸다.
삐이이이—
열다섯 개의 조명탄이 상공 위로 번쩍이며 짙은 안개 속에서도 볼 수 있는 강렬한 빛을 흩뿌리며 아래로 하강했다.
그 조명탄을 매개로 헌터 팀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어떻게 하지?”
공경민이 묻는다.
“이건 오히려 기회야.”
“기회?”
고개를 끄덕였다.
“아군이 집결하면 놈의 신경은 자연스레 거기에 쏠리겠지. 나혜인도 있으니 더 신경 쓸 수밖에. 나혜인을 중심으로 버티게 한 후 반격의 기미를 주는 것만으로 놈은 주춤거릴 거야. 그때 우리가 놈에게 챌린지를 하면···.”
쿵!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장군 타입 쪽이다.
놈이 또 무엇을 꾸미는 것일까.
입을 다물고 다음 상황을 관망했다.
북동쪽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쉭쉭 거리는 듯한 굉음.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중형종 전투형의 포격이다.
놈들이 포격을 가한다? 우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순간 일은 벌어졌다.
쿠웅!
후방에서 또 다른 굉음이 들려왔다.
유선을 통해 확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뚜- 뚜-
드디어 전화선마저 끊어졌다.
순식간에 상황이 급변했다.
“박 대장님!”
장갑차 안에서 군인 한 명이 나를 불렀다.
탄약수를 맡은 친구로 주업무 이외에 통신이나 기구 확인 등 다채로운 임무를 맡는 자였다.
“기, 기구 쪽을 확인해 주십시오!”
그의 창백한 표정이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즉시 장갑차 안에 들어갔다.
곧 군인이 모니터 위에 화면 하나를 띄웠다.
그것은 기울어진 거대한 구조물.
아마 지금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 중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더 호프가 무너지고 있다.
기울었기에 조롱 받았지만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지면서 언제부터인가 그 이름대로 희망과 동의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최후의 명품 아파트가 몬스터의 무자비한 공격에 노출, 드디어 운명을 다하려 하는 것이다.
“빌어먹을 놈. 설마 더 호프를 노려서 포격을 가한 건가?”
“더 호프가 저렇게 쉽게 무너져?”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용하지. 다들 알잖아?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는 거.”
쿠구구구궁!!!
지축이 흔들릴 것 같은 둔탁한 굉음 속에서 더 호프는 쓰러졌고 화산재를 방불케 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흙먼지 속에 삼켜졌다.
그것은 단순한 건물의 붕괴가 아니다.
어떤 의미로 하나의 시대의 종막을 의미하는 징조다.
그리고.
“······엠구.”
거기엔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산다.
나의 인터넷 친구다.
절친한 친구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주 가끔씩 만나더라도 서로 이를 드러내며 웃을 수 있는 그런 녀석이었다.
그 엠구가 죽은 것인가.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 헌터팀 전체의 통신을 책임지던 신호 지시기가 소실됐다.
그 말은 이 도시에 전개된 헌터 팀 사이에서 더 이상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 말은 적어도 나에겐 죽음, 파멸, 전멸이라는 음울한 개념을 연상하게 한다.
“지성이 있는 건 알았지만, 이래서는 완전 인간 아니야? 말이 돼? 저게 몬스터라고?”
공경민이 엄지손톱을 물어뜯으며 흥분하고 있다.
학교 시절의 습관.
장기영이 무자비한 훈육으로 뜯어고치는데 성공했다.
그 이후 전장에서 숱한 궁지에 몰릴 때도 저런 모습을 보여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아마도 공포 이상의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우리가 상대하는 적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고를 가지고 우리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에.
심지어 우리를 농락할 정도의 책략과 지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말이다.
김다람은 공경민보다는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시로 품속의 사진을 꺼내 보는 대목에서 그녀 또한 이 상황에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게 확실해 보인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 가장 빛나는 건 선배라고 불리는 걸 원치 않는 우리의 선배, 하태훈이다.
축 늘어진 분위기를 보며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던 그가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냈다.
“다들 최악은 각오한 거 아니야? 다들 죽을 각오 정도는 하고 왔잖아?”
선배라고 하지만 존재감도 없고 그다지 존경도 받지 못했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하태훈은 우리의 선배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의연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귀담아듣는 건 나뿐이다.
공경민도 김다람도 그의 말을 듣고도 외면한다.
하지만 하태훈의 말은 이어진다.
