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arding In Hell RAW novel - Chapter (72)
지옥에서 독식-72화(72/346)
72화. 아홉 머리의 쥐 (1)
현무는 몸에 묻은 랫맨들의 살점들을 떨어냈다.
랫맨들의 무리 속에 뛰어들기 전에 요한에게 혹시나 싶어서 거미줄을 붙여 두길 잘했다.
현무는 랫맨들의 물결 속에 뛰어들고 적당한 타이밍을 봐 지옥으로 건너가려 했다. 하지만 이대로 사라지는 것도 무책임하다 싶어 지켜보았다.
요한 사제 팀을 중심으로 한 분쇄기는 인상적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강적을 만났을 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요한이 당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현무는 결국 뛰쳐나왔다. 그리고 그를 구해 내자마자, 지옥으로 끌려왔다.
“그런데…… 퀘스트는 왜 시작 안 하는 거야?”
현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다음 퀘스트까지 남은 시간 0일 0시간 0분 0초.]퀘스트가 시작될 시간인데도 아무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퀘스트 한다고 끌고 와 놓고 대체 무슨 짓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걸 또 따져 물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무는 고심하다가 귀환석을 사용해 다시 현실로 돌아가려고 해 봤다.
하지만 그것도 되지 않았다.
“뭐야, 이거?”
현무는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화장실에 핸드폰을 안 들고 들어갔는데 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물론 상황은 그것보다 좀 더 심각했지만.
‘설마 이대로 지옥에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건 아니겠지?’
슬슬 지옥에 정이 들고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지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지옥보단 이승이 낫다.
삽시간에 유민의 얼굴과 현실에 꾸려 놓은 온갖 속물적인 재산들이 떠올랐다. 딱히 재산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생각보다 속물적이었구나 싶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현무를 안도시키는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퀘스트 발생!] [‘아홉 머리의 쥐’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몰락 제국의 마지막 발악을 저지하십시오.] [퀘스트 장소로 이동하시겠습니까? (Y/N)]‘퀘스트 장소로 이동?’
이번에는 현무가 직접 찾고 수행하는 임무가 아니라 스테이지에 던져 놓는 방식인가 싶었다.
현무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어차피 지옥에서는 뭘 해도 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에 새삼스럽진 않았다.
현무는 제발 이번 퀘스트가 길어지지 않기를 빌며 Y를 선택했다.
현무의 눈앞이 아지랑이처럼 흐려지기 시작했다. 던전에 입장할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지옥에도 던전이 있다면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몸에 긴장이 확 붙었다.
‘이번 퀘스트는 뭔가 이상한데.’
여러 가지로 비정상적인 상황이 자꾸 나타났다.
퀘스트 지연부터 장소 이동, 던전 입장까지. 하지만 이미 시작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시야가 곧 선명해지며 무언가가 나타났다.
현무는 민둥산이 된 어떤 언덕에 서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는 검은 돌을 깎아 만든 거대한 성이 보였다.
산 자체를 깎아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
수백 개의 뾰족한 첨탑들이 바늘처럼 치솟아 있었고, 가운데에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가장 거대한 탑이 세워져 있었다. 장벽 위로는 무언가가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
현무는 문득 화약 냄새를 맡았다. 곧 맹렬한 폭음들이 울려 퍼졌다. 장벽 위를 가득 메운 대포들이 어딘가를 향해 마구잡이로 포를 쏘아 댔다.
‘전쟁 중?’
현무는 검은 성에 있는 것들이 랫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하수구에 종종 돌아다니던 랫맨들이 ‘몰락 제국 랫맨 징집병’ 따위의 이름이었던 것을 떠올렸다.
‘그럼 여기가 몰락 제국인가.’
현무는 문득 지평선이 출렁이는 것이 보였다. 지평선을 가득 메운 무수한 해골 병사들이 검은 성을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거대하다 생각했던 검은 성이 바다 한가운데의 조그마한 섬으로 보일 정도의 엄청난 군세였다. 언데드 군세들이 나부끼는 회색 깃발들의 숫자만 헤아려도 수백만, 아니 수천만은 가뿐할 것 같았다.
‘아니, 미친. 이걸 대체 어떻게 뚫고 들어가라고?’
해골 병사들만 해도 걸어 다니는 놈, 말을 탄 놈, 전차를 탄 놈, 정체를 알 수 없는 살덩어리를 탄 놈 등, 종류가 다양했다.
현무는 레벨을 안 봐도 놈들이 자신을 가볍게 씹어 먹을 수준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검은 성 가운데 있던 거대한 탑에서 녹색 섬광이 치솟아 올랐다.
순식간에 하늘을 꿰뚫은 녹색 섬광은 구름을 휘어 감으며 불길한 색채로 일대를 녹색으로 물들였다.
이내 파괴가 시작되었다.
녹색 섬광에 오염된 구름이 언데드 군세를 휩쓸었다. 구름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녹아내린 덩어리들밖에 남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검은 성을 함락할 듯이 둘러쌌던 언데드 군세는 그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맙소사.”
