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late's Villain RAW novel - Chapter (248)
홈플레이트의 빌런-249화(249/363)
# 249
당신이 올스타전의 여포인 것입니까 (1)
1
연속경기 혹은 연타석 기록이나 시즌 기록, 커리어 기록이 아닌 전반기 기록.
큰 의미를 두기 힘든 것은 맞지만, 그래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 기록이 아닌가.
게다가, 이번 기록은 조금 남달랐다.
누군가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약물을 사용한 선수의 기록을 깬 것이기에.
[한국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소년, 미국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전반기 기록을 깨다.] [Red bin do ping pong!]많은 사람이 ‘Do-ping pong’이라는 기사 제목을 좋아했다.
도핑(doping)으로 세운 기록을 pong(꽝, 요란한 타격 소리) 하고 넘어서 버렸다면서.
혹은 마치 탁구공처럼 가벼운 공을 멀리 날려 버렸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저런 논조를 극렬하게 비난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포함한 많은 사람은 홍빈의 이 기록을 반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의 인기가 늘어나는 일이라면 뭐든지 환영이다. 그리고 어디건 어느 시절이건 야구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건 슈퍼스타의 많은 홈런 아니겠는가.
게다가 부수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아시아 시장 확대까지.
-아카에 마메(붉은 콩)가 올스타전 이전 마지막 경기에서 40호를 때려 냈어.
-메이저리그에 일본인이 다섯 명이나 있는데 단 한 명도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했어. 저 괴물이 올스타전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동안 대체 다들 뭘 하고 있는 거지?
-대일본의 마츠타니 츠루는 2경기에서 3홈런을 내줬지wwwww 대기록에 일조했다고?
-후쿠토모 히라야시는 정면 승부 하겠다고 큰소리쳤다가 볼만 던지고 강판당했지wwww 저 한국인의 5할 출루율에 큰 공을 세운 히라야시 만세!
-메이저리그엔 일본 투수만 다섯 명이지. 이치로 같은 타자 또 안 나오나? 아니, 일본 타자들은 대체 왜 메이저리그에 안 가는 걸까?
-야레야레. 일본인은 저런 홈런 못 쳐.
-홍두(红豆)를 중국 대표로 출장시키면 WBC에서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베이징 슝마오스에서 저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어?
-중화 리그는 돈으로 많은 선수를 샀지만, 쟨 안 올걸. 아직 중화 리그는 늙은 올드 스타들의 무대니까.
-이름이 마음에 들어. 한국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홍빈이 홈런을 치면 기분이 좋더라.
-그냥 중국인이라고 하면 안 될까? 홍빈도 중국인들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날 텐데.
-조부가 중국인일 가능성은 없나? 야구는 국제대회 국적 바꿔서 나올 수 있잖아.
-야, 중국놈들 홍북공정 들어옴;
-미친놈들이 꼴에 야구 리그 만들었다고 개깝치네
-홍빈은 안 된다 개새끼들아 ㅡㅡ
-낄끼빠빠 존나 못 하네 진짜
-이미 아겜 우승으로 병역 해결도 했는데 중국에 뭐 하러 감?ㅋㅋㅋㅋㅋㅋ 걍 전반기 40홈런 친 거 보고 배 아픈 것뿐임 ㅋㅋㅋㅋ 쟤들 저러는 거 원투데이도 아니고 신경 쓰지 말자.
-야, 근데 마지막 홈런 개지렸다 나만 그랬냐
-나도 지림 10시간째 줄줄 새는 중
-아 쉬바, 이불 또 다 젖었네. 엄마한테 혼나겠다 지리는 거 안 멈춰서 오늘만 세 번째 이불 갈아 치움ㅋ
-난 걍 포기하고 화장실에서 지냄.
종종 이런저런 논란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논란이 있다는 것 자체가 관심의 증거 아니겠는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중국 리그에서의 관심은 물론, 상대적 야구 변방인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까지.
