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in the back of the head and hit in the back of the head, life is a big hit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일단 가서 만나보면 알겠죠
두 번째 쓰러진 임현우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그저 중환자실에 입원한 채 연명해 나갈 뿐.
그러는 동안에도 오성 생명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는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되었고, 동방수의 손에 들어왔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네요.”
“그러게.”
“다른 계열사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지금처럼 조금씩 조여 가야지. 원흉은 제거됐지만, 아직 첫 번째 목표는 멀었잖아?”
“그렇게 멀지도 않았어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돈이 기껏해야(?) 500조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왜 목표가 얼마 남지 않았단 말인가.
“아무래도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될 것 같아서요.”
“추진했던 사업 말이야?”
“네. 이제 안드로이드도 충분히 만들어졌으니 우리 사업도 하나 해야지요.”
“잘됐네. 그런데 허가는 문제없는 거야?”
“정치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은 협박을 하든 제니퍼를 만나든 충분히 해결 가능해요.”
“그럼 바로 추진해 보자. 어차피 한국에서 할 일은 얼마 안 남았으니.”
황예원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오성을 끝내 볼까?’
* * *
임현우가 입원해 있는 곳은 오성 의료원 VIP실 중에서도 가장 좋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임현우는 정신을 잃은 채 여러 개의 장치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앞엔 그를 내려다보는 한 사람이 있었다.
CCTV와 경호원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들어선 동방수였다.
“이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죽이고 끝낼 거였으면 이미 오래전에 끝냈을 것이다.
중국에 다녀오기 전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은 대대 병력이 지킨다고 해도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처리해서야 그동안 쌓인 원한이 해결될 리가 없었다.
삼대에 걸친 악연이 아니던가.
그 중심에는 임현우가 있었다.
적당히 마음을 정리한 동방수는 가볍게 임현우의 몸을 두드렸다.
“커억!”
그러자 임현우가 깊은 신음을 내며 정신을 차렸다.
“으음.”
“멀쩡한 거 아니까 눈 뜨시죠.”
임현우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너… 너는…….”
실물은 처음 봤지만, 사진으로는 얼마나 많이 봐 왔던 동방수가 아니던가.
“처음 뵙겠습니다. 동방수입니다.”
싸늘한 미소를 띤 채 예의 바르게 대답하는 동방수.
“네… 네놈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어디긴 어디겠습니까. 죽을 자리 못 찾고 날뛰는 노인네가 입원한 병원이지.”
“종놈의 자식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임현우의 입이 열릴 때마다 동방수의 미소는 더욱 차갑게 식어만 갔다.
혹시라도 용서를 빌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것이 무색해질 따름이었다.
동방수가 가만히 손을 뻗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노인이 그의 손을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빡!
“커……. 네…….”
빡!
“누… 누구 없…….”
빡!
그저 치고 또 칠 따름이었다.
한 대씩 타격을 가할 때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희열을 느꼈다.
누가 복수의 끝이 허무라고 했던가.
이렇게 시원한 일인데.
빡!
빡!
빡!
여러 차례 타격을 가하자 뭐라고 떠들던 임현우의 입이 닫혔다.
동방예의지국에서 노인을 공경하는 대신 공격하는 꼴이 우스웠지만, 알 게 뭔가.
동방수는 그렇게 임현우가 기절할 때까지 폭행을 가했다.
툭!
하지만 원수를 편하게 재워 줄 동방수가 아니었다.
툭툭!
정신을 차리게 하고, 회복까지 시켜 줬다.
폭행의 흔적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깔끔하게 사라졌다.
“왜… 왜 이러는 것이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동방훈, 동방천. 그리고 나 동방수까지. 우리 가문에 무슨 원한이 있어서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
“무… 무슨 짓을 말하는 거냐?”
“거짓! 지금도 똑같구먼. 제대로 얘기 안 해?”
임현우는 뭔가 상식을 벗어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눈치챘다.
어떻게 이 어린놈이 혼자서 이렇게 서 있으며, 왜 아무도 자신을 구하기 위해 들어오지 않는 것인가.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동방수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빡!
“대가리 굴리지 말고 똑바로 대답 못 해!”
“모… 모르는 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쯧쯧.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
빡!
“자… 자꾸 그러지 말고 대화로 풀어 가세. 추…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은가?”
“무슨 대화?”
“원하는 게 뭔가? 지금까지의 무례는 다 잊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지.”
“뭘 해 줄 수 있는데?”
동방수는 들어나 보자는 생각에 기회를 줬다.
그러자 임현우는 살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는지 정신없이 입을 놀렸다.
“도…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네. 1… 1조! 아니, 10조라도 주겠네.”
“내가 돈이 없을 것 같아?”
그제야 임현우는 자신의 앞에 선 남자가 누군지 알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마.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돈이 아니던가. 그게 아니더라도 줄 게 많네. 내가 가진 오성의 지분 절반을 주지. 그리고 정치인들의 치부책도 주겠네. 그렇게 한다면 자네는 이 나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 여자는 어떤가? 얼마든지 붙여 주지. 연예인이든 누구든 원하는 대로 말만 하게.”
“내가 그런 걸 못 구할 것 같아? 한번 들어나 볼까 했더니 하는 말이 아주 가관이구먼.”
그제야 동방수가 자신을 놀렸다는 것을 깨달은 임현우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 순간 동방수의 눈이 붉어졌다.
그 눈을 본 임현우의 표정이 굳어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럼! 종만도 못한 놈들을 죽이고 뺏는 게 뭐가 잘못이야! 두 놈들도 우리 집안의 초석이 됐으니 충분히 만족할 거라고!”
“진짜 어이가 없군. 그럼 나는? 당신이 건드리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을 나를 건드린 이유는 뭐지?”
