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late's Villain RAW novel - Chapter (177)
홈플레이트의 빌런-178화(178/363)
# 178
난 포수왕이 될 거야 (1)
1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구 간의 매치업이 아니더라도 2년에 한 번씩 인터리그 매치업이 스플릿 라이벌리로 성사된다.
인터리그 매치업은 어떤 팬들에게는 불만의 대상이다.
특히 메츠에게는 더욱 그렇다. 상위권인 페이롤에 비해 유별나게 성적이 나오지 않는 메츠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준우승 팀인 양키스와 매년 맞붙어야 한다.
같은 뉴욕을 연고지로 쓴다는 이유로 라이벌이라고 칭해지긴 하지만, 사실 두 팀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전체로 봐도 그런데, 올 시즌은 더욱 그렇기에 양키스 팬들은 메츠와의 인터리그 경기를 보약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고, 메츠 팬들은 양키스가 아니라 누굴 만나도 완전히 밀리는 전력임에도 이 불공정한 매치업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길길이 날뛰는 중.
올 시즌도 양키스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지구 우승과 와일드카드 진출의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레드삭스 팬들은 필리스와의 매치업에 살짝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
최악의 라이벌인 양키스가 메이저리그 승률 최하위 팀인 메츠와 홈 3연전과 원정 3연전을 합쳐 6경기를 치를 때, 자신들은 지난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자 올 시즌 명실상부한 최강 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6경기를 치러야 한다.
양키스는 메츠와 6경기 중 4경기를 승리해도 완전한 성공이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인데, 레드삭스는 필리스와의 6경기 중 절반만 승리해도 성공이라고 말해야 할 판이니까.
[레드삭스, 인터리그 홈 경기 필리스 맞이 준비!] [AL 최고 포수 샘 이델(BOS)과 NL 최고 포수 홍빈(PHI)의 맞대결 성사!]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이제 11개월 차인 홍빈이, 야디에르 몰리나 이후 최고의 수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야전 사령관 샘 이델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
어찌 보면 수비력에 국한되지 않고 자타공인 최고 포수인 샘 이델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샘 이델은 홍빈과의 비교에 이런 인터뷰를 남기며 대인배의 면모를 과시했다.
“솔직히 말할까요? 저는 필리스의 팬은 아닙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전 레드삭스 외의 모든 팀의 팬이 아니니까요. 대신, 전 홍빈의 개인적인 팬입니다. 사람들이 가끔 오해하는데, 그는 공격력만 갖춘 게 아닙니다. 정말 멋진 수비를 하죠. 테드 윌리엄스가 야디에르 몰리나처럼 수비한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칼튼 피스크가 칼 야스트렘스키처럼 타격한다고 해야 할까요? 홍은 위대한 선수가 될 겁니다.”
테드 윌리엄스, 칼튼 피스크, 칼 야스트렘스키가 모두 보스턴 레드삭스의 영구결번 선수임을 들어 한 기자가 야디에르 몰리나 대신 ‘샘 이델’이라는 이름을 넣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샘 이델은 “난 그저 최고의 선수들을 말했을 뿐이다. 나는 아직 그 선수들의 이름 옆에 쓰일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어물쩍 넘어갔다.
레드삭스 선수로서는 레드삭스 레전드 선수들을 언급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되레 필리스나 레드삭스와는 상관없는 양키스 팬들이 화를 내게 만들기도 했다.
-홍? 흠, 어쩌면 베이브 루스처럼 때리고, 요기 베라 처럼 수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내 말은, 홍이 그 위대한 선수들처럼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있단 소리야.
양키스 팬들의 이 주장은 레드삭스 팬들과 필리스 팬들을 동시에 자극했다.
레드삭스 소속이었던 베이브 루스는 현금 트레이드로 양키스로 옮긴 선수고, 양키스의 영구결번이자 명예의 전당에 양키스 모자를 쓰고 입성했다. 게다가 86년간 우승을 못 하며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베이브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를 따서 붙인 이름)’의 주인공 아니던가.
필리스 팬들은 현 최고의 스타 선수인 홍빈에게 양키스 유니폼을 입으라는 말 자체를 불쾌하게 여겼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격렬한 팬으로 소문난 두 팀의 팬덤이 동시에 인터넷에서 양키스를 공격함으로써 해당 인터뷰의 댓글란은 엉망이 되었다.
-Fuck you, 양키스. 레드삭스가 지구 1위를 할 거고, 너흰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못 갈 거다! 그리고 너흰 월드시리즈에 올라간 레드삭스를 집에서 TV로 보게 되겠지.
