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late's Villain RAW novel - Chapter (256)
홈플레이트의 빌런-257화(257/363)
# 257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3)
1
출루라는 건 꽤 복잡한 놈이다.
어떨 때는 굉장히 쉽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또 어떤 때는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될 때도 있다. 어제 4번 출루했다가 오늘 공치기도 하고, 반대일 때도 있고.
어쨌든, 출루가 야구 최고의 미덕은 아니다.
아주 예전에 머니볼이란 것이 유행하면서 출루가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된 적이 있지만, 그건 출루가 최고라서가 아니다.
출루가 그 시기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기에 머니볼이 출루에 주목한 것뿐이다. 출루에만 소질이 있는 타자의 몸값이 낮았기에 돈 없는 구단이 싸고 출루 잘하는 선수를 모은 거다. 만약 홈런의 가치가 낮았다면 홈런이, 또 다른 것의 가치가 낮았다면 그걸 잘하는 선수를 모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출루의 가치는 그때와는 비교 자체가 무안할 정도로 올랐다.
2할 5푼에 20홈런을 치는 타자의 가치는 어떤 포지션이냐에 따라 다르다.
포수라면 거의 올스타급의 선수가 되고, 유격수라도 마찬가지다.
1루수나 좌익수라면 절대 올스타 근처에도 못 가겠지만.
그런데 거기서 출루율이 4할을 넘는다?
1루수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선수가 된다.
물론 내 포지션은 포수고, 출루율이 5할 언저리에서 논다.
결국, 그 말은 내 가치가 정말 엄청나다는 그런…….
(((ง’ω’)و三: 혓바닥이 길다. 죽빵 맞기 전에 야구나 해라.
(((ง’ω’)ڡ≡: 원투, 원투. 슉슉슉.
[아론 산토스] [좌투좌타, 선발투수] [키워드: 파이어볼러, 스터프, 에이스, 이닝이터, 슬로우 스타터] [상대 투수의 국적이 쿠바로 확인되었습니다!] [상대 투수와의 연봉 차이가 27.8배로 확인되었습니다!]뭐, 그건 맞다. 야구나 해야지.
레인저스는 구멍 포지션이 여러 군데 있지만, 여기도 포수가 꽤 큰 구멍이다.
작년엔 괜찮았지. 다니엘 그린부쉬가 FA 로이드로 마지막 불꽃을 불태웠고, 전체적으로 끈끈한 맛이 있었으니.
올해는 뭐, 컵스로 떠난 그린부쉬나 그린부쉬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레인저스나…….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너희 팀 투수 화 많이 났대?”
“뭐?”
아직 순진한 건가?
레인저스의 포수인 카밀로 앤서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하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지금은 비록 허접쓰레기지만 나중에는 수비형 포수로 꽤 이름을 날릴!
ㅡㅅㅡ: 약장수 같으니 그만둬.
…그래.
“그냥 얼굴이 썩어 보이네. 혹시 배트 플립 한 거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거 아냐? 설마 1900년대도 아니고 2030년인데, 배트 플립은 해서는 안 될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무리 텍사스 사막 모래가 뇌 주름 사이사이에 끼었다 해도…….”
“이 개자식이.”
야쓰, 성공.
“아니, 생각해 봐. 너도 포수이기 이전에 타자잖아? 아까 내 홈런 타구는 진짜 기막히게 날아갔다고. 장담하는데, 지금까지 날고 있어. 음. 때가 됐나? 3, 2, 1.”
“무슨 소리야?”
“0. 이제 떨어졌겠네. 텍사스에 돌아가면 집 지붕을 수리해야 할 거야. 내 홈런 타구가 네 집 지붕에 떨어졌거든.”
“미친 개자식.”
포수를 괴롭혀 봤자 별로 효과가 없으려나?
팀의 구멍을 담당하고 있는 포수가 에이스한테 이 타자 놈의 머리를 터뜨려 버리라고 주장하기는 좀 무린가.
“볼!”
“Boooooooooo!”
흠, 이것도 꽤 오랜만이긴 하다.
맞힐 정도까진 아니었는지 그냥 몸 쪽 바짝 붙은 공. 옆구리 근처라서 타자가 조금 놀랄 정도긴 한데, 맞을 정도는 아닌… 말 그대로 위협구가 들어왔다.
하긴, 그러고 보면 기분 좀 나쁘다고 머리에다 공 꽂는 놈들이 진퉁 사이코패스인 거긴 하지.
그게 아니면, 맞히려고 했는데 제구가 안 된 건가?
아론 산토스가 다시 공을 던진다.
“볼!”
몸 쪽 낮은 볼.
크로스파이어 투구치고는 덜 위협적이었다. 몸 쪽으로 오다가 아래로 힘없이 꺾여 떨어지는데, 벌써 손아귀 힘이 떨어진 건 아닐 테고.
