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ing a Logistics Cen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58)
아포칼립스에 물류센터를 숨김-58화(58/240)
58. 통신 판매 (5)
“산이라는 게… 지리산이었어?”
“여기가 워낙 기운이 좋았거든요…”
솔렌을 따라 도착한 곳은 지리산의 한 등산 코스였다.
안내가 길어지기에 아예 헬기에 태워 이동했는데, 아예 지리산까지 와버릴 줄이야.
“…저곳입니다.”
솔렌이 긴장감과 함께 추욱 수염을 늘어뜨렸다.
안내 팻말을 참조해 보건대, 아마도 노고단이라는 장소.
뿔 오우거들의 토벌에 나서기 전, 솔렌이 걱정 하나를 덧붙였다.
“뿔 오우거들의 산채(山寨)는 정말 조심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함정이 주특기인 놈들이거든요.”
“함정? 어떤 게 있었는데?”
“대부분 침입자를 죽이려 설계된 것들인데…”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밟으면 쏟아져나오는 화살, 굴러오는 바위, 회전하는 도끼날,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창날까지.
하나같이 전형적이기 짝이 없었지만…
“…저런 것이 있지요.”
적어도 하나는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솔렌이 가리킨 것은 붉은 얼룩무늬를 가진 와이번 무리.
대구에서 상대해본 바로는 기존의 와이번들보다 몸집도 클뿐더러, 8위계의 척력까지 두른 놈들이었다.
녀석들이 산 중턱에 다다랐을 즈음…
푸슈우웅!
산으로부터 거대한 작살이 발사됐다.
그리고…
콰득!
거대한 와이번의 가슴을 단번에 꿰뚫었다.
-끼에에에에에엑!
차르르르륵!
연결된 사슬에 당겨 속수무책으로 끌려들어 가는 와이번.
이 지리산이 거대한 두꺼비라도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발리스타라도 있는 거야, 뭐야…”
-끼에에에엑!
-까아악!
연이어 날아드는 작살.
십수 마리의 얼루무늬 와이번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우리 입장에서 간단히 정리하자면…
“…헬기로는 못 들어가겠네.”
“제 몸이라도 더 단단했다면…”
이용수가 아쉽다는 듯 덧붙였다.
제임스가 강화해준 헬기에, 8위계의 척력을 가지고 있는 이용수였지만, 저런 물건에 맞고도 무사할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용수와 솔렌을 아공간에 들여보냈고, 카멜롯에 있던 란슬롯을 불러냈다.
“부르셨습니까, 주군.”
척!
부복하는 란슬롯.
휘이이잉!
그 앞으로, 푸르른 녹읍으로부터 전해져오는 상쾌한 바람이 머리칼을 휩쓸었다.
짹짹!
멸망한 세상.
삼 분의 일 가량이 불에 타 황량하게 변해버린 지리산이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자연은 존재했다.
바삭하고 밟히는 솔방울, 화들짝 놀라 도망치는 청설모까지.
맑은 공기가 폐부 깊은 곳을 채웠기 때문일까?
나는 란슬롯에게 내뱉고야 말았다.
직장 상사 금단의 언어를.
“란슬롯… 혹시 등산 좋아하나?”
“……!!”
흠칫 어깨를 떠는 란슬롯.
이 아름다운 산길을, 그것도 존경하는 상사와 단둘이 걷는 것.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여가 활동이 있을까?
란슬롯도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분명했다.
“조…좋아합니다.”
“그렇지, 그렇지! 얼른 가자고.”
마농족을 편입한 직후, 마침내 7위계에 다다른 나였다.
즌즉부터 7위계였던 란슬롯과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
뿔 오우거들이 설치해놓았다는 함정들.
그중 유독 강해 보이는 작살이 날아오더라도, 무난히 받아칠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이야기도 좀 하면서…”
윗사람들끼리는 따로 또 할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난민으로 흘러들어온 마농족들을 보며, 한때는 평범한 존재였다던 카멜롯의 기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에게도 못다한 이야기가 있을 터.
대뜸 시작된 지리산 등반.
이 참에 란슬롯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
.
피잉!
다리 걸린 팽팽한 줄이 툭하니 끊어졌다.
철컥!