일부 국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야구가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넓혀 가는 가운데, 아시아인도 메이저리그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메이저리그의 인기 상승에 큰 힘을 보태고 있었다.
“자기! 정말 대단해!”
사실, 홍빈은 그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리아나는 올스타전이 열릴 캔자스시티에 홍빈보다 먼저 도착해서, 홍빈을 보자마자 뛰어가 안으며 키스했다.
그 순간, 홍빈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이게 중요했을 뿐.
“…….”
그리고 이 커플을 보면서 분노해야 할지 축하해야 할지, 딸을 반가워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남자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益▼): 이 빌어먹을 꼬마 놈…….
ㅎㅅㅎ: 밤길 조심해라, 초소형 포수.
2
[홈런더비 대진표]1. 홍빈(PHI) – 알버트 벨라티(OAK)
2. 브렛 대거(OAK) – 파비오 인시그니테(MIA)
3. 에이머 시나(PHI) – 폴 대븐포트(SF)
4. 틸슨 차베스(KC) – 보 커크(NYY)
홈런더비 대진표가 나왔다. 40개로 전체 1위인 내가 출전 선수 중 홈런 18개로 8위인 알버트 벨라티와 맞붙는다. 홈런더비는 4분간 기회를 주고, 440피트(134.12m) 이상의 홈런 두 개를 기록하면 30초의 기회가 추가된다.
올스타전 홈런더비가 종종 홈런 상위권 선수들의 불참으로 싱거워지곤 하는데, 그래도 이번엔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시점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인 나랑 30개를 쳐서 2위인 브렛 대거가 참석하는 것 때문일 거다.
벌써 많은 사람이 결승전에서 나와 브렛 대거가 만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1조의 승자가 4조의 승자와 2조의 승자가 3조의 승자와 맞붙으니 결승에서 나와 브렛 대거가 만날 수 있으니까.
팬들은 내셔널리그 홈런 선두와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 중 누가 이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한 사람은 절대적으로 예외다.
“빌어먹을 스포츠 언론들은 항상 뭔가를 제대로 말하는 적이 없지.”
말할 필요가 있나. 에이머다.
에이머의 머릿속에는 폴 대븐포트를 꺾고 브렛 대거를 꺾은 후, 나까지 잡아내고 커리어 첫 홈런더비 우승이라는 완벽한(?) 루트가 그려져 있겠지.
“맞아. 걔들 예측은 정말 잘 틀리지.”
“그렇지?”
에이머가 반색한다. 결승에서 우리가 만날까?
“그래. 결승에선 나랑 인시그니테가 만날 거 같은데.”
“이런, 빌어먹을.”
“큭큭. 농담이야. 케이스가 공 던져 준다며?”
“제길. 맞아, 넌?”
“난 피오.”
“흠. 젠장, 두고 봐.”
에이머는 예의 그 이상한 표정을 하고는 사라졌다.
미친놈.
또 스윙 연습이나 하러 가는 거겠지.
아니 뭐,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연습을 해?
ㅇㅅㅇ: …….
왜.
ㅇㅅㅇ: 그 악력기…….
ㅡㅅㅡ: 아니, 됐다.
악력기? 이게 뭐 어쨌다고.
나도 스윙 연습이나 하러 가야지.
우승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지만…….
ㅡㅅㅡ: 또또또.
ㅡㅅㅡ: 또 자만한다.
ㅡㅅㅡ: 자만하다 발리면 무슨 말을 하려고.
…….
전반기 40홈런 선물이랍시고 이런 거 줘 놓고 그게 할 말이냐?
[올스타전 여포(A+): 올스타전 등의 이벤트 경기에서 사용자가 모든 스킬 효과를 5배로 받습니다.](´・ω・`): 그치만 그걸 뽑은 건 초소형 포수인걸…….
됐다, 됐어.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운빨좆망겜 같으니라고.