-메츠나 양키스나 뉴욕을 연고지로 쓰는 놈들은 모조리 대가리에 똥만 찼나 봐. 작년 월드시리즈는 좀 싱거웠지. 필리스도 레드삭스가 올라와서 좀 볼 게 많은 경기가 펼쳐지길 바라.
합심하여 양키스를 공격하는 두 팬덤간에는 의미 불명의 전우애가 싹텄고, 급기야 필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팬 중 하나인 ‘캡틴 필리스’는 이런 댓글까지 남기기에 이르렀다.
-난 필리스가 항상 이기길 바라지만, 레드삭스가 한 경기 정도는 이긴다 하더라도 이해해 줄 수 있어. 우리의 레드삭스 형제들이 양키스를 완전히 짓밟아 주길 바라.
┖좋아, 필리스 bro. 우린 양키스를 짓밟을 테니, 너희는 메츠를 짓밟아. 그리고 월드시리즈에서 보자고.
이렇게 체결된 레드삭스와 필리스의 동맹은, 메이저리그 각 팬들의 우려와 걱정을 낳았다.
컵스, 레드삭스, 필리스 팬들은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편이다.
사실, 그런 팀들은 성적이 나빠야 골려 먹는 맛이 있는 법이니까.
어쨌거나 격렬하고 공격적이기로 소문난 두 팬덤의 결합은, 여러 팬들의 걱정과는 달리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4 : 8 보스턴 레드삭스] [레드삭스, 6개의 안타로 8득점. 효율적인 공격이란 무엇인지 보여 주다.] [필리스, 10연승 도전 실패!] [샘 이델과 홍빈. 어쨌거나 빛난 명품 포수들의 수비력.]┖빌어먹을 레드삭스.
┖왜 진 건지 이해를 못 하겠네. 비열한 보스턴 놈들이 심판에게 돈을 준 게 아닐까? 존이 이상했어. 레드삭스 놈들도 눈깔과 양심이란 거 있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을걸.
┖필리스 멍청한 자식들아. 헛소리하지 말고 너희가 졌단 걸 받아들여. 그냥 너희는 야구를 못할 뿐이야.
┖필리스의 플레이를 보니 눈이 썩을 것 같더라. 홍이 이델과 비견될 만한 포수라고? 웃기려고 한 거라면 꽤 훌륭한 시도였어.
┖너희가 그럼 그렇지. 레드삭스랑 필리스가 친구가 됐단 소식을 듣고 내 할아버지가 내게 좆같은 소리 할 거면 당장 내 집에서 꺼지렴, 사랑하는 손자 녀석아, 라고 했었지. 할아버지, 존경합니다.
┖평화협정이 24시간도 안 돼서 끝난 거야? 이 붕어 같은 자식들. LOL.
2
인터넷에선 우리 팬들과 레드삭스 팬들이 친구가 되었다가 적이 되었지만, 사실 우리끼리는 그런 건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꼬마 팬인 토미의 아버지이자 내 심적 후원자 중 하나인 캡틴 필리스를 필두로 한 필리스 팬들이 샘 이델의 개인 SNS로 몰려가 세기도 힘들 정도로 악플을 달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나 우리 선수들이 샘 이델에게 사과할 필요도 없다.
“SNS가 인기 폭발이라면서요?
“괜찮아. 원래 거긴 양키스 팬들의 일기장 같은 곳이라서.”
2차전이 시작되고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샘 이델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레드삭스 최고 스타의 SNS가 양키스 팬들의 일기장이라. 재밌는 표현이네.
[후안 디 헤수스] [좌투좌타, 선발투수] [키워드 : 파이어볼러, 불나방, 닥터K] [상대 투수의 국적이 쿠바로 확인되었습니다!] [상대 투수와의 연봉 차이가 2.1배로 확인되었습니다!]나중에 레드삭스의 프라이머리 셋업맨(마무리 투수 앞, 8회를 담당하는 투수)로 명성을 쌓고, 결국은 마무리 투수가 되는 선수다.
그런데 지금 선발로 뛰고 있는 걸 보면. 흠.
“좋은 선발투수가 될 선수 같네요.”
“그래? 난 쟤가 마무리를 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니요. 장담하죠. 마치 우리 팀의 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
샘 이델은 흥미롭다는 듯 내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저건 그냥 헛소리에 불과하다. 남의 팀 투수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내가 뭔 상관이래.
하긴 내가 무슨 말을 한다 한들 고작 저 한마디를 듣고 선수의 미래가 바뀌기나 하겠어?