정체 모를 기관 장치의 톱니가 맞물렸고.
슈우우우웅!
쇠창이 빠르게 나와 란슬롯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꾸드득!
터엉!
뾰족한 창날이 알루미늄 캔처럼 찌그러졌다.
아주 성황이었다.
폭죽처럼 터져 나온 불꽃이 바람처럼 덮쳐들었고, 소형 폭탄이 낙엽처럼 떨어졌지만, 하나같이 우리의 척력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퍼엉! 퍼엉!
“어휴, 귀찮아.”
날파리와 다를 바 없는 존재감.
대부분 가려운 정도였고, 이따금 세게 들어오는 공격이라 해봤자 살짝 따가운 정도에 불과했다.
한편, 나와 란슬롯의 대화는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란슬롯이 내 질문에 답했다.
아주 오랜된 이야기를 꺼내듯이.
“바르나울의 흑마법사였습니다. 저희 아발론 차원을 집어삼킨 건…”
사로잡힌 마농족들을 구하러 가는 길이다.
멸망의 차원의 난민들.
불쌍하기 짝이 없는 마농족들이었지만, 그렇다 한들 여기 카멜롯의 기사들의 비참함에 견줄 수는 없었다.
저주받은 아이템에 귀속되어, 죽어도 죽을 수 없는 언데드가 된 이들이니.
“어떻게 되는 거야, 차원이 아예 망해버리면?”
“침략자들의 목적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마석이지만… 땅 자체를 빼앗는 경우도 있고, 바르나울의 흑마법사처럼 하나의 차원을 ‘특산품’ 제조 공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그렇다면 너희 아발론은 지금…”
“저희와 같은 꼴이지요. 아마 지금쯤 아발론은…언데드 그 자체일 겁니다.”
란슬롯은 씁쓸하게 덧붙였다.
완전히 죽어버린 차원.
하지만, 죽었음에도 여전히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차원.
란슬롯은 그런 이미지로 자신의 고향을 상상했다.
내가 물었다.
“…언젠가 우리가 아발론의 구해낼 수도 있을까?”
신중한 질문이었다.
당장 지금의 내게는 그럴말한 능력이 없었으니.
‘언젠가’라는 가능성을 붙였음에도, 란슬롯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상공회의소는 침략자가 아닌 그 누구에게도 타차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주군께서는…”
“…침략자가 아니지.”
“예.”
란슬롯은 만약의 만약을 가정하듯,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정말 어쩌면… 주군께서 아발론의 새 공장주가 되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바르나울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상공회의소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상공회의소라…”
란슬롯은 나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나와는 달리 완전한 멸망을 몸소 겪었기 때문.
하지만 그만큼이나 놈들의 힘에 움츠러들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야금야금 처들어오는 이유는 뭐야? 네가 말한 상위 차원들이 들어온다면 곧장 쑥대밭이 될 텐데.”
“상공회의소가 원하는 건 결국 수수료니까요. 그들도 지구가 단번에 망해버리길 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알 낳는 거위를 단칼에 죽이는 셈이니까요.”
간단히 말해…
“키워서 잡아먹겠단 소리네?”
“정확합니다.”
건방지게 짝이 없는 소리였지만…어쩌면 이건 기회이기도 했다.
놈들이 상상조차 못 할 만큼 빠른 성장을 이뤄주면 될 테니까.
물론 나 혼자만이 아닌, 지구의 존재를 모두가 다 같이 강해지는 방식으로.
“주군”
란슬롯이 나지막이 나를 불렀다.
“알고 계시겠지만, 제 복종은 카멜롯의 저주에서 비롯된 겁니다.”
짐작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카멜롯 소유자를 향한 절대적인 복종.
그건 해골 기사들에게 씌어진 지독한 저주의 일환이었으니까.
“하지만 강제된 복종과는 달리, 어떤 마음을 품는지만큼은 제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농족들처럼, 카멜롯의 기사들 또한 구하고 싶다는 마음.
란슬롯 또한 그 마음을 전달받은 모양이었다.
그러니 내게 이런 말을 덧붙이는 것 일 수밖에.
“저는 주군께서 침략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처음부터 그랬지요.”
“…그래, 고맙다.”
나로서도 그것뿐이었다.