(´・ω・`): 지금까지 운 좋았던 건 생각도 안 하는 뻔뻔한 초소형 포수…….
3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별들의 축제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평생 한 번도 못 나가는 선수가 부지기수. 가문의 영광이자 특급 선수로 인정받는 길이나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공을 들인다. 올스타전 전날 벌어지는 행사도 굉장히 성대하다.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홈런더비. 출전 멤버의 문제로 관심이 식는 경우도 꽤 많았지만, 올해만큼은 인기가 상당했다.
“TC! TC! TC!”
특히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올해 올스타전이 벌어지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좌익수 틸슨 차베스.
로열스 팬들은 22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순위 14위에 올라 있는 틸슨 차베스의 홈런더비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홈런더비가 시작되고, 첫 주자인 에슬레틱스의 알버트 벨라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18개 홈런으로 공동 30위의 벨라티에게 공을 던져 주는 것은 팀 동료인 켈리 드레드먼이었고, 특유의 부드러운 타격 폼에서 쭉 뻗어 나오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초구에 불을 뿜었다.
따아악-!
“Booooooooo!”
애슬레틱스 팀과 연고지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자이언츠 팬들이 곧장 야유를 쏟아 냈지만, 다른 팀 팬들은 박수를 쳤다.
물론, 로열스 팬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필리스 팬들 특유의 매너 없는 행동은 여전했지만.
“아무리 때려 봤자!”
“Nut and nuts!”
“어차피 우승은 레드 빈!”
“Nut and nuts!”
따악!
따악!
연거푸 배트가 돌아가지만, 넛 앤 넛츠에 기가 죽기라도 했는지 4분의 시간 중 2분을 채울 동안 여전히 홈런은 한 개.
따아악-!
하지만 실력 있는 선수인 만큼 남은 2분간 집중력을 발휘했다.
440피트 홈런 두 개를 기록해 30초의 여유가 더 생긴 알버트 벨라티의 홈런 개수는 14개.
어쨌든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손을 흔들어 준 알버트 벨라티는 자기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렇게 많이 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 친 것도 아니니까.’
어차피 남은 건 홍빈의 몫일 뿐.
팀 동료인 브렛 대거와 결승에서 만나자고 내기를 했으니 올라가면 좋겠지만…….
따아아악-!
따아아악-!
“어차피 우승은 레드 빈!”
“Nut and nuts!”
“꿈도 꾸지 말라고, 멍청이들아!”
“Nut and nuts!”
홍빈은 16번 스윙해서 15개를 넘겼고, 홈런더비 1라운드 첫 경기는 싱겁게 막을 내려 버렸다.
“제기랄. 저놈은 대체 뭐야?”
“지옥에서 온 개자식들의 왕이지.”
뜬금없이 옆에서 에이머 시나가 한마디 거들었다.
4
브렛 대거는 파비오 인시그니테를 손쉽게 꺾었다. 전형적인 공갈포지만 보통 공갈포가 아니다. 치기 쉬운 공만 나오는 홈런더비에서 잘하리란 것이야 뭐.
그래도 에이머와 대븐포트의 맞대결은 꽤 치열했다.
대븐포트는 무식한 힘으로 22개를 기록했고, 에이머는 20초를 남기고 20개를 기록하던 도중에 겨우 440피트를 넘겨 얻은 30초 동안 힘을 내 23개로 힘겹게 승리했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틸슨 차베스가 양키스의 보 커크를 꺾었고, 다음 차례는 나와 틸슨 차베스.
“Booooooooooooooooo!”
“Nut and nuts!”
로열스 홈 팬들의 야유와 숫자는 적지만 일기당천의 우리 팬들의 응원이 뒤섞였다.
음. 글쎄.
피오는 내가 딱 치기 좋은 코스로 공을 던져 줬다.
올스타전 여포 스킬은…….
따아아악-!
끔찍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
“하필 상대가 레드 빈이네!”
“Nut and nuts!”