저 양반도 괜찮은 이닝이터기는 하니까.
“마운드에 올라갔다 와도 괜찮아. 연타석 홈런 치는 연습 하고 있을 테니, 가서 빌어먹을 제구가 왜 안 되는지 물어보고 와.”
2
“날씨도 더운데 제발 개소리 좀 멈춰. 조금만 더 떠들었다간 그 좆같은 면상에다 스파이크를 박아 버릴 테니까.”
“오, 괜찮겠어? 그 둔한 몸뚱이로? 가능해? 정말?”
“이 빌어먹을 놈이, 개 같은 소리를 아까부터…….”
짝.
오늘의 주심인 홀먼은 한숨을 내쉬고는 짧게 박수를 쳐 둘의 대화를 끊었다.
“야구 안 하고 입씨름만 할 거면 내게 분명히 얘기해. 둘 다 퇴장시켜서 오붓하게 얘기할 시간을 주지.”
지금까지 마음껏 떠들던 홍빈은 입을 다물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카밀로 앤서니는 조금 달랐다.
“심판, 지금까지 이 개자식이 말하는 거 못 들었어요? 이런 비열한 자식에겐 아무 말도 안 하고 왜 저한테만 그러는 거죠? 이게 제 착각인가요?”
심판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타석에서 말싸움을 하든 말든 별 관심이 없었다.
명백하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는 발언-예를 들자면 인종차별 같은-이 아니라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끼어서 좋은 꼴 볼 일이 어디 있겠는가. 심판은 자기 일을 하는 게 최고다.
물론 모든 것은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가만히 있는 것일 뿐.
“난 자네들이 무슨 대화를 하든 관심 없어. 이해했나?”
“그러면 왜 저 자식이 떠들 땐 그냥 내버려 둔 거죠?”
“누가 뭐라 떠들든 상관없어. 둘 다 이제 그만 떠들 때가 됐다는 거지. 이건 경고야. 내 말이 끝나고 1초라도 경기가 지연되면 누군가는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될 거야.”
홈 플레이트에서 타자와 포수, 심판 3자의 대화가 길어지면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궁금해하고, TV 해설자들은 자기들 나름대로의 추측을 내놓는다.
더그아웃의 감독과 선수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충돌에선 누군가는 잘못했기 마련이기에 양 팀 감독 중 누군가는 달려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홍빈은 입을 닥친 지 오래였고, 카밀로 앤서니도 그제야 입을 닥쳤다.
더운 날씨에 3일 휴식 후 공을 던지면서, 올스타전에 이어 첫 타석에서도 이 타자에게 홈런을 맞은 아론 산토스로서는 영문도 모른 채 마운드에 서 있어야 했던 이 시간이 달갑지만은 않았지만.
딱!
“파울!”
포수 뒤 파울 지역으로 날아가는 파울. 카밀로 앤서니가 잽싸게 일어나 몸을 날렸지만, 이 타구를 아웃 카운트로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
“…….”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홍빈을 노려봤지만, 본전도 못 찾았다.
홍빈은 티 안 나게 얄미운 표정을 지으면서 카밀로 앤서니를 위아래로 기분 나쁘게 훑었다.
“여기.”
심판은 새 공을 포수에게 건넸다. 포수는 영 언짢은 표정으로 공을 받아서 투수에게 던졌고, 심판은 이 둘이 또 충돌하지 않을지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차라리 열 살배기 스무 명을 돌보는 게 낫겠군.’
진심이었다. 슈퍼스타로 떠받들어지는 메이저리거라는 놈들이 하는 짓이라곤 슈퍼스타와 동떨어진 행동뿐이지 않은가.
이 짓도 거의 20년 차에 달하는데, 정말로 이놈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아서 끊은 것뿐.
하지만 종종 어린놈들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 선수에게는 끔찍하게 대하지만 심판에게는 존경심을 보이는 홍빈이란 괴상한 놈은 심판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볼!”
흥분하거나 싸움이 난 상태에서도 심판의 지시에는 전혀 토를 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슈퍼 베테랑도 아닌 주제에 아주 애매한 상황에서 심판들에게 조금의 호감을 얻을 줄 안다.
“What the…….”
애매한 코스로 들어온 공이 볼로 선언되자 카밀로 앤서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구시렁거린다.
심판들로서도 더운 날씨에 두툼한 보호 장비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와 있는 것은 고역에 가깝다.
그렇게 짜증이 솟구칠 때는, 감정이 실린 편파 판정도 종종 나오곤 한다.
“베이스 온 볼스!”
상당히 애매한 코스에 볼 콜.
홍빈은 아무렇지도 않게 1루로 움직였고, 폭발한 카밀로 앤서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심판에게 다가왔다.
“미친 개자식들! 이딴 편파 판정을 하다니!”
뒤는 말하지 않아도 될 일.