아직은 이들을 구해줄 만한 능력이 내게 없었으므로.
하지만 부족함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끼리의 대화라도, 그 중심에는 가늠할 수 없는 무언가가 피어오르기 마련이다.
지금으로서는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산행이 그걸 가져다준 셈이었다.
그렇게…
서서히 노고단 중턱에 다다를 즈음이었다.
“어딜 기어들어 오느냐! 간이 배 바깥으로 나온 놈들아!”
산 정상을 둘러싼 드높은 목책.
그 위로 빼꼼 뿔과 머리를 빼놓은 오우거가 괄괄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함정을 설치할 만큼 머리가 좋은 놈들이었다.
다짜고짜 인간들을 사냥하러 나가기보다는, 지리산에 터를 잡고 주변의 괴물이나 사람들을 사냥하는 전략을 택했다.
덕분에, 그 아름답던 지리산이 괴물들의 산채(山寨)나 다름없게 변해버렸다.
뿔 오우거 정찰병은 재밌다는 듯 클클 웃음을 흘렸다.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너희의 실수다. 우리 산채에는 네놈들을 요리해줄 만한 장치들이 잔뜩…”
놈이 한사코 떠들어댔지만…
“여기 맞나 보다. 금방 왔네. 이제 김밥이랑 사이다 먹으러 가자.”
“예, 주군.”
나는 곧장 아공간으로 들어가 버렸다.
놈들에게 지옥을 선사해 줄, 포탈을 열어둔 채.
그리고…
슈슈슈슉!
“…잔뜩?”
그것이 오우거 정찰병의 유언이었다.
.
.
.
30분쯤 흘렀을까.
산채에는 성창에 꿰뚫린 오우거들이 사체가 즐비했다.
그와 더불어…
1만 마리의 마농족들.
그 무한에 가까운 털복숭이들이 내 주변으로 양 떼처럼 모여 들었다.
할짝할짝!
할짝!
녀석들이 고마움을 표시했고, 덕분에 내 바짓단은 어느덧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물론, 할 일은 빠짐없이 하고 있었다.
흔적을 찾는 일에는 둘째라면 서러울 마농족들이 오우거들의 함정을 철거했고, 나 또한 사방으로 브리또를 뿌려가며 녀석들을 배불리 먹었다.
바글거리는 마농족들을 보며, 란슬롯이 걱정스레 덧붙였다.
“정말 많군요. 아공간에도 자리가 충분하지 않을 텐데…”
“그거야 걱정할 필요가 없지. 얘들 원래부터 여기 살고 싶다고 했었잖아?”
나는 그저 곧장 포탈을 설치할 뿐이었다.
[마석 1,000개 받았습니다] [남은 마석은 57,943개입니다.]애당초 전투력이 전무한 마농족들이다.
괜히 도심으로 내려가봤자 다른 사람들이나 괴물들의 표적이 되기 십상일 터.
차라리 오우거들이 예쁘게 꾸며진 산채를 자신들의 둥지로 삼는 편이 더 나았다.
더욱이 포탈이 지켜주는 한, 이보다 더 안전한 장소는 없을테니까.
“…정겸님!”
새로운 거처를 얻은 솔렌이 기뻐 내게 달려들었다.
깡충깡충 뛰어가며 내 얼굴을 향해 혀를 날름대는 녀석.
나는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 전에.. 이번엔 너희가 나를 좀 도와줘야겠다.”
***
퍼어엉!
시내로부터 피어오르는 검은 폭염.
백민우는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또야?”
그 정체는 고블린 주술사들.
전력에서 밀린다는 걸 알면 후퇴할 법도 할 텐데, 놈들은 끝끝내 민간인들을 살해하며 게릴라를 이어가고 있었다.
적강운검 운양이 백민우의 어깨를 잡았다.
“이제 슬슬 장소를 옮겨야 합니다. 안타까운 일지지만… 바깥지역은 피해가 훨씬 더 극심할 거에요.”
“알아요. 아는데…”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는 것.
그건 멸망이 들이닥친 이후 변한 적이 없는 명제였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은 백민우의 둘도 없는 고향이었으니까.
퍼엉!
화르륵!
생명의 무게를 저울질할 수는 없는 법.