생각 없이 때리다 보니 30개가 넘어갔길래, 일부러 살살하면서 힘을 뺐다. 로열스 팬들은 입을 다물었고, 우리 팬들은 신나서 날뛰었다.
이거 뭐야. 무서워.
ㅎㅅㅎ: 요정님을 찬양하라.
로열스 팬들은 틸슨 차베스에게 아낌없이 응원을 보냈지만 내 기록은 33개. 아무래도, 이 정도면 뭐. 충분히 이기겠지.
틸슨 차베스는 홈 팬들 앞에서 제대로 보여 주고 싶었는지 힘이 너무 들어갔다. 결국, 13개로 마무리하며 끝.
그다음은 에이머와 브렛 대거의 차례.
“…빌어먹을.”
브렛 대거는 무려 26개를 쳤고, 에이머는 16개를 치고 탈락했다.
음. 그리고 왜 나를 원망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거지.
ㅎㅅㅎ: 베스트 프렌드인 초저인성 포수가 복수해 주길 바라는군…….
아니 뭐, 복수까지야.
물론 문제는 없겠지만…….
“에이머.”
“…젠장.”
“운이 없었을 뿐이야. 내가 복수해 줄게.”
“…….”
고작 이벤트전일 뿐인데. 이놈의 승부욕은 진짜.
눈시울이 벌게진 게, 꽤 큰 차이로 져 버린 게 화가 났나 보다.
잠시 휴식 후, 결승전. 브렛 대거가 선공에 나섰다.
저놈이 홈런더비 5년 연속 우승 기록을 세웠던가. 그러고 보면, 에이머가 결승에서 브렛 대거한테 진 것만 3번이었지 아마?
결승전 이전에 패했던 건 정확히 몇 번인지 모르겠지만, 그것보다 더 많았었고.
이기기도 했지만, 홈런더비에서 진 적이 하도 많았었지.
브렛 대거가 타석에 나선다. 홈런더비야 뭐 이벤트니까, 저 미친 괴물이 날리는 타구를 즐겁게 감상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질 생각은 없지만.
따아아악-!
브렛 대거의 강렬한 타격음이 울린다. 팬들은 미친 듯이 날아가는 큰 타구에 환호했다.
어차피 이건 축제다. 저 정도로 시원하게 나가는 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오. 저거 봤어?”
“…….”
에이머는 아직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브렛 대거는 첫 3번의 스윙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렸는데 그 두 개가 모두 440피트 이상.
중간에 휴식 타임을 요청하고는 쉬기는커녕,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며 환호를 유도해 낼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추가 시간을 포함해 모든 시간이 끝났을 때는 34개나 기록한 후였다.
진짜 똥 파워 하나는 장난 아니네.
힘만으로 따지자면 폴 대븐포트도 브렛 대거한테는 못 미친다. 에이머도 마찬가지고, 저놈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힘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하지만 요정님이 출동하면 어떨까?
^ㅅ^: 요!
^ㅅ^: 정!
^ㅅ^: 님!
따아아아악-!
시작부터 장외 홈런을 친 나는…….
“…….”
“…….”
“…….”
신나서 넛 앤 넛츠를 부르던 우리 팬들마저 입을 닥치게 만들어 버렸다.
추가 시간은커녕 4분을 다 채우기도 전에 우승 요건인 35개를 채워 버렸으니까.
장외 홈런만 5개.
나는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고, 홈런더비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은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날 바라보다가 넛 앤 넛츠를 떼창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
“Nut and nuts!”
“#%%[email protected]$!$$ @$$#%!”
“Nut and nuts!”
워낙 중구난방이라 뭐라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이겼으니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그 와중에, 개빈과 함께 홈런더비를 지켜보던 아리를 찾아 손가락 하트를 날려 보냈다.
아리는 내 신호를 봤는지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보였고… 흠. 얼핏 보기로 개빈의 표정이 상당히 흉악하다. 오늘은 좀 살살 깝쳐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