격하게 달려드는 카밀로 앤서니 앞에서 심판은 허공에 주먹을 휘둘러 퇴장을 명령했고, 레인저스의 감독이 뛰쳐나와 심판과 언쟁을 벌였다.
배터리 코치가 포수를 데리고 더그아웃 뒤로 끌고 가는 와중에 감독도 퇴장을 당했으며, 홍빈은 1루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ㅡㅅㅡ: 심판이 맞을 뻔했군.
ㅍㅅㅍ: 초소형 포수 놈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심판을 돕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심판을 도우면 일이 더 커지지, 멍청아. 모르면 가만히 랜덤 스킬 레벨 업권이나 내놔.’
ㅡㅅㅡ: …흥.
[요정님이 초소형 포수의 인성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지만,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랜덤 스킬 레벨 업!] […두구두구!] [랜덤 스킬 레벨 업: 번트의 신(A)이 3레벨로 올랐습니다!] [축하합니다! 번트를 조금 더 잘 댈 수 있게 되었군요.] [W-O-W.]‘…….’
┐(´∇`)┌: 운이 없군.
‘…….’
┐( ´∇‘)┌: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라고 생각해라.
‘아니, 아무리 그래도 뭔 놈의 번트가 레벨 업을 해?’
ㅡㅅㅡ: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ㅡㅅㅡ: 어차피 네놈도 실패했으면 번트 스킬 갈았을 거면서.
ㅍㅁㅍ: 더는 요정님을 탓하지 마라!!!
3
[필라델피아 필리스 7 : 3 텍사스 레인저스] [텍사스 레인저스의 모험은 실패. 에이스 아론 산토스 4.2이닝 5실점 강판] [홍빈,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46경기 연속 출루 성공] [에이머 시나, 4출루(3볼넷) 경기. ‘출루에 조금 더 신경 쓴 날이었다.’] [레인저스 포수, 감독 동시 퇴장. 스트라이크존 항의 문제] [2차전 매치업, 필라델피아 필리스 짐 플로렌스(20경기 12승 4패 ERA 1.75) 대 텍사스 레인저스 왓슨 크레이머(14경기 5승 7패 ERA 5.14)] [홍빈, 후반기 1주일(6경기) 동안 23타수 8안타(3홈런) 7타점 5득점 3볼넷 기록. 후반기 체력 문제 이상 없음]└홍빈 치고 이 정도면 못하는 거 아니냐? 홍빈 점심 차리고 야구 하자 ㅡㅡ
└그러네. 후반기 타율 0.347인데 이 정도면 핵부진;
└하. 홍빈 거품 다 빠지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미친. 전반기에 대체 뭔 짓을 했길래 23타수 8안타 치고 타율이 깎임?ㅋㅋㅋㅋㅋㅋ
└6경기 출루율 0.423인데 출루율도 깎임 ㅋㅋㅋㅋ
└돌았네 진짜. 후반기 40홈런 못 치면 장타율도 같이 깎이는 거 아니냐?ㅋㅋㅋ
└야 배리 본즈vs홍빈 누가 더 낳냐?
└홍빈 아직 애 없음. 그러니까 배리 본즈가 더 낳음.
└뭔 개소리여. 약쟁이랑 홍 ‘The clean’ 빈을 비교함? 약 없이도 약 빤 배리 본즈 전반기 홈런 기록 깬 게 킹갓청정빈인데
└야, 근데 홍빈이 약 안 빨았다고 장담 가능? 솔직히 못 믿겠음; 약 없이도 저게 가능한가, 동양인이?
└님, 고소. pdf 따서 킹갓빈 에이전트한테 보낼 거임.
└아니, 쉬팔, 뭔 말을 못 하게 해; 해외 야구판 진짜 홍빈 친위대 개쩌네; 그러니까 니들이 홍리건 소리 듣지ㅗㅗ
└ㅋㅋㅋㅋㅋㅋ이 새끼, 약드립 치다 나중에 홍빈 님 고소 취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108배 하겠네
└그러다가 인터넷 방송 나오고?
└영근이가 롤모델이냐?
└개새끼야, 그러게 약 드립을 왜 침?
└시발, 댓글 한 번 더 달았다간 친일파 매국노 취급받겠구먼. 드럽다 드러워
└ㅇㅇ알면 달지 마라
└홍리건 놈들 진짜 ㅡㅡ 비공 박히는 속도 보소;
└홍: 홍빈은 리: 리더다 건: 건전하고 클-린한 국보급 메이저리거다. 홍리건이 이거 말하는 거냐?
└씨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리건 삼행시 뭔뎈ㅋㅋㅋㅋㅋㅋ
└눈물의 비공튀 보소 ㅋㅋㅋㅋㅋ
└비공 찍는 속도 장난 아닌데? 이 새끼 전문가인 듯 ㅋㅋㅋㅋ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박힌다 ㅋㅋㅋㅋ