“솔직히 여기서 제일 아쉬운 건 나지.”
하태훈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생각해 보라고. 평생 여자랑 인연 없을 거 같더니 서른 중반이 되고 나서야 진짜 기가 막히게 예쁘고 착한 마누라를 얻었거든. 좀 게으르긴 한데 그게 대수야? 이제 토끼 같은 자식 낳어서 이 좆망한 세상에서 오손도손 살아볼 거라고 내심 꿈을 꿨는데, 이런 데서 죽게 생겼으니.”
쓴웃음을 머금은 채 그가 우리를 돌아보았다.
“사실 내 마누라. 뱃속에 아기가 있어.”
공경민이 그를 응시했다.
김다람 또한 고개를 돌렸다.
자기보다 훨씬 잘났던,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우월한 후배들을 자애로운 얼굴로 바라보며 하태훈이 덧붙였다.
“그러니 어떻게든 해보자고.”
고개를 끄덕였다.
“상황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말이야. 장군 타입과의 거리는 겨우 600m다. 저 건물, 저 블럭 너머에 놈이 있다는 이야기지. 역으로 녀석이 인간의 지성을 가졌다면 말이야.”
스르릉-
발밑의 양손 도끼 – 마울을 들어 보였다.
“놈을 죽이면 다른 놈들은 바보가 된다는 소리가 아닐까?”
치지직-
갑자기 휴대폰에 잡음이 일어났다.
장갑차에 단 NP장비에서 나는 소리다.
원래는 내 팀엔 안승환이나 김한나 같은 정규 어웨이큰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계획을 바꾸면서 없던 일이 되었지만 그들이 탑승할 때 대비한 NP장비는 여전히 붙어 있다.
애당초 제대로 기능하지도 않는 고물 휴대폰을 모아서 만든 장비라 그리 소모 값이 큰 것도 아니기도 하거니와.
그런데 그 NP장비 중 하나를 이루는 휴대폰의 액정에 불이 켜지면서 기묘한 잡음을 토해냈다.
“?”
모두가 그 묘한 현상을 응시했지만 다들 곧 시선을 돌렸다.
몬스터와 상대할 때 으레 일어나는 이상 현상 중 하나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저 휴대폰에게서 기이하면서도 익숙한 파장을 느꼈다.
내가 어웨이큰이나 그 비슷한 존재라서 그런 건 아니다.
단지 내 인생의 일부가 되었고 여전히 내 또 다른 자아의 고향이기도 한 그 익숙한 전파, 파장, 데이터의 흐름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손을 그 휴대폰에 뻗치게 했다.
덜컥
NP장비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건 대용량 배터리에 네크로폴리스 전파를 수신하는 폐휴대폰의 묶음에 지나지 않는다.
그중 하나를 떼어내자, 전원 케이블이 함께 딸려 나왔다.
“뭐 하는 거야? 선배?”
김다람이 볼멘소리로 묻는다.
케이블을 늘어뜨린 채 휴대폰 액정을 보았다.
“······.”
아마 내 눈동자엔 이채가 떠올랐을 것이다.
입가엔 내 의지와 무관한 순수하게 밝은 미소가 번지고 있을 것이다.
하나의 메시지가 빛바랜 액정 위에 선명하게 떠 올라 있었다.
mmmmmmmmm : 에라이 씨발! 우리 좆같은 집 드디어 무너졌다!
“······엠구.”
mmmmmmmmm : 빡치는 김에 중계 시작한다!
“중계?”
다음 순간,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났다.
NP장비에 묶였던 모든 휴대폰의 액정이 동시에 빛을 발하며 같은 메시지를 떠올린 것이다.
거기엔 놀랍게도 한 장의 사진이 떠올라 있었다.
어떻게, 무슨 기술을 써서 거기에 그 사진을 떠올리게 한 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사진 정중앙에 서 있는 인물과 장비에 관해서 알고 있다.
중앙에 이른바 “중사 선글라스”를 끼고 활짝 웃는 인물은 엠구, 그 뒤에 우뚝 선 채 거대한 안테나를 하늘로 향해 뻗은 대형 차량은 네크로폴리스 전파를 끌어올 때 쓰던 차량이다.
mmmmmmmmm : 라이브! 아포칼립스! 아니, 네크로 – 아포칼립스! 중계, 지금부터 시작한다!
“······.”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다.
지금 우리는 기적을 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몰락해 가는 인류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