“그럼 쓰리 쿼터로 던지게 해봐야 하나?”
하지만 샘 이델은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짐이 아무리 선풍적인 활약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곤 하지만, 타 리그의 타 팀 투수 마이너리그 시절에 투구 폼 변환한 것까지 알고 있다니.
변태네 변태.
“볼!”
조금 높은 101마일 패스트볼.
사실, 조금 움찔했다.
마치 작대기처럼 쭉 들어오는 패스트볼. 밋밋해 보이지만, 변화구와는 달리 오히려 이런 움직임의 패스트볼을 두고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고 말하곤 한다.
직구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인 게, 모든 속구는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떨어지는 움직임을 가지게 되어 있으니 직선으로 들어오는 공은 없다.
포심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는 말은 평균보다 덜 떨어진다는 말이다.
타자는 이만큼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배트를 휘두르는 데 공은 안 떨어지니 배트는 공의 아래를 지나치게 된다.
그런 공이 구속까지 빠르니 레드삭스로서는 저 선수에게 선발을 맡기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저런 패스트볼이 제구 잡히고 이닝 소화력만 보강되면 1선발 역할까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짐처럼.
“볼!”
이번엔 정강이 앞으로 스칠 듯이 날아오는 패스트볼. 내가 아닌 다른 선수였더라면 몸에 맞을까 봐 피했을 거고, 샘 이델이 아닌 다른 포수였더라면 이미 공은 뒤쪽 벽에 처박혔을 거다.
근데 아무리 공이 빠르고 구위가 좋으면 뭐 해. 제구 안 되고 3~4이닝만 지나면 퍼져 버리는데.
“다리 부러뜨리려고 일부러 던진 거예요?”
“네 다리를 부러뜨리면 내 집 앞에 캡틴 필리스가 찾아올걸.”
아아, 캡틴 필리스. 당신은 도대체 어디까지 명성을…….
어쨌든 개빈과의 연결고리로 시작된 관계 때문에 샘 이델, 상대 포수에게 막말을 하지 않으니 조금 싱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후안 디 헤수스가 2볼 상황에서 힘을 빼고 패스트볼을 어떻게든 존으로 쑤셔 넣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따악-!
샘 이델이 혹시나 함정을 파고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78% 확률로 존 안으로 패스트볼이 올거라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
“세이프!”
그린 몬스터에 맞고 튕겨 나오는 타구로 2루타.
발사 각도를 조금 높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높았으면 펜스를 넘어갔을 텐데, 저 변태 같은 장벽에 그대로 맞아 버렸다.
“헤이.”
레드삭스의 수비형 유격수인 제이슨 펠리즈가 내게 의미 없는 태그를 하곤 말을 걸어온다.
전에도 그랬지만 이 팀은 영 적응이 안 된다.
‘퍽 유’나 ‘마더퍼커 선 오브 비치’ 같은 단어 대신 헤이라는 단어를 쓰다니.
전투력 떨어지는 느낌.
“헤이.”
차라리 양키스가 상대였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ㅇㅅㅇ: 욕먹으면 좋아하는 변태 같은 놈.
아니, 투쟁심이 안 살잖아, 투쟁심이.
ㅇㅅㅇ: 가끔 보다 보면 네가 S 성향인지 M 성향인지 헷갈린단 말이지.
ㅍㅅㅍ: 둘 다를 가진 특이 변태 성향인가.
3
스코어 1 대 0, 2회 말.
우리가 앞선 가운데, 5번 타자 샘 이델이 이닝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온다.
[샘 이델] [우투우타, 포수] [키워드: 야전사령관, 해결사, 강견, 명경지수, 철벽, 번트] [키워드 도둑놈 동기화 중… 100%. 현재 도둑질 가능한 키워드: 야전사령관, 해결사, 강견, 명경지수, 철벽, 번트]“오늘 쇼 공 꽤 좋네.”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는 샘 이델을 보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키워드 도둑놈 동기화율은 상대 선수와 나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까 저 태도는 전혀 가식이 아닌 거다. 어쨌든 최고의 수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지만, 공격력도 만만치 않은 게 이 괴물이다.
해결사 하나만으로도 그런데, 명경지수는 모든 키워드와 조합이 좋다.
[키워드 도둑놈: ‘해결사’ 키워드를 도둑질했습니다.] [도둑질 레벨1 효과: 상대 키워드의 효과를 가장 낮은 레벨로 복사합니다.] [키워드 도둑놈 효과 지속 시간: 120분]해결사 키워드는 꽤 좋은 키워드죠. 지금은 제 점심식사일 뿐이지만요.