“흐흐흐. 멍청한 놈. 그것도 질문이라고 하는 거냐?”
“모르겠으니 늙은이가 답을 좀 주지 그래.”
“쯧쯧. 개돼지들은 어쩔 수가 없군. 한 번만 말할 테니 잘 들어라. 언제든 후환은 남겨 두는 게 아니란다.”
동방수는 황당한 표정으로 임현우를 쳐다봤다.
그동안 재벌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너무 날것 그대로의 생각이었다.
“진심이구먼.”
“당연히 진심이지! 세상은 힘 있는 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야. 아직 그런 단순한 사실을 모른단 말이냐?”
“그럼 지금은 내가 힘이 있으니 마음대로 하면 되겠군.”
“그… 그건…….”
암시가 걸린 와중에도 자신에게 불리한 대답은 피하려고 애를 쓰는 임현우였다.
“됐어. 이제 앞으로 당신은 100살까지 살 거야. 적어도 20년은 더 살겠지? 대신 스치는 바람에도 칼에 베인 듯한 고통을 느끼겠지. 옷을 입는 일. 밥을 먹는 일 등 일상생활도 괴로움 그 자체일 거야.”
“그… 그게 무슨 소리냐!”
“아직 안 끝났어. 중요한 건 그런 고통 속에서도 미치진 않을 거야. 내가 그렇게 해 줄게. 너무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당신 같은 사람은 오래오래 고통받을수록 좋을 테니까. 고통스럽게 살면서 평생 일군 기업이 어떻게 조각나나 잘 구경해 보라고.”
“이…….”
한마디 반박하려던 임현우의 입이 닫혔다.
동방수가 손을 쓴 것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괴로워하진 마. 당신이 평생 해 온 악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니까.”
말을 마친 동방수는 임현우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혼자남은 임현우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 * *
임현우를 필두로 하여, 오성의 경영진들은 매일 매일 한 명씩 망가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정신적으로, 어떤 이는 신체적으로.
그것과 함께 오성이 지금까지 저지른 범죄 같은 일들도 계속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그로 인해 오성 계열사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었고, 그 주식들은 모두 동방수의 손으로 들어갔다.
갱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동방수가 하늘을 대신해 벌을 내린 것이었다.
적당히 오성가의 일을 처리한 동방수는 다음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목표를 조금 더 앞당기기 위해서였다.
“이제 미국으로 가 보자.”
“미국이요?”
“응. 아무래도 미국부터 시작하는 게 좀 더 빠를 것 같아서.”
“한국에서도 할 수는 있지 않아요?”
“미국 시장이 크기도 하고, 어쨌거나 존도 한번은 만나 보고 싶거든.”
한국에서도 게임 회사를 사서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지금 세상의 중심은 미국이었기에 미국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럼 제니퍼에게 연락해 봐야겠네요.”
“아마 이번엔 허락할 거야.”
“그 정도 정보쯤은 넘기긴 했죠.”
지금도 상당히 많은 이에게 알려진 동방수였지만, 아직까진 감춰진 힘이 많이 있었다.
그런 부분 중 재산에 관한 것을 확인한다면 존의 입장상 만나 주지 않을 리가 없었다.
* * *
제니퍼는 오랜만에 온 동방수의 연락에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미국행을 준비했다.
“그래도 이번엔 만나 주긴 하네요.”
“그럼요. 아빠도 이제 수 씨의 능력을 어느 정도는 알았을걸요?”
“위험할 일은 없겠죠?”
“당연하죠! 저랑 가는데 위험할 일이 왜 있겠어요!”
동방수는 피식 웃으며 제니퍼에게 말했다.
“존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네요.”
“아빠는 저를 엄청 사랑하시거든요!”
사업을 하고 싶다고 선언한 이후 1년 이상을 한국에 있었다.
그 기간 동안 동방수의 도움으로 엄청난 수준의 수익률을 보여 주었다.
따로 사업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투자만으로도 로드차일더가의 후계자다운 능력을 보여 준 것이다.
그랬기에 그 보답으로 동방수의 만남을 요청했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었다.
그것도 모른 채 다른 말을 하는 동방수가 얄미울 따름이었다.
“뭐, 일단 가서 만나 보면 알겠죠.”
그렇게 네 사람은 감춰진 지배자의 가문으로 이동했다.
* * *
미국 로드차일더 가문의 대저택.
한 층을 통으로 사용하는 가주의 집무실은 100평은 넘을 듯 거대했고, 삼면이 도서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막대한 양의 책이 꽂혀 있었다.
“이 보고가 전부 사실인가?”
“물론입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러 정보 단체에 교차 확인했습니다.”
“재미있군. 고작 이렇게 짧은 사이에 이 정도로 많은 재산을 모으다니.”
“예사롭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렇지 보통 사람이라면 내가 만나 볼 이유가 있겠나?”
세상을 지배하는 몇몇 세력의 주인들을 제외하곤 존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존이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만남을 청했다는 자체가 동방수가 얼마나 거물이 되었는지를 알려 주는 지표였다.
우우우웅!
존과 대화를 나누던 집사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
“알겠네.”
“무슨 일인가?”
“아가씨께서 도착한 모양입니다.”
집사가 재빨리 대답했다.
“급하긴 급했군. 이렇게 빨리 오는 걸 보니 말이야.”
“마스터께서 전용기를 보내 주시지 않았습니까?”
“흠흠. 어서 들어오라고 하게.”
딸을 보고 싶은 속내를 들킨 존은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니퍼와 일행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빠!”
“제니퍼!”
제니퍼는 소파에 앉아 있는 존에게 달려가 덥석 안겼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몸 관리를 잘했는지 다 큰 처녀를 가볍게 안아 드는 존이었다.
“다 큰 녀석이 이렇게 안겨도 되니? 손님도 왔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