고뇌하던 백민우는 결국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래요, 갑시다.”
“…”
그 방법뿐이었다.
주술사들의 테러는 계속될 테지만, 그게 더 많은 사람을 살릴수 잇을 테니까.
그렇게 부평쪽으로 움직이려던 찰나.
“…응?”
띠링!
메시기가 떠올랐다.
—–
[Web발신]흉포한 추적자, 마농족의 분양이 시작됩니다.
팍스FC의 임직원분뜰께서는 마농족들의 도움을 받아, 숨은 괴물들의 뚝배기를 깨시기 바랍니다.
—–
“마농족…? 분양…?”
“뭐죠, 이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두두두두두두!
거점이었던 차이나타운으로부터 미친듯한 발소리가 대지를 울리기 시작했다.
“…!?”
매서운 속도였다.
포탈에서 쏟아지는 수백 마리의 생명체들.
하지만 그 복슬복슬한 털을 보며 백민우는 생각했다.
“흉포한…추적자…? 저게?”
삽살개처럼 너끈히 얼굴을 뒤덮은 털.
하지만 두 발로 서서 귀를 쫑긋 기울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다람쥐였다.
그리고 그 위에는…
[팍스 FC]선명한 홀로그램 글씨로 그들의 소속이 명시되어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수백 마리의 마농족이 인천의 시내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따라가야겠죠?”
“가보죠. 정겸 대협이 괜히 메시지를 보낸 건 어닐 테니.”
파앙!
경공을 발휘하며 두 사람은 거침없이 내달리는 마농족들을 뒤따랐다.
머지않아 그들이 보게 된 것은…
“끼이이이익!”
화들짝 놀란 고블린 주술사, 그리고.
헥헥!
두 사람 앞에 배를 깔고 드러누운 복슬복슬한 마농족이었다.
‘…칭찬해달라는 건가?’
“하하…”
백민우는 그제야 지긋지긋하던 고블린 주술사를 처리할 수 있었다.
헥헥.
프로펠러처럼 회전하는 마농족의 꼬리를 보며.
***
“…벌써 이렇게 됐나?”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한국을 휩쓴 대규모의 괴물 출몰 사태.
셀 수 없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재난이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의 각성자들이 눈부시게 성장한 시간이기도 했다.
“아, 예예. 그럼 나저 수고 부탁드립니다.”
모든 괴물을 정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성철은 괴물로부터의 피해 소식이 놀라울 만큼 줄어들었다고 전해왔다.
그간의 각박했던 상황들이 차츰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
“오랜만에 진짜 우리집 같네.”
함께 구슬땀을 흘려주던 무림인들이 베이징으로 돌아갔따.
민우를 비롯한 대표들도 각 지역에 머물렀기에, 아공간에는 실로 오랜만에 우리 가족들만이 남게 되었다.
아, 한 가족이 된 외계 반려동물까지 포함해서.
조물조물.
큰누나 김주연 씨께서는 솔렌을 끌어안은 채, 부드러운 뱃살을 만지고 계셨다.
“정겸아, 사랑한다.”
“…”
더없이 만족스러운 표정.
그 얼굴에서는 도무지 멸망의 흔적을 읽어낼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한편…
물류센터 한쪽에 설치된 77인친 OLED TV와 푸근한 가죽 소파.
각종 과자와 음료, 컵라면이 구비된 테이블까지.
최적의 게임 세팅을 구축하겠다며 몇 시간 내내 야단법썩을 피운 김솔을 작품이었다.
“드디어! 마침내!”
이제, 마지막 퍼즐이다.
탁!
김솔이 갓 출하된 플레이스테이션을 날다람쥐처럼 낚아챘을즈음…
지지직..지직…
“…어?”
‘물류 상황실’의 프린터에서 정체 모를 종이가 출력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여전히 기능을 유지하고 있던 상공회의소의 설비에서.
종이에는…
[지구차원, 한국 및 일본 지역 중개 수익 급감에 따른 자구안]– 태평양 지역으로의 타차원 통폐합 조치 결의
그런 제목과 내용이 적혀있었다.
실로 불길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안돼!”
파삭!
김솔이 비명과 함께 게임기를 떨어뜨렸다.
또다시 찾아올 격동을 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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