“힘 빼지 말고 삼진 먹고 더그아웃 들어가서 쉬는 게 어때요?”
“흐흐, 괜찮은 제안이긴 한데.”
샘은 그렇게 말하곤 타격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 필리스 팬들이 내 SNS를 공격하는 걸 그만둘까?”
“아마 아닐걸요.”
아마 더 심해질 거다. 허수아비 같은 놈이라고 더 신나서 난리를 치겠지.
샘의 말대로 오늘 꽤 컨디션이 좋은 쇼와 초구에 대한 사인을 나누기 전에 살짝 후진해 있는 라이언에게 조금 당겨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샘은 은근히 발이 빠른 편이고, 키워드에서 보듯 번트 센스가 좋다.
1시즌에 몇 번은 기습 번트를 대 내야 안타를 만들어 내곤 한다. 특히 상대 투수가 컨디션이 좋은 경기 초반에 가끔 시도하는데, 쇼가 기습 번트 같은 걸로 흔들릴 투수는 아니지만 내야수들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기습 번트를 머릿속에 넣어 둔 상태라면 번트를 대지 못하게 막을 필요 따윈 없다. 대비된 상태에서는 번트를 대게 두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만약 여기서 초구를 당겨 쳐 3루 쪽 강습 타구가 나온다면 기습 번트에 대비한 라이언이 뚫릴 가능성도 있겠지만, 야구는 원래 이런 거다.
ㅇㅅㅇ: 잘되면 제 탓, 안되면 조상 탓?
어떻게 알았냐. 나대지 말고 들어가. 형 지금 야구 해야 하니까.
그런고로 초구는 살짝 높은 중간 코스 패스트볼.
위험한 코스긴 하지만…….
딱!
사람이 응? 20년 넘게 야구를 하다 보면 감이라는 게 있다고.
샘은 3루 방향으로 번트 타구를 보냈다. 타석에 들어설 때 3루수 위치를 곁눈질하고 들어왔는데, 타격 자세를 잡은 후에 라이언이 수비 위치를 조정했으니 전진 수비를 펼칠 준비를 마친 것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을 테니까.
“아웃!”
미리 내게 사인을 받고 달려 나올 준비를 하고 있던 라이언은 맨손으로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고, 샘은 혀를 날름거리며 홈팀 더그아웃 쪽으로 향했다.
“Good, 라이언.”
“번트 댈 거 어떻게 알았어?”
“몰랐어요.”
웃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하는 라이언에게 원 따봉을 날려 준 후, 역시 웃는 얼굴의 쇼에게도 원 따봉.
사실 샘과 날 비교하는 건 어떻게 보면 좀 웃긴 일이긴 한데, 우리 팬들은 내가 샘보다 좋은 포수라고 외치고 다니니 이건 아마 팬들에게 꽤 좋은 선물이 될 거다.
중계 카메라가 라이언에게 보내는 내 손짓을 제대로 잡아 줬으면 우리 팬들이 조금 더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겠지.
ㅡㅅㅡ: 겉멋만 들어 가지고선.
형 야구하느라 바쁘다고 했어, 안 했어?
기다려.
ㅍㅅㅍ: 요정님을 멍멍이 취급 하다니.
쓰읍.
기다려.
4
┖방금 그거 봤어? 레드 빈이 기습 번트를 간파한 것 같았는데, 내 착각은 아니겠지?
┖물론 착각이 아니야. 레드 빈이 샘 이델의 간악한 흉계를 미리 파악하고 차단했지.
┖정말 멋진데, 빈의 센스는 진짜로 남달라.
┖방금은 그냥 라이언이 빠르게 잘 달려든 뒤 맨손으로 잘 던진 거 아냐? 왜 레드 빈 칭찬을 하는 거야?
┖네가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고 있다면, 조금만 앞으로 돌려 봐. 레드 빈이 라이언에게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앞으로 뛰어나올 준비를 하라고 손짓을 보내는 게 보일거야.
┖앞으로 돌릴 필요 없네. 지금 중계진이 레드 빈을 칭찬하고 있잖아. 리플레이도 나와.
┖샘 이델이 저렇게 번트를 많이 대는 선수였어? 난 몰랐는데, 레드 빈은 정말 대단해.
┖그는 올 시즌에 3개의 번트 안타가 있고, 그건 모두 2회에 나온 거였지. 홍은 상대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좋은 포수야.
┖좋아, 가자.
┖어딜?
┖어디긴, 샘 이델의 SNS이지.
┖좋아, 같이 가.
┖모두 가자고.
┖Move m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