참혹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동정은 일렀다.
벌써 지평선 밖에서부터 죽은 언데드 군세보다 더 많은 군세가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현무는 방금 녹색 구름이 훑고 지나간 지역이 바로 자신이 뛰어들어야 할 장소임을 깨달았다. 거기가 아니면 검은 성 가까이 다가갈 방법이 없었다.
현무는 욕설을 내뱉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 퀘스트도 역시나 쉽지 않을 것 같았다.
***
몰락 제국의 성벽은 높았지만 생각보다 잠입하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쪽 일대의 언데드들을 싹 쓸어버린 덕분에 랫맨들은 상대적으로 적들이 몰려 있는 반대편으로 쏠렸고, 언데드 군세가 만들어 놓은 성벽의 빈틈으로 현무가 기어오를 수 있었다.
물론 요약하면 이렇게 쉬워 보이지만 현무로서는 죽을 고비를 다섯 번쯤 넘긴 것 같았다.
첨탑과 첨탑 사이를 잇는 복도의 커튼 뒤, 중갑을 입은 일군의 랫맨들이 바쁘게 지나갔다.
달리면서도 오와 열을 맞추는 모습이 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훈련받았는지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놈들이 지나간 후에야 현무는 커튼 뒤에서 조심스럽게 몸을 드러냈다.
“아니, 무슨 랫맨 수준이……?”
현무는 방금 본 중갑 랫맨의 레벨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몰락 제국 랫맨 폭풍 돌격병(LV 44)]헌터로 치면 4성급이다. 굶주리는 별의 시련 때에는 어떻게 그 시련을 역으로 이용해 극복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나타난 놈들은 지능도 높은 데다, 훈련도 받고, 숫자까지 엄청나다. 말 그대로 군대였다.
‘이거 시련보다 더 어려운 거 아니야?’
밸런스가 맛이 간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점점 너무한다 싶었다.
사람한테 말도 안 되는 일을 맡겨 놓고 어떻게든 처리하면 다음부턴 그 말도 안 되는 기준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블랙 기업의 방식이 떠올랐다.
‘제기랄, 아쉬운 놈이 숙여야지.’
죽어도 현실의 시간은 현무의 생존 시간에 따라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일단 큰 걱정은 없었다. 현무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몰락 제국의 성은 랫맨들이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벽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기어오르는 그들은 천장과 높은 벽에도 조각을 새겨 놓았다.
섬세하게 짜인 깃발 또한 곳곳에 걸려 있었다. 검은 천에 붉은 쥐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쥐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분위기가 어째 2차 대전 영화에서 봤던 것 같군.’
중갑 병사와 대포, 석궁을 든 랫맨들이긴 했지만 어딘가 전체주의적 독재 국가 느낌을 풍겼다.
제국이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강력한 중앙 지배 체제인 듯했다. 놈들이 그만큼 상대적으로 세련된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니, 그런데 이런 놈들의 마지막 발악을 나 혼자 어떻게 막으라고?’
콰르릉. 그때 창문 너머에서 첨탑들 중 하나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첨탑을 타고 있던 랫맨들이 추락하며 잔해에 깔려 그대로 으깨졌다. 언데드들의 공격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듯했다.
현무는 그래도 퀘스트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떨어진 건 아니구나 싶었다.
쥐새끼들과 시체의 싸움에 인간 하나 따위를 신경 쓸 틈 따윈 없을 것이다.
현무는 대체 이곳 어디서 쥐새끼들의 마지막 발악이 이뤄지고 있을까 생각했다.
‘역시 이런 독재 중앙 정치 체제에서 통치하는 놈들은…… 높고 화려한 곳을 좋아하지.’
현무는 무수한 첨탑들 한가운데, 가장 높은 탑을 보았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가느다란 녹색 섬광이 뻗어 나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무슨 일을 벌이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는 느낌이 풀풀 풍겼다.
현무는 그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하루 뒤.
밤을 새우는 수색 끝에 그들은 헌터들을 몇 명 더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찾아낸 헌터들은 대부분 전능련 소속으로, 심각한 중상이거나 죽은 자들이 많았다. 죽은 헌터들은 차마 말로 못 할 상태들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강현무는 찾아내지 못했다.
“유성연 팀장님!”
중상인 상태로 발견된 유일한 헌터 중 한명은 흑요석 팀의 팀장, 유성연이었다.
팀장을 잃었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던 흑요석 팀은 기꺼워하며 그를 부축했다. 요한의 치유로 유성연은 고비를 넘겼지만 다리를 거의 잃을 뻔한 상처 때문에 전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른 헌터들은 못 봤나요?”
“다섯 명 정도…… 살아있었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군.”
적나비는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아마 흑요석 팀은 적들과 싸우려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을 것이다. 그러다 유성연이 다쳤고, 두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았다.
그 상황에서 유성연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
“……가죠. 아직 찾아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적나비가 재촉했지만 서태경은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는 품속에서 귀환 주문서를 꺼내 들었다. 적나비의 표정이 굳어졌다.
“수색은 충분히 했어.”
귀환 주문서는 한 장만 있어도 일대에 있는 헌터들 전부가 던전 입구로 이동할 수 있는 점 때문에 탈출 주문서로 불리기도 했다.
서태경이 귀환 주문서를 꺼냈다는 것은 원정 중단을 선언하고 돌아간다는 말이었다.
“서태경 씨!”
“현실을 봐.”
서태경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남기 힘들어. 유성연 팀장만 해도 당장 외부에서 치료하지 않으면 안 돼. 우리는 온전할 때에도 하루를 버티지 못했어. 하루도 간신히 버텼고,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 즉각 귀환 주문서를 써야 해.”
적나비가 격분하며 다가갔다. 하지만 서태경은 귀환 주문서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그가 이대로 주문서를 찢으면 적나비는 어쩔 수 없이 귀환하게 된다.
적나비는 서태경이 혹시 패닉에 빠진 건가 살펴봤지만 그의 얼굴은 침착했다.
서태경은 위임된 원정대장으로서 당연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잔인할 수도 있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면 나머지 원정대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귀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던전에 물자도 없이 남겨진 헌터들의 최후는 뻔할 테지만.
때문에 다른 헌터들도 분노한 표정을 할 뿐, 서태경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남은 귀환 주문서를 두고 가요. 우리들끼리 수색을 진행할 테니.”
“짐을 잃어서 귀환 주문서도 한 장밖에 안 남았다. 한꺼번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여러 군데 나눠서 보관하는 게 원칙이거든.”
장당 천만 원을 호가하는 귀환 주문서는 적으면 하나, 많아야 셋 정도만 들고 다니는 게 일반적이다.
“나라고 동료들을 두고 가는 게 기분이 좋을 것 같나? 남은 사람들이라도 살리려면 어쩔 수 없어. 이미 규정에 정해진 긴급 탈출 조건을 넘어섰다고!”
“강현무 씨는 랫맨들이 몰려왔을 때 제일 앞장서서 시간을 벌어 줬어요. 마지막에는 요한 사제님을 구해 주기도 했고요. 그렇게 강한 헌터들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사람들이 서태경 씨를 어떻게 볼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탈출한 게 아니라 겁에 질려 도망쳤다고 볼 거예요.”
서태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적나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고 포장하더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마음을 굳힌 뒤였다.
“내겐 원정대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려 보낼 의무가 있어.”
이기적인 자식.
적나비는 목 끝까지 그 말이 치밀어 올랐지만 간신히 삼켰다.
그때였다. 요한에게 치료받던 흑요석 팀의 팀장, 유성연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는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상태였는데도 절뚝거리며 다가가 적나비의 곁에 섰다.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적나비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녀의 결정에 힘을 실어 준다는 뜻이었다.
서태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야, 유성연!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다리가 멀쩡한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셋 달린 놈은 쫄아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서태경이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는 순간 유성연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 셋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좀 겸손한 사이즈인가? 이미 쪼그라들어서 안쪽으로 함몰된 것 같군요. 태성은 팀원 한 명도 던전에 두고 가지 않습니다.”
서태경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적나비는 유성연이 자신의 결정을 지지해 준 것은 고마웠지만 분란을 일으켜 봤자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다.
그녀가 말리려 했을 때, 또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요한이었다.
당연히 요한의 경호원도 따라붙었고, 흑요석 팀의 헌터 몇 명도 한숨을 쉬며 유성연 쪽에 섰다.
남은 것은 전능련 팀뿐이었다. 전능련에도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번졌다. 이대로는 분위기가 안 좋았다.
하지만 적나비는 여전히 서태경의 손에 귀환 주문서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대로 서태경이 귀환 주문서를 찢어 버리면 그들 역시 모두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적나비는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사흘만 주세요.”
“뭐?”
“사흘 안에 이분들과 던전을 클리어해보도록 하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던전 안에 있던 사람들도 밖으로 나올 테니까. 정 어려울 것 같으면 그 안에라도 돌아와서 함께 귀환할게요. 네 분만 나가는 것보다는 그게 낫지 않겠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전진은커녕 버티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상태였으니까. 플루드가 진행 중인 던전은 여전히 지형 자체가 위험했고, 넘쳐나는 몬스터들 덕분에 피로는 점점 누적되고 있었다.
서태경은 심호흡하다가 이내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이틀.”
“지부장님.”
하지만 서태경은 단호했다.
“이틀이야. 그 뒤에는 돌아오지 않아도 귀환 주문서를 쓸 거야. 단, 전능련 팀은 원정에 합류하지 않는다. 태성은 아직 움직일 만한 것 같지만 우리 쪽에는 치유 스킬만으로도 회복하기 힘든 헌터가 많아. 그들은 짐만 될 테니, 시신들과 함께 대기하겠다.”
“하지만…….”
“걱정 마라. 방어하기 좋은 위치를 봐뒀으니. 제기랄, 이렇게 말하니까 낙오자 같기는 한데, 다치지 말고 꼭 돌아오라고. 우리는 그쪽처럼 쉽게 목숨을 걸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